“터키 실종 김군, 승합차 타고 국경 쪽으로”

<앵커 멘트>

터키의 시리아 접경 지역에서 사라진 한국인 10대가 실종된 지 10일째지만 아직도 정확한 행방이 묘연합니다.

시리아 밀입국 가능성이 큰 가운데 외교부는 터키 현지 경찰과 함께 소재 파악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정영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한국인 18살 김 모군이 시리아 접경 지역인 터키 남부 킬리스에서 종적을 감춘 지 10일째.

터키 경찰은 김 군이 시리아로 밀입국해 이슬람 수니파 무장세력, IS에 가담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우리 외교부 당국자도 김 군이 당일 국산 카니발 승합차에 타는 장면이 CCTV에 찍힌 것을 터키 경찰이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김 군은 차에 타면서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았으며 차는 국경 방향으로 이동했다고 이 당국자는 전했습니다.

그러나 김 군이 시라아 국경 검문소를 이용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킬리스는 외국인들이 몰래 국경을 넘어 IS에 가담하는 주요 경롭니다.

<녹취> 아나스 (시리아 난민) : "유럽과 러시아 등 외국인 성전주의자들이 국경을 넘어 시리아로 자주 밀입국하곤 합니다."

우리 경찰도 김군이 지난해 말 터키 현지인과 IS가 주로 사용하는 비밀 메신저 '슈어스팟'을 통해 연락을 주고 받은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IS는 메신저를 통해 외국인 10대들을 조직원으로 포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납치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외교부는 김 군의 소재 파악을 위해 터키 현지 경찰과 공조 체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영훈입니다.

<앵커 멘트>

방금 들으신대로 김 군이 IS, 이슬람 무장세력에 가담했는지 여부는 여러 의문에 싸여있어 섣불리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이미 세계 곳곳에서 10대 청년들이 스마트폰 SNS를 통해 IS와 연락을 주고 받고 있고 이같은 잠재적 조직원이 수십 만명에 달한다는 점에서 우리와 전혀 무관하다고도 볼 수 없습니다.

지난해 9월 IS가 인터넷에 공개한 조직원 모집 동영상입니다.

10대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전투 게임을 모방해 만든건데 이슬람 전사가 되면 게임 속 주인공이 될 수 있을거란 환상을 부추깁니다.

본격적인 조직원 포섭 단계에서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이용합니다.

특히 실종된 김 군의 경우처럼 최근엔 '슈어스팟'같은 비밀 메신저로 연락을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슈어스팟은 서버를 거치지 않고 스마폰끼리 직접 연결해 대화하고, 대화내용도 암호화해 보안성을 높인 SNS입니다.

IS는 이라크와 시리아의 유전 수십 곳과 도로를 장악해 자산 규모가 약 5천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요.

탄탄한 오일 머니를 바탕으로 월급, 집, 배우자까지 제공하겠다며 유혹하고 있습니다.

폭력에 대한 막연한 환상과 금전적 보상을 무기 삼아 세를 확장하는 건데요.

이런 포섭 전략에 넘어가 IS에 가담해 활동하는 사람은 90여개 국에서 만8천여 명, 10대 소녀들만도 수백 명에 이르는 것으로 미국 정부는 추산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