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잇따르는 ‘동물 학대’…대책은?
입력 2015.01.22 (08:12)
수정 2015.01.22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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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동물 학대나 폭행 사건들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키우던 고양이를 목 졸라 죽게 하는가 하면, 시끄럽게 짖는다는 이유로 둔기로 남의 집 개를 마구 때린 50대 남성이 경찰에 입건되기도 했습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동물 학대에 대한 솜방망이식 처벌이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오늘 뉴스따라잡기는 논란을 부르고 있는 동물학대 사건들을 따라가봤습니다.
<리포트>
길거리에 버려진 고양이들을 돌보는 김수진씨 부부.
지난해 10월에도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새끼 고양이 세 마리를 데려왔다고 합니다.
<녹취> 김수진 : "그때 발견한 모습이 이 모습이에요. 눈도 못 뜬 상태이더라고요. (태어난지) 3일 됐다고……."
다른 고양이에 비해 유독 활발했다는 새끼 고양이 ‘우리’.
인터넷 카페에 사진을 올렸더니 한 남성이 키우고 싶다며 부부에게 연락을 해왔습니다.
<인터뷰> 김수진 : "입양 상담을 직접 하자고 아이(고양이)를 직접 보신다고 오기로 했거든요. 와서 얘기 나누고. 자기가 교통사고 난 고양이를 수술해서 고쳤다고 하더라고요.“
동물을 남달리 사랑하는 남성을 믿고 입양을 결정한 부부.
그런데, 일주일쯤이 지난 뒤 고양이를 데려간 남성으로부터 다급한 연락이 옵니다.
<인터뷰> 김정훈 : “오전 12시쯤에 연락이 왔어요. 아이(고양이)가 베란다 2층에 있었는데 방충망을 열고 나갔다.“
사라진 고양이를 찾아 나흘 동안이나 동네 구석구석을 살폈다는 부부.
하지만 고양이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부부는 고민 끝에 잃어버린 고양이를 전문적으로 찾아준다는 동물 보호 활동가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그런데, 전문가의 수색이 시작되자, 남성의 말이 좀 달라졌다고 합니다.
<인터뷰> 김정훈 : "(전문가가) CCTV를 확인 했다고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니까 자기가 그날 술을 먹고 애(고양이)를 버려서."
오락가락하는 남성의 말.
몇 차례 추궁이 이어진 끝에, 결국, 남성은 고양이를 목 졸라 죽인 사실을 털어놨다고 합니다.
새끼 고양이는 학교 주변 풀숲에서 죽은 채로 발견됐습니다.
<녹취> 홍수철(동물보호활동가) : "(입 주변에) 피가 좀 맺혀있고 (사체가) 굳은 상태를 보니까 고통을 받은 것 같은 자세를 취하면서 애(고양이)가 있었거든요."
남성은 왜 기르겠다고 데려간 고양이를 죽이게 된 걸까?
<인터뷰> 손영남(수사관/울산 동부경찰서 경제팀) : "술을 먹고 귀가를 했는데 그 날도 마찬가지로 침대나 자기 작업복에 대소변을 본 흔적이 있어서 화가 나서……."
경찰은 남성에게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은 벌금형을 구형했습니다.
<인터뷰> 김정훈 : "저희가 이번 일을 그냥 넘어가면 또 다른 고양이 일이 생기고 그럴 것 같아서 저희가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리고 가장 큰 것은 그 사람이 죄책감을 못 느끼고 있다는 것."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 또 하나의 사진입니다.
눈과 입, 머리와 목 등이 심하게 다친 진돗개가 고통스럽게 누워있습니다.
<인터뷰> 손인호(수의사) : “안구가 너무 파열돼서 많이 위축된 그런 상태였고요. 그다음에 아래턱이 위아래로 흔들리는 그런 골절도 있었던 상태고…….”
진돗개는 수술 끝에 간신히 목숨을 건질 수는 있었지만, 이빨이 6개나 빠졌고, 한쪽 눈은 영원히 앞을 볼 수 없게 됐습니다.
개가 이렇게 심한 부상을 입게 된 건, 지난달 말.
개를 키우던 사찰에서, 스님이 잠깐 외출한 사이였습니다.
<인터뷰> 재윤 스님(개 주인) : "여기서 개가 헉헉거리면서 있어요. 그래서 (주민들에게) 왜 그러시오? 하면서 보니까 (개가) 얼굴이 이만한 거예요. 부어서 ‘우리 단비 아니야? 단비. 너 왜 그래’"
피를 흘린 채 쓰러져서 온몸을 떨고 있는 개.
개집은 흉하게 부서져 있고, 혈흔도 곳곳에 선명하게 남아 있었습니다.
목격자들의 말은 누군가 둔기를 들고 와 개를 사정없이 내리쳤다는 것.
<인터뷰> 재윤 스님(개 주인) : "이게 지금 혈흔이거든요. 이게 혈흔이라고요. 둔기를 가지고 후려치니까 (개가) 안 맞으려고 이렇게 놓으니까 여길 때려서 이 철근이 이렇게 휘어졌어요."
사찰 측은 혹시 기르던 다른 개까지 해를 입지 않을까 싶어, 창고로 급히 옮겨놨습니다.
그렇다면, 누가 왜 말 못하는 개를 이렇게 잔인하게 때린 걸까?
경찰은 조사 끝에, 한 50대 남성을 입건했는데요, 이 남성이 개를 폭행한 이유는 평소 시끄럽게 짖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녹취> 해당 경찰서 관계자(음성변조) : "술 먹고 그 양반은 평소에 개가 짖고 해서 기분이 안 좋은 상태에서 둔기로 때려서 한게……. 저희도 상황의 심각성을 알고 제가 빨리 불러서 조사했고 (검찰에) 송치를 했죠."
진돗개 폭행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터넷에서는 가해자를 엄중히 처벌해 달라는 서명 운동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손선원(동물사랑실천협회) : “아직도 인식 자체가 그렇게 동물이 학대받고 이런 걸 학대가 별거 아닌 걸로 넘어가다 보니까…….”
이뿐만이 아닙니다.
부산에서는 고양이를 줄에 매단채 끌고가 사체를 유기한 남성이 경찰에 입건됐고,
<녹취> 고양이 주인 : "찾을 기대를 했는데, 이렇게 되고 보니까 기가 막히죠…. 가족이기 때문에."
전남 장성에서는 개를 운동시킨다며, 차에 매단채 끌고다닌 남성이 지난달 징역형을 선고 받기도 했습니다.
<녹취> 이수정(교수/경기대 범죄심리학과) : "동물은 사람처럼 생명권이 있는 존재다, 이렇게 생각을 안 했을 수가 있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동물에 대하여 일종의 화풀이 행위, 학대 행위 같은 것들을 할 수가 있게 되는 거죠."
동물 보호단체들은 동물 학대에 대한 솜방망이식 처벌이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4년전 동물보호법이 제정됐지만, 고의성을 입증하기가 어려워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인터뷰> 이동훈(변호사) : "현행법상으로는 동물은 하나의 재물에 해당하고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동물을 학대했다 해도 재물손괴죄로 처벌되는 경우가 있거든요. 본인은 고의적으로 학대를 했다는 혐의를 부인하면 사실상 증거가 있지 않은 한 기소하기가 쉽지 않은 현실입니다."
반려 동물을 키우는 국내 인구는 무려 천만 명에 이릅니다.
동물 학대 문제를 사회적으로 고민해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동물 학대나 폭행 사건들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키우던 고양이를 목 졸라 죽게 하는가 하면, 시끄럽게 짖는다는 이유로 둔기로 남의 집 개를 마구 때린 50대 남성이 경찰에 입건되기도 했습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동물 학대에 대한 솜방망이식 처벌이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오늘 뉴스따라잡기는 논란을 부르고 있는 동물학대 사건들을 따라가봤습니다.
<리포트>
길거리에 버려진 고양이들을 돌보는 김수진씨 부부.
지난해 10월에도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새끼 고양이 세 마리를 데려왔다고 합니다.
<녹취> 김수진 : "그때 발견한 모습이 이 모습이에요. 눈도 못 뜬 상태이더라고요. (태어난지) 3일 됐다고……."
다른 고양이에 비해 유독 활발했다는 새끼 고양이 ‘우리’.
인터넷 카페에 사진을 올렸더니 한 남성이 키우고 싶다며 부부에게 연락을 해왔습니다.
<인터뷰> 김수진 : "입양 상담을 직접 하자고 아이(고양이)를 직접 보신다고 오기로 했거든요. 와서 얘기 나누고. 자기가 교통사고 난 고양이를 수술해서 고쳤다고 하더라고요.“
동물을 남달리 사랑하는 남성을 믿고 입양을 결정한 부부.
그런데, 일주일쯤이 지난 뒤 고양이를 데려간 남성으로부터 다급한 연락이 옵니다.
<인터뷰> 김정훈 : “오전 12시쯤에 연락이 왔어요. 아이(고양이)가 베란다 2층에 있었는데 방충망을 열고 나갔다.“
사라진 고양이를 찾아 나흘 동안이나 동네 구석구석을 살폈다는 부부.
하지만 고양이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부부는 고민 끝에 잃어버린 고양이를 전문적으로 찾아준다는 동물 보호 활동가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그런데, 전문가의 수색이 시작되자, 남성의 말이 좀 달라졌다고 합니다.
<인터뷰> 김정훈 : "(전문가가) CCTV를 확인 했다고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니까 자기가 그날 술을 먹고 애(고양이)를 버려서."
오락가락하는 남성의 말.
몇 차례 추궁이 이어진 끝에, 결국, 남성은 고양이를 목 졸라 죽인 사실을 털어놨다고 합니다.
새끼 고양이는 학교 주변 풀숲에서 죽은 채로 발견됐습니다.
<녹취> 홍수철(동물보호활동가) : "(입 주변에) 피가 좀 맺혀있고 (사체가) 굳은 상태를 보니까 고통을 받은 것 같은 자세를 취하면서 애(고양이)가 있었거든요."
남성은 왜 기르겠다고 데려간 고양이를 죽이게 된 걸까?
<인터뷰> 손영남(수사관/울산 동부경찰서 경제팀) : "술을 먹고 귀가를 했는데 그 날도 마찬가지로 침대나 자기 작업복에 대소변을 본 흔적이 있어서 화가 나서……."
경찰은 남성에게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은 벌금형을 구형했습니다.
<인터뷰> 김정훈 : "저희가 이번 일을 그냥 넘어가면 또 다른 고양이 일이 생기고 그럴 것 같아서 저희가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리고 가장 큰 것은 그 사람이 죄책감을 못 느끼고 있다는 것."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 또 하나의 사진입니다.
눈과 입, 머리와 목 등이 심하게 다친 진돗개가 고통스럽게 누워있습니다.
<인터뷰> 손인호(수의사) : “안구가 너무 파열돼서 많이 위축된 그런 상태였고요. 그다음에 아래턱이 위아래로 흔들리는 그런 골절도 있었던 상태고…….”
진돗개는 수술 끝에 간신히 목숨을 건질 수는 있었지만, 이빨이 6개나 빠졌고, 한쪽 눈은 영원히 앞을 볼 수 없게 됐습니다.
개가 이렇게 심한 부상을 입게 된 건, 지난달 말.
개를 키우던 사찰에서, 스님이 잠깐 외출한 사이였습니다.
<인터뷰> 재윤 스님(개 주인) : "여기서 개가 헉헉거리면서 있어요. 그래서 (주민들에게) 왜 그러시오? 하면서 보니까 (개가) 얼굴이 이만한 거예요. 부어서 ‘우리 단비 아니야? 단비. 너 왜 그래’"
피를 흘린 채 쓰러져서 온몸을 떨고 있는 개.
개집은 흉하게 부서져 있고, 혈흔도 곳곳에 선명하게 남아 있었습니다.
목격자들의 말은 누군가 둔기를 들고 와 개를 사정없이 내리쳤다는 것.
<인터뷰> 재윤 스님(개 주인) : "이게 지금 혈흔이거든요. 이게 혈흔이라고요. 둔기를 가지고 후려치니까 (개가) 안 맞으려고 이렇게 놓으니까 여길 때려서 이 철근이 이렇게 휘어졌어요."
사찰 측은 혹시 기르던 다른 개까지 해를 입지 않을까 싶어, 창고로 급히 옮겨놨습니다.
그렇다면, 누가 왜 말 못하는 개를 이렇게 잔인하게 때린 걸까?
경찰은 조사 끝에, 한 50대 남성을 입건했는데요, 이 남성이 개를 폭행한 이유는 평소 시끄럽게 짖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녹취> 해당 경찰서 관계자(음성변조) : "술 먹고 그 양반은 평소에 개가 짖고 해서 기분이 안 좋은 상태에서 둔기로 때려서 한게……. 저희도 상황의 심각성을 알고 제가 빨리 불러서 조사했고 (검찰에) 송치를 했죠."
진돗개 폭행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터넷에서는 가해자를 엄중히 처벌해 달라는 서명 운동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손선원(동물사랑실천협회) : “아직도 인식 자체가 그렇게 동물이 학대받고 이런 걸 학대가 별거 아닌 걸로 넘어가다 보니까…….”
이뿐만이 아닙니다.
부산에서는 고양이를 줄에 매단채 끌고가 사체를 유기한 남성이 경찰에 입건됐고,
<녹취> 고양이 주인 : "찾을 기대를 했는데, 이렇게 되고 보니까 기가 막히죠…. 가족이기 때문에."
전남 장성에서는 개를 운동시킨다며, 차에 매단채 끌고다닌 남성이 지난달 징역형을 선고 받기도 했습니다.
<녹취> 이수정(교수/경기대 범죄심리학과) : "동물은 사람처럼 생명권이 있는 존재다, 이렇게 생각을 안 했을 수가 있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동물에 대하여 일종의 화풀이 행위, 학대 행위 같은 것들을 할 수가 있게 되는 거죠."
동물 보호단체들은 동물 학대에 대한 솜방망이식 처벌이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4년전 동물보호법이 제정됐지만, 고의성을 입증하기가 어려워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인터뷰> 이동훈(변호사) : "현행법상으로는 동물은 하나의 재물에 해당하고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동물을 학대했다 해도 재물손괴죄로 처벌되는 경우가 있거든요. 본인은 고의적으로 학대를 했다는 혐의를 부인하면 사실상 증거가 있지 않은 한 기소하기가 쉽지 않은 현실입니다."
반려 동물을 키우는 국내 인구는 무려 천만 명에 이릅니다.
동물 학대 문제를 사회적으로 고민해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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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5-01-22 08:16:54
- 수정2015-01-22 10:23:54
<앵커 멘트>
동물 학대나 폭행 사건들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키우던 고양이를 목 졸라 죽게 하는가 하면, 시끄럽게 짖는다는 이유로 둔기로 남의 집 개를 마구 때린 50대 남성이 경찰에 입건되기도 했습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동물 학대에 대한 솜방망이식 처벌이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오늘 뉴스따라잡기는 논란을 부르고 있는 동물학대 사건들을 따라가봤습니다.
<리포트>
길거리에 버려진 고양이들을 돌보는 김수진씨 부부.
지난해 10월에도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새끼 고양이 세 마리를 데려왔다고 합니다.
<녹취> 김수진 : "그때 발견한 모습이 이 모습이에요. 눈도 못 뜬 상태이더라고요. (태어난지) 3일 됐다고……."
다른 고양이에 비해 유독 활발했다는 새끼 고양이 ‘우리’.
인터넷 카페에 사진을 올렸더니 한 남성이 키우고 싶다며 부부에게 연락을 해왔습니다.
<인터뷰> 김수진 : "입양 상담을 직접 하자고 아이(고양이)를 직접 보신다고 오기로 했거든요. 와서 얘기 나누고. 자기가 교통사고 난 고양이를 수술해서 고쳤다고 하더라고요.“
동물을 남달리 사랑하는 남성을 믿고 입양을 결정한 부부.
그런데, 일주일쯤이 지난 뒤 고양이를 데려간 남성으로부터 다급한 연락이 옵니다.
<인터뷰> 김정훈 : “오전 12시쯤에 연락이 왔어요. 아이(고양이)가 베란다 2층에 있었는데 방충망을 열고 나갔다.“
사라진 고양이를 찾아 나흘 동안이나 동네 구석구석을 살폈다는 부부.
하지만 고양이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부부는 고민 끝에 잃어버린 고양이를 전문적으로 찾아준다는 동물 보호 활동가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그런데, 전문가의 수색이 시작되자, 남성의 말이 좀 달라졌다고 합니다.
<인터뷰> 김정훈 : "(전문가가) CCTV를 확인 했다고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니까 자기가 그날 술을 먹고 애(고양이)를 버려서."
오락가락하는 남성의 말.
몇 차례 추궁이 이어진 끝에, 결국, 남성은 고양이를 목 졸라 죽인 사실을 털어놨다고 합니다.
새끼 고양이는 학교 주변 풀숲에서 죽은 채로 발견됐습니다.
<녹취> 홍수철(동물보호활동가) : "(입 주변에) 피가 좀 맺혀있고 (사체가) 굳은 상태를 보니까 고통을 받은 것 같은 자세를 취하면서 애(고양이)가 있었거든요."
남성은 왜 기르겠다고 데려간 고양이를 죽이게 된 걸까?
<인터뷰> 손영남(수사관/울산 동부경찰서 경제팀) : "술을 먹고 귀가를 했는데 그 날도 마찬가지로 침대나 자기 작업복에 대소변을 본 흔적이 있어서 화가 나서……."
경찰은 남성에게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은 벌금형을 구형했습니다.
<인터뷰> 김정훈 : "저희가 이번 일을 그냥 넘어가면 또 다른 고양이 일이 생기고 그럴 것 같아서 저희가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리고 가장 큰 것은 그 사람이 죄책감을 못 느끼고 있다는 것."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 또 하나의 사진입니다.
눈과 입, 머리와 목 등이 심하게 다친 진돗개가 고통스럽게 누워있습니다.
<인터뷰> 손인호(수의사) : “안구가 너무 파열돼서 많이 위축된 그런 상태였고요. 그다음에 아래턱이 위아래로 흔들리는 그런 골절도 있었던 상태고…….”
진돗개는 수술 끝에 간신히 목숨을 건질 수는 있었지만, 이빨이 6개나 빠졌고, 한쪽 눈은 영원히 앞을 볼 수 없게 됐습니다.
개가 이렇게 심한 부상을 입게 된 건, 지난달 말.
개를 키우던 사찰에서, 스님이 잠깐 외출한 사이였습니다.
<인터뷰> 재윤 스님(개 주인) : "여기서 개가 헉헉거리면서 있어요. 그래서 (주민들에게) 왜 그러시오? 하면서 보니까 (개가) 얼굴이 이만한 거예요. 부어서 ‘우리 단비 아니야? 단비. 너 왜 그래’"
피를 흘린 채 쓰러져서 온몸을 떨고 있는 개.
개집은 흉하게 부서져 있고, 혈흔도 곳곳에 선명하게 남아 있었습니다.
목격자들의 말은 누군가 둔기를 들고 와 개를 사정없이 내리쳤다는 것.
<인터뷰> 재윤 스님(개 주인) : "이게 지금 혈흔이거든요. 이게 혈흔이라고요. 둔기를 가지고 후려치니까 (개가) 안 맞으려고 이렇게 놓으니까 여길 때려서 이 철근이 이렇게 휘어졌어요."
사찰 측은 혹시 기르던 다른 개까지 해를 입지 않을까 싶어, 창고로 급히 옮겨놨습니다.
그렇다면, 누가 왜 말 못하는 개를 이렇게 잔인하게 때린 걸까?
경찰은 조사 끝에, 한 50대 남성을 입건했는데요, 이 남성이 개를 폭행한 이유는 평소 시끄럽게 짖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녹취> 해당 경찰서 관계자(음성변조) : "술 먹고 그 양반은 평소에 개가 짖고 해서 기분이 안 좋은 상태에서 둔기로 때려서 한게……. 저희도 상황의 심각성을 알고 제가 빨리 불러서 조사했고 (검찰에) 송치를 했죠."
진돗개 폭행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터넷에서는 가해자를 엄중히 처벌해 달라는 서명 운동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손선원(동물사랑실천협회) : “아직도 인식 자체가 그렇게 동물이 학대받고 이런 걸 학대가 별거 아닌 걸로 넘어가다 보니까…….”
이뿐만이 아닙니다.
부산에서는 고양이를 줄에 매단채 끌고가 사체를 유기한 남성이 경찰에 입건됐고,
<녹취> 고양이 주인 : "찾을 기대를 했는데, 이렇게 되고 보니까 기가 막히죠…. 가족이기 때문에."
전남 장성에서는 개를 운동시킨다며, 차에 매단채 끌고다닌 남성이 지난달 징역형을 선고 받기도 했습니다.
<녹취> 이수정(교수/경기대 범죄심리학과) : "동물은 사람처럼 생명권이 있는 존재다, 이렇게 생각을 안 했을 수가 있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동물에 대하여 일종의 화풀이 행위, 학대 행위 같은 것들을 할 수가 있게 되는 거죠."
동물 보호단체들은 동물 학대에 대한 솜방망이식 처벌이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4년전 동물보호법이 제정됐지만, 고의성을 입증하기가 어려워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인터뷰> 이동훈(변호사) : "현행법상으로는 동물은 하나의 재물에 해당하고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동물을 학대했다 해도 재물손괴죄로 처벌되는 경우가 있거든요. 본인은 고의적으로 학대를 했다는 혐의를 부인하면 사실상 증거가 있지 않은 한 기소하기가 쉽지 않은 현실입니다."
반려 동물을 키우는 국내 인구는 무려 천만 명에 이릅니다.
동물 학대 문제를 사회적으로 고민해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동물 학대나 폭행 사건들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키우던 고양이를 목 졸라 죽게 하는가 하면, 시끄럽게 짖는다는 이유로 둔기로 남의 집 개를 마구 때린 50대 남성이 경찰에 입건되기도 했습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동물 학대에 대한 솜방망이식 처벌이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오늘 뉴스따라잡기는 논란을 부르고 있는 동물학대 사건들을 따라가봤습니다.
<리포트>
길거리에 버려진 고양이들을 돌보는 김수진씨 부부.
지난해 10월에도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새끼 고양이 세 마리를 데려왔다고 합니다.
<녹취> 김수진 : "그때 발견한 모습이 이 모습이에요. 눈도 못 뜬 상태이더라고요. (태어난지) 3일 됐다고……."
다른 고양이에 비해 유독 활발했다는 새끼 고양이 ‘우리’.
인터넷 카페에 사진을 올렸더니 한 남성이 키우고 싶다며 부부에게 연락을 해왔습니다.
<인터뷰> 김수진 : "입양 상담을 직접 하자고 아이(고양이)를 직접 보신다고 오기로 했거든요. 와서 얘기 나누고. 자기가 교통사고 난 고양이를 수술해서 고쳤다고 하더라고요.“
동물을 남달리 사랑하는 남성을 믿고 입양을 결정한 부부.
그런데, 일주일쯤이 지난 뒤 고양이를 데려간 남성으로부터 다급한 연락이 옵니다.
<인터뷰> 김정훈 : “오전 12시쯤에 연락이 왔어요. 아이(고양이)가 베란다 2층에 있었는데 방충망을 열고 나갔다.“
사라진 고양이를 찾아 나흘 동안이나 동네 구석구석을 살폈다는 부부.
하지만 고양이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부부는 고민 끝에 잃어버린 고양이를 전문적으로 찾아준다는 동물 보호 활동가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그런데, 전문가의 수색이 시작되자, 남성의 말이 좀 달라졌다고 합니다.
<인터뷰> 김정훈 : "(전문가가) CCTV를 확인 했다고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니까 자기가 그날 술을 먹고 애(고양이)를 버려서."
오락가락하는 남성의 말.
몇 차례 추궁이 이어진 끝에, 결국, 남성은 고양이를 목 졸라 죽인 사실을 털어놨다고 합니다.
새끼 고양이는 학교 주변 풀숲에서 죽은 채로 발견됐습니다.
<녹취> 홍수철(동물보호활동가) : "(입 주변에) 피가 좀 맺혀있고 (사체가) 굳은 상태를 보니까 고통을 받은 것 같은 자세를 취하면서 애(고양이)가 있었거든요."
남성은 왜 기르겠다고 데려간 고양이를 죽이게 된 걸까?
<인터뷰> 손영남(수사관/울산 동부경찰서 경제팀) : "술을 먹고 귀가를 했는데 그 날도 마찬가지로 침대나 자기 작업복에 대소변을 본 흔적이 있어서 화가 나서……."
경찰은 남성에게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은 벌금형을 구형했습니다.
<인터뷰> 김정훈 : "저희가 이번 일을 그냥 넘어가면 또 다른 고양이 일이 생기고 그럴 것 같아서 저희가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리고 가장 큰 것은 그 사람이 죄책감을 못 느끼고 있다는 것."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 또 하나의 사진입니다.
눈과 입, 머리와 목 등이 심하게 다친 진돗개가 고통스럽게 누워있습니다.
<인터뷰> 손인호(수의사) : “안구가 너무 파열돼서 많이 위축된 그런 상태였고요. 그다음에 아래턱이 위아래로 흔들리는 그런 골절도 있었던 상태고…….”
진돗개는 수술 끝에 간신히 목숨을 건질 수는 있었지만, 이빨이 6개나 빠졌고, 한쪽 눈은 영원히 앞을 볼 수 없게 됐습니다.
개가 이렇게 심한 부상을 입게 된 건, 지난달 말.
개를 키우던 사찰에서, 스님이 잠깐 외출한 사이였습니다.
<인터뷰> 재윤 스님(개 주인) : "여기서 개가 헉헉거리면서 있어요. 그래서 (주민들에게) 왜 그러시오? 하면서 보니까 (개가) 얼굴이 이만한 거예요. 부어서 ‘우리 단비 아니야? 단비. 너 왜 그래’"
피를 흘린 채 쓰러져서 온몸을 떨고 있는 개.
개집은 흉하게 부서져 있고, 혈흔도 곳곳에 선명하게 남아 있었습니다.
목격자들의 말은 누군가 둔기를 들고 와 개를 사정없이 내리쳤다는 것.
<인터뷰> 재윤 스님(개 주인) : "이게 지금 혈흔이거든요. 이게 혈흔이라고요. 둔기를 가지고 후려치니까 (개가) 안 맞으려고 이렇게 놓으니까 여길 때려서 이 철근이 이렇게 휘어졌어요."
사찰 측은 혹시 기르던 다른 개까지 해를 입지 않을까 싶어, 창고로 급히 옮겨놨습니다.
그렇다면, 누가 왜 말 못하는 개를 이렇게 잔인하게 때린 걸까?
경찰은 조사 끝에, 한 50대 남성을 입건했는데요, 이 남성이 개를 폭행한 이유는 평소 시끄럽게 짖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녹취> 해당 경찰서 관계자(음성변조) : "술 먹고 그 양반은 평소에 개가 짖고 해서 기분이 안 좋은 상태에서 둔기로 때려서 한게……. 저희도 상황의 심각성을 알고 제가 빨리 불러서 조사했고 (검찰에) 송치를 했죠."
진돗개 폭행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터넷에서는 가해자를 엄중히 처벌해 달라는 서명 운동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손선원(동물사랑실천협회) : “아직도 인식 자체가 그렇게 동물이 학대받고 이런 걸 학대가 별거 아닌 걸로 넘어가다 보니까…….”
이뿐만이 아닙니다.
부산에서는 고양이를 줄에 매단채 끌고가 사체를 유기한 남성이 경찰에 입건됐고,
<녹취> 고양이 주인 : "찾을 기대를 했는데, 이렇게 되고 보니까 기가 막히죠…. 가족이기 때문에."
전남 장성에서는 개를 운동시킨다며, 차에 매단채 끌고다닌 남성이 지난달 징역형을 선고 받기도 했습니다.
<녹취> 이수정(교수/경기대 범죄심리학과) : "동물은 사람처럼 생명권이 있는 존재다, 이렇게 생각을 안 했을 수가 있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동물에 대하여 일종의 화풀이 행위, 학대 행위 같은 것들을 할 수가 있게 되는 거죠."
동물 보호단체들은 동물 학대에 대한 솜방망이식 처벌이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4년전 동물보호법이 제정됐지만, 고의성을 입증하기가 어려워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인터뷰> 이동훈(변호사) : "현행법상으로는 동물은 하나의 재물에 해당하고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동물을 학대했다 해도 재물손괴죄로 처벌되는 경우가 있거든요. 본인은 고의적으로 학대를 했다는 혐의를 부인하면 사실상 증거가 있지 않은 한 기소하기가 쉽지 않은 현실입니다."
반려 동물을 키우는 국내 인구는 무려 천만 명에 이릅니다.
동물 학대 문제를 사회적으로 고민해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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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기자 hun2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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