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의 만학도, 생애 첫 졸업식

입력 2015.02.14 (07:39) 수정 2015.02.14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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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전쟁과 가난 때문에 평생 배우지 못한 한을 가슴에 안고 살아야 했던 60,70대 만학도들이 값진 졸업장을 받았습니다.

이들의 생애 첫 졸업식, 박원기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한 손엔 지팡이, 다른 한 손은 부축을 받으면서도 당당히 입장합니다.

행여 비뚤게 썼을까, 처음 써 보는 학사모를 이리저리 만져 봅니다.

드디어 시작된 졸업식.

황혼에 시작한 배움이 작은 결실을 맺는 날입니다.

<인터뷰> 임흥학(최고령 졸업생/86살) : "감사하고 감개무량합니다. 간판도 읽고 영어도 읽고 한문도 아는 글자가 많이 생겨서 그럴 때가 아주 기뻤습니다."

졸업장에 적힌 이름이 한명 한명 불리는 순간 지난날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또 한번 느낍니다.

일흔 살이 넘어 처음 가 봤던 수학여행의 추억, 군대 간 아들에게 편지 한통 쓸 수 없어 안타까웠던 마음.

평범한 사물 이름이 비로소 눈에 한 글자씩 들어왔을 때의 감동을 이젠 얼마든지 글로 표현할 수 있게 됐습니다.

<녹취> 박연지(졸업생 대표 답사) : "시대의 아픔과 여자라는 이유로 하고 싶은 공부를 못하고 언제나 배우지 못한 목마름에 갈증을 느끼면서 살아 온 평생이었습니다."

배움의 길엔 끝이 없다. 경기 지역 만학도 3백99명이 졸업식을 통해 전한 평생의 깨우침입니다.

KBS 뉴스 박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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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혼의 만학도, 생애 첫 졸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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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5-02-14 07:5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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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가난 때문에 평생 배우지 못한 한을 가슴에 안고 살아야 했던 60,70대 만학도들이 값진 졸업장을 받았습니다.

이들의 생애 첫 졸업식, 박원기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한 손엔 지팡이, 다른 한 손은 부축을 받으면서도 당당히 입장합니다.

행여 비뚤게 썼을까, 처음 써 보는 학사모를 이리저리 만져 봅니다.

드디어 시작된 졸업식.

황혼에 시작한 배움이 작은 결실을 맺는 날입니다.

<인터뷰> 임흥학(최고령 졸업생/86살) : "감사하고 감개무량합니다. 간판도 읽고 영어도 읽고 한문도 아는 글자가 많이 생겨서 그럴 때가 아주 기뻤습니다."

졸업장에 적힌 이름이 한명 한명 불리는 순간 지난날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또 한번 느낍니다.

일흔 살이 넘어 처음 가 봤던 수학여행의 추억, 군대 간 아들에게 편지 한통 쓸 수 없어 안타까웠던 마음.

평범한 사물 이름이 비로소 눈에 한 글자씩 들어왔을 때의 감동을 이젠 얼마든지 글로 표현할 수 있게 됐습니다.

<녹취> 박연지(졸업생 대표 답사) : "시대의 아픔과 여자라는 이유로 하고 싶은 공부를 못하고 언제나 배우지 못한 목마름에 갈증을 느끼면서 살아 온 평생이었습니다."

배움의 길엔 끝이 없다. 경기 지역 만학도 3백99명이 졸업식을 통해 전한 평생의 깨우침입니다.

KBS 뉴스 박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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