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청탁사이…‘김영란법’ 있었다면?

<앵커 멘트>

3천만 원 짜리 다이아몬드, 천만 원대 모피 롱코트, 샤넬 백 그리고 벤츠 S클래스...

내연관계였던 변호사로부터 이런 거액의 금품과 함께 사건 청탁을 받은 의혹으로 법정에 섰던 '벤츠 여검사'는 결국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무죄가 됐습니다.

자신이 받은 선물은 대가성과 무관한 '사랑의 정표'였다는 주장이 대법원에서 인정된 것이지요.

가진게 많으니까, 그리고 사랑했으니까, 이 정도 선물은 줄 수 있지 않냐는 항변이 받아들여진 겁니다.

대법원 판결 직후 인터넷 상에서는 댓글이 들끓었습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에 빗댄 '법조무죄 일반유죄’라는 신조어가 등장했고,'벤츠는 차가 아닙니다. 사랑입니다'라는 풍자도 나왔습니다.

게다가 지금, '김영란 법'으로 온 나라가 시끄러운 상황에서 이번 대법원 판결은 국민 법 감정과는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물론 형사처벌은 행위 당시 법률에 따르기 때문에 이 전 검사에게 김영란법은 적용되지 않습니다.

만약 이 법이 있었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공직자가 1회 100만 원, 1년에 300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받았다면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이 없더라도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한 게 김영란법입니다.

이 전 검사가 받은 벤츠승용차 만으로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논란의 여지는 있습니다.

'사교와 의례 부조 목적의 금품은 허용된다' 처벌 예외 규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정말 순수하게 사귀는 사이였다..." 라고 주장하면 빠져나갈 구멍은 있는 셈입니다.

앞으로 이 두 남녀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이 전 검사는 이미 사표가 수리된 상태라 복직은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무죄판결을 받아서 변호사 등록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최 변호사는 앞으로 4년간 변호사 활동을 못합니다.

또 다른 내연녀로부터 사건 무마 청탁과 함께 천 만 원을 받아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돼 변호사 등록이 취소됐습니다.

다만 4년이 지나면 다시 변호사 등록은 가능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