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리퍼트 대사 피습’ 이후…파장은?

입력 2015.03.14 (07:49) 수정 2015.03.14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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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남북 간 주요 이슈현장을 찾아가는 [이슈 & 한반도 ]입니다.

리퍼트 주한미국 대사의 피습 사건이 한미 관계는 물론,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에도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은 이번 사건을 응당한 징벌로 옹호하며 반미선동에 적극 활용하고 있는데요.

리퍼트 피습 사건 이후 각계 움직임과, 북한의 의도, 파장을 송지현 리포터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피습 사건 닷새 만에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가 시민들의 응원을 받으며 병실을 나섭니다.

밝은 표정으로 카메라 앞에선 리퍼트 대사.

<녹취>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얼굴과 손엔 피습 당시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지만, 기자회견을 자청해 우리 국민들의 성원에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녹취> 마크 리퍼트(미국 대사) : “저와 아내는 어려운 시기에 여러분들이 우리를 성원해준 사실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비 온 뒤에 땅이 굳어 진다. 같이 갑시다.”

사상 초유의 주한 미국 대사 피습 사건은 일부 우려와 달리 오히려 한미동맹을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되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 가뜩이나 긴장된 한반도 정세엔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습니다.

지난 5일, 민화협 주최의 조찬 강연회장.

강연을 준비하던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가 흉기를 들고 덤벼든 괴한에게 피습을 당합니다.

범인은 5년 전 주한 일본 대사를 폭행한 전력이 있는 '우리마당' 대표, 김기종.

공격 직후 주변에 있던 참석자들에 의해 제압된 김씨는 한미 군사 훈련에 반발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김기종(피의자) : "전쟁 훈련 반대합니다. 이산가족이 못 만난 이유가 전쟁 훈련 때문에 그랬습니다."

<녹취> 마크 리퍼트(미국 대사) : "응급차를 빨리 불러주세요. 병원에 데려가 주세요."

곧바로 병원으로 후송된 리퍼트 대사는 얼굴과 손 등 80여 바늘을 꿰매는 정밀 봉합수술을 받았습니다.

서울 심장부에서 벌어진 미국 대사의 피습 사건에 한미 양국 정부는 충격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녹취> 노광일(외교부 대변인) : "우리 가장 중요한 동맹국인 미국 대사에 대해 자행됐다는 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정부는 사건 수사와 별개로 외교 채널을 총동원해 사건의 파장을 최소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미국 정부는 폭력행위를 규탄하면서도 한미 동맹의 견고함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벤 로즈(미국 대통령 보좌관) : "리퍼트 대사와 한국 국민 사이의 유대는 공고해질 것이며 대사가 빨리 업무에 복귀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리퍼트 대사가 입원 중이던 병원 앞.

<녹취> "같이 가요. (리퍼트!) 렛츠고! (투게더!)"

대학생은 물론 시민들이 연일 집회를 이어가며 리퍼트 대사의 쾌유를 기원합니다.

“같이 갑시다”라는 리퍼트 대사의 트위터 글이 큰 반향을 일으키는 등 SNS에서도 뜨거운 응원이 이어졌습니다.

여야 대표를 포함해 정치권의 문병 행렬도 이어졌습니다.

특히, 중동 순방을 마친 박근혜 대통령도 귀국 직후 리퍼트 대사의 병실을 찾아 쾌유를 기원했습니다.

<녹취> "좀 어떠세요? (문병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병상에서 같이 갑시다 이렇게 하신 글을 보고 우리 국민들 마음에 큰 울림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건 며칠 뒤, 외신들은 일제히 리퍼트 대사 피습 사건이 한미 관계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거라는 보도를 쏟아냈습니다.

한미 정부의 발 빠른 대응, 특히 리퍼트 대사의 의연한 대처가 주효했다는 분석입니다.

<인터뷰> 김현욱(국립외교원 미주연구부장) : "리퍼트 대사가 자신이 부상을 입은 상태에서도 한미 동맹을 강조를 했고 또 그럼으로써 역시 미국과 한국과의 관계가 매우 중요하게 발전되어야 한다는 그러한 메시지를 많이 전달했기 때문에 이번 대사 피습사건으로 인해서 이러한 한미 간의 동맹문제에 우리가 좀 더 환기를 하고 재차 주목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보입니다."

리퍼트 대사의 피습 사건은 '리퍼트 효과'란 말이 회자될 정도로 한미동맹의 건재와 가치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반면, 북한은 사건 직후부터 김씨의 행위를 두둔하고 비이성적인 행보를 이어가 국내는 물론 국제사회의 비판을 자초했습니다.

리퍼트 대사 피습 10시간 만인 지난 5일 오후.

북한은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논평을 내놨습니다.

그리고 잇따라 공식 매체를 동원해 이번 사건이 미국에 가해진 응당한 징벌이라고 주장하며 김 씨를 옹호하고 나섰습니다.

북한의 대남기구는 한발 더 나아가 김기종을 안중근 의사 등 독립운동가에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조평통(서기국 보도) : "미제의 전쟁 책동을 반대하는 의로운 행동이 테러라면 이등박문(이토 히로부미)을 처형한 안중근 등 반일 애국지사들의 의거도 일본 반동들이 모독하듯이 테러라고 해야 하는가 하는 것이다."

하지만 상식을 벗어난 북한의 비이성적인 태도에 국내는 물론 국제사회의 여론은 싸늘하기만 합니다.

정부는 특히 북한이 애국선열의 고귀한 희생까지 더럽히고 있다고 규탄하면서, 비이성적인 선동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인터뷰> 유호열(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 “여과되지 않은 그런 용어를 써가면서 선전을 했지만 막상 실질적인 반향이 미국이나 또는 한국에서 나오는 반향이 오히려 한미 동맹을 더 굳건히 해야 되겠다. 또 북한에 동조하는 사람들의 입지가 더 좁혀졌다. 이러한 테러를 부추기는 또는 고무하는 그런 행태가 오히려 역풍을 맞고 있다.”

포탄 수백 발이 발사되고 목표물인 섬이 초토화됩니다.

신형 대함 미사일은 가상의 미국 함선을 격파합니다.

북한 매체가 최근 공개한 이 기록영화에는 김정은의 동정을 주로 다루던 이전과 달리, 이례적으로 미국을 직접 겨냥한 자극적인 문구가 곳곳에 등장합니다.

<녹취> 조선중앙TV : "흉포 무도하게 날뛰는 날강도 미제에게 준엄한 징벌의 철추(철퇴)를 내리고..."

리퍼트 피습 사건 이후 북한이 보이고 있는 비이성적인 반응은 한미 군사 훈련을 계기로 본격화되고 있는 북한 사회의 반미 선동 분위기가 주요 배경이 됐다는 분석입니다.

<녹취> 우리민족끼리 TV : "반미 기운이 높아가고 있는 속에 벌어진 이 사건이 남조선에서 위험천만한 합동 군사 훈련 연습을 벌려놓고 조선 반도 전쟁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는 미국을 규탄하는 민심의 반영이고 항거의 표시라고 하면서..."

특히 오바마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자 '미국'으로 상징되는 주한 미국 대사의 피습은 반미 선전의 최고 소재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인터뷰> 유호열(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 "주한 미국 대사가 피습을 당하고 또 그러한 배경이 북한 주장과 같기 때문에 상당히 선전하기에 좋은 호재이기 때문에 북한이 계속 이것을 강조하는 것이고 반미 세력이 많다. 이런 것들을 선전하기에 가장 좋은 대상이 됐다고 봅니다."

<녹취> 조선중앙TV :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이며 당중앙위원회 비서인 최룡해 동지가..."

최근 북한 권력의 2인자였던 최룡해의 강등에서 보듯, 김정은 정권은 여전히 체제 안정에 힘을 쏟는 듯 보입니다.

국제적 비난을 자초하면서까지 이번 사건을 반미 선전에 활용하는 데는 북한이 체제 결속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고 있으며 미국의 대북정책에 대해서도 압박을 받고 있단 분석입니다.

<인터뷰> 전현준(우석대 군사안보학과 교수) : "김정은 정권이 아직 공고하지 못하고 있고 장성택 처형 이후에 굉장히 권력 엘리트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북한을 어떤 식으로 특히 군사적으로 공격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불안감을 갖고 있다는 거죠. 북한은 따라서 거기에 대해서 강하게 대응하는 길만이 자기들이 살길이라고 하는..."

아울러 북한 내 대남선전부서와 군부, 외무성 등 관련 부서의 소통 부재가 정책의 엇박자를 초래하는 등 북한 권력의 경직성이 반영됐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미국의 강력한 압박 정책에 북한이 도발과 위협으로 맞서면서 북미 관계는 계속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데요.

북미 경색의 장기화는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남북관계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리퍼트 대사 피습 사건에 대한 북한의 태도에 대해 미국 정부는 "지독할 만큼 냉혈적"이라며 강력히 비판했습니다.

<녹취> 마리 하프(미국 국무부 부대변인) : “지독할 만큼 냉혈적인데, 이는 북한 정권의 속성이자 수사입니다.”

북핵 문제와 소니 해킹 사건 등으로 가뜩이나 악화된 북미 관계가 상당 기간 경색 국면을 벗어나기 힘들 거란 전망입니다.

<인터뷰> 김현욱(국립외교원 미주연구부장) : "결국 미국은 북한이 정말 진정성을, 핵폐기에 진정성을 가지고 있는가에 대해서 궁금하고 그렇지 않으면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굳건하게 유지를 하고 있습니다. 북한 역시 병진 노선 그리고 핵 국가를 수정헌법에 못을 박고 있고 미북 간의 입장차가 분명하기 때문에 향후 한동안은 미북 간의 대화는 상당히 힘들지 않겠는가."

아울러 북한에 대한 국내 여론이 악화되는 등 남북 관계에도 악재로 작용해 관계 개선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인터뷰> 전현준(우석대 군사안보학과 교수) : “남한 내에서 반북 분위기가 굉장히 고조되는 상황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정부 입장에서는 그러한 여론에도 불구하고 대북지원을 한다거나 민간급 교류 협력을 한다든가 더구나 5.24 조치 해제 문제라든가 당국 간 풀어가야 할 문제들을 선도적으로 풀기는 상당히 좀 어렵다."

‘비온 뒤 땅이 굳는다’는 리퍼트 대사의 말처럼 위기를 기회로 만든 한미관계.

하지만 남북과 북미 관계는 북한의 무리수로 악재가 더해지면서, 한미 군사 훈련이 끝나는 다음 달 이후에나 돌파구 모색이 가능할 거란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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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3-14 08:34:29
    • 수정2015-03-14 15: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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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간 주요 이슈현장을 찾아가는 [이슈 & 한반도 ]입니다.

리퍼트 주한미국 대사의 피습 사건이 한미 관계는 물론,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에도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은 이번 사건을 응당한 징벌로 옹호하며 반미선동에 적극 활용하고 있는데요.

리퍼트 피습 사건 이후 각계 움직임과, 북한의 의도, 파장을 송지현 리포터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피습 사건 닷새 만에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가 시민들의 응원을 받으며 병실을 나섭니다.

밝은 표정으로 카메라 앞에선 리퍼트 대사.

<녹취>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얼굴과 손엔 피습 당시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지만, 기자회견을 자청해 우리 국민들의 성원에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녹취> 마크 리퍼트(미국 대사) : “저와 아내는 어려운 시기에 여러분들이 우리를 성원해준 사실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비 온 뒤에 땅이 굳어 진다. 같이 갑시다.”

사상 초유의 주한 미국 대사 피습 사건은 일부 우려와 달리 오히려 한미동맹을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되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 가뜩이나 긴장된 한반도 정세엔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습니다.

지난 5일, 민화협 주최의 조찬 강연회장.

강연을 준비하던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가 흉기를 들고 덤벼든 괴한에게 피습을 당합니다.

범인은 5년 전 주한 일본 대사를 폭행한 전력이 있는 '우리마당' 대표, 김기종.

공격 직후 주변에 있던 참석자들에 의해 제압된 김씨는 한미 군사 훈련에 반발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김기종(피의자) : "전쟁 훈련 반대합니다. 이산가족이 못 만난 이유가 전쟁 훈련 때문에 그랬습니다."

<녹취> 마크 리퍼트(미국 대사) : "응급차를 빨리 불러주세요. 병원에 데려가 주세요."

곧바로 병원으로 후송된 리퍼트 대사는 얼굴과 손 등 80여 바늘을 꿰매는 정밀 봉합수술을 받았습니다.

서울 심장부에서 벌어진 미국 대사의 피습 사건에 한미 양국 정부는 충격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녹취> 노광일(외교부 대변인) : "우리 가장 중요한 동맹국인 미국 대사에 대해 자행됐다는 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정부는 사건 수사와 별개로 외교 채널을 총동원해 사건의 파장을 최소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미국 정부는 폭력행위를 규탄하면서도 한미 동맹의 견고함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벤 로즈(미국 대통령 보좌관) : "리퍼트 대사와 한국 국민 사이의 유대는 공고해질 것이며 대사가 빨리 업무에 복귀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리퍼트 대사가 입원 중이던 병원 앞.

<녹취> "같이 가요. (리퍼트!) 렛츠고! (투게더!)"

대학생은 물론 시민들이 연일 집회를 이어가며 리퍼트 대사의 쾌유를 기원합니다.

“같이 갑시다”라는 리퍼트 대사의 트위터 글이 큰 반향을 일으키는 등 SNS에서도 뜨거운 응원이 이어졌습니다.

여야 대표를 포함해 정치권의 문병 행렬도 이어졌습니다.

특히, 중동 순방을 마친 박근혜 대통령도 귀국 직후 리퍼트 대사의 병실을 찾아 쾌유를 기원했습니다.

<녹취> "좀 어떠세요? (문병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병상에서 같이 갑시다 이렇게 하신 글을 보고 우리 국민들 마음에 큰 울림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건 며칠 뒤, 외신들은 일제히 리퍼트 대사 피습 사건이 한미 관계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거라는 보도를 쏟아냈습니다.

한미 정부의 발 빠른 대응, 특히 리퍼트 대사의 의연한 대처가 주효했다는 분석입니다.

<인터뷰> 김현욱(국립외교원 미주연구부장) : "리퍼트 대사가 자신이 부상을 입은 상태에서도 한미 동맹을 강조를 했고 또 그럼으로써 역시 미국과 한국과의 관계가 매우 중요하게 발전되어야 한다는 그러한 메시지를 많이 전달했기 때문에 이번 대사 피습사건으로 인해서 이러한 한미 간의 동맹문제에 우리가 좀 더 환기를 하고 재차 주목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보입니다."

리퍼트 대사의 피습 사건은 '리퍼트 효과'란 말이 회자될 정도로 한미동맹의 건재와 가치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반면, 북한은 사건 직후부터 김씨의 행위를 두둔하고 비이성적인 행보를 이어가 국내는 물론 국제사회의 비판을 자초했습니다.

리퍼트 대사 피습 10시간 만인 지난 5일 오후.

북한은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논평을 내놨습니다.

그리고 잇따라 공식 매체를 동원해 이번 사건이 미국에 가해진 응당한 징벌이라고 주장하며 김 씨를 옹호하고 나섰습니다.

북한의 대남기구는 한발 더 나아가 김기종을 안중근 의사 등 독립운동가에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조평통(서기국 보도) : "미제의 전쟁 책동을 반대하는 의로운 행동이 테러라면 이등박문(이토 히로부미)을 처형한 안중근 등 반일 애국지사들의 의거도 일본 반동들이 모독하듯이 테러라고 해야 하는가 하는 것이다."

하지만 상식을 벗어난 북한의 비이성적인 태도에 국내는 물론 국제사회의 여론은 싸늘하기만 합니다.

정부는 특히 북한이 애국선열의 고귀한 희생까지 더럽히고 있다고 규탄하면서, 비이성적인 선동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인터뷰> 유호열(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 “여과되지 않은 그런 용어를 써가면서 선전을 했지만 막상 실질적인 반향이 미국이나 또는 한국에서 나오는 반향이 오히려 한미 동맹을 더 굳건히 해야 되겠다. 또 북한에 동조하는 사람들의 입지가 더 좁혀졌다. 이러한 테러를 부추기는 또는 고무하는 그런 행태가 오히려 역풍을 맞고 있다.”

포탄 수백 발이 발사되고 목표물인 섬이 초토화됩니다.

신형 대함 미사일은 가상의 미국 함선을 격파합니다.

북한 매체가 최근 공개한 이 기록영화에는 김정은의 동정을 주로 다루던 이전과 달리, 이례적으로 미국을 직접 겨냥한 자극적인 문구가 곳곳에 등장합니다.

<녹취> 조선중앙TV : "흉포 무도하게 날뛰는 날강도 미제에게 준엄한 징벌의 철추(철퇴)를 내리고..."

리퍼트 피습 사건 이후 북한이 보이고 있는 비이성적인 반응은 한미 군사 훈련을 계기로 본격화되고 있는 북한 사회의 반미 선동 분위기가 주요 배경이 됐다는 분석입니다.

<녹취> 우리민족끼리 TV : "반미 기운이 높아가고 있는 속에 벌어진 이 사건이 남조선에서 위험천만한 합동 군사 훈련 연습을 벌려놓고 조선 반도 전쟁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는 미국을 규탄하는 민심의 반영이고 항거의 표시라고 하면서..."

특히 오바마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자 '미국'으로 상징되는 주한 미국 대사의 피습은 반미 선전의 최고 소재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인터뷰> 유호열(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 "주한 미국 대사가 피습을 당하고 또 그러한 배경이 북한 주장과 같기 때문에 상당히 선전하기에 좋은 호재이기 때문에 북한이 계속 이것을 강조하는 것이고 반미 세력이 많다. 이런 것들을 선전하기에 가장 좋은 대상이 됐다고 봅니다."

<녹취> 조선중앙TV :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이며 당중앙위원회 비서인 최룡해 동지가..."

최근 북한 권력의 2인자였던 최룡해의 강등에서 보듯, 김정은 정권은 여전히 체제 안정에 힘을 쏟는 듯 보입니다.

국제적 비난을 자초하면서까지 이번 사건을 반미 선전에 활용하는 데는 북한이 체제 결속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고 있으며 미국의 대북정책에 대해서도 압박을 받고 있단 분석입니다.

<인터뷰> 전현준(우석대 군사안보학과 교수) : "김정은 정권이 아직 공고하지 못하고 있고 장성택 처형 이후에 굉장히 권력 엘리트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북한을 어떤 식으로 특히 군사적으로 공격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불안감을 갖고 있다는 거죠. 북한은 따라서 거기에 대해서 강하게 대응하는 길만이 자기들이 살길이라고 하는..."

아울러 북한 내 대남선전부서와 군부, 외무성 등 관련 부서의 소통 부재가 정책의 엇박자를 초래하는 등 북한 권력의 경직성이 반영됐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미국의 강력한 압박 정책에 북한이 도발과 위협으로 맞서면서 북미 관계는 계속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데요.

북미 경색의 장기화는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남북관계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리퍼트 대사 피습 사건에 대한 북한의 태도에 대해 미국 정부는 "지독할 만큼 냉혈적"이라며 강력히 비판했습니다.

<녹취> 마리 하프(미국 국무부 부대변인) : “지독할 만큼 냉혈적인데, 이는 북한 정권의 속성이자 수사입니다.”

북핵 문제와 소니 해킹 사건 등으로 가뜩이나 악화된 북미 관계가 상당 기간 경색 국면을 벗어나기 힘들 거란 전망입니다.

<인터뷰> 김현욱(국립외교원 미주연구부장) : "결국 미국은 북한이 정말 진정성을, 핵폐기에 진정성을 가지고 있는가에 대해서 궁금하고 그렇지 않으면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굳건하게 유지를 하고 있습니다. 북한 역시 병진 노선 그리고 핵 국가를 수정헌법에 못을 박고 있고 미북 간의 입장차가 분명하기 때문에 향후 한동안은 미북 간의 대화는 상당히 힘들지 않겠는가."

아울러 북한에 대한 국내 여론이 악화되는 등 남북 관계에도 악재로 작용해 관계 개선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인터뷰> 전현준(우석대 군사안보학과 교수) : “남한 내에서 반북 분위기가 굉장히 고조되는 상황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정부 입장에서는 그러한 여론에도 불구하고 대북지원을 한다거나 민간급 교류 협력을 한다든가 더구나 5.24 조치 해제 문제라든가 당국 간 풀어가야 할 문제들을 선도적으로 풀기는 상당히 좀 어렵다."

‘비온 뒤 땅이 굳는다’는 리퍼트 대사의 말처럼 위기를 기회로 만든 한미관계.

하지만 남북과 북미 관계는 북한의 무리수로 악재가 더해지면서, 한미 군사 훈련이 끝나는 다음 달 이후에나 돌파구 모색이 가능할 거란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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