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해설] 교훈을 붙잡아야 할 때

입력 2015.03.24 (07:34) 수정 2015.03.24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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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근 해설위원]

큰 사고는 흔히 그 조짐들이 있다고 합니다. 강화도 참사 불과 일주일전인 지난 14일 양평의 한 텐트장에서 난로가 폭발했습니다. 어린이 두명이 숨졌습니다. 전국의 2천여 텐트장에 중대한 경고가 발령돼야했지만 그러지 못했습니다. 마침내 동창생 두 가족 다섯 명까지 앗아간 더 큰 이번 비극으로 이어졌습니다. 참사의 책임은 어디에 있을까요? 그저 불운의 탓으로 돌려야할까요?

야영인구 5백만 명 시대라고 합니다. 가족이용객이 늘면서 지난 5년 사이 무려 다섯 배로 불어났습니다. 값비싼 캠핑 관련 상품이 쏟아지고 곳곳에 캠핑장들이 들어섰습니다. 급기야 ‘호화로운 캠핑‘을 뜻한다는 글램핑까지 등장했습니다. 이용료는 펜션을 웃돌고 주말엔 예약이 힘들만큼 인기였다고 합니다. 캠핑인구가 이렇게 폭발적으로 늘어났지만 캠핑장안전은 그렇게도 철저하게 무시돼왔습니다. 텐트는 그 재료 특성상 불에 취약해서 전기사용이 가능한 자제돼야하지만 글램핑의 경우 어땠던가요?
심지어는 전기난로까지 온갖 시설물이 들어서고 갖가지 전선줄들로 빼곡했습니다. 사실상 숙박업소여서 유사시 치명적인 안전사각지대인데도 본 척 못 본 척 지나쳐졌습니다. 올 초에야 캠핑장 관련 법안이 입법예고 됐지만 아직은 구속력이 없는데다 법안의 실효성도 크게 떨어진다고 합니다. 건축물이 아닌 텐트에 대해 소방단속이 힘들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어쨌든 캠핑문화가 국민 여가생활 깊숙이 자리 잡은 마당에 아직껏 최소한의 안전규정조차 마련하지 못했으니 관계당국의 책임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세월호 사고를 교훈삼아 국민안전처가 출범한 지 벌써 다섯 달입니다. 그동안 재난사령탑으로서의 비전을 보여줬고 또 제 역할을 해왔는지 의문을 받고 있습니다. 지금은 민방위 날 대피훈련에 소극적인 대기업에 대한 단속보다 이번처럼 국민안전에 직결되는 시급하고도 중대한 현안들에 전력으로 집중할 때입니다. 참사로 얻은 교훈이 기억의 저편으로 또 사라지기전에 꽉 붙잡아야합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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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해설] 교훈을 붙잡아야 할 때
    • 입력 2015-03-24 07:45:34
    • 수정2015-03-24 08: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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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근 해설위원]

큰 사고는 흔히 그 조짐들이 있다고 합니다. 강화도 참사 불과 일주일전인 지난 14일 양평의 한 텐트장에서 난로가 폭발했습니다. 어린이 두명이 숨졌습니다. 전국의 2천여 텐트장에 중대한 경고가 발령돼야했지만 그러지 못했습니다. 마침내 동창생 두 가족 다섯 명까지 앗아간 더 큰 이번 비극으로 이어졌습니다. 참사의 책임은 어디에 있을까요? 그저 불운의 탓으로 돌려야할까요?

야영인구 5백만 명 시대라고 합니다. 가족이용객이 늘면서 지난 5년 사이 무려 다섯 배로 불어났습니다. 값비싼 캠핑 관련 상품이 쏟아지고 곳곳에 캠핑장들이 들어섰습니다. 급기야 ‘호화로운 캠핑‘을 뜻한다는 글램핑까지 등장했습니다. 이용료는 펜션을 웃돌고 주말엔 예약이 힘들만큼 인기였다고 합니다. 캠핑인구가 이렇게 폭발적으로 늘어났지만 캠핑장안전은 그렇게도 철저하게 무시돼왔습니다. 텐트는 그 재료 특성상 불에 취약해서 전기사용이 가능한 자제돼야하지만 글램핑의 경우 어땠던가요?
심지어는 전기난로까지 온갖 시설물이 들어서고 갖가지 전선줄들로 빼곡했습니다. 사실상 숙박업소여서 유사시 치명적인 안전사각지대인데도 본 척 못 본 척 지나쳐졌습니다. 올 초에야 캠핑장 관련 법안이 입법예고 됐지만 아직은 구속력이 없는데다 법안의 실효성도 크게 떨어진다고 합니다. 건축물이 아닌 텐트에 대해 소방단속이 힘들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어쨌든 캠핑문화가 국민 여가생활 깊숙이 자리 잡은 마당에 아직껏 최소한의 안전규정조차 마련하지 못했으니 관계당국의 책임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세월호 사고를 교훈삼아 국민안전처가 출범한 지 벌써 다섯 달입니다. 그동안 재난사령탑으로서의 비전을 보여줬고 또 제 역할을 해왔는지 의문을 받고 있습니다. 지금은 민방위 날 대피훈련에 소극적인 대기업에 대한 단속보다 이번처럼 국민안전에 직결되는 시급하고도 중대한 현안들에 전력으로 집중할 때입니다. 참사로 얻은 교훈이 기억의 저편으로 또 사라지기전에 꽉 붙잡아야합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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