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독일 여객기 고의 추락?…조종사 자격심사 논란

입력 2015.03.30 (18:01) 수정 2015.03.30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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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독일 여객기를 고의로 추락시킨 혐의를 받고 있는 부기장이 우울증을 앓았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히 사고를 예고한 듯한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조종사의 관리 부실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파리를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김성모 특파원!!

<질문>
독일 여객기의 사고 원인은 현재까지 조종사의 고의 추락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죠?

<답변>
네, 사고 직전 기장이 자리를 비운 사이 부기장이 여객기 고도를 낮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조종실에 혼자 남은 부기장이 여객기 고도를 만 천육백 미터에서 30미터로 재설정했다는 CNN 보도도 있었는데요,

앞서 프랑스 검찰은 사고기의 음성녹음장치를 확인한 결과, 조정석 밖으로 나갔던 기장이 다시 들어오려고 문을 두드리고 소리를 질렀지만 부기장은 응답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브리스 로뱅(프랑스 검사) : "이유를 알 수 없지만, 비행기를 고의로 파괴하려고 한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부기장이 사고기를 고의적으로 추락시킨 정황이 드러나면서 부기장의 정신 건강까지 문제가 되고 있죠?

<답변>
네, 독일 경찰은 부기장의 범행 단서를 찾기 위해 독일 내 자택을 수색했습니다.

27살의 독일인 루비츠 부기장의 집에서는 그가 최근에 받은 병원 진단서가 발견됐습니다.

이 가운데 사고 당일 병가를 내라는 의사 진단서는 찢긴 채 쓰레기통에 버려져 있었는데요.

루비츠는 이 병가 진단서를 항공사에 제출하지 않았습니다.

<녹취> 크리스토프 쿰파(독일 검사) : "추락 당일용 진단서가 찢어진 채 발견된 것은 루비츠가 회사와 동료들에게 병을 숨겼을것이라는 현재까지의 판단을 뒷받침합니다."

루비츠는 독일 뒤셀도르프 대학병원에서 최근 두 달간 치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6년 전 비행학교 훈련 당시에는 1년 6개월 정도 우울증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시력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고, 망막박리증으로 시력을 잃을까 두려워했다고 독일 언론은 전했습니다.

지금까지 조사 결과, 상당한 정신적 스트레스와 시력 질환 등 심신장애에 따른 극단적 선택이 끔찍한 비극을 불러왔다는 추론이 설득력을 더해가고 있습니다.

<질문>
그뿐 아니라 부기장이 이번 사고를 예고한 듯한 발언을 했다는 증언이 나와 충격을 주고 있죠?

<답변>
네, 루비츠의 옛 여자친구는 독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루비츠가 모든 시스템을 바꿔놓을 뭔가를 하겠다. 모두가 내 이름을 알고 기억하게 될 것이란 말을 한 적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루비츠가 여객기 추락을 사전에 계획했다는 추정을 가능하게 하는데요.

또, "루비츠가 이번에 여객기가 추락한 알프스 지역을 좋아했고 추락하는 악몽에 시달렸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며 그의 고향마을은 큰 충격에 빠져있습니다.

<녹취> 만프레드(독일 몬타바우어 주민) : "정말 끔찍합니다. 이곳이 이렇게 유명해진 적이 없어요. 잊혀지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겁니다."

<질문>
항공 당국은 이번 여객기 추락 사고 이후 '조종실 2인 근무' 도입 규정에 나섰죠?

<답변>
네, 각국 항공사에서는 독일 여객기 사고 이후 조종실에 항상 두 명이 머물도록하는 규정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저먼윙스 모기업인 루프트한자는 당국과 협의해 조종실 2인 근무 의무 규정을 최대한 신속히 도입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영국과 캐나다, 노르웨이, 중동의 에미리트항공 등도 이 규정을 도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중국은 조종실 최소 두 명 근무 규정을 강화하기로 했고, 유럽항공안전청도 항공기 운항 내내 조종실에 두 명이 함께 있도록 권고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원격 조종 여객기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는데요.

이에 대해 항공업계는 원격조종 시스템이 해킹을 당한다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질문>
조종사의 정신 질환 문제가 밝혀지면서 무엇보다 조종사의 자격심사 과정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죠?

<답변>
네, 조종사들의 심리이상 상태를 걸러내는 과정을 개선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현재 조종사들은 연 1~2회 건강진단을 받고 있지만, 정신 건강에 대한 검사는 우울증 등 몇몇 증상에 대한 단순 질문이 대부분입니다.

게다가 이 검사는 조종사가 자발적으로 자신의 증상을 털어놓는 식이어서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뉴욕타임즈는 전했습니다.

유럽의 경우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조종사가 개별적으로 의사를 찾아가는 게 일반적인데요.

하지만 정신질환을 앓아도 인사 고가에 문제가 생길 것을 우려해 회사에 알리는 조종사는 드문게 현실입니다.

추락 사고가 발생한 독일의 경우 문제가 있더라도 의사가 회사에 통보할 의무가 없습니다.

하지만 우울증을 앓았다는 사실이 공개되고 조종사의 채용에 불이익을 준다면 오히려 우울증 치료를 기피하고 이를 숨기게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영국 왕립정신의학학회의 사이먼 웨슬리 회장은 "나 역시 우울증을 겪는 조종사 2명을 치료했고 이들은 현재 훌륭한 경력을 쌓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안전이 최우선인 항공 운행에 고의적 추락 사고가 발생하면서 이에 대한 해법을 놓고 전세계가 고민에 휩싸였습니다.

지금까지 파리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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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현장] 독일 여객기 고의 추락?…조종사 자격심사 논란
    • 입력 2015-03-30 18:36:04
    • 수정2015-03-30 18:58:48
    글로벌24
<앵커 멘트>

독일 여객기를 고의로 추락시킨 혐의를 받고 있는 부기장이 우울증을 앓았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히 사고를 예고한 듯한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조종사의 관리 부실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파리를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김성모 특파원!!

<질문>
독일 여객기의 사고 원인은 현재까지 조종사의 고의 추락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죠?

<답변>
네, 사고 직전 기장이 자리를 비운 사이 부기장이 여객기 고도를 낮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조종실에 혼자 남은 부기장이 여객기 고도를 만 천육백 미터에서 30미터로 재설정했다는 CNN 보도도 있었는데요,

앞서 프랑스 검찰은 사고기의 음성녹음장치를 확인한 결과, 조정석 밖으로 나갔던 기장이 다시 들어오려고 문을 두드리고 소리를 질렀지만 부기장은 응답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브리스 로뱅(프랑스 검사) : "이유를 알 수 없지만, 비행기를 고의로 파괴하려고 한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부기장이 사고기를 고의적으로 추락시킨 정황이 드러나면서 부기장의 정신 건강까지 문제가 되고 있죠?

<답변>
네, 독일 경찰은 부기장의 범행 단서를 찾기 위해 독일 내 자택을 수색했습니다.

27살의 독일인 루비츠 부기장의 집에서는 그가 최근에 받은 병원 진단서가 발견됐습니다.

이 가운데 사고 당일 병가를 내라는 의사 진단서는 찢긴 채 쓰레기통에 버려져 있었는데요.

루비츠는 이 병가 진단서를 항공사에 제출하지 않았습니다.

<녹취> 크리스토프 쿰파(독일 검사) : "추락 당일용 진단서가 찢어진 채 발견된 것은 루비츠가 회사와 동료들에게 병을 숨겼을것이라는 현재까지의 판단을 뒷받침합니다."

루비츠는 독일 뒤셀도르프 대학병원에서 최근 두 달간 치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6년 전 비행학교 훈련 당시에는 1년 6개월 정도 우울증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시력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고, 망막박리증으로 시력을 잃을까 두려워했다고 독일 언론은 전했습니다.

지금까지 조사 결과, 상당한 정신적 스트레스와 시력 질환 등 심신장애에 따른 극단적 선택이 끔찍한 비극을 불러왔다는 추론이 설득력을 더해가고 있습니다.

<질문>
그뿐 아니라 부기장이 이번 사고를 예고한 듯한 발언을 했다는 증언이 나와 충격을 주고 있죠?

<답변>
네, 루비츠의 옛 여자친구는 독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루비츠가 모든 시스템을 바꿔놓을 뭔가를 하겠다. 모두가 내 이름을 알고 기억하게 될 것이란 말을 한 적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루비츠가 여객기 추락을 사전에 계획했다는 추정을 가능하게 하는데요.

또, "루비츠가 이번에 여객기가 추락한 알프스 지역을 좋아했고 추락하는 악몽에 시달렸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며 그의 고향마을은 큰 충격에 빠져있습니다.

<녹취> 만프레드(독일 몬타바우어 주민) : "정말 끔찍합니다. 이곳이 이렇게 유명해진 적이 없어요. 잊혀지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겁니다."

<질문>
항공 당국은 이번 여객기 추락 사고 이후 '조종실 2인 근무' 도입 규정에 나섰죠?

<답변>
네, 각국 항공사에서는 독일 여객기 사고 이후 조종실에 항상 두 명이 머물도록하는 규정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저먼윙스 모기업인 루프트한자는 당국과 협의해 조종실 2인 근무 의무 규정을 최대한 신속히 도입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영국과 캐나다, 노르웨이, 중동의 에미리트항공 등도 이 규정을 도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중국은 조종실 최소 두 명 근무 규정을 강화하기로 했고, 유럽항공안전청도 항공기 운항 내내 조종실에 두 명이 함께 있도록 권고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원격 조종 여객기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는데요.

이에 대해 항공업계는 원격조종 시스템이 해킹을 당한다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질문>
조종사의 정신 질환 문제가 밝혀지면서 무엇보다 조종사의 자격심사 과정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죠?

<답변>
네, 조종사들의 심리이상 상태를 걸러내는 과정을 개선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현재 조종사들은 연 1~2회 건강진단을 받고 있지만, 정신 건강에 대한 검사는 우울증 등 몇몇 증상에 대한 단순 질문이 대부분입니다.

게다가 이 검사는 조종사가 자발적으로 자신의 증상을 털어놓는 식이어서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뉴욕타임즈는 전했습니다.

유럽의 경우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조종사가 개별적으로 의사를 찾아가는 게 일반적인데요.

하지만 정신질환을 앓아도 인사 고가에 문제가 생길 것을 우려해 회사에 알리는 조종사는 드문게 현실입니다.

추락 사고가 발생한 독일의 경우 문제가 있더라도 의사가 회사에 통보할 의무가 없습니다.

하지만 우울증을 앓았다는 사실이 공개되고 조종사의 채용에 불이익을 준다면 오히려 우울증 치료를 기피하고 이를 숨기게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영국 왕립정신의학학회의 사이먼 웨슬리 회장은 "나 역시 우울증을 겪는 조종사 2명을 치료했고 이들은 현재 훌륭한 경력을 쌓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안전이 최우선인 항공 운행에 고의적 추락 사고가 발생하면서 이에 대한 해법을 놓고 전세계가 고민에 휩싸였습니다.

지금까지 파리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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