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행적 제출”…‘군기잡기’ 세종 新풍속도

입력 2015.04.04 (21:13) 수정 2015.04.04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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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최근 한 중앙부처 공무원이 근무 태만으로 적발되면서, 대대적인 '공직 기강' 잡기가 시작됐습니다.

점심시간까지 썰렁할 정도로 공무원들이 바짝 긴장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사람만 다잡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김경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오후 1시, 18개 부처가 밀집한 세종청사 주변 음식점들이 텅텅 비었습니다.

<녹취> 음식점 주인 : "12시 반이면 거의 빠지는 상태예요. 저번 주부터 좀 그러는 것 같아요."

점심 시간에 산책을 하거나 커피를 마시는 모습도 사라졌습니다.

<녹취> 커피숍 직원 : "주변 산책로를 돌아다니시는 분들 눈에 띄게 줄었고요, 가끔 나와서 커피 가져가시고 하셨는데 그런 분들도 수가 많이 줄었죠."

최근 기획재정부 모 과장이 서울에 출장간다고 거짓말을 하고 출근하지 않은 사실이 적발되자, 총리실이 공직 기강 잡기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녹취> 정부 부처 공무원 : "늦게 갈 수 있잖아요, 일을 보다가 조금 늦게. (그런데 이제는) 점심시간 지키라고, 복무시간 철저히 지키라고."

시도 때도 없이 감찰을 하는 것은 물론, 과장급 이상 공무원들에게는 최근 석 달간 '무슨 일로 어디 가서 누굴 만났는지'를 써내라는 지시까지 떨어졌습니다.

수시로 서울을 오가야 하는 업무 구조는 방치한 채, 공무원만 닦달한다는 볼멘 소리도 터져 나옵니다.

한 간부 공무원은 "국회 등에서 전화나 이메일로 처리해도 될 일을 대면 보고를 요구하는 관행부터 고치라"고 꼬집었습니다.

<인터뷰> 서영복(행정개혁시민연합 의장) : "관행, 문화, 일 처리 방식을 대폭 개선해서 출장 수요를 줄여주게 게 관건이라고 봅니다."

잘못된 근무기강은 당연히 바로잡아야 하지만 불필요한 외부 출장이 최소화되도록 정부와 국회 등의 업무 시스템도 이번 기회에 함께 들여다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KBS 뉴스 김경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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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개월 행적 제출”…‘군기잡기’ 세종 新풍속도
    • 입력 2015-04-04 21:14:32
    • 수정2015-04-04 22:3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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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최근 한 중앙부처 공무원이 근무 태만으로 적발되면서, 대대적인 '공직 기강' 잡기가 시작됐습니다.

점심시간까지 썰렁할 정도로 공무원들이 바짝 긴장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사람만 다잡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김경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오후 1시, 18개 부처가 밀집한 세종청사 주변 음식점들이 텅텅 비었습니다.

<녹취> 음식점 주인 : "12시 반이면 거의 빠지는 상태예요. 저번 주부터 좀 그러는 것 같아요."

점심 시간에 산책을 하거나 커피를 마시는 모습도 사라졌습니다.

<녹취> 커피숍 직원 : "주변 산책로를 돌아다니시는 분들 눈에 띄게 줄었고요, 가끔 나와서 커피 가져가시고 하셨는데 그런 분들도 수가 많이 줄었죠."

최근 기획재정부 모 과장이 서울에 출장간다고 거짓말을 하고 출근하지 않은 사실이 적발되자, 총리실이 공직 기강 잡기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녹취> 정부 부처 공무원 : "늦게 갈 수 있잖아요, 일을 보다가 조금 늦게. (그런데 이제는) 점심시간 지키라고, 복무시간 철저히 지키라고."

시도 때도 없이 감찰을 하는 것은 물론, 과장급 이상 공무원들에게는 최근 석 달간 '무슨 일로 어디 가서 누굴 만났는지'를 써내라는 지시까지 떨어졌습니다.

수시로 서울을 오가야 하는 업무 구조는 방치한 채, 공무원만 닦달한다는 볼멘 소리도 터져 나옵니다.

한 간부 공무원은 "국회 등에서 전화나 이메일로 처리해도 될 일을 대면 보고를 요구하는 관행부터 고치라"고 꼬집었습니다.

<인터뷰> 서영복(행정개혁시민연합 의장) : "관행, 문화, 일 처리 방식을 대폭 개선해서 출장 수요를 줄여주게 게 관건이라고 봅니다."

잘못된 근무기강은 당연히 바로잡아야 하지만 불필요한 외부 출장이 최소화되도록 정부와 국회 등의 업무 시스템도 이번 기회에 함께 들여다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KBS 뉴스 김경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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