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에 ‘9,900원’ 할인 상품이라더니…수상한 가격

입력 2015.04.08 (12:38) 수정 2015.04.08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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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른바 '1+1' 상품, 덤이 붙은 상품, 이런 것들은 나도 모르게 눈길이 가죠.

그런데 행사 상품들을 사는 게 꼭 이득일까요?

대형마트의 다양한 구매 행사 속에 숨겨진 상술, 모은희 기자가 분석해 봤습니다.

<리포트>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대형마트의 매력은 다양한 할인 행사와 덤으로 얹어주는 혜택이죠.

낱개로 산 것보다 더 경제적일 거란 생각에 묶음 상품에 먼저 손이 가기 마련입니다.

<녹취> "(묶음 상품은) 싸고, 양도 많고, 저렴해서 실용적일 것 같아요."

<녹취> "(제품이) 묶여 있으니까 아무래도 대용량으로 팔면 더 싸게 파는 것 같아서요."

과연 그럴까요?

마트 인기 상품 중 하나인 즉석밥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중량과 가격이 천차만별인데요.

<녹취> 마트 직원 : "묶음이 더 싸죠, 낱개보다는. 묶음 상품이 (싸죠.) 고객 위주로 하니까."

3개짜리 상품은 3,000원.

두 배, 6개짜리 묶음이라면 6,000원을 안 넘어야 하는데 7,600원이네요.

1,600원이나 더 비쌉니다.

통조림 햄은 어떨까요?

340그램짜리 한 묶음이 5,780원. 3개 묶음짜리로 고르면 오히려 260원 더 비싸집니다.

컵라면도 한개에 700원인데, 6개 묶음이 4,250원. 낱개로 사는 게 더 낫습니다.

<인터뷰> 김연화(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위원장) : "묶음 상품이 오히려 개별 상품보다 비싸게 나타나는 경우가 (생필품) 24개 품목 중에서 7개 품목으로 나타났습니다."

대용량 상품은 어떨까요. 고추장을 살펴보겠습니다.

500그램짜리 고추장 가격은 2,980원.

용량이 두 배로 많은 1킬로그램 고추장 가격은 6,780원으로, 500그램 고추장 두 개를 합한 것보다 820원이나 더 비쌉니다.

<인터뷰> 권희진(서울시 영등포구) : "어떻게 큰 걸 (돈을) 더 받을 수 있어요? 큰 용량은 용기값도 덜 들 텐데요."

<인터뷰> 박 현(인천시 연수구) : "당연히 기분 나쁘죠. 소비자를 조롱하는 것 같아요."

홈쇼핑이나 마트 등에서 990원으로 끝나는 가격에도 소비자의 심리를 이용한 마케팅 전략이 숨어 있습니다.

<인터뷰> 채정민(서울사이버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 : "40,000원짜리의 상품과 39,990원짜리의 상품이 있을 때, 우리는 맨 앞에 4와 3이라는 숫자의 차이에 더 민감하고 나머지 숫자에 대해서는 둔감하기 때문에 39,990원짜리의 상품이 훨씬 더 싸게 느껴지게 되겠죠."

실제 얼마나 효과가 있나 알아봤는데요.

물티슈에 각각 1,000원, 990원의 값을 정한 후 가격표 아래에는 매수를 다르게, 작은 글씨로 적어놨습니다.

가격 차는 10원이지만 20장이라는 매수 차이가 있는 물티슈.

과연 소비자는 꼼꼼히 따져보고 선택할까요.

실험 결과, 시민들은 990원 물티슈를 훨씬 더 많이 선택했습니다.

<인터뷰> 김지연(서울시 마포구) : "같은 제품이라면 10원이라도 싼 게 훨씬 나은 것 같아서 990원을 선택했어요."

용량의 차이를 알아차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인터뷰> 이지훈(경기도 양주시) : "좀 화날 것 같아요. (매수를) 꼼꼼히 보는 소비자는 없을 테니까."

<인터뷰> 백은지(서울시 강서구) : "저런 것까지는 확인을 한 번도 안 해봤는데 (앞으로) 확인해봐야겠네요."

대형마트의 상술에 속지 않으려면 현명한 소비가 필요한데요.

장을 보러 가기 전, 제품 정보를 알아두는 게 좋습니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 사이트에서 가격 비교가 가능합니다.

단위 규격당 가격도 작은 글씨로 써 있지만 꼭 확인하고 구입하시기 바랍니다.

기업에서는 많이 살수록, 큰 걸 살수록 싸다는 소비자의 상식을 지켜야 하고, 소비자는 가격을 꼼꼼히 비교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KBS 뉴스 모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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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에 ‘9,900원’ 할인 상품이라더니…수상한 가격
    • 입력 2015-04-08 12:42:00
    • 수정2015-04-08 13: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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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른바 '1+1' 상품, 덤이 붙은 상품, 이런 것들은 나도 모르게 눈길이 가죠.

그런데 행사 상품들을 사는 게 꼭 이득일까요?

대형마트의 다양한 구매 행사 속에 숨겨진 상술, 모은희 기자가 분석해 봤습니다.

<리포트>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대형마트의 매력은 다양한 할인 행사와 덤으로 얹어주는 혜택이죠.

낱개로 산 것보다 더 경제적일 거란 생각에 묶음 상품에 먼저 손이 가기 마련입니다.

<녹취> "(묶음 상품은) 싸고, 양도 많고, 저렴해서 실용적일 것 같아요."

<녹취> "(제품이) 묶여 있으니까 아무래도 대용량으로 팔면 더 싸게 파는 것 같아서요."

과연 그럴까요?

마트 인기 상품 중 하나인 즉석밥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중량과 가격이 천차만별인데요.

<녹취> 마트 직원 : "묶음이 더 싸죠, 낱개보다는. 묶음 상품이 (싸죠.) 고객 위주로 하니까."

3개짜리 상품은 3,000원.

두 배, 6개짜리 묶음이라면 6,000원을 안 넘어야 하는데 7,600원이네요.

1,600원이나 더 비쌉니다.

통조림 햄은 어떨까요?

340그램짜리 한 묶음이 5,780원. 3개 묶음짜리로 고르면 오히려 260원 더 비싸집니다.

컵라면도 한개에 700원인데, 6개 묶음이 4,250원. 낱개로 사는 게 더 낫습니다.

<인터뷰> 김연화(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위원장) : "묶음 상품이 오히려 개별 상품보다 비싸게 나타나는 경우가 (생필품) 24개 품목 중에서 7개 품목으로 나타났습니다."

대용량 상품은 어떨까요. 고추장을 살펴보겠습니다.

500그램짜리 고추장 가격은 2,980원.

용량이 두 배로 많은 1킬로그램 고추장 가격은 6,780원으로, 500그램 고추장 두 개를 합한 것보다 820원이나 더 비쌉니다.

<인터뷰> 권희진(서울시 영등포구) : "어떻게 큰 걸 (돈을) 더 받을 수 있어요? 큰 용량은 용기값도 덜 들 텐데요."

<인터뷰> 박 현(인천시 연수구) : "당연히 기분 나쁘죠. 소비자를 조롱하는 것 같아요."

홈쇼핑이나 마트 등에서 990원으로 끝나는 가격에도 소비자의 심리를 이용한 마케팅 전략이 숨어 있습니다.

<인터뷰> 채정민(서울사이버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 : "40,000원짜리의 상품과 39,990원짜리의 상품이 있을 때, 우리는 맨 앞에 4와 3이라는 숫자의 차이에 더 민감하고 나머지 숫자에 대해서는 둔감하기 때문에 39,990원짜리의 상품이 훨씬 더 싸게 느껴지게 되겠죠."

실제 얼마나 효과가 있나 알아봤는데요.

물티슈에 각각 1,000원, 990원의 값을 정한 후 가격표 아래에는 매수를 다르게, 작은 글씨로 적어놨습니다.

가격 차는 10원이지만 20장이라는 매수 차이가 있는 물티슈.

과연 소비자는 꼼꼼히 따져보고 선택할까요.

실험 결과, 시민들은 990원 물티슈를 훨씬 더 많이 선택했습니다.

<인터뷰> 김지연(서울시 마포구) : "같은 제품이라면 10원이라도 싼 게 훨씬 나은 것 같아서 990원을 선택했어요."

용량의 차이를 알아차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인터뷰> 이지훈(경기도 양주시) : "좀 화날 것 같아요. (매수를) 꼼꼼히 보는 소비자는 없을 테니까."

<인터뷰> 백은지(서울시 강서구) : "저런 것까지는 확인을 한 번도 안 해봤는데 (앞으로) 확인해봐야겠네요."

대형마트의 상술에 속지 않으려면 현명한 소비가 필요한데요.

장을 보러 가기 전, 제품 정보를 알아두는 게 좋습니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 사이트에서 가격 비교가 가능합니다.

단위 규격당 가격도 작은 글씨로 써 있지만 꼭 확인하고 구입하시기 바랍니다.

기업에서는 많이 살수록, 큰 걸 살수록 싸다는 소비자의 상식을 지켜야 하고, 소비자는 가격을 꼼꼼히 비교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KBS 뉴스 모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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