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철두철미’ 절도 용의자…검거 단서는 ‘족구’

입력 2015.04.27 (08:30) 수정 2015.04.27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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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한 회사 사무실에 침입한 괴한이 금품을 훔쳐 달아나는 장면입니다.

이 남성, 최근까지 무려 백여 차례에 걸쳐 절도 행각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의 추적망을 용의주도하게 피해왔다는 이 남성.

외부 활동을 할 때는 교수 행세를 하며 이중생활을 해, 검거가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 용의자를 경찰은 어떻게 붙잡을 수 있었을까요?

단서는 바로 피의자가 너무나도 심취해 있었던 취미 활동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사연을 <뉴스 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16일, 경기도의 한 체육시설 족구장.

경비원 복장을 한 남성이 갑자기 나타나, 족구 동호회 회원 가운데 한 명을 제압합니다.

붙들린 동호회원은 국정원에 다니는 교수로 알려졌던 남성.

<녹취> 족구 동호회 회원(음성변조) : “국정원 무슨 대학원이라고 어디 근처 어디에 있다고 (했어요.) 의심이라든가 전혀 생각지도 못했어요.”

도대체 경비원은 왜 점잖은 교수님을 체포한 걸까?

알고 봤더니, 경비원은 잠복 중이었던 경찰관.

체포된 남성은 연쇄 절도 용의자였습니다.

동호회원들은 눈앞에서 벌어진 일을 믿을 수가 없었는데요.

<녹취> 족구 동호회 회원(음성변조) : “말썽도 없고 매너는 좋고. 놀랐죠. 사람이 보면 그런 사람이라는 생각이 전혀 안 들 정도로 그런 사람인데 당황하죠.”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13년부터 시작된 사무실 연쇄 절도 사건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지금 보시는 건, 지난해 7월, 서울 송파구에 한 건물에서 촬영된 CCTV 영상인데요, 모자를 쓴 괴한이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30분 정도 뒤 다시 나타나 사라집니다.

괴한이 들어갔다 나온 사무실에서는 현금 30만 원이 감쪽같이 사라졌습니다.

<녹취> 피해자(음성변조) : “그 때 이사 온 지 얼마 안 돼서 보안이 안 돼 있었거든요. (보안이) 허접하니까 들어와서 현금만 확인하고 현금만 갖고 바로 갔더라고요.”

지난 설 무렵. 서울 강남의 다른 사무실에서도 비슷한 절도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녹취> 배팔면(피해자) : “서랍 문이 열려있었어 요. 이게 왜 열려 있느냐고 닫았는데 조금 있다가 총무과 직원이 출근해서 전화 온 거예요. 금고가 털렸다는 거예요.“

금고는 뜯겨져 있고, 명절을 맞아 준비해뒀던 2,000만 원 가량의 상품권과 현금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녹취> 배팔면(피해자) : “금고만 딱 넘어뜨려서 위에서 부러뜨린 흔적이 있더라고요. 쇠로 빠루(노루발못뽑이)못 빼는 거 그걸로 제친 거예요.”

비슷한 사무실 절도 피해가 잇따르고 있는 상황.

하지만, 범인은 오리무중이었습니다.

단순히 빈 사무실을 노린 전문 금고 털이범의 소행으로만 추정될 뿐이었는데요.

그러던 어느 날, 우연찮게 범인의 단서가 발견됩니다.

<인터뷰> 박만수(팀장/서울 수서경찰서 강력2팀) : “범인이 작업하다가 장갑을 벗어 놓고 챙기지 않고 간 거예요. 그 장갑을 갖다가 (조사하니) 장갑 땀에서 DNA가 나온 겁니다.”

DNA를 조회한 결과, 동종 전과가 있는 40대 남성 김모 씨가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됐습니다.

이제 김 씨를 검거만 하면 되는 상황.

하지만 김 씨의 행방은 좀처럼 파악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박만수(팀장/서울 수서경찰서 강력2팀) : “철저하게 자기 신분 노출을 딱 긋고 노출을 안 시키니까 그런 방향이 절대 안 나오죠. “

가까운 지인을 만날때도, 대포폰을 이용하고, 약속장소를 미리 정하고 미행 여부까지 확인한 뒤에야 모습을 나타냈다는 용의자.

<인터뷰> 박만수(팀장/서울 수서경찰서 강력2팀) : “잠깐 켰다가 통화하고 꺼버리고 그래요. 메시지 들을 때 메시지 남겨놓고 전화해라 뭐 그럴 때 한 번 잠깐 켰다가 꺼버려요.”

설상 가상, 경찰이 자신을 추적하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챈 용의자는 아예 자취를 감춰버리게 됩니다.

가뜩이나 힘들었던 용의자 신원 확보는 이제 더 막막해진 상황.

그런데,,,

절망스러웠던 경찰에게, 정말 뜻밖의 단서 하나가 발견됩니다.

<인터뷰> 박만수(팀장/서울 수서경찰서 강력2팀 ): “족구 동호회 회원이었던 거예요. 회원들 사진을 한 번 보자. (사진을) 봐서 그 사진 속에 피의자가 나온 거죠.”

경찰의 추적을 철두철미하게 피해왔던 용의자.

그런데, 이런 와중에도 빼먹지 않은 활동이 있었습니다.

바로 족구.

<녹취> 족구 동호회 회원(음성변조) : “족구에 대해서는 진짜 열정적으로 하고. 전국대회에 이 사람은 일요일마다 나갔어요. 족구를 그만큼 엄청나게 좋아하니까…….

족구 동호회원들에게는 국정원에 다니는 교수로 자신을 소개했다는 김 씨.

<녹취> 족구 동호회 회원(음성변조) : “워낙 행실이 막 하거나 허튼짓하거나 그러지 않았으니까. 국정원 다니는 사람들이 비밀스러운 조직이기 때문에 물어보기도 그렇잖아요.”

실력이 출중했던 김 씨는 가명으로, 전국대회에 출전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녹취> 족구 동호회 회원(음성변조) : “(대회에서) 면허증이나 저기(신분증) 검사를 다 하거든요. 그런데 그게 정교하게 위조해놨으니까 알 수가 없는 거죠.”

이렇게 열정적인 족구광이었던 용의자.

경찰은 김 씨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족구 경기장에서 경비원으로 변장해 잠복했습니다.

그리고 닷새 뒤. 드디어 기다렸던 용의자의 모습이 나타나게 됩니다.

<인터뷰> 박만수(팀장/서울 수서경찰서 강력2팀) : “먹을 것도 사고 비닐을 준비해서 왔는데 그걸 땅바닥에 내치면서 완전히 자포자기하는 자세로 멍한 거죠. 어떻게 왔느냐고요.”

모든걸 체념한 듯, 경찰의 검거에 응한 김 씨.

경찰 조사 결과 김 씨는 최근까지 모두 백여 차례에 걸쳐, 4억 원 어치에 이르는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김 씨는 특이하게도 경비원이 있는 건물을 골라 범행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녹취> 김 모 씨(피의자) : “경비원이 있는 건물이 사람들이 좀 마음을 놓고 금고 속에 현금 같은 걸 놔두는 경우가 많거든요.”

범행에서부터 도주에 이르기까지, 이렇게 용의주도했던 피의자.

하지만, 그만둘 수 없었던 족구 때문에 결국, 덜미를 잡히게 됐습니다.

<인터뷰> 박만수(팀장/서울 수서경찰서 강력2팀) : “취미 생활이죠. 그리고 움직이려면 체력도 있어야 하고. ”

경찰은 김 씨에 대해 특수 절도 혐의를 적용해, 구속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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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철두철미’ 절도 용의자…검거 단서는 ‘족구’
    • 입력 2015-04-27 08:32:32
    • 수정2015-04-27 09:3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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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회사 사무실에 침입한 괴한이 금품을 훔쳐 달아나는 장면입니다.

이 남성, 최근까지 무려 백여 차례에 걸쳐 절도 행각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의 추적망을 용의주도하게 피해왔다는 이 남성.

외부 활동을 할 때는 교수 행세를 하며 이중생활을 해, 검거가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 용의자를 경찰은 어떻게 붙잡을 수 있었을까요?

단서는 바로 피의자가 너무나도 심취해 있었던 취미 활동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사연을 <뉴스 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16일, 경기도의 한 체육시설 족구장.

경비원 복장을 한 남성이 갑자기 나타나, 족구 동호회 회원 가운데 한 명을 제압합니다.

붙들린 동호회원은 국정원에 다니는 교수로 알려졌던 남성.

<녹취> 족구 동호회 회원(음성변조) : “국정원 무슨 대학원이라고 어디 근처 어디에 있다고 (했어요.) 의심이라든가 전혀 생각지도 못했어요.”

도대체 경비원은 왜 점잖은 교수님을 체포한 걸까?

알고 봤더니, 경비원은 잠복 중이었던 경찰관.

체포된 남성은 연쇄 절도 용의자였습니다.

동호회원들은 눈앞에서 벌어진 일을 믿을 수가 없었는데요.

<녹취> 족구 동호회 회원(음성변조) : “말썽도 없고 매너는 좋고. 놀랐죠. 사람이 보면 그런 사람이라는 생각이 전혀 안 들 정도로 그런 사람인데 당황하죠.”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13년부터 시작된 사무실 연쇄 절도 사건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지금 보시는 건, 지난해 7월, 서울 송파구에 한 건물에서 촬영된 CCTV 영상인데요, 모자를 쓴 괴한이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30분 정도 뒤 다시 나타나 사라집니다.

괴한이 들어갔다 나온 사무실에서는 현금 30만 원이 감쪽같이 사라졌습니다.

<녹취> 피해자(음성변조) : “그 때 이사 온 지 얼마 안 돼서 보안이 안 돼 있었거든요. (보안이) 허접하니까 들어와서 현금만 확인하고 현금만 갖고 바로 갔더라고요.”

지난 설 무렵. 서울 강남의 다른 사무실에서도 비슷한 절도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녹취> 배팔면(피해자) : “서랍 문이 열려있었어 요. 이게 왜 열려 있느냐고 닫았는데 조금 있다가 총무과 직원이 출근해서 전화 온 거예요. 금고가 털렸다는 거예요.“

금고는 뜯겨져 있고, 명절을 맞아 준비해뒀던 2,000만 원 가량의 상품권과 현금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녹취> 배팔면(피해자) : “금고만 딱 넘어뜨려서 위에서 부러뜨린 흔적이 있더라고요. 쇠로 빠루(노루발못뽑이)못 빼는 거 그걸로 제친 거예요.”

비슷한 사무실 절도 피해가 잇따르고 있는 상황.

하지만, 범인은 오리무중이었습니다.

단순히 빈 사무실을 노린 전문 금고 털이범의 소행으로만 추정될 뿐이었는데요.

그러던 어느 날, 우연찮게 범인의 단서가 발견됩니다.

<인터뷰> 박만수(팀장/서울 수서경찰서 강력2팀) : “범인이 작업하다가 장갑을 벗어 놓고 챙기지 않고 간 거예요. 그 장갑을 갖다가 (조사하니) 장갑 땀에서 DNA가 나온 겁니다.”

DNA를 조회한 결과, 동종 전과가 있는 40대 남성 김모 씨가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됐습니다.

이제 김 씨를 검거만 하면 되는 상황.

하지만 김 씨의 행방은 좀처럼 파악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박만수(팀장/서울 수서경찰서 강력2팀) : “철저하게 자기 신분 노출을 딱 긋고 노출을 안 시키니까 그런 방향이 절대 안 나오죠. “

가까운 지인을 만날때도, 대포폰을 이용하고, 약속장소를 미리 정하고 미행 여부까지 확인한 뒤에야 모습을 나타냈다는 용의자.

<인터뷰> 박만수(팀장/서울 수서경찰서 강력2팀) : “잠깐 켰다가 통화하고 꺼버리고 그래요. 메시지 들을 때 메시지 남겨놓고 전화해라 뭐 그럴 때 한 번 잠깐 켰다가 꺼버려요.”

설상 가상, 경찰이 자신을 추적하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챈 용의자는 아예 자취를 감춰버리게 됩니다.

가뜩이나 힘들었던 용의자 신원 확보는 이제 더 막막해진 상황.

그런데,,,

절망스러웠던 경찰에게, 정말 뜻밖의 단서 하나가 발견됩니다.

<인터뷰> 박만수(팀장/서울 수서경찰서 강력2팀 ): “족구 동호회 회원이었던 거예요. 회원들 사진을 한 번 보자. (사진을) 봐서 그 사진 속에 피의자가 나온 거죠.”

경찰의 추적을 철두철미하게 피해왔던 용의자.

그런데, 이런 와중에도 빼먹지 않은 활동이 있었습니다.

바로 족구.

<녹취> 족구 동호회 회원(음성변조) : “족구에 대해서는 진짜 열정적으로 하고. 전국대회에 이 사람은 일요일마다 나갔어요. 족구를 그만큼 엄청나게 좋아하니까…….

족구 동호회원들에게는 국정원에 다니는 교수로 자신을 소개했다는 김 씨.

<녹취> 족구 동호회 회원(음성변조) : “워낙 행실이 막 하거나 허튼짓하거나 그러지 않았으니까. 국정원 다니는 사람들이 비밀스러운 조직이기 때문에 물어보기도 그렇잖아요.”

실력이 출중했던 김 씨는 가명으로, 전국대회에 출전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녹취> 족구 동호회 회원(음성변조) : “(대회에서) 면허증이나 저기(신분증) 검사를 다 하거든요. 그런데 그게 정교하게 위조해놨으니까 알 수가 없는 거죠.”

이렇게 열정적인 족구광이었던 용의자.

경찰은 김 씨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족구 경기장에서 경비원으로 변장해 잠복했습니다.

그리고 닷새 뒤. 드디어 기다렸던 용의자의 모습이 나타나게 됩니다.

<인터뷰> 박만수(팀장/서울 수서경찰서 강력2팀) : “먹을 것도 사고 비닐을 준비해서 왔는데 그걸 땅바닥에 내치면서 완전히 자포자기하는 자세로 멍한 거죠. 어떻게 왔느냐고요.”

모든걸 체념한 듯, 경찰의 검거에 응한 김 씨.

경찰 조사 결과 김 씨는 최근까지 모두 백여 차례에 걸쳐, 4억 원 어치에 이르는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김 씨는 특이하게도 경비원이 있는 건물을 골라 범행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녹취> 김 모 씨(피의자) : “경비원이 있는 건물이 사람들이 좀 마음을 놓고 금고 속에 현금 같은 걸 놔두는 경우가 많거든요.”

범행에서부터 도주에 이르기까지, 이렇게 용의주도했던 피의자.

하지만, 그만둘 수 없었던 족구 때문에 결국, 덜미를 잡히게 됐습니다.

<인터뷰> 박만수(팀장/서울 수서경찰서 강력2팀) : “취미 생활이죠. 그리고 움직이려면 체력도 있어야 하고. ”

경찰은 김 씨에 대해 특수 절도 혐의를 적용해, 구속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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