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좀도둑 잡는 강력계 형사들
입력 2002.04.01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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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살인과 강도 같은 이른바 강력사건을 맡아야 할 강력반 형사들이 어찌된 일인지 요즘 백화점에 상주하면서 좀도둑 잡는 데 신경을 쓰고 있다고 합니다.
원종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발디딜 틈 없이 붐비는 서울의 한 백화점 할인매장입니다.
4시간 넘게 서성대던 두 남자가 어딘가로 황급히 달려갑니다.
매장에 진열된 물건을 훔친 도둑을 잡은 것입니다.
⊙인터뷰: 어 많네! 계산하고 가셔야지!
⊙기자: 도둑을 잡은 사람들은 다름아닌 경찰서 강력반 형사들입니다.
백화점 고객불편신고센터는 이처럼 형사들의 근무지가 돼버렸습니다.
좀도둑 잡으려고 상주하는 강력반 형사는 이 백화점만도 하루에 10명이 넘습니다.
심지어 관할 지역을 넘어 다른 지역 형사들이 원정 오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백화점 직원: 관내는 남대문인데 동대문, 종로, 서부, 청량리 경찰서에서 다 와요.
⊙기자: 실제로 지난달 이 경찰서 강력반이 잡은 백화점 좀도둑은 모두 18명.
전체 처리 사건 32건의 절반이 넘습니다.
관내에 백화점이 없는 이 경찰서 강력반도 지난달 처리사건 45건 가운데 17건이 백화점 절도입니다.
강력사건은 고작 5건입니다.
문제는 사건의 경중을 가리지 않고 검거실적만을 따지는 점수제 때문입니다.
형사 활동을 평가하는 점수표입니다.
강도 살인은 7점, 강도는 3점, 절도는 2점으로 되어 있습니다.
⊙강력반 형사: 강도를 죽어라고 밤새 잡아도 며칠 고생해 잡아도 그래봐야 3점이잖아요.
백화점에서 (도둑)한 명 잡으면 십몇 점인데 여죄가 있으면...
⊙기자: 그러니까 잡기 쉬운 좀도둑이 점수 따는 데는 훨씬 유리하다는 얘기입니다.
이러다 보니 강력사건은 뒷전이고 진급을 위해 백화점으로, 백화점으로 몰릴 수밖에 없습니다.
⊙강력반 형사: 진짜 범죄를 잡아야 할 사람들은 스트레스가 엄청나게 쌓여요.
⊙기자: 이제는 창피해 어디 가서 명함도 못 내민다는 강력반 형사들.
백화점 경비원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KBS뉴스 원종진입니다.
원종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발디딜 틈 없이 붐비는 서울의 한 백화점 할인매장입니다.
4시간 넘게 서성대던 두 남자가 어딘가로 황급히 달려갑니다.
매장에 진열된 물건을 훔친 도둑을 잡은 것입니다.
⊙인터뷰: 어 많네! 계산하고 가셔야지!
⊙기자: 도둑을 잡은 사람들은 다름아닌 경찰서 강력반 형사들입니다.
백화점 고객불편신고센터는 이처럼 형사들의 근무지가 돼버렸습니다.
좀도둑 잡으려고 상주하는 강력반 형사는 이 백화점만도 하루에 10명이 넘습니다.
심지어 관할 지역을 넘어 다른 지역 형사들이 원정 오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백화점 직원: 관내는 남대문인데 동대문, 종로, 서부, 청량리 경찰서에서 다 와요.
⊙기자: 실제로 지난달 이 경찰서 강력반이 잡은 백화점 좀도둑은 모두 18명.
전체 처리 사건 32건의 절반이 넘습니다.
관내에 백화점이 없는 이 경찰서 강력반도 지난달 처리사건 45건 가운데 17건이 백화점 절도입니다.
강력사건은 고작 5건입니다.
문제는 사건의 경중을 가리지 않고 검거실적만을 따지는 점수제 때문입니다.
형사 활동을 평가하는 점수표입니다.
강도 살인은 7점, 강도는 3점, 절도는 2점으로 되어 있습니다.
⊙강력반 형사: 강도를 죽어라고 밤새 잡아도 며칠 고생해 잡아도 그래봐야 3점이잖아요.
백화점에서 (도둑)한 명 잡으면 십몇 점인데 여죄가 있으면...
⊙기자: 그러니까 잡기 쉬운 좀도둑이 점수 따는 데는 훨씬 유리하다는 얘기입니다.
이러다 보니 강력사건은 뒷전이고 진급을 위해 백화점으로, 백화점으로 몰릴 수밖에 없습니다.
⊙강력반 형사: 진짜 범죄를 잡아야 할 사람들은 스트레스가 엄청나게 쌓여요.
⊙기자: 이제는 창피해 어디 가서 명함도 못 내민다는 강력반 형사들.
백화점 경비원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KBS뉴스 원종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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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화점 좀도둑 잡는 강력계 형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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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02-04-01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앵커: 살인과 강도 같은 이른바 강력사건을 맡아야 할 강력반 형사들이 어찌된 일인지 요즘 백화점에 상주하면서 좀도둑 잡는 데 신경을 쓰고 있다고 합니다.
원종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발디딜 틈 없이 붐비는 서울의 한 백화점 할인매장입니다.
4시간 넘게 서성대던 두 남자가 어딘가로 황급히 달려갑니다.
매장에 진열된 물건을 훔친 도둑을 잡은 것입니다.
⊙인터뷰: 어 많네! 계산하고 가셔야지!
⊙기자: 도둑을 잡은 사람들은 다름아닌 경찰서 강력반 형사들입니다.
백화점 고객불편신고센터는 이처럼 형사들의 근무지가 돼버렸습니다.
좀도둑 잡으려고 상주하는 강력반 형사는 이 백화점만도 하루에 10명이 넘습니다.
심지어 관할 지역을 넘어 다른 지역 형사들이 원정 오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백화점 직원: 관내는 남대문인데 동대문, 종로, 서부, 청량리 경찰서에서 다 와요.
⊙기자: 실제로 지난달 이 경찰서 강력반이 잡은 백화점 좀도둑은 모두 18명.
전체 처리 사건 32건의 절반이 넘습니다.
관내에 백화점이 없는 이 경찰서 강력반도 지난달 처리사건 45건 가운데 17건이 백화점 절도입니다.
강력사건은 고작 5건입니다.
문제는 사건의 경중을 가리지 않고 검거실적만을 따지는 점수제 때문입니다.
형사 활동을 평가하는 점수표입니다.
강도 살인은 7점, 강도는 3점, 절도는 2점으로 되어 있습니다.
⊙강력반 형사: 강도를 죽어라고 밤새 잡아도 며칠 고생해 잡아도 그래봐야 3점이잖아요.
백화점에서 (도둑)한 명 잡으면 십몇 점인데 여죄가 있으면...
⊙기자: 그러니까 잡기 쉬운 좀도둑이 점수 따는 데는 훨씬 유리하다는 얘기입니다.
이러다 보니 강력사건은 뒷전이고 진급을 위해 백화점으로, 백화점으로 몰릴 수밖에 없습니다.
⊙강력반 형사: 진짜 범죄를 잡아야 할 사람들은 스트레스가 엄청나게 쌓여요.
⊙기자: 이제는 창피해 어디 가서 명함도 못 내민다는 강력반 형사들.
백화점 경비원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KBS뉴스 원종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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