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급습’ 미 특수부대의 ‘IS 금고지기’ 사살 작전

입력 2015.05.17 (13:20) 수정 2015.05.1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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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밤 미국 특수부대 '델타포스' 요원들이 UH-60 블랙호크 헬리콥터와 수직이착륙기 V-22 오스프리에 나눠타고 이라크 기지를 출발, 시리아 동부 알아므르에 도착했다.

헬기에서 뛰어내린 요원들은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고위지도자인 아부 사야프가 머무는 것으로 알려진 건물 측면 벽을 폭파하고 들어가 마주친 IS 대원들을 교전 끝에 사살했다.

요원들은 이어 여자와 아이를 방패 삼아 저항하는 아부 사야프를 조준 사살하고, 역시 IS 조직원인 그의 아내 움 사야프를 생포했다. 이들 부부에게 노예로 잡혀있던 야디지족 출신 18세 여성은 구출해 집으로 돌려보냈다.



몇 시간의 작전을 마무리한 이들은 움 사야프를 데리고 출발지였던 이라크 기지에 16일 동틀 무렵 도착했다.

이날 작전에서 아부 사야프와 함께 IS 대원 10여 명이 사살됐으며, 미군이나 민간인의 희생은 전혀 없었다고 미국 국방부는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블랙호크에 박힌 총알 자국들만이 이날 교전에 따른 미군 측 손실 전부였다.

미군 특수부대가 IS를 대상으로 성공을 거둔 첫 지상작전이었다.

미 국방부의 설명대로라면 이번 작전은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부수적 피해 없이 목표물을 정확하게 격퇴했다는 점에서 미국의 정보력과 델타포스의 역량이 충분히 발휘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델타포스는 미국 육군의 특수 정예부대로, 정규군이 투입되기 힘든 상황에서 요인 암살이나 인질 구출 등의 특수임무를 수행한다.

지난 1984년 베네수엘라 여객기 인질 구출작전, 1989년 파나마 침공 미국인질 구출작전 등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IS에 억류돼 있던 미국인 기자 제임스 폴리를 구출하기 위해 투입됐다 실패하는 등 이번 IS와의 전쟁에서는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미국은 중앙정보국(CIA)과 국방부가 수집한 정보와 위성 이미지, 무인기 정찰,

감청 등을 이용해 지난 몇 주간 아부 사야프를 감시한 후 이번 작전을 수립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신뢰할 만한 정보라고 판단해 백악관 안보팀의 권고에 따라 작전을 승인했다.

당초 아부 사야프를 생포하는 것이 목표였지만, 그가 거세게 반격함에 따라 사살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육박전이 포함된 근거리 전투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은 "이번 작전으로 IS에 또다시 상당한 타격을 입혔다"고 자평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아부 사야프는 튀니지 국적으로, IS에서 석유와 가스 밀매 등 재정문제를 담당해온 인물이다. IS의 돈줄을 관리하는 '금고지기'이자 '석유 에미르(지도자)'로 불렸다.

로이터통신은 익명의 미국 당국자를 인용해 "아부 사야프는 IS의 최고재무책임자(CFO)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아부 사야프는 '검을 찬 사람'이라는 뜻으로 필리핀의 이슬람 무장단체 이름이기도 하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라크 관리를 인용해 그의 본명이 나빌 사딕 아부 살레 알자부리라고 밝혔다.

전직 미군 대령인 데릭 하비는 CNN 인터뷰에서 "이번 작전에서는 아부 사야프보다 그가 가진 기록을 입수하는 것이 더 중요했다"며 "IS가 일종의 사업체이고 세심하게 기록을 남기기 때문에 사야프의 가치는 매우 크다"고 말했다.

미국은 또 아부 사야프의 아내 움 사야프도 IS 조직원으로, IS의 테러 활동과 야지디족 등을 무더기 인신매매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은 연방수사국(FBI)이 주도하는 특별조사팀을 통해 움 사야프를 신문해 IS 인질 작전에 대한 정보를 추궁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들이 '중요한 인물'이라는 국방부의 설명과 달리 IS에 얼마나 타격을 줄 만한 인물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기도 한다.

실제로는 그는 지금까지 IS 고위 지도자 명단에 거의 이름이 등장하지 않았던 인물로 현상금도 걸려있지 않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한 테러 분석가는 아부 샤리프를 '알카포네(이탈리아 마피아 두목)의 회계원'으로 비유하며 금방 대체될 수 있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라크 관리와 서방 외교관들 사이에서는 "더 중요한 인물을 목표로 한 작전이었을지도 모른다"는 관측도 나온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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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밤의 급습’ 미 특수부대의 ‘IS 금고지기’ 사살 작전
    • 입력 2015-05-17 13:20:58
    • 수정2015-05-17 15:00:22
    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밤 미국 특수부대 '델타포스' 요원들이 UH-60 블랙호크 헬리콥터와 수직이착륙기 V-22 오스프리에 나눠타고 이라크 기지를 출발, 시리아 동부 알아므르에 도착했다.

헬기에서 뛰어내린 요원들은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고위지도자인 아부 사야프가 머무는 것으로 알려진 건물 측면 벽을 폭파하고 들어가 마주친 IS 대원들을 교전 끝에 사살했다.

요원들은 이어 여자와 아이를 방패 삼아 저항하는 아부 사야프를 조준 사살하고, 역시 IS 조직원인 그의 아내 움 사야프를 생포했다. 이들 부부에게 노예로 잡혀있던 야디지족 출신 18세 여성은 구출해 집으로 돌려보냈다.



몇 시간의 작전을 마무리한 이들은 움 사야프를 데리고 출발지였던 이라크 기지에 16일 동틀 무렵 도착했다.

이날 작전에서 아부 사야프와 함께 IS 대원 10여 명이 사살됐으며, 미군이나 민간인의 희생은 전혀 없었다고 미국 국방부는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블랙호크에 박힌 총알 자국들만이 이날 교전에 따른 미군 측 손실 전부였다.

미군 특수부대가 IS를 대상으로 성공을 거둔 첫 지상작전이었다.

미 국방부의 설명대로라면 이번 작전은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부수적 피해 없이 목표물을 정확하게 격퇴했다는 점에서 미국의 정보력과 델타포스의 역량이 충분히 발휘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델타포스는 미국 육군의 특수 정예부대로, 정규군이 투입되기 힘든 상황에서 요인 암살이나 인질 구출 등의 특수임무를 수행한다.

지난 1984년 베네수엘라 여객기 인질 구출작전, 1989년 파나마 침공 미국인질 구출작전 등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IS에 억류돼 있던 미국인 기자 제임스 폴리를 구출하기 위해 투입됐다 실패하는 등 이번 IS와의 전쟁에서는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미국은 중앙정보국(CIA)과 국방부가 수집한 정보와 위성 이미지, 무인기 정찰,

감청 등을 이용해 지난 몇 주간 아부 사야프를 감시한 후 이번 작전을 수립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신뢰할 만한 정보라고 판단해 백악관 안보팀의 권고에 따라 작전을 승인했다.

당초 아부 사야프를 생포하는 것이 목표였지만, 그가 거세게 반격함에 따라 사살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육박전이 포함된 근거리 전투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은 "이번 작전으로 IS에 또다시 상당한 타격을 입혔다"고 자평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아부 사야프는 튀니지 국적으로, IS에서 석유와 가스 밀매 등 재정문제를 담당해온 인물이다. IS의 돈줄을 관리하는 '금고지기'이자 '석유 에미르(지도자)'로 불렸다.

로이터통신은 익명의 미국 당국자를 인용해 "아부 사야프는 IS의 최고재무책임자(CFO)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아부 사야프는 '검을 찬 사람'이라는 뜻으로 필리핀의 이슬람 무장단체 이름이기도 하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라크 관리를 인용해 그의 본명이 나빌 사딕 아부 살레 알자부리라고 밝혔다.

전직 미군 대령인 데릭 하비는 CNN 인터뷰에서 "이번 작전에서는 아부 사야프보다 그가 가진 기록을 입수하는 것이 더 중요했다"며 "IS가 일종의 사업체이고 세심하게 기록을 남기기 때문에 사야프의 가치는 매우 크다"고 말했다.

미국은 또 아부 사야프의 아내 움 사야프도 IS 조직원으로, IS의 테러 활동과 야지디족 등을 무더기 인신매매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은 연방수사국(FBI)이 주도하는 특별조사팀을 통해 움 사야프를 신문해 IS 인질 작전에 대한 정보를 추궁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들이 '중요한 인물'이라는 국방부의 설명과 달리 IS에 얼마나 타격을 줄 만한 인물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기도 한다.

실제로는 그는 지금까지 IS 고위 지도자 명단에 거의 이름이 등장하지 않았던 인물로 현상금도 걸려있지 않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한 테러 분석가는 아부 샤리프를 '알카포네(이탈리아 마피아 두목)의 회계원'으로 비유하며 금방 대체될 수 있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라크 관리와 서방 외교관들 사이에서는 "더 중요한 인물을 목표로 한 작전이었을지도 모른다"는 관측도 나온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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