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질서 판치는 축구 경기장

입력 2002.04.11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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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월드컵 개막 이제 50일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아직도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이 적지 않은데 무엇보다도 개최국으로서 우리의 경기관람 태도가 걱정스럽습니다.
박진영 기자입니다.
⊙기자: 아디다스컵 대회가 열리고 있는 축구 경기장입니다.
잘 정돈된 녹색 그라운드 위에서 선수들의 공다툼이 치열합니다.
같은 시각, 관람석 여기저기에서는 거나한 술판이 벌어집니다.
맥주는 기본이고 종이컵에 소주를 부어마시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기자: 술 어떻게 갖고 들어오셨어요?
⊙관중: 감춰 가지고 몰래 가져왔죠.
⊙기자: 경기장 반입이 금지된 이런 술은 도대체 어디서 난 것일까? 관중석을 버젓이 누비고 다니는 판매원으로부터 구할 수 있습니다.
바로 이 경기장 매점의 직원들입니다.
황급히 달아나는 점원을 뒤쫓아 가 봤습니다.
⊙기자: 술 어디서 가져온 겁니까?
⊙경기장 관계자: 매점에서요.
전에는 없었는데...
⊙기자: 맥주는 팔 수 있나요?
⊙경기장 관계자: 안 되죠.
⊙기자: 매점 안을 들여다 봤습니다.
술이 잔뜩 진열돼 있습니다.
확인 결과 이 경기장 9개 매점 모두가 이렇게 술을 아예 내놓고 팔고 있습니다.
경기가 고조되면서 술취한 관중들의 행동도 갈수록 격해집니다.
문제는 술뿐이 아닙니다.
여기저기서 뿜어대는 담배연기에 모처럼 축구장을 찾은 관중들은 곤욕을 치릅니다.
⊙서정배: 오늘같은 경우에는 바람이 많이 흩날리다 보니까 저 앞쪽에도 담배 피우시는 분이 있는데 윗쪽으로 많이 날리니까 조금 불편한 게 있습니다.
⊙기자: 경기를 마치고 관중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관람석은 거대한 쓰레기장으로 변합니다.
종류도 각양각색인 쓰레기는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습니다.
⊙경기장 관리인: 망신이죠, 그건...
너나 할 것 없이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다 자기 얼굴에 이것은 정말 뭐 칠하는 거죠.
⊙기자: 쓰레기 중에는 이처럼 관중들이 마시고 버린 술병과 캔 등도 다량 발견됐습니다.
월드컵을 50일 앞둔 지금, 외국의 훌리건들을 걱정하기에 앞서 우리의 덜 성숙된 관람문화를 뒤돌아볼 때입니다.
KBS뉴스 박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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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질서 판치는 축구 경기장
    • 입력 2002-04-11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월드컵 개막 이제 50일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아직도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이 적지 않은데 무엇보다도 개최국으로서 우리의 경기관람 태도가 걱정스럽습니다. 박진영 기자입니다. ⊙기자: 아디다스컵 대회가 열리고 있는 축구 경기장입니다. 잘 정돈된 녹색 그라운드 위에서 선수들의 공다툼이 치열합니다. 같은 시각, 관람석 여기저기에서는 거나한 술판이 벌어집니다. 맥주는 기본이고 종이컵에 소주를 부어마시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기자: 술 어떻게 갖고 들어오셨어요? ⊙관중: 감춰 가지고 몰래 가져왔죠. ⊙기자: 경기장 반입이 금지된 이런 술은 도대체 어디서 난 것일까? 관중석을 버젓이 누비고 다니는 판매원으로부터 구할 수 있습니다. 바로 이 경기장 매점의 직원들입니다. 황급히 달아나는 점원을 뒤쫓아 가 봤습니다. ⊙기자: 술 어디서 가져온 겁니까? ⊙경기장 관계자: 매점에서요. 전에는 없었는데... ⊙기자: 맥주는 팔 수 있나요? ⊙경기장 관계자: 안 되죠. ⊙기자: 매점 안을 들여다 봤습니다. 술이 잔뜩 진열돼 있습니다. 확인 결과 이 경기장 9개 매점 모두가 이렇게 술을 아예 내놓고 팔고 있습니다. 경기가 고조되면서 술취한 관중들의 행동도 갈수록 격해집니다. 문제는 술뿐이 아닙니다. 여기저기서 뿜어대는 담배연기에 모처럼 축구장을 찾은 관중들은 곤욕을 치릅니다. ⊙서정배: 오늘같은 경우에는 바람이 많이 흩날리다 보니까 저 앞쪽에도 담배 피우시는 분이 있는데 윗쪽으로 많이 날리니까 조금 불편한 게 있습니다. ⊙기자: 경기를 마치고 관중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관람석은 거대한 쓰레기장으로 변합니다. 종류도 각양각색인 쓰레기는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습니다. ⊙경기장 관리인: 망신이죠, 그건... 너나 할 것 없이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다 자기 얼굴에 이것은 정말 뭐 칠하는 거죠. ⊙기자: 쓰레기 중에는 이처럼 관중들이 마시고 버린 술병과 캔 등도 다량 발견됐습니다. 월드컵을 50일 앞둔 지금, 외국의 훌리건들을 걱정하기에 앞서 우리의 덜 성숙된 관람문화를 뒤돌아볼 때입니다. KBS뉴스 박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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