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툭하면 정지…낡은 부품에 검사도 ‘찔끔’

입력 2015.06.30 (21:32) 수정 2015.06.30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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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급한 출근길에 예상치 않게 멈춰서는 지하철 때문에 낭패를 겪은 분들 적지 않은데요.

이유가 있었습니다.

전동차 부품의 상당수는 내구연한이 없고, 이에 따라 검사도 제대로 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홍성희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3월 서울 지하철 7호선 노원역.

전동차가 갑자기 멈춰 서 승객들이 모두 내려야 했습니다.

전력을 공급하는 보조 전원장치의 일부 부품이 불꽃을 일으키며 녹아내린 게 원인이었습니다.

해당 부품은 98년에 생산돼 14년간 썼지만 내구연한이 별도로 없다는 이유로 교체되지 않았던 겁니다.

전동차의 전체 교체 부품 중 내구연한이 설정된 건 1-4호선은 5.6%, 5-8호선은 8.2%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나머지는 고쳐 쓰거나 상황에 따라 교체하는 데 안전을 담보할 수 없습니다.

<인터뷰> 이승우(사회공공연구원 연구위원) : "철도는 고위험산업인 만큼 사후 정비가 아닌 예방 정비를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내구연한 설정 부품을 확대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부품 재고가 부족하면 정비 중인 전동차의 부품을 떼어 쓰기까지 합니다.

<녹취> 서울메트로 직원 : "10대가 있는데 8대 운용한다, 2대가 여유가 있지 않습니까? 그런 부분들을 활용해서 부품들을 수급하고..."

검사 주기가 늘어나 정비 품질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입니다.

실제로 5-8호선의 경우, 2008년에 비해 전동차 경정비는 7일, 중정비는 4년으로 늘었고 신호 점검 주기도 하루에서 7일로 늘었습니다.

지하철 노사와 서울시는 조만간 관련 대책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서울 지하철은 하루 7백만 명이 이용하고 서울과 수도권을 아우르는 교통 수단인 만큼 자치단체에만 맡겨둬서는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KBS 뉴스 홍성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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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하철 툭하면 정지…낡은 부품에 검사도 ‘찔끔’
    • 입력 2015-06-30 21:33:47
    • 수정2015-06-30 21:4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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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급한 출근길에 예상치 않게 멈춰서는 지하철 때문에 낭패를 겪은 분들 적지 않은데요.

이유가 있었습니다.

전동차 부품의 상당수는 내구연한이 없고, 이에 따라 검사도 제대로 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홍성희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3월 서울 지하철 7호선 노원역.

전동차가 갑자기 멈춰 서 승객들이 모두 내려야 했습니다.

전력을 공급하는 보조 전원장치의 일부 부품이 불꽃을 일으키며 녹아내린 게 원인이었습니다.

해당 부품은 98년에 생산돼 14년간 썼지만 내구연한이 별도로 없다는 이유로 교체되지 않았던 겁니다.

전동차의 전체 교체 부품 중 내구연한이 설정된 건 1-4호선은 5.6%, 5-8호선은 8.2%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나머지는 고쳐 쓰거나 상황에 따라 교체하는 데 안전을 담보할 수 없습니다.

<인터뷰> 이승우(사회공공연구원 연구위원) : "철도는 고위험산업인 만큼 사후 정비가 아닌 예방 정비를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내구연한 설정 부품을 확대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부품 재고가 부족하면 정비 중인 전동차의 부품을 떼어 쓰기까지 합니다.

<녹취> 서울메트로 직원 : "10대가 있는데 8대 운용한다, 2대가 여유가 있지 않습니까? 그런 부분들을 활용해서 부품들을 수급하고..."

검사 주기가 늘어나 정비 품질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입니다.

실제로 5-8호선의 경우, 2008년에 비해 전동차 경정비는 7일, 중정비는 4년으로 늘었고 신호 점검 주기도 하루에서 7일로 늘었습니다.

지하철 노사와 서울시는 조만간 관련 대책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서울 지하철은 하루 7백만 명이 이용하고 서울과 수도권을 아우르는 교통 수단인 만큼 자치단체에만 맡겨둬서는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KBS 뉴스 홍성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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