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나치전범’ 끝까지 추적…94세 노인 징역형

입력 2015.07.16 (21:04) 수정 2015.07.16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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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일본과 달리 2차대전의 같은 전범국가인 독일에선 최근 나치 시절 아우슈비츠에서 근무했던 90대 노인에게 징역 4년형이 선고됐습니다.

다시는 역사적 과오를 저지르지 않겠다며 종전 70년이 된 지금까지도 독일은 전범에 대한 단죄를 계속하고 있는 겁니다.

베를린 이민우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유대인 등 150만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아우슈비츠.

수용자들의 금품을 빼앗아 나치에 보낸 이 사람은, '아우슈비츠의 회계사'로 불리던 당시 스무살의 친위대원 오스카 그뢰닝입니다.

<인터뷰> 레온 쉬바르츠바움(생존자) : "나는 그를 용서할 수 없습니다. 그뢰닝은 아마도 부모님의 손가락에서 반지를 강탈했을 것입니다."

올해 나이 아흔 넷.

거동조차 불편한 그에게, 법원은 검찰 구형보다 많은 징역 4년을 선고했습니다.

희생된 영령 앞에서 평생 뉘우칠 의무가 있다는 게 선고 이유입니다.

<인터뷰> 프라우케 알버스(법원 대변인) : "유대인 재산 강탈과 30만명 살해에 관련된 행위를 판단해 살인공조죄에 준하는 형벌을 선고했습니다."

법정 진술을 통해, 그는 "아우슈비츠는 결코 협력해야 할 곳이 아니었다"며 뒤늦게 뉘우쳤지만, 법원은 학살에 직접 관여하지 않은 전범에게도 냉철한 심판을 내렸습니다.

<인터뷰> 코넬리우스 네스틀러(유족 변호사) : "이번 판결은 법의 역사를 새로 썼습니다. 아우슈비츠에 협력한 사람은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합니다."

독일 하나우에서도 친위대 경력의 또 다른 90대 노인이 학살 공조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나치 만행과 같은 역사적 과오를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겠다.

독일이, 끝없는 자기 반성과 단죄를 멈추지 않는 이유입니다.

베를린 홀로코스트 추모공원에서 KBS 뉴스 이민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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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일, ‘나치전범’ 끝까지 추적…94세 노인 징역형
    • 입력 2015-07-16 21:05:26
    • 수정2015-07-16 22:3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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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일본과 달리 2차대전의 같은 전범국가인 독일에선 최근 나치 시절 아우슈비츠에서 근무했던 90대 노인에게 징역 4년형이 선고됐습니다.

다시는 역사적 과오를 저지르지 않겠다며 종전 70년이 된 지금까지도 독일은 전범에 대한 단죄를 계속하고 있는 겁니다.

베를린 이민우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유대인 등 150만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아우슈비츠.

수용자들의 금품을 빼앗아 나치에 보낸 이 사람은, '아우슈비츠의 회계사'로 불리던 당시 스무살의 친위대원 오스카 그뢰닝입니다.

<인터뷰> 레온 쉬바르츠바움(생존자) : "나는 그를 용서할 수 없습니다. 그뢰닝은 아마도 부모님의 손가락에서 반지를 강탈했을 것입니다."

올해 나이 아흔 넷.

거동조차 불편한 그에게, 법원은 검찰 구형보다 많은 징역 4년을 선고했습니다.

희생된 영령 앞에서 평생 뉘우칠 의무가 있다는 게 선고 이유입니다.

<인터뷰> 프라우케 알버스(법원 대변인) : "유대인 재산 강탈과 30만명 살해에 관련된 행위를 판단해 살인공조죄에 준하는 형벌을 선고했습니다."

법정 진술을 통해, 그는 "아우슈비츠는 결코 협력해야 할 곳이 아니었다"며 뒤늦게 뉘우쳤지만, 법원은 학살에 직접 관여하지 않은 전범에게도 냉철한 심판을 내렸습니다.

<인터뷰> 코넬리우스 네스틀러(유족 변호사) : "이번 판결은 법의 역사를 새로 썼습니다. 아우슈비츠에 협력한 사람은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합니다."

독일 하나우에서도 친위대 경력의 또 다른 90대 노인이 학살 공조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나치 만행과 같은 역사적 과오를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겠다.

독일이, 끝없는 자기 반성과 단죄를 멈추지 않는 이유입니다.

베를린 홀로코스트 추모공원에서 KBS 뉴스 이민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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