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약 음료수 사건’ 진상 밝혀지나? 오늘 영장 심사

입력 2015.07.20 (12:05) 수정 2015.07.20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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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경북 상주시 공성면 금계1리.

조용했던 이 마을이 난데없는 독극물 사건으로 큰 충격에 빠진 지 일주일이 되갑니다.

초복이었던 지난 13일 주민 20여 명은 마을 회관에서 잔치를 벌였고 먹고 남은 사이다를 냉장고에 넣어 두게 됩니다.

문제가 터진 건다음날입니다.

할머니 일곱 분이 보통 때처럼 회관에 나오셨고, 남은 사이다를 보고 이 중 한 분을 제외한 여섯 분의 할머니가 나눠 마시게 된 겁니다.

사이다 속에 누군가 독극물을 탔을 거라곤 아무도 생각지 못했을 테니까요.

색깔이 다른 박카스 뚜껑으로 닫혀 있었지만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두 분이 숨을 거두셨고, 3명은 중태 나머지 한 명은 의식을 회복해 치료 중에 있습니다.

경찰은 당시 사이다를 마시지 않은 할머니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해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한 상탭니다.

구속 여부를 가리는 영장 실질 심사는 잠시 뒤 오후 1시반부터 열릴 예정인데요.

피의자와 가족들은 누명을 쓰고 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습니다.

정혜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경찰이 추가로 내놓은 증거는 박 씨의 옷과 전동 스쿠터입니다.

국과수 감정 결과 사건 당일 박 씨가 입었던 옷과 타고 다녔던 전동 스쿠터에서 '농약 사이다'의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습니다.

앞서 경찰은 마을회관에서 피해 할머니들이 마신 '농약 사이다'를 박 씨는 마시지 않은 점을 들어 박 씨를 의심해왔습니다.

또 박 씨의 집 안에서 발견한 자양강장제병과 농약병에서 '농약 사이다'와 같은 살충제 성분이 확인됐고, 추가 증거까지 나온 만큼 박 씨의 혐의가 뚜렷하다는 게 경찰의 입장입니다.

<인터뷰> 오금식(경북지방경찰청 강력계장) : "다른 것(증거)도 더 많이 있습니다. 더 있는데 다른 것은 현재 수사 진행 중이기 때문에 다 공개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박 씨와 가족들은 피해 할머니들의 입에서 나온 거품을 닦아주었기 때문에 살충제 성분이 옷과 전동 스쿠터에 묻었다고 주장하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습니다.

또한 경찰이 확보한 자양강장제 병과 농약병에서 박 씨의 지문이 묻지 않았다며, 살충제를 사용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이 모 씨(피의자 가족) : "지문도 안 나오고. 그 농약병을 실제로 사용한 사람이 누군가 그게 중요한 거 아니에요? 촌 마당에 누가 휙 던져놓으면 그만인 것이고."

경찰이 박씨의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살충제 투입 시점 등을 밝히지 못한 가운데 오늘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구속 여부가 가려집니다.

KBS 뉴스 정혜미입니다.

<앵커 멘트>

이번 사건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매년 크고 작은 독극물 사건이 발생하지만 범인을 찾지 못하고 미제로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2004년 대구에선 공원 의자에 놓인 음료수를 마신 60대 노숙자가 숨졌습니다.

음료에선 독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지만 사건은 10년 째 미궁에 빠져있습니다.

3년 뒤 영천의 전통시장에선 농약이 든 음료수에 시장 상인 2명이 숨졌습니다.

전남에선 비빔밥에, 충북에선 콩나물밥에 섞인 농약에, 사망자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일단 농약은 냄새나 색깔이 없어 다른 음식물과 섞이면 알아차리기 어렵습니다.

농약을 섞는 순간과 피해자들이 먹는 시점에 차이가 나는 '비접촉 범죄'의 특성상, 피해자가 범인을 알아채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요즘 웬만한 범죄는 CCTV가 결정적 역할을 하지만 이번 상주 사건의 경우 마을 회관에 CCTV가 없어 범행 시기로 추정되는 13일 밤부터 14일 낮 사이에 누가 드나들었는지 파악이 안됩니다.

때문에 잠시 뒤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서는 경찰과 피의자 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되구요 결과가 나오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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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약 음료수 사건’ 진상 밝혀지나? 오늘 영장 심사
    • 입력 2015-07-20 12:07:45
    • 수정2015-07-20 15:30:30
    뉴스 12
<앵커 멘트>

경북 상주시 공성면 금계1리.

조용했던 이 마을이 난데없는 독극물 사건으로 큰 충격에 빠진 지 일주일이 되갑니다.

초복이었던 지난 13일 주민 20여 명은 마을 회관에서 잔치를 벌였고 먹고 남은 사이다를 냉장고에 넣어 두게 됩니다.

문제가 터진 건다음날입니다.

할머니 일곱 분이 보통 때처럼 회관에 나오셨고, 남은 사이다를 보고 이 중 한 분을 제외한 여섯 분의 할머니가 나눠 마시게 된 겁니다.

사이다 속에 누군가 독극물을 탔을 거라곤 아무도 생각지 못했을 테니까요.

색깔이 다른 박카스 뚜껑으로 닫혀 있었지만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두 분이 숨을 거두셨고, 3명은 중태 나머지 한 명은 의식을 회복해 치료 중에 있습니다.

경찰은 당시 사이다를 마시지 않은 할머니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해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한 상탭니다.

구속 여부를 가리는 영장 실질 심사는 잠시 뒤 오후 1시반부터 열릴 예정인데요.

피의자와 가족들은 누명을 쓰고 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습니다.

정혜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경찰이 추가로 내놓은 증거는 박 씨의 옷과 전동 스쿠터입니다.

국과수 감정 결과 사건 당일 박 씨가 입었던 옷과 타고 다녔던 전동 스쿠터에서 '농약 사이다'의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습니다.

앞서 경찰은 마을회관에서 피해 할머니들이 마신 '농약 사이다'를 박 씨는 마시지 않은 점을 들어 박 씨를 의심해왔습니다.

또 박 씨의 집 안에서 발견한 자양강장제병과 농약병에서 '농약 사이다'와 같은 살충제 성분이 확인됐고, 추가 증거까지 나온 만큼 박 씨의 혐의가 뚜렷하다는 게 경찰의 입장입니다.

<인터뷰> 오금식(경북지방경찰청 강력계장) : "다른 것(증거)도 더 많이 있습니다. 더 있는데 다른 것은 현재 수사 진행 중이기 때문에 다 공개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박 씨와 가족들은 피해 할머니들의 입에서 나온 거품을 닦아주었기 때문에 살충제 성분이 옷과 전동 스쿠터에 묻었다고 주장하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습니다.

또한 경찰이 확보한 자양강장제 병과 농약병에서 박 씨의 지문이 묻지 않았다며, 살충제를 사용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이 모 씨(피의자 가족) : "지문도 안 나오고. 그 농약병을 실제로 사용한 사람이 누군가 그게 중요한 거 아니에요? 촌 마당에 누가 휙 던져놓으면 그만인 것이고."

경찰이 박씨의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살충제 투입 시점 등을 밝히지 못한 가운데 오늘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구속 여부가 가려집니다.

KBS 뉴스 정혜미입니다.

<앵커 멘트>

이번 사건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매년 크고 작은 독극물 사건이 발생하지만 범인을 찾지 못하고 미제로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2004년 대구에선 공원 의자에 놓인 음료수를 마신 60대 노숙자가 숨졌습니다.

음료에선 독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지만 사건은 10년 째 미궁에 빠져있습니다.

3년 뒤 영천의 전통시장에선 농약이 든 음료수에 시장 상인 2명이 숨졌습니다.

전남에선 비빔밥에, 충북에선 콩나물밥에 섞인 농약에, 사망자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일단 농약은 냄새나 색깔이 없어 다른 음식물과 섞이면 알아차리기 어렵습니다.

농약을 섞는 순간과 피해자들이 먹는 시점에 차이가 나는 '비접촉 범죄'의 특성상, 피해자가 범인을 알아채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요즘 웬만한 범죄는 CCTV가 결정적 역할을 하지만 이번 상주 사건의 경우 마을 회관에 CCTV가 없어 범행 시기로 추정되는 13일 밤부터 14일 낮 사이에 누가 드나들었는지 파악이 안됩니다.

때문에 잠시 뒤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서는 경찰과 피의자 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되구요 결과가 나오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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