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폭행 그 이후…‘상처의 늪’에 빠진 아이들

입력 2015.07.23 (21:40) 수정 2015.07.23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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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올 초 전국을 충격에 빠뜨렸던 어린이집 폭행·학대 사건들 기억하실 겁니다.

반년 가까이 지나면서 가해 교사들이 줄줄이 법의 심판을 받고 있는데요.

피해 어린이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임재성 기자가 밀착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오랜만의 극장 나들이가 시작부터 난관입니다.

입구부터 뒷걸음질 치는 아이.

<녹취> "안 무섭대. 아빠랑 같이 있잖아."

아무리 달래봐도 소용이 없습니다.

지난 2월 세상에 알려진 주먹 폭행 어린이집의 피해 어린이입니다.

어두운 곳에 공포를 느끼게 된 건 보육교사의 학대가 시작된 뒤부터입니다.

<녹취> 김OO(어린이집 폭행 피해자) : "(캄캄한 데가 싫어요?) 네, 거기 나쁜 선생님 있는 데잖아요."

같은 어린이집에서 상습 폭행을 당했던 여동생은 상태가 더 심각합니다.

<녹취> "저리 가라 나쁜 꿈아! (엄마~~)"

엄마가 직장까지 그만두고 돌보고 있지만, 아이들은 외부와의 접촉을 극도로 꺼리고 있습니다.

<녹취> 피해 어린이 보호자(음성변조) : "오롯이 부모에 의해서 그 어린이집을 간 거 잖아요. 애들이 아파하는 동안 그걸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거죠."

요즘 오빠는 '폭력적' 성향을, 여동생은 두세 살 아이 같은 '퇴행적'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자치단체의 치료 지원도 거의 끝나, 앞으로는 치료비까지 고스란히 부모가 감당해야 합니다.

<인터뷰> 정은숙(심리치료센터 소장) : "어른하고는 다르죠. 그래서 (치료가) 더 오래 걸리고, 그리고 만약에 잘못될 경우 에는 뇌 발달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 아이들의 가해교사는 최근 법원으로부터 징역 9개월을, 원장은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아이들이 다시 세상으로 나오기까지 견뎌내야 할 시간은 그보다 훨씬 더 길고, 힘들지 모릅니다.

KBS 뉴스 임재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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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집 폭행 그 이후…‘상처의 늪’에 빠진 아이들
    • 입력 2015-07-23 21:40:56
    • 수정2015-07-23 22: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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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올 초 전국을 충격에 빠뜨렸던 어린이집 폭행·학대 사건들 기억하실 겁니다.

반년 가까이 지나면서 가해 교사들이 줄줄이 법의 심판을 받고 있는데요.

피해 어린이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임재성 기자가 밀착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오랜만의 극장 나들이가 시작부터 난관입니다.

입구부터 뒷걸음질 치는 아이.

<녹취> "안 무섭대. 아빠랑 같이 있잖아."

아무리 달래봐도 소용이 없습니다.

지난 2월 세상에 알려진 주먹 폭행 어린이집의 피해 어린이입니다.

어두운 곳에 공포를 느끼게 된 건 보육교사의 학대가 시작된 뒤부터입니다.

<녹취> 김OO(어린이집 폭행 피해자) : "(캄캄한 데가 싫어요?) 네, 거기 나쁜 선생님 있는 데잖아요."

같은 어린이집에서 상습 폭행을 당했던 여동생은 상태가 더 심각합니다.

<녹취> "저리 가라 나쁜 꿈아! (엄마~~)"

엄마가 직장까지 그만두고 돌보고 있지만, 아이들은 외부와의 접촉을 극도로 꺼리고 있습니다.

<녹취> 피해 어린이 보호자(음성변조) : "오롯이 부모에 의해서 그 어린이집을 간 거 잖아요. 애들이 아파하는 동안 그걸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거죠."

요즘 오빠는 '폭력적' 성향을, 여동생은 두세 살 아이 같은 '퇴행적'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자치단체의 치료 지원도 거의 끝나, 앞으로는 치료비까지 고스란히 부모가 감당해야 합니다.

<인터뷰> 정은숙(심리치료센터 소장) : "어른하고는 다르죠. 그래서 (치료가) 더 오래 걸리고, 그리고 만약에 잘못될 경우 에는 뇌 발달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 아이들의 가해교사는 최근 법원으로부터 징역 9개월을, 원장은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아이들이 다시 세상으로 나오기까지 견뎌내야 할 시간은 그보다 훨씬 더 길고, 힘들지 모릅니다.

KBS 뉴스 임재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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