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물놀이 사고 ‘방심이 주범’…안전하게 즐기려면?

입력 2015.07.28 (21:20) 수정 2015.07.28 (22:1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지난달, 경남 밀양에서 일어난 제트스키 전복 사고 현장입니다.

이 사고로 아버지와 딸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지난 주말엔 충북 음성에서 낚시하던 주민 2명이 실종됐다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물놀이 사망 사고는 절반 정도가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인 이맘때, 특히 7월 말에서 8월 초 사이에 집중됩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지난 15일부터 다음 달 17일까지 한 달 동안 물놀이 안전 사고를 집중 관리하기로 했는데요.

그렇다면 시민들은 안전하게 물놀이를 즐기고 있을까요?

윤봄이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물놀이 현장 직접 점검해보니…▼

<리포트>

피서철을 맞아 해수욕장마다 사람들로 붐빕니다.

튜브를 타고, 수영도 하며, 물놀이를 즐깁니다.

종종 아찔한 상황도 연출됩니다.

부표로 안전선을 표시해도 무시하기 일쑤입니다.

높은 파도가 치는데도 안전 장비 없이 깊은 곳에 들어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녹취>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은 사람이 있는가봐요. 제지하면 할수록 다른 데 볼 때 멀리 나갔다 들어오고.."

해가 진 뒤 상황은 더 위험해 보입니다.

물가에서 술을 마시는가 하면, 안전 요원이 없는 시간에 바다에 뛰어들기도 합니다.

이 해수욕장은 안전 상의 이유로 저녁 6시 반부터 입수를 제한하고 있지만, 곳곳에서 물에 뛰어드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녹취> "의외로 안 깊어요. 진짜 안 깊어요, 들어가 보면 알아요. 안이 더 따뜻해요."

계곡에서도 위험한 물놀이가 목격됩니다.

구명조끼도 없이 깊은 물에 들어가기도 하고, 미끄러운 바위 위에서 뛰어내리기도 합니다.

물놀이 사망 사고의 60% 이상은 음주 수영과 안전 부주의 때문에 일어났습니다.

특히 수영하는 사람이 가장 많고, 점심 식사 후 나른해지는 오후 2시부터 4시 사이에 사고가 집중됐고, 사망자 가운데는 10대가 32%로 가장 많았습니다.

▼안전요원 없는 강·계곡이 훨씬 위험!▼

<기자 멘트>

파도가 치는 바다보단, 이런 강가가 좀 더 안전해 보이죠?

하지만, 강가에서 다슬기를 잡거나 물놀이를 하다 사고가 났다는 소식 종종 접하셨을 겁니다.

강 속을 한번 들여다볼까요?

강 가장자리는 수심이 1미터 정도로 얕지만, 물살이 빨라지는 곳은 갑자기 절벽처럼 훅 꺼집니다.

어디가 깊은지 잘 가늠이 안 되는 데다 바닥에 이끼까지 끼면 미끄러지기도 쉽습니다.

이런 위험 요인들 때문에 지난 6년 간 물놀이 사망 사고의 70%는 강과 계곡에서 일어났습니다.

강이나 계곡은 안전 관련 법령도 미비해 안전요원이 없는 건 물론, 안전시설도 허술합니다.

우선, 수심이 깊어지는 지점에 위험을 알리는 부표나 경고 표지를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한시가 급한 구명 장비가 먼 곳에 있고, 구명환은 사용이 불가능할 정도로 낡았습니다.

사고가 상대적으로 적은 해수욕장도 안심할 수 없습니다.

지난해부터 안전 관리 업무를 자치단체들이 맡게 됐는데 예산 부족으로 안전 요원과 장비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놀이 사고를 막으려면, 시민들의 안전 의식을 높이고, 제도도 단단히 정비해야 합니다.

이지윤 기자입니다.

▼체험교육으로 익히고, 점검으로 예방!▼

<리포트>

<녹취>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구조 대원이 강물에 빠진 상황을 연출하며 도움을 요청합니다.

하지만 어린이들은 지켜보기만 할 뿐 어쩔 줄을 몰라 합니다.

<녹취> "어..일단 방법을 생각해 봐야..."

물놀이 사고 대처법을 배운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반면 미리 안전 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즉각 구조에 나섭니다.

밧줄로 묶은 페트병을 물에 빠진 사람을 향해 던져 구조해 냅니다.

<인터뷰> 배서윤(경기도 성남시) : "예전에는 물놀이가 노는 거라고만 생각했는데..페트병이나 옆에 있는 튜브 같은 걸로 사람들을 구할 수 있는 걸 배웠어요."

체험 위주의 안전 교육이 확대되면서 지난해 물놀이 사망 사고는 5년 전의 3분의 1로 줄었습니다.

올해도 지난 5월부터 전국의 학생 2만 8천여 명이 물놀이 사고 예방 교육을 받았습니다.

<인터뷰> 김만조(순경/평택 해양경비안전서) : "여름방학이 다가오니까요. 초등학교 아이들이 조금 더 안전하게 물놀이를 할 수 있게끔 준비를 시켜주고 있습니다."

물놀이 사고 예방을 위해선 위험 요소에 대한 사전 점검도 중요합니다.

정부는 전국 해수욕장과 계곡 등 1600여 곳에 전담 관리자를 지정하고, 안전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처벌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성과를 높이기 위해선 일선 자치단체들이 충분한 안전 관리 예산을 확보하도록 하는 방안도 강구돼야 합니다.

KBS 뉴스 이지윤입니다.

[연관 기사]

☞ [건강한 레포츠] 거친 물살을 헤쳐라! 짜릿한 래프팅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이슈&뉴스] 물놀이 사고 ‘방심이 주범’…안전하게 즐기려면?
    • 입력 2015-07-28 21:24:26
    • 수정2015-07-28 22:19:18
    뉴스 9
<앵커 멘트>

지난달, 경남 밀양에서 일어난 제트스키 전복 사고 현장입니다.

이 사고로 아버지와 딸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지난 주말엔 충북 음성에서 낚시하던 주민 2명이 실종됐다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물놀이 사망 사고는 절반 정도가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인 이맘때, 특히 7월 말에서 8월 초 사이에 집중됩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지난 15일부터 다음 달 17일까지 한 달 동안 물놀이 안전 사고를 집중 관리하기로 했는데요.

그렇다면 시민들은 안전하게 물놀이를 즐기고 있을까요?

윤봄이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물놀이 현장 직접 점검해보니…▼

<리포트>

피서철을 맞아 해수욕장마다 사람들로 붐빕니다.

튜브를 타고, 수영도 하며, 물놀이를 즐깁니다.

종종 아찔한 상황도 연출됩니다.

부표로 안전선을 표시해도 무시하기 일쑤입니다.

높은 파도가 치는데도 안전 장비 없이 깊은 곳에 들어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녹취>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은 사람이 있는가봐요. 제지하면 할수록 다른 데 볼 때 멀리 나갔다 들어오고.."

해가 진 뒤 상황은 더 위험해 보입니다.

물가에서 술을 마시는가 하면, 안전 요원이 없는 시간에 바다에 뛰어들기도 합니다.

이 해수욕장은 안전 상의 이유로 저녁 6시 반부터 입수를 제한하고 있지만, 곳곳에서 물에 뛰어드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녹취> "의외로 안 깊어요. 진짜 안 깊어요, 들어가 보면 알아요. 안이 더 따뜻해요."

계곡에서도 위험한 물놀이가 목격됩니다.

구명조끼도 없이 깊은 물에 들어가기도 하고, 미끄러운 바위 위에서 뛰어내리기도 합니다.

물놀이 사망 사고의 60% 이상은 음주 수영과 안전 부주의 때문에 일어났습니다.

특히 수영하는 사람이 가장 많고, 점심 식사 후 나른해지는 오후 2시부터 4시 사이에 사고가 집중됐고, 사망자 가운데는 10대가 32%로 가장 많았습니다.

▼안전요원 없는 강·계곡이 훨씬 위험!▼

<기자 멘트>

파도가 치는 바다보단, 이런 강가가 좀 더 안전해 보이죠?

하지만, 강가에서 다슬기를 잡거나 물놀이를 하다 사고가 났다는 소식 종종 접하셨을 겁니다.

강 속을 한번 들여다볼까요?

강 가장자리는 수심이 1미터 정도로 얕지만, 물살이 빨라지는 곳은 갑자기 절벽처럼 훅 꺼집니다.

어디가 깊은지 잘 가늠이 안 되는 데다 바닥에 이끼까지 끼면 미끄러지기도 쉽습니다.

이런 위험 요인들 때문에 지난 6년 간 물놀이 사망 사고의 70%는 강과 계곡에서 일어났습니다.

강이나 계곡은 안전 관련 법령도 미비해 안전요원이 없는 건 물론, 안전시설도 허술합니다.

우선, 수심이 깊어지는 지점에 위험을 알리는 부표나 경고 표지를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한시가 급한 구명 장비가 먼 곳에 있고, 구명환은 사용이 불가능할 정도로 낡았습니다.

사고가 상대적으로 적은 해수욕장도 안심할 수 없습니다.

지난해부터 안전 관리 업무를 자치단체들이 맡게 됐는데 예산 부족으로 안전 요원과 장비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놀이 사고를 막으려면, 시민들의 안전 의식을 높이고, 제도도 단단히 정비해야 합니다.

이지윤 기자입니다.

▼체험교육으로 익히고, 점검으로 예방!▼

<리포트>

<녹취>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구조 대원이 강물에 빠진 상황을 연출하며 도움을 요청합니다.

하지만 어린이들은 지켜보기만 할 뿐 어쩔 줄을 몰라 합니다.

<녹취> "어..일단 방법을 생각해 봐야..."

물놀이 사고 대처법을 배운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반면 미리 안전 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즉각 구조에 나섭니다.

밧줄로 묶은 페트병을 물에 빠진 사람을 향해 던져 구조해 냅니다.

<인터뷰> 배서윤(경기도 성남시) : "예전에는 물놀이가 노는 거라고만 생각했는데..페트병이나 옆에 있는 튜브 같은 걸로 사람들을 구할 수 있는 걸 배웠어요."

체험 위주의 안전 교육이 확대되면서 지난해 물놀이 사망 사고는 5년 전의 3분의 1로 줄었습니다.

올해도 지난 5월부터 전국의 학생 2만 8천여 명이 물놀이 사고 예방 교육을 받았습니다.

<인터뷰> 김만조(순경/평택 해양경비안전서) : "여름방학이 다가오니까요. 초등학교 아이들이 조금 더 안전하게 물놀이를 할 수 있게끔 준비를 시켜주고 있습니다."

물놀이 사고 예방을 위해선 위험 요소에 대한 사전 점검도 중요합니다.

정부는 전국 해수욕장과 계곡 등 1600여 곳에 전담 관리자를 지정하고, 안전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처벌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성과를 높이기 위해선 일선 자치단체들이 충분한 안전 관리 예산을 확보하도록 하는 방안도 강구돼야 합니다.

KBS 뉴스 이지윤입니다.

[연관 기사]

☞ [건강한 레포츠] 거친 물살을 헤쳐라! 짜릿한 래프팅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