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뉴스 따라잡기] 시골 홀로 사는 할머니 노린 강도, 알고보니…
입력 2015.07.31 (08:33) 수정 2015.07.31 (16:32) 아침뉴스타임
<기자 멘트>
시골에 홀로 사는 할머니만 골라 강절도 행각을 벌여온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범행 건수가 무려 40여 건에 이르는데요,
물건을 훔치고 돈을 빼앗는 것을 넘어, 힘없는 할머니들을 무자비하게 폭행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더 뜻밖인 건, 피의자가 평범한 대학생이었다는 겁니다.
멀쩡한 대학생이 대체 왜 이런 일을 벌인 걸까요?
뉴스 따라잡기에서 따라가보겠습니다.
<리포트>
경북 경산에 위치한 한적한 농촌 마을.
어찌 된 영문인지 만나는 할머니마다 극도의 불안감을 호소합니다.
<녹취> 마을 할머니(음성변조) : "겁나요."
<녹취> 마을 할머니(음성변조) : "문도 열어놓고 못 잤어요. 불안해서……."
<녹취> 마을 할머니(음성변조) : "무서워서 이사 가고 없어요."
평화롭던 시골 마을에 대체 무슨 일이 생긴걸까?
<인터뷰> 이명희(팀장/경북 경산경찰서 형사3팀) : "1년 전쯤이었으니까 14년 9월 초부터 범행을 시작했던 것 같아요. 농촌의 연세가 많은 할머님이 혼자 거주하는 그런 지역을 범행 대상 지역으로……."
시골에 홀로 사는 할머니만 노린 범죄.
수법은 이랬습니다.
인적이 뜸한 새벽시간대, 담을 넘어 집안에 침입하는 괴한.
<인터뷰> 이명희(팀장/경북 경산경찰서 형사3팀) : "담을 넘어가서 창가에 귀를 대보고 남자 소리가 나는지 판별하고 남자가 없다 싶으면 범행을 해왔습니다."
처음 훔쳐간 건, 고작해야 라면이나 커피 같은 생활용품이었습니다.
<녹취> 피해 할머니(음성변조) : "라면도 가져가고……."
<녹취> 피해 할머니(음성변조) : "커피 사다 놓은 그거 가져가고……."
그런데, 언제부턴가 범인의 행동이 과격해지기 시작합니다.
<인터뷰> 이명희(팀장/경북 경산경찰서 형사3팀) : "처음엔 할머님 몰래 생필품만, 라면이나 커피라든지 심지어는 음료수도 갖고 그렇게 하다가 할머님을 깨워서 ‘돈이 어딨느냐? 돈을 내놔라.’ 강도로 변질됐습니다."
물건만 훔쳐 나오던 좀도둑에서 흉기를 든 강도로 돌변한 겁니다.
취재팀은 당시 강도 피해를 입은 할머니를 직접 만나봤습니다.
<녹취> 피해 할머니(음성변조) : "(새벽) 3시 좀 됐을 거예요. 방에서 자는데 소리가 나더라고 그래서 내가 ‘우리 아들이 전화도 없이 왜 왔나?’ 하니까 (괴한이) 입 닫으라고"
집에 들어와 다짜고짜 돈을 요구하는 괴한.
<녹취> 피해 할머니(음성변조) : "왜? 이렇게 하니까 ‘할미, 현금 어딨나? 현금 어딨나?’ (그래서) 네 줄 돈이 어딨느냐 내가 그렇게 했지."
돈이 없다고 하자, 급기야 고령의 노인을 폭행하기 시작합니다.
<녹취> 피해 할머니(음성변조) : "이불 갖다가 푹 덮어씌워서 자꾸 운동화 신은 발로 차고 그러데. 무섭고 벌벌 떨려서……."
폭행을 당한 할머니는 온몸에 타박상과 함께 갈비뼈에 금이 가는 큰 부상을 입었습니다.
<녹취> 피해 할머니(음성변조) : "여기 이만큼 새카맣게 멍이 들어서 새카맣게 부어올라서, 갈비뼈 금 났다고 하더라."
할머니를 이렇게 폭행한 괴한이 빼앗아간 건 휴대전화와 식탁 위에 있던 커피 몇 봉이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피해자가 한둘이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인근에 사는 또 다른 피해자를 만나봤습니다.
<녹취> 피해 할머니(음성변조) : "배 위에 뭐가 올라앉았더라고 흉기를 하얀 걸 끄집어내고 뭐야 목을 조르는 거예요. 칼 보고 겁이 나서……."
이젠 아예 흉기까지 들이대며 피해자들을 위협했습니다.
할머니의 이불에는 폭행 당시에 묻었던 핏자국이 그대로 남아있었습니다.
<녹취> 피해 할머니(음성변조) : '(여기는 왜 멍들었어요?) 다 나았어요. 어이구 내 참, 나 혼자 그래가지고…… 생각하니 눈물이 나네요. 뼈가 지금 저릿저릿 손도 못 댔어요."
힘없는 노인들의 돈을 빼앗고 폭력을 서슴지 않는 괴한.
평화롭던 농촌 마을은 흉흉하다 못해 공포스럽게까지 변했습니다.
아예 정든 고향을 등지고 이사를 하는 할머니까지 생겨났을 정돕니다.
<녹취> 마을 주민(음성변조) : "(왜 이사하셨어요?) 뭐 겁나니까, 도둑 들어온다고 겁나니까. (못 살겠다 하시던가요?) 네."
신고를 접한 경찰은 용의자의 뒤를 계속 추적했지만,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인터뷰> 이명희(팀장/경산경찰서 형사3팀) : "시골 지역에서는 범행이 발생하면 실제로 찾기가 참 어렵습니다. CCTV라든지 현장에서 나오는 증거를 가지고 수사를 하는데 시골에는 그게 참 어렵습니다."
그래도 결정적 단서는 CCTV에서 나왔습니다.
한동안 어려움을 거듭하던 수사는 마을 근처에서 찍힌 CCTV 한 장면으로 실마리가 풀리게 됩니다.
바로 이 장면.
우산을 쓴 마른 체구의 남성이 다리에 부목을 댄 채 불편하게 걷는 모습입니다.
경찰은 직감적으로 뭔가 수상하다는 걸 느꼈다고 합니다.
<인터뷰> 이명희(팀장/경산경찰서 형사3팀) : "수법이 담을 뛰어넘어가는 수법이기 때문에 다리를 다친 걸 보고 담 뛰어넘어가다가 다리를 다치지 않았을까……."
경찰은 수상한 남성이 다리를 치료받았을 법한 병원을 뒤졌습니다.
<인터뷰> 이명희(팀장/경산경찰서 형사3팀) : "우리가 부목 댄 사람은 이제 우리 관내 병원에서 치료하지 않았을까 이렇게 생각해서 계속 추적해서 용의자로 특성 해서."
수사망을 좁혀간 경찰은 지난 21일, 사건의 피의자로 20대 남성 이 모씨를 검거했습니다.
그런데 잡고 보니, 이 씨는 뜻밖에도 평범한 대학생이었습니다.
<인터뷰> 이명희(팀장/경산경찰서 형사3팀) : "대학교에 다니다가 4학년쯤에 부모님하고 진로 문제로 대화가 잘 안 되니까 당시 휴학을 하고 부모한테 경제적인 지원이 없다 보니까"
왜소한 체구 때문에 일자리를 구하기가 어려웠다는 피의자.
결국, 눈을 돌린 건, 자신보다 더 약한 농촌 할머니들이었습니다.
<인터뷰> 이명희(팀장/경산경찰서 형사3팀) : "‘돈에 눈이 멀어서 이성을 잃은 것 같습니다.’ 자기도 범행하고 나서는 ‘내가 왜 이렇게 심하게 했는지 모르겠다.’ 하면서 후회를 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인터뷰> 염건령(선임연구위원/한국범죄학연구소) : "처음에는 경미한 범죄로 시작했다가 시간이 가면서 자신감이 붙으면서 강력범죄로 발전하는 경우가 되게 많거든요. 일반적인 범죄 진화의 과정을 보이지 않나 이렇게 생각이 듭니다."
경찰이 확인한 이 씨의 강절도 행각은 모두 40여 차례.
경찰은 이 씨에 대해 강도 상해 등의 혐의를 적용해 구속했습니다.
시골에 홀로 사는 할머니만 골라 강절도 행각을 벌여온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범행 건수가 무려 40여 건에 이르는데요,
물건을 훔치고 돈을 빼앗는 것을 넘어, 힘없는 할머니들을 무자비하게 폭행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더 뜻밖인 건, 피의자가 평범한 대학생이었다는 겁니다.
멀쩡한 대학생이 대체 왜 이런 일을 벌인 걸까요?
뉴스 따라잡기에서 따라가보겠습니다.
<리포트>
경북 경산에 위치한 한적한 농촌 마을.
어찌 된 영문인지 만나는 할머니마다 극도의 불안감을 호소합니다.
<녹취> 마을 할머니(음성변조) : "겁나요."
<녹취> 마을 할머니(음성변조) : "문도 열어놓고 못 잤어요. 불안해서……."
<녹취> 마을 할머니(음성변조) : "무서워서 이사 가고 없어요."
평화롭던 시골 마을에 대체 무슨 일이 생긴걸까?
<인터뷰> 이명희(팀장/경북 경산경찰서 형사3팀) : "1년 전쯤이었으니까 14년 9월 초부터 범행을 시작했던 것 같아요. 농촌의 연세가 많은 할머님이 혼자 거주하는 그런 지역을 범행 대상 지역으로……."
시골에 홀로 사는 할머니만 노린 범죄.
수법은 이랬습니다.
인적이 뜸한 새벽시간대, 담을 넘어 집안에 침입하는 괴한.
<인터뷰> 이명희(팀장/경북 경산경찰서 형사3팀) : "담을 넘어가서 창가에 귀를 대보고 남자 소리가 나는지 판별하고 남자가 없다 싶으면 범행을 해왔습니다."
처음 훔쳐간 건, 고작해야 라면이나 커피 같은 생활용품이었습니다.
<녹취> 피해 할머니(음성변조) : "라면도 가져가고……."
<녹취> 피해 할머니(음성변조) : "커피 사다 놓은 그거 가져가고……."
그런데, 언제부턴가 범인의 행동이 과격해지기 시작합니다.
<인터뷰> 이명희(팀장/경북 경산경찰서 형사3팀) : "처음엔 할머님 몰래 생필품만, 라면이나 커피라든지 심지어는 음료수도 갖고 그렇게 하다가 할머님을 깨워서 ‘돈이 어딨느냐? 돈을 내놔라.’ 강도로 변질됐습니다."
물건만 훔쳐 나오던 좀도둑에서 흉기를 든 강도로 돌변한 겁니다.
취재팀은 당시 강도 피해를 입은 할머니를 직접 만나봤습니다.
<녹취> 피해 할머니(음성변조) : "(새벽) 3시 좀 됐을 거예요. 방에서 자는데 소리가 나더라고 그래서 내가 ‘우리 아들이 전화도 없이 왜 왔나?’ 하니까 (괴한이) 입 닫으라고"
집에 들어와 다짜고짜 돈을 요구하는 괴한.
<녹취> 피해 할머니(음성변조) : "왜? 이렇게 하니까 ‘할미, 현금 어딨나? 현금 어딨나?’ (그래서) 네 줄 돈이 어딨느냐 내가 그렇게 했지."
돈이 없다고 하자, 급기야 고령의 노인을 폭행하기 시작합니다.
<녹취> 피해 할머니(음성변조) : "이불 갖다가 푹 덮어씌워서 자꾸 운동화 신은 발로 차고 그러데. 무섭고 벌벌 떨려서……."
폭행을 당한 할머니는 온몸에 타박상과 함께 갈비뼈에 금이 가는 큰 부상을 입었습니다.
<녹취> 피해 할머니(음성변조) : "여기 이만큼 새카맣게 멍이 들어서 새카맣게 부어올라서, 갈비뼈 금 났다고 하더라."
할머니를 이렇게 폭행한 괴한이 빼앗아간 건 휴대전화와 식탁 위에 있던 커피 몇 봉이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피해자가 한둘이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인근에 사는 또 다른 피해자를 만나봤습니다.
<녹취> 피해 할머니(음성변조) : "배 위에 뭐가 올라앉았더라고 흉기를 하얀 걸 끄집어내고 뭐야 목을 조르는 거예요. 칼 보고 겁이 나서……."
이젠 아예 흉기까지 들이대며 피해자들을 위협했습니다.
할머니의 이불에는 폭행 당시에 묻었던 핏자국이 그대로 남아있었습니다.
<녹취> 피해 할머니(음성변조) : '(여기는 왜 멍들었어요?) 다 나았어요. 어이구 내 참, 나 혼자 그래가지고…… 생각하니 눈물이 나네요. 뼈가 지금 저릿저릿 손도 못 댔어요."
힘없는 노인들의 돈을 빼앗고 폭력을 서슴지 않는 괴한.
평화롭던 농촌 마을은 흉흉하다 못해 공포스럽게까지 변했습니다.
아예 정든 고향을 등지고 이사를 하는 할머니까지 생겨났을 정돕니다.
<녹취> 마을 주민(음성변조) : "(왜 이사하셨어요?) 뭐 겁나니까, 도둑 들어온다고 겁나니까. (못 살겠다 하시던가요?) 네."
신고를 접한 경찰은 용의자의 뒤를 계속 추적했지만,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인터뷰> 이명희(팀장/경산경찰서 형사3팀) : "시골 지역에서는 범행이 발생하면 실제로 찾기가 참 어렵습니다. CCTV라든지 현장에서 나오는 증거를 가지고 수사를 하는데 시골에는 그게 참 어렵습니다."
그래도 결정적 단서는 CCTV에서 나왔습니다.
한동안 어려움을 거듭하던 수사는 마을 근처에서 찍힌 CCTV 한 장면으로 실마리가 풀리게 됩니다.
바로 이 장면.
우산을 쓴 마른 체구의 남성이 다리에 부목을 댄 채 불편하게 걷는 모습입니다.
경찰은 직감적으로 뭔가 수상하다는 걸 느꼈다고 합니다.
<인터뷰> 이명희(팀장/경산경찰서 형사3팀) : "수법이 담을 뛰어넘어가는 수법이기 때문에 다리를 다친 걸 보고 담 뛰어넘어가다가 다리를 다치지 않았을까……."
경찰은 수상한 남성이 다리를 치료받았을 법한 병원을 뒤졌습니다.
<인터뷰> 이명희(팀장/경산경찰서 형사3팀) : "우리가 부목 댄 사람은 이제 우리 관내 병원에서 치료하지 않았을까 이렇게 생각해서 계속 추적해서 용의자로 특성 해서."
수사망을 좁혀간 경찰은 지난 21일, 사건의 피의자로 20대 남성 이 모씨를 검거했습니다.
그런데 잡고 보니, 이 씨는 뜻밖에도 평범한 대학생이었습니다.
<인터뷰> 이명희(팀장/경산경찰서 형사3팀) : "대학교에 다니다가 4학년쯤에 부모님하고 진로 문제로 대화가 잘 안 되니까 당시 휴학을 하고 부모한테 경제적인 지원이 없다 보니까"
왜소한 체구 때문에 일자리를 구하기가 어려웠다는 피의자.
결국, 눈을 돌린 건, 자신보다 더 약한 농촌 할머니들이었습니다.
<인터뷰> 이명희(팀장/경산경찰서 형사3팀) : "‘돈에 눈이 멀어서 이성을 잃은 것 같습니다.’ 자기도 범행하고 나서는 ‘내가 왜 이렇게 심하게 했는지 모르겠다.’ 하면서 후회를 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인터뷰> 염건령(선임연구위원/한국범죄학연구소) : "처음에는 경미한 범죄로 시작했다가 시간이 가면서 자신감이 붙으면서 강력범죄로 발전하는 경우가 되게 많거든요. 일반적인 범죄 진화의 과정을 보이지 않나 이렇게 생각이 듭니다."
경찰이 확인한 이 씨의 강절도 행각은 모두 40여 차례.
경찰은 이 씨에 대해 강도 상해 등의 혐의를 적용해 구속했습니다.
- [뉴스 따라잡기] 시골 홀로 사는 할머니 노린 강도, 알고보니…
-
- 입력 2015-07-31 08:34:29
- 수정2015-07-31 16:32:05

<기자 멘트>
시골에 홀로 사는 할머니만 골라 강절도 행각을 벌여온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범행 건수가 무려 40여 건에 이르는데요,
물건을 훔치고 돈을 빼앗는 것을 넘어, 힘없는 할머니들을 무자비하게 폭행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더 뜻밖인 건, 피의자가 평범한 대학생이었다는 겁니다.
멀쩡한 대학생이 대체 왜 이런 일을 벌인 걸까요?
뉴스 따라잡기에서 따라가보겠습니다.
<리포트>
경북 경산에 위치한 한적한 농촌 마을.
어찌 된 영문인지 만나는 할머니마다 극도의 불안감을 호소합니다.
<녹취> 마을 할머니(음성변조) : "겁나요."
<녹취> 마을 할머니(음성변조) : "문도 열어놓고 못 잤어요. 불안해서……."
<녹취> 마을 할머니(음성변조) : "무서워서 이사 가고 없어요."
평화롭던 시골 마을에 대체 무슨 일이 생긴걸까?
<인터뷰> 이명희(팀장/경북 경산경찰서 형사3팀) : "1년 전쯤이었으니까 14년 9월 초부터 범행을 시작했던 것 같아요. 농촌의 연세가 많은 할머님이 혼자 거주하는 그런 지역을 범행 대상 지역으로……."
시골에 홀로 사는 할머니만 노린 범죄.
수법은 이랬습니다.
인적이 뜸한 새벽시간대, 담을 넘어 집안에 침입하는 괴한.
<인터뷰> 이명희(팀장/경북 경산경찰서 형사3팀) : "담을 넘어가서 창가에 귀를 대보고 남자 소리가 나는지 판별하고 남자가 없다 싶으면 범행을 해왔습니다."
처음 훔쳐간 건, 고작해야 라면이나 커피 같은 생활용품이었습니다.
<녹취> 피해 할머니(음성변조) : "라면도 가져가고……."
<녹취> 피해 할머니(음성변조) : "커피 사다 놓은 그거 가져가고……."
그런데, 언제부턴가 범인의 행동이 과격해지기 시작합니다.
<인터뷰> 이명희(팀장/경북 경산경찰서 형사3팀) : "처음엔 할머님 몰래 생필품만, 라면이나 커피라든지 심지어는 음료수도 갖고 그렇게 하다가 할머님을 깨워서 ‘돈이 어딨느냐? 돈을 내놔라.’ 강도로 변질됐습니다."
물건만 훔쳐 나오던 좀도둑에서 흉기를 든 강도로 돌변한 겁니다.
취재팀은 당시 강도 피해를 입은 할머니를 직접 만나봤습니다.
<녹취> 피해 할머니(음성변조) : "(새벽) 3시 좀 됐을 거예요. 방에서 자는데 소리가 나더라고 그래서 내가 ‘우리 아들이 전화도 없이 왜 왔나?’ 하니까 (괴한이) 입 닫으라고"
집에 들어와 다짜고짜 돈을 요구하는 괴한.
<녹취> 피해 할머니(음성변조) : "왜? 이렇게 하니까 ‘할미, 현금 어딨나? 현금 어딨나?’ (그래서) 네 줄 돈이 어딨느냐 내가 그렇게 했지."
돈이 없다고 하자, 급기야 고령의 노인을 폭행하기 시작합니다.
<녹취> 피해 할머니(음성변조) : "이불 갖다가 푹 덮어씌워서 자꾸 운동화 신은 발로 차고 그러데. 무섭고 벌벌 떨려서……."
폭행을 당한 할머니는 온몸에 타박상과 함께 갈비뼈에 금이 가는 큰 부상을 입었습니다.
<녹취> 피해 할머니(음성변조) : "여기 이만큼 새카맣게 멍이 들어서 새카맣게 부어올라서, 갈비뼈 금 났다고 하더라."
할머니를 이렇게 폭행한 괴한이 빼앗아간 건 휴대전화와 식탁 위에 있던 커피 몇 봉이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피해자가 한둘이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인근에 사는 또 다른 피해자를 만나봤습니다.
<녹취> 피해 할머니(음성변조) : "배 위에 뭐가 올라앉았더라고 흉기를 하얀 걸 끄집어내고 뭐야 목을 조르는 거예요. 칼 보고 겁이 나서……."
이젠 아예 흉기까지 들이대며 피해자들을 위협했습니다.
할머니의 이불에는 폭행 당시에 묻었던 핏자국이 그대로 남아있었습니다.
<녹취> 피해 할머니(음성변조) : '(여기는 왜 멍들었어요?) 다 나았어요. 어이구 내 참, 나 혼자 그래가지고…… 생각하니 눈물이 나네요. 뼈가 지금 저릿저릿 손도 못 댔어요."
힘없는 노인들의 돈을 빼앗고 폭력을 서슴지 않는 괴한.
평화롭던 농촌 마을은 흉흉하다 못해 공포스럽게까지 변했습니다.
아예 정든 고향을 등지고 이사를 하는 할머니까지 생겨났을 정돕니다.
<녹취> 마을 주민(음성변조) : "(왜 이사하셨어요?) 뭐 겁나니까, 도둑 들어온다고 겁나니까. (못 살겠다 하시던가요?) 네."
신고를 접한 경찰은 용의자의 뒤를 계속 추적했지만,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인터뷰> 이명희(팀장/경산경찰서 형사3팀) : "시골 지역에서는 범행이 발생하면 실제로 찾기가 참 어렵습니다. CCTV라든지 현장에서 나오는 증거를 가지고 수사를 하는데 시골에는 그게 참 어렵습니다."
그래도 결정적 단서는 CCTV에서 나왔습니다.
한동안 어려움을 거듭하던 수사는 마을 근처에서 찍힌 CCTV 한 장면으로 실마리가 풀리게 됩니다.
바로 이 장면.
우산을 쓴 마른 체구의 남성이 다리에 부목을 댄 채 불편하게 걷는 모습입니다.
경찰은 직감적으로 뭔가 수상하다는 걸 느꼈다고 합니다.
<인터뷰> 이명희(팀장/경산경찰서 형사3팀) : "수법이 담을 뛰어넘어가는 수법이기 때문에 다리를 다친 걸 보고 담 뛰어넘어가다가 다리를 다치지 않았을까……."
경찰은 수상한 남성이 다리를 치료받았을 법한 병원을 뒤졌습니다.
<인터뷰> 이명희(팀장/경산경찰서 형사3팀) : "우리가 부목 댄 사람은 이제 우리 관내 병원에서 치료하지 않았을까 이렇게 생각해서 계속 추적해서 용의자로 특성 해서."
수사망을 좁혀간 경찰은 지난 21일, 사건의 피의자로 20대 남성 이 모씨를 검거했습니다.
그런데 잡고 보니, 이 씨는 뜻밖에도 평범한 대학생이었습니다.
<인터뷰> 이명희(팀장/경산경찰서 형사3팀) : "대학교에 다니다가 4학년쯤에 부모님하고 진로 문제로 대화가 잘 안 되니까 당시 휴학을 하고 부모한테 경제적인 지원이 없다 보니까"
왜소한 체구 때문에 일자리를 구하기가 어려웠다는 피의자.
결국, 눈을 돌린 건, 자신보다 더 약한 농촌 할머니들이었습니다.
<인터뷰> 이명희(팀장/경산경찰서 형사3팀) : "‘돈에 눈이 멀어서 이성을 잃은 것 같습니다.’ 자기도 범행하고 나서는 ‘내가 왜 이렇게 심하게 했는지 모르겠다.’ 하면서 후회를 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인터뷰> 염건령(선임연구위원/한국범죄학연구소) : "처음에는 경미한 범죄로 시작했다가 시간이 가면서 자신감이 붙으면서 강력범죄로 발전하는 경우가 되게 많거든요. 일반적인 범죄 진화의 과정을 보이지 않나 이렇게 생각이 듭니다."
경찰이 확인한 이 씨의 강절도 행각은 모두 40여 차례.
경찰은 이 씨에 대해 강도 상해 등의 혐의를 적용해 구속했습니다.
시골에 홀로 사는 할머니만 골라 강절도 행각을 벌여온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범행 건수가 무려 40여 건에 이르는데요,
물건을 훔치고 돈을 빼앗는 것을 넘어, 힘없는 할머니들을 무자비하게 폭행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더 뜻밖인 건, 피의자가 평범한 대학생이었다는 겁니다.
멀쩡한 대학생이 대체 왜 이런 일을 벌인 걸까요?
뉴스 따라잡기에서 따라가보겠습니다.
<리포트>
경북 경산에 위치한 한적한 농촌 마을.
어찌 된 영문인지 만나는 할머니마다 극도의 불안감을 호소합니다.
<녹취> 마을 할머니(음성변조) : "겁나요."
<녹취> 마을 할머니(음성변조) : "문도 열어놓고 못 잤어요. 불안해서……."
<녹취> 마을 할머니(음성변조) : "무서워서 이사 가고 없어요."
평화롭던 시골 마을에 대체 무슨 일이 생긴걸까?
<인터뷰> 이명희(팀장/경북 경산경찰서 형사3팀) : "1년 전쯤이었으니까 14년 9월 초부터 범행을 시작했던 것 같아요. 농촌의 연세가 많은 할머님이 혼자 거주하는 그런 지역을 범행 대상 지역으로……."
시골에 홀로 사는 할머니만 노린 범죄.
수법은 이랬습니다.
인적이 뜸한 새벽시간대, 담을 넘어 집안에 침입하는 괴한.
<인터뷰> 이명희(팀장/경북 경산경찰서 형사3팀) : "담을 넘어가서 창가에 귀를 대보고 남자 소리가 나는지 판별하고 남자가 없다 싶으면 범행을 해왔습니다."
처음 훔쳐간 건, 고작해야 라면이나 커피 같은 생활용품이었습니다.
<녹취> 피해 할머니(음성변조) : "라면도 가져가고……."
<녹취> 피해 할머니(음성변조) : "커피 사다 놓은 그거 가져가고……."
그런데, 언제부턴가 범인의 행동이 과격해지기 시작합니다.
<인터뷰> 이명희(팀장/경북 경산경찰서 형사3팀) : "처음엔 할머님 몰래 생필품만, 라면이나 커피라든지 심지어는 음료수도 갖고 그렇게 하다가 할머님을 깨워서 ‘돈이 어딨느냐? 돈을 내놔라.’ 강도로 변질됐습니다."
물건만 훔쳐 나오던 좀도둑에서 흉기를 든 강도로 돌변한 겁니다.
취재팀은 당시 강도 피해를 입은 할머니를 직접 만나봤습니다.
<녹취> 피해 할머니(음성변조) : "(새벽) 3시 좀 됐을 거예요. 방에서 자는데 소리가 나더라고 그래서 내가 ‘우리 아들이 전화도 없이 왜 왔나?’ 하니까 (괴한이) 입 닫으라고"
집에 들어와 다짜고짜 돈을 요구하는 괴한.
<녹취> 피해 할머니(음성변조) : "왜? 이렇게 하니까 ‘할미, 현금 어딨나? 현금 어딨나?’ (그래서) 네 줄 돈이 어딨느냐 내가 그렇게 했지."
돈이 없다고 하자, 급기야 고령의 노인을 폭행하기 시작합니다.
<녹취> 피해 할머니(음성변조) : "이불 갖다가 푹 덮어씌워서 자꾸 운동화 신은 발로 차고 그러데. 무섭고 벌벌 떨려서……."
폭행을 당한 할머니는 온몸에 타박상과 함께 갈비뼈에 금이 가는 큰 부상을 입었습니다.
<녹취> 피해 할머니(음성변조) : "여기 이만큼 새카맣게 멍이 들어서 새카맣게 부어올라서, 갈비뼈 금 났다고 하더라."
할머니를 이렇게 폭행한 괴한이 빼앗아간 건 휴대전화와 식탁 위에 있던 커피 몇 봉이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피해자가 한둘이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인근에 사는 또 다른 피해자를 만나봤습니다.
<녹취> 피해 할머니(음성변조) : "배 위에 뭐가 올라앉았더라고 흉기를 하얀 걸 끄집어내고 뭐야 목을 조르는 거예요. 칼 보고 겁이 나서……."
이젠 아예 흉기까지 들이대며 피해자들을 위협했습니다.
할머니의 이불에는 폭행 당시에 묻었던 핏자국이 그대로 남아있었습니다.
<녹취> 피해 할머니(음성변조) : '(여기는 왜 멍들었어요?) 다 나았어요. 어이구 내 참, 나 혼자 그래가지고…… 생각하니 눈물이 나네요. 뼈가 지금 저릿저릿 손도 못 댔어요."
힘없는 노인들의 돈을 빼앗고 폭력을 서슴지 않는 괴한.
평화롭던 농촌 마을은 흉흉하다 못해 공포스럽게까지 변했습니다.
아예 정든 고향을 등지고 이사를 하는 할머니까지 생겨났을 정돕니다.
<녹취> 마을 주민(음성변조) : "(왜 이사하셨어요?) 뭐 겁나니까, 도둑 들어온다고 겁나니까. (못 살겠다 하시던가요?) 네."
신고를 접한 경찰은 용의자의 뒤를 계속 추적했지만,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인터뷰> 이명희(팀장/경산경찰서 형사3팀) : "시골 지역에서는 범행이 발생하면 실제로 찾기가 참 어렵습니다. CCTV라든지 현장에서 나오는 증거를 가지고 수사를 하는데 시골에는 그게 참 어렵습니다."
그래도 결정적 단서는 CCTV에서 나왔습니다.
한동안 어려움을 거듭하던 수사는 마을 근처에서 찍힌 CCTV 한 장면으로 실마리가 풀리게 됩니다.
바로 이 장면.
우산을 쓴 마른 체구의 남성이 다리에 부목을 댄 채 불편하게 걷는 모습입니다.
경찰은 직감적으로 뭔가 수상하다는 걸 느꼈다고 합니다.
<인터뷰> 이명희(팀장/경산경찰서 형사3팀) : "수법이 담을 뛰어넘어가는 수법이기 때문에 다리를 다친 걸 보고 담 뛰어넘어가다가 다리를 다치지 않았을까……."
경찰은 수상한 남성이 다리를 치료받았을 법한 병원을 뒤졌습니다.
<인터뷰> 이명희(팀장/경산경찰서 형사3팀) : "우리가 부목 댄 사람은 이제 우리 관내 병원에서 치료하지 않았을까 이렇게 생각해서 계속 추적해서 용의자로 특성 해서."
수사망을 좁혀간 경찰은 지난 21일, 사건의 피의자로 20대 남성 이 모씨를 검거했습니다.
그런데 잡고 보니, 이 씨는 뜻밖에도 평범한 대학생이었습니다.
<인터뷰> 이명희(팀장/경산경찰서 형사3팀) : "대학교에 다니다가 4학년쯤에 부모님하고 진로 문제로 대화가 잘 안 되니까 당시 휴학을 하고 부모한테 경제적인 지원이 없다 보니까"
왜소한 체구 때문에 일자리를 구하기가 어려웠다는 피의자.
결국, 눈을 돌린 건, 자신보다 더 약한 농촌 할머니들이었습니다.
<인터뷰> 이명희(팀장/경산경찰서 형사3팀) : "‘돈에 눈이 멀어서 이성을 잃은 것 같습니다.’ 자기도 범행하고 나서는 ‘내가 왜 이렇게 심하게 했는지 모르겠다.’ 하면서 후회를 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인터뷰> 염건령(선임연구위원/한국범죄학연구소) : "처음에는 경미한 범죄로 시작했다가 시간이 가면서 자신감이 붙으면서 강력범죄로 발전하는 경우가 되게 많거든요. 일반적인 범죄 진화의 과정을 보이지 않나 이렇게 생각이 듭니다."
경찰이 확인한 이 씨의 강절도 행각은 모두 40여 차례.
경찰은 이 씨에 대해 강도 상해 등의 혐의를 적용해 구속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 전화 : 02-781-123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뉴스홈페이지 : https://goo.gl/4bWbkG
아침뉴스타임 전체보기
- 기자 정보
-
-
이승훈 기자 hun21@kbs.co.kr
이승훈 기자의 기사 모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