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암살자’ 박인비, 대업 이룬 비결은?

입력 2015.08.03 (17:34) 수정 2015.08.03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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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여왕 박인비의 별명은 침묵의 암살자입니다.

앞서 가던 선수도 박인비가 쫓아오면 마지막 순간에 무너지기 일쑤입니다.

유독 큰 대회에 강한 것도 다 그런 이유입니다.

-이번 브리티시 오픈까지 여자 프로골프 4개 메이저 대회를 모두 석권한 박인비 선수의 저력은 어디서 나오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최동호 스포츠 평론가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박인비 선수가 어떻게 보면 이 4개 대회를 전부 석권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3수 한 셈이잖아요.

-그렇죠.

-두 번 실패하고 세 번째에 성공한 개념인데 이번에 될 줄 알았습니까?어떻게 보셨어요?

-이걸 끝나고 난 뒤에 물어보시니까 말씀드리기가 좀 쑥스러운데 어느 정도 예상은 했었습니다.

-역전할 수 있다?

-예.

왜냐하면 말씀하신 대로 삼수거든요.

그러니까 2013년에 3개.

메이저 대회 3개를 석권하자마자 그랜드슬램 얘기가

나왔었었죠.

그때부터 상당한 부담감을 안기 시작했었죠.

올시즌 목표가, 올해 목표가 바로 브리티시 여자오픈이다라고 일찌감치 박인비 선수가 얘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삼수 정도의 경험이 있으니까 가능성이 높다고 얘기했는데 박인비 선수 말씀하신 대로 침묵의 암살자, 승부에 굉장히 강한 선수거든요.

마지막 4라운드를 공동 5위인데 3타 차.

역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LPGA 데뷔무대를 치르는 고진영 선수보다 어찌 보면박인비 선수에게 더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예상을 했었습니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세 타 차 극복하는 경우가 왕왕 있어요?

-예, 있죠.

-왕왕 있기는 있다?

-예.

-알겠습니다.

-짜릿한 역전승이었죠?한번 그 우승 장면 다시 한 번 보실까요?박인비 선수의 장면입니다.

함께 보시죠.

▼박인비, 꿈의 그랜드슬램 달성▼

한국 시간으로 어제였습니다.

스코틀랜드에서 열린 브리티시 여자 오픈에서 한국의 박인비 선수가 최종합계 12언더파로 우승컵을 안아들었습니다.

박인비 선수는 선두에 3타차 뒤진 공동 5위로 마지막 경기를 시작했으나 7타를 줄이는 무서운 뒷심을 발휘했습니다.

7번홀부터 10번홀까지 4홀 연속 버디를 낚으며 줄곧 1위를 달리던 고진영 선수를 압박했습니다.

14번홀에서는 이글퍼팅으로 공동 선두에 올랐으며 16번홀에서 버디를 기록하며 단독 선두로 나선 박인비 선수.

결국 고진영 선수를 누르고 역전에 성공했습니다.

이로써 4대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습니다.

이 기록은 아시아인으로서는 처음이며 세계에서는 일곱 번째입니다.

-앞서가는 선수 입장에서 뒤에 있는 선수가 따박따박 한 홀마다 한 타씩 줄이면서 쫓아오면, 그것도 좋아하는 기색도 없이.

정말 등 뒤가 서늘하지 않겠어요?

-부담감을 느끼게 되죠.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할 때 골프가 4명의 선수 또는 3명의 선수가 한 조를 이뤄서 가게 되죠.

▼최종라운드 공동 5위로 시작, 우승 역전극▼

그러니까 나와 같은 조에 있지 않은 선수가 나를 역전할 수도 있기 때문에 어느 순간 어떻게 역전됐는지 모를 거다라고 생각을 하지만 마지막에 가게 되면 리더보드라고 해서 선수들의 순위를 적어놓은 안내판이 계속 왔다갔다 하거든요.

그러니까 어느 한순간에 가면 알게 되는 겁니다.

그런데 이때에 승부처를 박인비 선수가 16번홀이라고 얘기를 했거든요.

그러니까 14번홀에서 고진영 선수와 동타를 이루고 16번홀에서 박인비 선수가 버디를 잡으면서 역전을 한 거잖아요.

그런데 16번홀에서 바로 고진영 선수는 무너진 거죠.

더블보기로.

이것이 심리적인 충격.

그러니까 어프로치샷이 워터해저드에, 그린 바로 앞에 있는, 빠졌거든요.

이것이 결정적으로 골프가 왜 멘탈이라고 얘기하고 왜 박인비 선수가 멘탈이 강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런데 보통 워터해저드가 있으면 그걸 바로 정면으로 겨누는 게 맞는 건가요, 아니면 좀 피하려고 하는 그런 심리도 있지 않나요?

-상황에 따라 그것이 다른 거죠.

오늘 보통 아이언샷을 쓰거든요.

오늘 아이언샷 감이 내가 좋다, 그리고 승부를 걸어야겠다라고 할 때에는 정면으로 노려서.

-박인비 선수가 그렇게.

-그렇게 되는 거고 그것이 힘들다고 느껴질 때에는 한 번에 넘기는 것이 아니라 짧게 워터해저드 앞에 보냈다가 거기서 다시 한 번 그린을 공약할 수 있는 이런 플레이를 할 수가 있는 거죠.

-알겠습니다.

저는 골프를 못 쳐서 무슨 말씀인지 이해가 드문드문 되는데.

고진영 선수도 그렇게 우리가 많이 들어본 선수가 아니에요.

이 정도 잘하는 선수였습니까?

-이걸 어떻게 말씀드려야 될지.

예를 들면 이번에 김효주 선수도 작년에 그랬고요.

올해는 김세영 선수가 우승하지 않았습니까?

▼고진영 돌풍, 아쉽지만 대단한 준우승▼

그런데 KLPGA에서 꾸준히 성적을 냈던 선수들입니다.

또 KLPG에서 고진영 선수도 빅3라고 했던 선수거든요.

-기본기를 이미 한국에서 다진 선수들이네요.

-네, 그런데 올해에 우승한 선수들을 보면 KLPGA에서 우승을 다퉜던 선수들이 그대로 우승하고 있죠.

이것이 의미하는 바가 KLPGA 경쟁력이 세계적인 수준이다.

-대한민국 최고가 세계 최고가 되는 날이 이제 골프에서도 온 거네요, 어떻게 보면?

-네, 그것을 바로 증명한 거라고 보여지고요.

말씀하셨던 대로 올해 20살의 나이이기 때문에 비록 고진영 선수는 마지막 16번홀 고비를 넘기지는 못했지만 앞으로 이어지는 선수생활 중에서도 우승이 나오리라고 봅니다.

-그럼요, 이제 시작이니까.

-95년생이니까 참 어린 선수가 참 잘해줬죠.

경기 후의 박인비 선수의 인터뷰도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이번 주 일주일 굉장히 바람도 많이 불고 비도 오고 정신적으로도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지만 정말 너무 좋은 선물을 받은 것 같고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너무 기쁘고 정말 제 커리어에 마지막 목표가 될 것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정말 너무 빠른 시일 내에 빠른 나이에 큰 꿈을 이루게 되어서 정말 영광스럽고 앞으로도 나아갈 일이 많지만 어쨌든 지금은 굉장히 너무 행복한 것 같아요.

올해 세워놓은 목표가 사실 그랜드슬램 브리티시오픈 우승이었는데 정말 그것을 꿈같이 오늘 이루게 되어서 너무너무 기분이 좋고요.

사실 이번 주 와서 컨디션도 별로 안 좋고 해서 많이 기대를 안 했었는데 그렇게 마음을 비우고 경기에 임한 게 오히려 경기에 좋은 결과로 이어졌던 것 같아요.

-최종 목표로 했었던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이뤄서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잘 모르겠다 이렇게 행복해하는 박인비 선수의 인터뷰를 들어봤습니다.

소렌스탐 이후에 처음 나온 거죠.

2003년이었나요?

-예,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LPGA 역사상 일곱 번째거든요.

우리가 중계방송을 통해서 흔히 들어볼 수 있는 이름은 아니카 소렌스탐 선수, 그리고 호주의 캐리 웹 선수가 있고요.

그 이전에 줄리 잉스터까지가 흔히 알고 있는 이름이거든요.

그리고 2003년 이후에 8년 만에 박인비 선수가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주인공이 됐는데 LPGA 역사상 일곱 번째입니다.

일곱 번째이니까 굉장한 대기록이라고 볼 수가 있죠.

-지금 메이저 타이틀을 7개를 수집을 했다고 하는데 지금 메이저 타이틀 7개 이상의 선수들도 꽤 많겠죠?지금 말한 캐리 웹이나 소렌스탐이나.

그런데 소렌스탐보다 아직은 더 가능성도 있고.

유독 박인비 선수가 큰 대회에 강한 이유는 뭡니까?

▼세계 골프 역사 다시 쓰는 ‘침묵의 암살자’▼

-멘탈이라고 저는 생각을 하는데 그리고 박인비 선수 멘탈이 강해진 이유가 한번 바닥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섰기 때문에 굉장히 노련하고도 욕심 부리지 않으면서 경기 운영을 할 수 있는 이런 멘탈을 갖게 됐다고 보거든요.

우리가 잘 아시는 것처럼 2008년에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하게 되면서 굉장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는데 그 이후로 부진에 빠졌습니다.

-슬럼프를 좀 겪었었죠.

-그래서 본인이 LPGA에서는 도저히 안 되겠다라고 해서 LPGA에서 나왔거든요.

나와서 일본 JLPGA에 들어가게 된 겁니다.

JLPGA 무대에서 하게 되면서 기량을 점검하고 승수를 쌓고 난 다음에 자신감을 갖고서 다시 LPGA에 복귀한 게 2013년이었는데 2013년에 메이저대회 3개의 대회를 석권하면서 그랜드슬램이라는 단어가 이때부터 우리에게 회자가 되기 시작했었죠.

-박인비 선수의 별명을 아까도 말씀하셨지만 침묵의 살인자?

-암살자.

-암살자?왜 그런 별명이 붙은 건 역시 그 멘탈과 관련이 있는 걸까요?

▼세계 골프 역사 다시 쓰는 ‘침묵의 암살자’▼

-흔들리지 않고 소리소문 없이 조용히 와서 마지막 결정적인 순간에 하나의 샷으로 우승을 채간다, 이런 뜻으로 보시면 될 것 같은데 우리가 흔히 얘기할 때 스포츠에서 포커페이스로 얘기를 많이 하죠.

샷 하나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자신이 계획한 플레이 계획대로 가서.

-담담하게 진행해 나가더라고요.

-그렇죠.

이런 포커페이스나 아니면 침묵의 암살자라고 불리울 수 있는 별명을 획득할 수 있게 된 가장 그 기저에는 흔들리지 않는 기량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다라고 봐도 되겠죠.

-저는 뭐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골프 못쳐서 잘은 모르겠는데 듣는 얘기로 뭐죠, 드라이브?드라이브는 쇼고 퍼팅이 돈이다 그런 얘기를 하잖아요.

그러니까 멀리 날려봐야 돈 집어넣으면 그만 아니에요?

-그린에서 결국에는 승부가 나니까요.

-못 집어넣으면 그만인데.

박인비 선수는 그러니까 멀리는 못 날려도 가까운 데서는 반드시 집어넣는 그런 선수입니까?

-그러니까 박인비 선수가 결정적인 약점이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골프를 볼 때 많은 에너지를 폭발시키기 위해서 몸을 가능한한 많이 최대한 회전을 시켜야지 에너지를 모을 수 있겠죠.

유연해야지 많이 돌아간다는 얘기죠.

박인비 선수가 결정적인 약점이 유연성이 굉장히 떨어져요.

그래서 욕심으로 최대한 벌리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내 몸에 맞게 백스윙을 적절하게 가져가는 거죠.

그러면서 공에 맞는 임팩트 순간에 공에다가 자신의 에너지를 최대한 전달할 수 있는 자신만의 폼을 개발한 겁니다.

-그러니까 천천히 움직이면서 무게를 실어서 하는 묵직한 샷을.

-그래서 우리가 언뜻 보기에 폼이라고 하는 건 남성보다 여성이 유연하기 때문에 폼만 보면 여성 선수들이 훨씬 더 예쁘고 간결하거든요.

그런데 박인비 선수의 폼은 그렇지는 않아요.

보기에는 예쁘지는 않은데 박인비 선수 자신만의 신체적인 특성에 맞춘 폼이라고 봐도 되겠죠.

-남편분이 원래 캐디 하셨잖아요.

지금도 하시던가요?

-예, 지금도 하죠.

-아무래도 남편이 든든히 뒤에서 버텨주니까 심리적 안정을 좀 찾는 면도 있겠네요.

-박인비 선수가 그런 얘기들을 많이 했고요.

결혼 이후에 더 안정감 있는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는데 결혼하기 전에는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었죠.

그런데 그 당시에 박인비 선수가 부인하지 않고 연인 관계이고 결혼할 관계다라고 오히려 더 공개를 하면서 같이 LPGA 투어에 다녔기 때문에 박인비 선수의 성격을 드러내주는 한 일화라고도 봅니다.

-사실은 계속 여기저기 비행기 타고 다니는지 잘 모르겠지만 하여튼 다니면 지치잖아요, 힘들고.

컨디션을 유지하기도 쉽지가 않고 말이죠.

-그래서 앞서서 전인지 선수 US 여자오픈에서 우승했거든요.

그리고 그 앞에 우승했던 김세영이나 김효주 선수와 같이 LPGA 대회 끝나자마자 국내로 복귀해서 대회 참가하는 선수들 같은 경우에 실제로 일주일 사이에도 미국에서 한국에 왔다고 다시 미국을 가기 때문에 피곤이 쌓여서 국내 대회에서 대회 치르는 도중에 쓰러지는 경우도 올해 들어서 몇 번 있었죠.

이 정도로 힘든 일정입니다.

-하여튼 우리 박인비 선수가 여자 프로골프계에 우즈 이상 가는 선수가 되기를 기대하면서 말씀 여기서 그만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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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침묵의 암살자’ 박인비, 대업 이룬 비결은?
    • 입력 2015-08-03 17:40:24
    • 수정2015-08-03 22:5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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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여왕 박인비의 별명은 침묵의 암살자입니다.

앞서 가던 선수도 박인비가 쫓아오면 마지막 순간에 무너지기 일쑤입니다.

유독 큰 대회에 강한 것도 다 그런 이유입니다.

-이번 브리티시 오픈까지 여자 프로골프 4개 메이저 대회를 모두 석권한 박인비 선수의 저력은 어디서 나오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최동호 스포츠 평론가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박인비 선수가 어떻게 보면 이 4개 대회를 전부 석권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3수 한 셈이잖아요.

-그렇죠.

-두 번 실패하고 세 번째에 성공한 개념인데 이번에 될 줄 알았습니까?어떻게 보셨어요?

-이걸 끝나고 난 뒤에 물어보시니까 말씀드리기가 좀 쑥스러운데 어느 정도 예상은 했었습니다.

-역전할 수 있다?

-예.

왜냐하면 말씀하신 대로 삼수거든요.

그러니까 2013년에 3개.

메이저 대회 3개를 석권하자마자 그랜드슬램 얘기가

나왔었었죠.

그때부터 상당한 부담감을 안기 시작했었죠.

올시즌 목표가, 올해 목표가 바로 브리티시 여자오픈이다라고 일찌감치 박인비 선수가 얘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삼수 정도의 경험이 있으니까 가능성이 높다고 얘기했는데 박인비 선수 말씀하신 대로 침묵의 암살자, 승부에 굉장히 강한 선수거든요.

마지막 4라운드를 공동 5위인데 3타 차.

역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LPGA 데뷔무대를 치르는 고진영 선수보다 어찌 보면박인비 선수에게 더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예상을 했었습니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세 타 차 극복하는 경우가 왕왕 있어요?

-예, 있죠.

-왕왕 있기는 있다?

-예.

-알겠습니다.

-짜릿한 역전승이었죠?한번 그 우승 장면 다시 한 번 보실까요?박인비 선수의 장면입니다.

함께 보시죠.

▼박인비, 꿈의 그랜드슬램 달성▼

한국 시간으로 어제였습니다.

스코틀랜드에서 열린 브리티시 여자 오픈에서 한국의 박인비 선수가 최종합계 12언더파로 우승컵을 안아들었습니다.

박인비 선수는 선두에 3타차 뒤진 공동 5위로 마지막 경기를 시작했으나 7타를 줄이는 무서운 뒷심을 발휘했습니다.

7번홀부터 10번홀까지 4홀 연속 버디를 낚으며 줄곧 1위를 달리던 고진영 선수를 압박했습니다.

14번홀에서는 이글퍼팅으로 공동 선두에 올랐으며 16번홀에서 버디를 기록하며 단독 선두로 나선 박인비 선수.

결국 고진영 선수를 누르고 역전에 성공했습니다.

이로써 4대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습니다.

이 기록은 아시아인으로서는 처음이며 세계에서는 일곱 번째입니다.

-앞서가는 선수 입장에서 뒤에 있는 선수가 따박따박 한 홀마다 한 타씩 줄이면서 쫓아오면, 그것도 좋아하는 기색도 없이.

정말 등 뒤가 서늘하지 않겠어요?

-부담감을 느끼게 되죠.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할 때 골프가 4명의 선수 또는 3명의 선수가 한 조를 이뤄서 가게 되죠.

▼최종라운드 공동 5위로 시작, 우승 역전극▼

그러니까 나와 같은 조에 있지 않은 선수가 나를 역전할 수도 있기 때문에 어느 순간 어떻게 역전됐는지 모를 거다라고 생각을 하지만 마지막에 가게 되면 리더보드라고 해서 선수들의 순위를 적어놓은 안내판이 계속 왔다갔다 하거든요.

그러니까 어느 한순간에 가면 알게 되는 겁니다.

그런데 이때에 승부처를 박인비 선수가 16번홀이라고 얘기를 했거든요.

그러니까 14번홀에서 고진영 선수와 동타를 이루고 16번홀에서 박인비 선수가 버디를 잡으면서 역전을 한 거잖아요.

그런데 16번홀에서 바로 고진영 선수는 무너진 거죠.

더블보기로.

이것이 심리적인 충격.

그러니까 어프로치샷이 워터해저드에, 그린 바로 앞에 있는, 빠졌거든요.

이것이 결정적으로 골프가 왜 멘탈이라고 얘기하고 왜 박인비 선수가 멘탈이 강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런데 보통 워터해저드가 있으면 그걸 바로 정면으로 겨누는 게 맞는 건가요, 아니면 좀 피하려고 하는 그런 심리도 있지 않나요?

-상황에 따라 그것이 다른 거죠.

오늘 보통 아이언샷을 쓰거든요.

오늘 아이언샷 감이 내가 좋다, 그리고 승부를 걸어야겠다라고 할 때에는 정면으로 노려서.

-박인비 선수가 그렇게.

-그렇게 되는 거고 그것이 힘들다고 느껴질 때에는 한 번에 넘기는 것이 아니라 짧게 워터해저드 앞에 보냈다가 거기서 다시 한 번 그린을 공약할 수 있는 이런 플레이를 할 수가 있는 거죠.

-알겠습니다.

저는 골프를 못 쳐서 무슨 말씀인지 이해가 드문드문 되는데.

고진영 선수도 그렇게 우리가 많이 들어본 선수가 아니에요.

이 정도 잘하는 선수였습니까?

-이걸 어떻게 말씀드려야 될지.

예를 들면 이번에 김효주 선수도 작년에 그랬고요.

올해는 김세영 선수가 우승하지 않았습니까?

▼고진영 돌풍, 아쉽지만 대단한 준우승▼

그런데 KLPGA에서 꾸준히 성적을 냈던 선수들입니다.

또 KLPG에서 고진영 선수도 빅3라고 했던 선수거든요.

-기본기를 이미 한국에서 다진 선수들이네요.

-네, 그런데 올해에 우승한 선수들을 보면 KLPGA에서 우승을 다퉜던 선수들이 그대로 우승하고 있죠.

이것이 의미하는 바가 KLPGA 경쟁력이 세계적인 수준이다.

-대한민국 최고가 세계 최고가 되는 날이 이제 골프에서도 온 거네요, 어떻게 보면?

-네, 그것을 바로 증명한 거라고 보여지고요.

말씀하셨던 대로 올해 20살의 나이이기 때문에 비록 고진영 선수는 마지막 16번홀 고비를 넘기지는 못했지만 앞으로 이어지는 선수생활 중에서도 우승이 나오리라고 봅니다.

-그럼요, 이제 시작이니까.

-95년생이니까 참 어린 선수가 참 잘해줬죠.

경기 후의 박인비 선수의 인터뷰도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이번 주 일주일 굉장히 바람도 많이 불고 비도 오고 정신적으로도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지만 정말 너무 좋은 선물을 받은 것 같고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너무 기쁘고 정말 제 커리어에 마지막 목표가 될 것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정말 너무 빠른 시일 내에 빠른 나이에 큰 꿈을 이루게 되어서 정말 영광스럽고 앞으로도 나아갈 일이 많지만 어쨌든 지금은 굉장히 너무 행복한 것 같아요.

올해 세워놓은 목표가 사실 그랜드슬램 브리티시오픈 우승이었는데 정말 그것을 꿈같이 오늘 이루게 되어서 너무너무 기분이 좋고요.

사실 이번 주 와서 컨디션도 별로 안 좋고 해서 많이 기대를 안 했었는데 그렇게 마음을 비우고 경기에 임한 게 오히려 경기에 좋은 결과로 이어졌던 것 같아요.

-최종 목표로 했었던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이뤄서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잘 모르겠다 이렇게 행복해하는 박인비 선수의 인터뷰를 들어봤습니다.

소렌스탐 이후에 처음 나온 거죠.

2003년이었나요?

-예,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LPGA 역사상 일곱 번째거든요.

우리가 중계방송을 통해서 흔히 들어볼 수 있는 이름은 아니카 소렌스탐 선수, 그리고 호주의 캐리 웹 선수가 있고요.

그 이전에 줄리 잉스터까지가 흔히 알고 있는 이름이거든요.

그리고 2003년 이후에 8년 만에 박인비 선수가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주인공이 됐는데 LPGA 역사상 일곱 번째입니다.

일곱 번째이니까 굉장한 대기록이라고 볼 수가 있죠.

-지금 메이저 타이틀을 7개를 수집을 했다고 하는데 지금 메이저 타이틀 7개 이상의 선수들도 꽤 많겠죠?지금 말한 캐리 웹이나 소렌스탐이나.

그런데 소렌스탐보다 아직은 더 가능성도 있고.

유독 박인비 선수가 큰 대회에 강한 이유는 뭡니까?

▼세계 골프 역사 다시 쓰는 ‘침묵의 암살자’▼

-멘탈이라고 저는 생각을 하는데 그리고 박인비 선수 멘탈이 강해진 이유가 한번 바닥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섰기 때문에 굉장히 노련하고도 욕심 부리지 않으면서 경기 운영을 할 수 있는 이런 멘탈을 갖게 됐다고 보거든요.

우리가 잘 아시는 것처럼 2008년에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하게 되면서 굉장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는데 그 이후로 부진에 빠졌습니다.

-슬럼프를 좀 겪었었죠.

-그래서 본인이 LPGA에서는 도저히 안 되겠다라고 해서 LPGA에서 나왔거든요.

나와서 일본 JLPGA에 들어가게 된 겁니다.

JLPGA 무대에서 하게 되면서 기량을 점검하고 승수를 쌓고 난 다음에 자신감을 갖고서 다시 LPGA에 복귀한 게 2013년이었는데 2013년에 메이저대회 3개의 대회를 석권하면서 그랜드슬램이라는 단어가 이때부터 우리에게 회자가 되기 시작했었죠.

-박인비 선수의 별명을 아까도 말씀하셨지만 침묵의 살인자?

-암살자.

-암살자?왜 그런 별명이 붙은 건 역시 그 멘탈과 관련이 있는 걸까요?

▼세계 골프 역사 다시 쓰는 ‘침묵의 암살자’▼

-흔들리지 않고 소리소문 없이 조용히 와서 마지막 결정적인 순간에 하나의 샷으로 우승을 채간다, 이런 뜻으로 보시면 될 것 같은데 우리가 흔히 얘기할 때 스포츠에서 포커페이스로 얘기를 많이 하죠.

샷 하나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자신이 계획한 플레이 계획대로 가서.

-담담하게 진행해 나가더라고요.

-그렇죠.

이런 포커페이스나 아니면 침묵의 암살자라고 불리울 수 있는 별명을 획득할 수 있게 된 가장 그 기저에는 흔들리지 않는 기량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다라고 봐도 되겠죠.

-저는 뭐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골프 못쳐서 잘은 모르겠는데 듣는 얘기로 뭐죠, 드라이브?드라이브는 쇼고 퍼팅이 돈이다 그런 얘기를 하잖아요.

그러니까 멀리 날려봐야 돈 집어넣으면 그만 아니에요?

-그린에서 결국에는 승부가 나니까요.

-못 집어넣으면 그만인데.

박인비 선수는 그러니까 멀리는 못 날려도 가까운 데서는 반드시 집어넣는 그런 선수입니까?

-그러니까 박인비 선수가 결정적인 약점이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골프를 볼 때 많은 에너지를 폭발시키기 위해서 몸을 가능한한 많이 최대한 회전을 시켜야지 에너지를 모을 수 있겠죠.

유연해야지 많이 돌아간다는 얘기죠.

박인비 선수가 결정적인 약점이 유연성이 굉장히 떨어져요.

그래서 욕심으로 최대한 벌리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내 몸에 맞게 백스윙을 적절하게 가져가는 거죠.

그러면서 공에 맞는 임팩트 순간에 공에다가 자신의 에너지를 최대한 전달할 수 있는 자신만의 폼을 개발한 겁니다.

-그러니까 천천히 움직이면서 무게를 실어서 하는 묵직한 샷을.

-그래서 우리가 언뜻 보기에 폼이라고 하는 건 남성보다 여성이 유연하기 때문에 폼만 보면 여성 선수들이 훨씬 더 예쁘고 간결하거든요.

그런데 박인비 선수의 폼은 그렇지는 않아요.

보기에는 예쁘지는 않은데 박인비 선수 자신만의 신체적인 특성에 맞춘 폼이라고 봐도 되겠죠.

-남편분이 원래 캐디 하셨잖아요.

지금도 하시던가요?

-예, 지금도 하죠.

-아무래도 남편이 든든히 뒤에서 버텨주니까 심리적 안정을 좀 찾는 면도 있겠네요.

-박인비 선수가 그런 얘기들을 많이 했고요.

결혼 이후에 더 안정감 있는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는데 결혼하기 전에는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었죠.

그런데 그 당시에 박인비 선수가 부인하지 않고 연인 관계이고 결혼할 관계다라고 오히려 더 공개를 하면서 같이 LPGA 투어에 다녔기 때문에 박인비 선수의 성격을 드러내주는 한 일화라고도 봅니다.

-사실은 계속 여기저기 비행기 타고 다니는지 잘 모르겠지만 하여튼 다니면 지치잖아요, 힘들고.

컨디션을 유지하기도 쉽지가 않고 말이죠.

-그래서 앞서서 전인지 선수 US 여자오픈에서 우승했거든요.

그리고 그 앞에 우승했던 김세영이나 김효주 선수와 같이 LPGA 대회 끝나자마자 국내로 복귀해서 대회 참가하는 선수들 같은 경우에 실제로 일주일 사이에도 미국에서 한국에 왔다고 다시 미국을 가기 때문에 피곤이 쌓여서 국내 대회에서 대회 치르는 도중에 쓰러지는 경우도 올해 들어서 몇 번 있었죠.

이 정도로 힘든 일정입니다.

-하여튼 우리 박인비 선수가 여자 프로골프계에 우즈 이상 가는 선수가 되기를 기대하면서 말씀 여기서 그만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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