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금융 불안, 위기론 실체는?

입력 2015.08.29 (08:19) 수정 2015.09.01 (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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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특파원 현장보고입니다.

지난해 군사 쿠데타에 이어 올해는 폭탄 테러가 발생해 관광 대국 태국의 이미지에 타격을 줬죠.

그래도 외국인 관광객이 꾸준히 늘어 올해도 3천만명에 가까울 것이란 전망입니다.

관광 인프라가 탄탄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전통시장 살리기가 한때 우리 정책 당국의 화두 같았던 적이 있었는데요.

전통시장이 쇠락해 가는 것은 외국도 마찬가지인 모양입니다.

공공 건축으로 전통시장을 되살린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사례를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특파원 현장보고 시작합니다.

8월 말경부터 시작된 중국발 금융 불안이 최근까지도 이어지면서 세계 경제 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습니다.

도대체 중국 경제가 어떤 상황이길래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요?

상하이를 연결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김태욱 특파원!

<질문>
먼저, 문제가 된 증시 얘기부터 해볼까요.

8월 마지막 주 후반에는 진정세를 보였지만 중국 증시 폭락 사태가 올해 들어서만 벌써 두번째죠?

<답변>
7월 초에도 한번 파동을 겪었죠.

불과 한 달 만에 또 패닉현상이 나타났습니다.

그만큼 중국 증시의 기초가 허약하다는 증거일 겁니다.

지난번 폭락 이후 그동안 3500선에서 심리적 저항선, 지지선이 형성됐었는데요.

지난달 24일 3500선이 무너지면서 걷잡을 수 없이 8.5%나 폭락하더니, 다음날인 25일에는 아예 3000선까지 무너졌습니다.

그 전주까지 합하면 딱 열흘만에 26.7%나 폭락했습니다.

이 두차례 폭락 사태로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이제 마이너스가 된 상태입니다.

결국 중국당국이 지난달 25일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 동시 인하라는 초강수를 꺼내들면서 겨우 폭락세는 진정된 모습입니다.

<질문>
이 때문에 곧바로 세계 경제가 크게 요동쳤는데요, 이 문제가 그렇게 심각한 겁니까?

<답변>
이게 단순히 증시만의 문제가 아니라.. 중국 경기의 둔화세가 생각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입니다.

세계적 불안감의 핵심은 바로 중국의 디플레이션이 전이될 가능성입니다.

중국은 세계 2위 원유소비국인데요.

중국 경기가 더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니까 증시 폭락 당일 국제유가가 6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습니다.

한때 1배럴에 40달러선이 무너지기도 했습니다.

원자재 수출국이나 중국의존도가 높은 나라들은 부도위험이 높아지겠죠.

그래서 신흥국들의 화폐가치가 일제히 곤두박질친 겁니다.

글로벌 증시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아시아와 유럽 뿐 아니라 비교적 경제가 괜찮다는 미국 증시까지 중국발 악재에 휘둘린 한 주였습니다.

<질문>
그렇다면, 중국의 경기가 실제로 그렇게 안 좋습니까? 현지에서 느끼는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답변>
중국의 경기가 좋지 않은 건 사실입니다만 그래도 6~7% 성장하고 있습니다.

시장이 싸늘하게 식어있는, 그런 상황은 아닙니다.

다만 상하이 같은 1선 도시를 중심으로 수요가 둔화되고 있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상하이 시내의 한 유명 의류거리를 찾아가 봤는데요.

상당수 점포들이 저렇게 줄줄이 문을 닫고 폐업 딱지를 내붙였습니다.

임대료를 반값으로 낮춰도 거의 1년째 찾는 사람이 없다는 곳도 있습니다.

<인터뷰> 탕원(의류매장 운영) : "예전엔 장사가 잘 됐어요. 요즘엔 경제문제 때문에 많이 안 좋아졌어요."

소비가 성장은 하고 있지만 중국 정부가 기대하는 만큼 충분히 살아나지 않고 있고요.

올해 상반기 중국의 수출은 1년 전에 비해 불과 1% 성장에 그쳤는데요.

7월엔 아예 8.9%나 감소했습니다.

내수, 외수가 모두 위축되고 있는 셈입니다.

<질문>
요즘 소비 시장이 좋지 않다는 건 중국만의 문제는 아니지 않습니까?

<답변>
사실 더 큰 문제는 중국의 경제 구조가 대단히 불균형하다는 점입니다.

중국이 한때 세계의 공장이라 불린 만큼 소비는 부족한 데도 생산설비는 만성 과잉 상태입니다.

10%대 성장을 하던 시절 중국 기업들이 투자를 계속 늘려서 왕창 생산설비를 갖췄던 건데요.

이제 국내외 수요가 부족해지니까 이 과잉설비가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되고 있습니다.

자동차와 철강 등 주요 산업의 공장가동률이 대부분 60~70%대에 불과합니다.

<녹취> 중국자동차 협력업체 관계자 : "차가 안 팔리니까.. 원래 중국에는 여름휴가 없잖습니까. 근데 2주씩 교대로 휴가를 줬다고 하더라고요. 죽을 맛이지."

지금까지 중국경제는 소비보다는 투자와 수출을 통해 성장해왔는데요.

있는 설비도 놀리는 판에 투자 확대를 기대하기 어렵겠죠.

즉 소비가 살아나지 않는 상황에서 생산과 투자까지 이렇게 짓눌려있는 모양새여서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겁니다.

<질문>
그래서 자꾸 9월 위기설이 고개를 드는 것 같은데요.

정말 위기가 오는 겁니까?

<답변>
중국 악재로 가뜩이나 신흥국 통화 가치가 급락한 상황에서,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막대한 달러 자금이 신흥국에서 썰물처럼 빠져나가면서 금융 위기가 재연될 수 있다, 하는 게 9월 위기설입니다.

그러나 중국정부가 이미 금리인하로 돈풀기에 나섰고요.

미국도 9월로 예상됐던 금리인상 시기를 늦출 가능성이 커지면서 위기감은 다소 잦아들었습니다.

결국은 중국 정부가 앞으로 이 경기 둔화세를 적절히 관리할 수 있느냐가 핵심입니다.

전문가들의 전망은 완전히 양분돼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블룸버그는 "반짝 회복되더라도 추세적 하락을 막기 어렵다"면서 중국 경제가 글로벌 경제위기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고요.

반면 골드만 삭스는 "중국 경제가 연착륙하면서 증시도 빠르게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최근의 비관론은 지나치다는 입장입니다.

중국 당국은 올해 7% 성장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면서 현 정부의 지도력이 의심받는 상황을 매우 불쾌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단순히 증시보다는 앞으로 중국 정부가 '수요 부족-과잉 설비', 이 불균형을 어떻게 구조조정해 나가는지를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지금까지 상하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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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발 금융 불안, 위기론 실체는?
    • 입력 2015-08-29 08:54:43
    • 수정2015-09-01 05:16:41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특파원 현장보고입니다.

지난해 군사 쿠데타에 이어 올해는 폭탄 테러가 발생해 관광 대국 태국의 이미지에 타격을 줬죠.

그래도 외국인 관광객이 꾸준히 늘어 올해도 3천만명에 가까울 것이란 전망입니다.

관광 인프라가 탄탄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전통시장 살리기가 한때 우리 정책 당국의 화두 같았던 적이 있었는데요.

전통시장이 쇠락해 가는 것은 외국도 마찬가지인 모양입니다.

공공 건축으로 전통시장을 되살린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사례를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특파원 현장보고 시작합니다.

8월 말경부터 시작된 중국발 금융 불안이 최근까지도 이어지면서 세계 경제 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습니다.

도대체 중국 경제가 어떤 상황이길래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요?

상하이를 연결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김태욱 특파원!

<질문>
먼저, 문제가 된 증시 얘기부터 해볼까요.

8월 마지막 주 후반에는 진정세를 보였지만 중국 증시 폭락 사태가 올해 들어서만 벌써 두번째죠?

<답변>
7월 초에도 한번 파동을 겪었죠.

불과 한 달 만에 또 패닉현상이 나타났습니다.

그만큼 중국 증시의 기초가 허약하다는 증거일 겁니다.

지난번 폭락 이후 그동안 3500선에서 심리적 저항선, 지지선이 형성됐었는데요.

지난달 24일 3500선이 무너지면서 걷잡을 수 없이 8.5%나 폭락하더니, 다음날인 25일에는 아예 3000선까지 무너졌습니다.

그 전주까지 합하면 딱 열흘만에 26.7%나 폭락했습니다.

이 두차례 폭락 사태로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이제 마이너스가 된 상태입니다.

결국 중국당국이 지난달 25일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 동시 인하라는 초강수를 꺼내들면서 겨우 폭락세는 진정된 모습입니다.

<질문>
이 때문에 곧바로 세계 경제가 크게 요동쳤는데요, 이 문제가 그렇게 심각한 겁니까?

<답변>
이게 단순히 증시만의 문제가 아니라.. 중국 경기의 둔화세가 생각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입니다.

세계적 불안감의 핵심은 바로 중국의 디플레이션이 전이될 가능성입니다.

중국은 세계 2위 원유소비국인데요.

중국 경기가 더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니까 증시 폭락 당일 국제유가가 6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습니다.

한때 1배럴에 40달러선이 무너지기도 했습니다.

원자재 수출국이나 중국의존도가 높은 나라들은 부도위험이 높아지겠죠.

그래서 신흥국들의 화폐가치가 일제히 곤두박질친 겁니다.

글로벌 증시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아시아와 유럽 뿐 아니라 비교적 경제가 괜찮다는 미국 증시까지 중국발 악재에 휘둘린 한 주였습니다.

<질문>
그렇다면, 중국의 경기가 실제로 그렇게 안 좋습니까? 현지에서 느끼는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답변>
중국의 경기가 좋지 않은 건 사실입니다만 그래도 6~7% 성장하고 있습니다.

시장이 싸늘하게 식어있는, 그런 상황은 아닙니다.

다만 상하이 같은 1선 도시를 중심으로 수요가 둔화되고 있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상하이 시내의 한 유명 의류거리를 찾아가 봤는데요.

상당수 점포들이 저렇게 줄줄이 문을 닫고 폐업 딱지를 내붙였습니다.

임대료를 반값으로 낮춰도 거의 1년째 찾는 사람이 없다는 곳도 있습니다.

<인터뷰> 탕원(의류매장 운영) : "예전엔 장사가 잘 됐어요. 요즘엔 경제문제 때문에 많이 안 좋아졌어요."

소비가 성장은 하고 있지만 중국 정부가 기대하는 만큼 충분히 살아나지 않고 있고요.

올해 상반기 중국의 수출은 1년 전에 비해 불과 1% 성장에 그쳤는데요.

7월엔 아예 8.9%나 감소했습니다.

내수, 외수가 모두 위축되고 있는 셈입니다.

<질문>
요즘 소비 시장이 좋지 않다는 건 중국만의 문제는 아니지 않습니까?

<답변>
사실 더 큰 문제는 중국의 경제 구조가 대단히 불균형하다는 점입니다.

중국이 한때 세계의 공장이라 불린 만큼 소비는 부족한 데도 생산설비는 만성 과잉 상태입니다.

10%대 성장을 하던 시절 중국 기업들이 투자를 계속 늘려서 왕창 생산설비를 갖췄던 건데요.

이제 국내외 수요가 부족해지니까 이 과잉설비가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되고 있습니다.

자동차와 철강 등 주요 산업의 공장가동률이 대부분 60~70%대에 불과합니다.

<녹취> 중국자동차 협력업체 관계자 : "차가 안 팔리니까.. 원래 중국에는 여름휴가 없잖습니까. 근데 2주씩 교대로 휴가를 줬다고 하더라고요. 죽을 맛이지."

지금까지 중국경제는 소비보다는 투자와 수출을 통해 성장해왔는데요.

있는 설비도 놀리는 판에 투자 확대를 기대하기 어렵겠죠.

즉 소비가 살아나지 않는 상황에서 생산과 투자까지 이렇게 짓눌려있는 모양새여서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겁니다.

<질문>
그래서 자꾸 9월 위기설이 고개를 드는 것 같은데요.

정말 위기가 오는 겁니까?

<답변>
중국 악재로 가뜩이나 신흥국 통화 가치가 급락한 상황에서,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막대한 달러 자금이 신흥국에서 썰물처럼 빠져나가면서 금융 위기가 재연될 수 있다, 하는 게 9월 위기설입니다.

그러나 중국정부가 이미 금리인하로 돈풀기에 나섰고요.

미국도 9월로 예상됐던 금리인상 시기를 늦출 가능성이 커지면서 위기감은 다소 잦아들었습니다.

결국은 중국 정부가 앞으로 이 경기 둔화세를 적절히 관리할 수 있느냐가 핵심입니다.

전문가들의 전망은 완전히 양분돼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블룸버그는 "반짝 회복되더라도 추세적 하락을 막기 어렵다"면서 중국 경제가 글로벌 경제위기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고요.

반면 골드만 삭스는 "중국 경제가 연착륙하면서 증시도 빠르게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최근의 비관론은 지나치다는 입장입니다.

중국 당국은 올해 7% 성장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면서 현 정부의 지도력이 의심받는 상황을 매우 불쾌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단순히 증시보다는 앞으로 중국 정부가 '수요 부족-과잉 설비', 이 불균형을 어떻게 구조조정해 나가는지를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지금까지 상하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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