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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적 보도, 모방 범죄 우려까지…‘몰카 범죄’ 보도
입력 2015.09.06 (17:12) 수정 2015.09.06 (17:57) 미디어 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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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얼마 전 국내 대형 물놀이 시설에서 불법으로 촬영된 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국내외에 유포됐습니다.

그러자 언론들은 이 사건은 물론 과거 사례까지 들추며 이른바 몰래 카메라를 이용한 범죄 기사를 계속 쏟아냈는데,

보도 내용이 지나치게 선정적이거나 모방 범죄를 부추길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은 먼저 이른바 ‘몰카 범죄’를 다루는 언론 보도의 문제점을 류란 기자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얘기를 나누기에 앞서서 언론들이 보도한 영상 가운데 지나치게 선정적인 부분은 제작진이 재편집했음을 알려드립니다.

<질문>

류 기자! 이번 몰카 범죄 사건, 언론들이 전례 없이 상당한 관심을 보였죠?

<답변>

사건 초기 피의자들이 잡히기 전부터 수많은 매체에서, 현장 르포와 분석 기사 같은 다양한 형식의 보도를 이어갔습니다.

<리포트>

문제의 불법 동영상이 처음 알려진 건 지난달 16일, 한 인터넷 카페를 통해서였습니다.

<녹취> 인터넷 카페 게시글 "최근에 워터파크 가신 여성분들 확인해보세요.“

이틀 뒤, 영상에 나오는 업체의 신고로 경찰이 수사에 나섰고 주요 언론들도 이 사건을 보도했습니다.

<녹취> MBC 뉴스데스크(08.18.) : "국내 한 워터파크에서 찍힌 것으로 보이는 여성 샤워실 몰카 영상이 국내외로 확산되고 있어서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워터파크 몰카', '샤워실 몰카’라는 제목의 관련 기사들이 쏟아지면서 피의자 2명이 검거되기까지 열하루 동안, 한 검색사이트에서 '워터파크 몰카'로 검색되는 기사만 3천여 건..

영상 내용을 비교적 자세히 보여주거나 선정적으로 묘사한 기사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녹취> MBN(08.19) : "여성들이 몸을 닦습니다. 최근 인터넷에 떠도는 이른바 워터파크 샤워실 몰래카메라입니다."

<녹취>TV조선(08.19) : "특정 여성만 집중 촬영한 장면도 적나라하게 담겨있습니다“

<인터뷰>김경환(교수 / 상지대 언론광고학부 교수) :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있다는 걸 보도함에도 불구하고 굳이 찍힌 영상물을 보여주면서, 2차 피해를 증가시키는 유형의 보도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죠. 별도의 이미지 처리를 한다든지 또는 CG를 별도로 다른 형태로 제작해서 대체하는 형태로 보도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부 매체들은 르포 형식으로 몰래 촬영이 가능한 초소형 카메라를 직접 구입하는 과정을 자세히 소개하거나, 직접 촬영을 해보는 내용을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방송자료> TV조선(08.19.) : "이 명함 모양의 몰래카메라로 직접 촬영을 해보겠습니다. 수영복을 입은 여성 가까이 다가가기도 하고, 일부러 몰카를 찍는 듯 수상한 행동도 했지만 눈치를 못 챕니다.“

하지만, 이 같은 보도는 특정 계층의 범죄 심리를 부추길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인터뷰> 이수정(경기대학교 대학원 범죄심리학과 교수) : "욕구가 있는 사람들에겐 일종의 상당히 유용한 정보로 활용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봐야죠. 청소년들에겐 특히 지금 이런 종류의 정보들이, 정보적인 뉴스가, 실행을 하는 계기를 만드는 데 영향을 줄 수도 있죠"

또 이렇게 찍은 불법 영상을 어디서 구할 수 있는지, 자세히 설명한 기사들도 있었습니다.

<녹취> JTBC 뉴스룸(08.26.) : "인터넷 파일공유 사이트입니다. 수영장 몰카라는 제목의 동영상이 올라와 있습니다."

<질문>

이 사건의 피의자들이 붙잡혔죠? 그렇다면 그 후 언론들의 자극적인 보도 태도가 좀 달라졌습니까?

<답변>

조금 달라지는 게 일반적인데, 이번에는 여전히 심층기사보다 흥미위주의 사건성 기사들이 훨씬 많았습니다.

<리포트>

워터파크 불법 영상과 관련된 피의자들이 검거된 이후, 언론들은 몰래 촬영이 가능한 초소형 카메라 기술의 발전에 대해 잇따라 보도했습니다.

<녹취> MBC 뉴스데스크(08.28.) : "이렇게 몰카가 난무하는 데는 쉽게 알아차리기 힘들 만큼 몰카가 진화한 것도 한몫을 했습니다."

<녹취> KBS 뉴스9(08.27.) : "하지만 제 몸에는 현재 6개의 초소형 카메라가 가동되고 있습니다.“

같은 시기, 다른 몰카 범죄를 흥미 위주로 다룬 기사도 이어졌습니다.

한 고등학생이 20~30대 여교사들의 치마 속을 상습적으로 몰래 찍은 사건에서도 수법을 상세히 설명하는 기사가 우후죽순으로 쏟아졌습니다.

미디어 인사이드가 워터파크 몰카 범인이 검거된 지난 달 27일부터 일주일동안 몰카범죄 관련 기사들을 분석해 봤습니다.

몰카 범죄의 심각성이나 피해자가 받는 고통을 알리고, 범죄 발생의 원인과 대책을 사회 구조적 측면에서 분석한 심층적인 후속기사는, 전체 87건 가운데 17건으로 19.5%에 불과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언론이 사건의 본질보다 단순한 현상이나 선정적,흥미위주의 보도를 반복할 경우, 범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왜곡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인터뷰> 이수정(경기대학교 대학원 범죄심리학과 교수) : "그 영상에 찍혀서 많은 여성들이 얼마나 범죄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는지 차후에 어떤 종류의 불안감을 갖게 되는지,이런 부분에 대해선 사실 제대로 보도된 적이 없어요. 결국엔 불법이나 합법이냐를 따지기 전에 사람들이 최첨단 기술은 누구나 갖고 싶어 하죠.구입을 하고 싶어 하죠.그런 정도의 결론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는 거예요"

사안의 본질, 즉 얼마나 보도할 가치가 있느냐보다는 관련 영상이 있고 없고 같은 부수적인 조건들이, 보도량에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녹취> 연합뉴스TV(08.28.) : "더 충격적인 사건이 있습니다.의사가 산부인과 진료를 받는 환자를 몰래 촬영하고 간호사를 몰카로 찍다가 덜미가 잡혔는데요. 2년 동안 무려 137차례나 은밀한 촬영을 했습니다."

여성의 몸을 진찰하는 전문직업인의 몰카 범죄였기 때문에 기사로서의 가치는 높았지만, 워터파크 몰카 범죄와 보도량은 대조적이었습니다.

13개 일간지와 7개 방송의 기사를 분석한 결과, 영상이 충분했던 '워터파크 몰카' 범죄는 첫 보도일부터 일주일간 쏟아진 관련 기사가 33건이었습니다.

반면 보도에 활용할 영상이 없었던 의사 몰카 범죄의 경우, 첫 보도 후 일주일간 6건에 그쳤습니다.

단순 판결기사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범죄 기사에서 이처럼 행위나 결과 등에만 중점을 두는 보도 태도는 우리 언론의 문제점으로 지적돼왔습니다.

<녹취> <범죄보도의문제> 中 :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언론이 범죄 행위자와 범죄행위의 결과와 같이 사건의 특정 부분에만 중점을 둬 보도하면, 일반 국민은 범죄의 구체적 상황과 범행 배경을 인식하지 못해 심리적 영향(예컨대 단순한 흥미)만 받게 된다. 이것은 범죄 해소에 결코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오지 못 한다”

<질문>

몰카 범죄가 이렇게 반복되고 또 크게 늘어나는 데 비해서, 사법 당국과 언론의 문제의식이 너무 안일한 건 아닌가요?

<답변>

몰카 범죄의 경우 법적으로는 최고 징역7년형에 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가벼운 벌금이나 집행유예에 그치는 게 현실인데요,

법 적용과 해석이 다소 주관적이라는 비판도 있습니다.

<리포트>

성폭력특례법 14조 1항은 “카메라를 이용한 범죄에 대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타인의 신체를 동의 없이 촬영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 이렇게 촬영한 내용을 영리를 목적으로 인터넷 등 정보통신망을 통해 유포하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그런데 문제는 당사자의 동의를 받지 않고 은밀한 부위를 몰래 촬영하다 들켰더라도, 촬영물이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을 유발하는 것으로 인정돼야 처벌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비슷한 유형의 사건인데도. 재판부의 판단에 따라 유·무죄의 판결이 엇갈리기도 합니다.

<녹취> MBC 뉴스데스크(05.18.) : "지하철과 거리에서 여성의 다리 사진을 49번 찍은 유 모 씨에 대해, 법원은 특이한 성적취향이라면서도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녹취> MBN뉴스8(05.18.) : "2년 전 지나가던 여성의 다리 사진 두 장을 찍은 40대에게 법원은, 벌금 200만 원을 선고하면서 '노출수준이 낮더라도 충분히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래서 일부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신진희(성폭력 피해자 국선전담 변호사) : "반드시 성의 문제가 아니라도 동의 없이 다른 사람의 신체를 찍는 행위 자체가 그 사람에게 굉장히 불쾌감을 줄 수 있는 거잖아요. 과다노출 처벌하거든요.불쾌감을 주잖아요.사회풍속을 저해하는 행위라고 보는 거예요.노상방뇨 처벌하죠?비슷한 거예요. 동의 없이 다른 사람의 얼굴이나 신체를 찍는 행위 자체도 범죄라고 볼 것이냐부터 우리가 출발을 해야 되는 건데, 이런 부분에 대한 논의가 지금 딱 필요한 때다..이렇게 봅니다."

이처럼 몰카 범죄를 근절하기 위해선, 관련 법이 어떤지, 어떻게 바뀌면 좋을지 언론이 사회적 논의의 장을 마련할 필요가 있지만, 대부분 처벌 법규의 내용을 단순히 전달하는 데 그치고 있습니다.

<질문>

그렇다면 몰카 범죄와 관련한 언론 보도,어떻게 달라져야 할까요?

<답변>

몰카 범죄를 사건이 날 때마다 일회성으로 인식하지 말고, 제도적인 문제를 지속적으로 감시해 비판하고 사회적 공론의 장이 마련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리포트>

몰카 범죄에 대해 강력한 단속과 처벌을 강조하는 보도는 사실, 오래전부터 반복돼 왔습니다.

<녹취> 중앙일보(08.27.) : “좀 더 강력한 단속과 사법부의 처벌 의지가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디지털 범죄의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을 드높이는 등 디지털 문화를 정화하는 새로운 범사회적 규범도 시급히 수립해야 할 때다. ”

<녹취> 중앙일보(2013.10.12.) : “강력한 적발과 처벌 의지를 가지고 범죄에 접근하고, 몰카가 사람의 신체를 침해하는 폭력과 같은 범죄라는 사실을 주지시키는 반복적인 교육 등 범사회적인 제재가 필요한 시점이다”

하지만 사건이 날 때 뿐,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후속 취재는 찾기 어려웠습니다.

최근 몰카 범죄가 다시 사회적 이슈가 되자, 정부는 이른바 '몰카 범죄 근절 대책'을 내놨습니다.

<녹취> YTN(08.31.) : "경찰이 대책을 내놨습니다. 물놀이 시설에서 잠복근무를 하고 다양한 형태의 변형된 몰래카메라를 생산단계부터 차단하기로 했습니다."

언론은 몰카 범죄를 선정적으로 보도하는데 그치지 말고, 이 같은 정부 대책이 실효성이 있는지 검증하고 제대로 추진되는지 감시하는 데 더 힘을 쏟아야 합니다.

‘몰래카메라’라는 말이 우리에게 익숙해진 건, 연예인들을 속여서 웃음을 만들던 한 오락프로그램을 통해서죠.

그래서인지 ‘몰카’라고만 표현할 경우, 실제 범죄의 문제점과 심각성을 희석시킨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올바른 용어 선택도 언론의 중요한 역할인 만큼, 그냥 몰카 라는 단어 대신 '몰카 범죄', '불법 동영상' 또는 '범죄 영상' 같은 용어가 더 적절하지 않을까요?
  • 선정적 보도, 모방 범죄 우려까지…‘몰카 범죄’ 보도
    • 입력 2015-09-06 17:41:09
    • 수정2015-09-06 17:57:00
    미디어 인사이드
<앵커 멘트>

얼마 전 국내 대형 물놀이 시설에서 불법으로 촬영된 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국내외에 유포됐습니다.

그러자 언론들은 이 사건은 물론 과거 사례까지 들추며 이른바 몰래 카메라를 이용한 범죄 기사를 계속 쏟아냈는데,

보도 내용이 지나치게 선정적이거나 모방 범죄를 부추길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은 먼저 이른바 ‘몰카 범죄’를 다루는 언론 보도의 문제점을 류란 기자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얘기를 나누기에 앞서서 언론들이 보도한 영상 가운데 지나치게 선정적인 부분은 제작진이 재편집했음을 알려드립니다.

<질문>

류 기자! 이번 몰카 범죄 사건, 언론들이 전례 없이 상당한 관심을 보였죠?

<답변>

사건 초기 피의자들이 잡히기 전부터 수많은 매체에서, 현장 르포와 분석 기사 같은 다양한 형식의 보도를 이어갔습니다.

<리포트>

문제의 불법 동영상이 처음 알려진 건 지난달 16일, 한 인터넷 카페를 통해서였습니다.

<녹취> 인터넷 카페 게시글 "최근에 워터파크 가신 여성분들 확인해보세요.“

이틀 뒤, 영상에 나오는 업체의 신고로 경찰이 수사에 나섰고 주요 언론들도 이 사건을 보도했습니다.

<녹취> MBC 뉴스데스크(08.18.) : "국내 한 워터파크에서 찍힌 것으로 보이는 여성 샤워실 몰카 영상이 국내외로 확산되고 있어서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워터파크 몰카', '샤워실 몰카’라는 제목의 관련 기사들이 쏟아지면서 피의자 2명이 검거되기까지 열하루 동안, 한 검색사이트에서 '워터파크 몰카'로 검색되는 기사만 3천여 건..

영상 내용을 비교적 자세히 보여주거나 선정적으로 묘사한 기사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녹취> MBN(08.19) : "여성들이 몸을 닦습니다. 최근 인터넷에 떠도는 이른바 워터파크 샤워실 몰래카메라입니다."

<녹취>TV조선(08.19) : "특정 여성만 집중 촬영한 장면도 적나라하게 담겨있습니다“

<인터뷰>김경환(교수 / 상지대 언론광고학부 교수) :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있다는 걸 보도함에도 불구하고 굳이 찍힌 영상물을 보여주면서, 2차 피해를 증가시키는 유형의 보도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죠. 별도의 이미지 처리를 한다든지 또는 CG를 별도로 다른 형태로 제작해서 대체하는 형태로 보도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부 매체들은 르포 형식으로 몰래 촬영이 가능한 초소형 카메라를 직접 구입하는 과정을 자세히 소개하거나, 직접 촬영을 해보는 내용을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방송자료> TV조선(08.19.) : "이 명함 모양의 몰래카메라로 직접 촬영을 해보겠습니다. 수영복을 입은 여성 가까이 다가가기도 하고, 일부러 몰카를 찍는 듯 수상한 행동도 했지만 눈치를 못 챕니다.“

하지만, 이 같은 보도는 특정 계층의 범죄 심리를 부추길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인터뷰> 이수정(경기대학교 대학원 범죄심리학과 교수) : "욕구가 있는 사람들에겐 일종의 상당히 유용한 정보로 활용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봐야죠. 청소년들에겐 특히 지금 이런 종류의 정보들이, 정보적인 뉴스가, 실행을 하는 계기를 만드는 데 영향을 줄 수도 있죠"

또 이렇게 찍은 불법 영상을 어디서 구할 수 있는지, 자세히 설명한 기사들도 있었습니다.

<녹취> JTBC 뉴스룸(08.26.) : "인터넷 파일공유 사이트입니다. 수영장 몰카라는 제목의 동영상이 올라와 있습니다."

<질문>

이 사건의 피의자들이 붙잡혔죠? 그렇다면 그 후 언론들의 자극적인 보도 태도가 좀 달라졌습니까?

<답변>

조금 달라지는 게 일반적인데, 이번에는 여전히 심층기사보다 흥미위주의 사건성 기사들이 훨씬 많았습니다.

<리포트>

워터파크 불법 영상과 관련된 피의자들이 검거된 이후, 언론들은 몰래 촬영이 가능한 초소형 카메라 기술의 발전에 대해 잇따라 보도했습니다.

<녹취> MBC 뉴스데스크(08.28.) : "이렇게 몰카가 난무하는 데는 쉽게 알아차리기 힘들 만큼 몰카가 진화한 것도 한몫을 했습니다."

<녹취> KBS 뉴스9(08.27.) : "하지만 제 몸에는 현재 6개의 초소형 카메라가 가동되고 있습니다.“

같은 시기, 다른 몰카 범죄를 흥미 위주로 다룬 기사도 이어졌습니다.

한 고등학생이 20~30대 여교사들의 치마 속을 상습적으로 몰래 찍은 사건에서도 수법을 상세히 설명하는 기사가 우후죽순으로 쏟아졌습니다.

미디어 인사이드가 워터파크 몰카 범인이 검거된 지난 달 27일부터 일주일동안 몰카범죄 관련 기사들을 분석해 봤습니다.

몰카 범죄의 심각성이나 피해자가 받는 고통을 알리고, 범죄 발생의 원인과 대책을 사회 구조적 측면에서 분석한 심층적인 후속기사는, 전체 87건 가운데 17건으로 19.5%에 불과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언론이 사건의 본질보다 단순한 현상이나 선정적,흥미위주의 보도를 반복할 경우, 범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왜곡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인터뷰> 이수정(경기대학교 대학원 범죄심리학과 교수) : "그 영상에 찍혀서 많은 여성들이 얼마나 범죄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는지 차후에 어떤 종류의 불안감을 갖게 되는지,이런 부분에 대해선 사실 제대로 보도된 적이 없어요. 결국엔 불법이나 합법이냐를 따지기 전에 사람들이 최첨단 기술은 누구나 갖고 싶어 하죠.구입을 하고 싶어 하죠.그런 정도의 결론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는 거예요"

사안의 본질, 즉 얼마나 보도할 가치가 있느냐보다는 관련 영상이 있고 없고 같은 부수적인 조건들이, 보도량에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녹취> 연합뉴스TV(08.28.) : "더 충격적인 사건이 있습니다.의사가 산부인과 진료를 받는 환자를 몰래 촬영하고 간호사를 몰카로 찍다가 덜미가 잡혔는데요. 2년 동안 무려 137차례나 은밀한 촬영을 했습니다."

여성의 몸을 진찰하는 전문직업인의 몰카 범죄였기 때문에 기사로서의 가치는 높았지만, 워터파크 몰카 범죄와 보도량은 대조적이었습니다.

13개 일간지와 7개 방송의 기사를 분석한 결과, 영상이 충분했던 '워터파크 몰카' 범죄는 첫 보도일부터 일주일간 쏟아진 관련 기사가 33건이었습니다.

반면 보도에 활용할 영상이 없었던 의사 몰카 범죄의 경우, 첫 보도 후 일주일간 6건에 그쳤습니다.

단순 판결기사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범죄 기사에서 이처럼 행위나 결과 등에만 중점을 두는 보도 태도는 우리 언론의 문제점으로 지적돼왔습니다.

<녹취> <범죄보도의문제> 中 :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언론이 범죄 행위자와 범죄행위의 결과와 같이 사건의 특정 부분에만 중점을 둬 보도하면, 일반 국민은 범죄의 구체적 상황과 범행 배경을 인식하지 못해 심리적 영향(예컨대 단순한 흥미)만 받게 된다. 이것은 범죄 해소에 결코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오지 못 한다”

<질문>

몰카 범죄가 이렇게 반복되고 또 크게 늘어나는 데 비해서, 사법 당국과 언론의 문제의식이 너무 안일한 건 아닌가요?

<답변>

몰카 범죄의 경우 법적으로는 최고 징역7년형에 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가벼운 벌금이나 집행유예에 그치는 게 현실인데요,

법 적용과 해석이 다소 주관적이라는 비판도 있습니다.

<리포트>

성폭력특례법 14조 1항은 “카메라를 이용한 범죄에 대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타인의 신체를 동의 없이 촬영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 이렇게 촬영한 내용을 영리를 목적으로 인터넷 등 정보통신망을 통해 유포하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그런데 문제는 당사자의 동의를 받지 않고 은밀한 부위를 몰래 촬영하다 들켰더라도, 촬영물이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을 유발하는 것으로 인정돼야 처벌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비슷한 유형의 사건인데도. 재판부의 판단에 따라 유·무죄의 판결이 엇갈리기도 합니다.

<녹취> MBC 뉴스데스크(05.18.) : "지하철과 거리에서 여성의 다리 사진을 49번 찍은 유 모 씨에 대해, 법원은 특이한 성적취향이라면서도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녹취> MBN뉴스8(05.18.) : "2년 전 지나가던 여성의 다리 사진 두 장을 찍은 40대에게 법원은, 벌금 200만 원을 선고하면서 '노출수준이 낮더라도 충분히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래서 일부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신진희(성폭력 피해자 국선전담 변호사) : "반드시 성의 문제가 아니라도 동의 없이 다른 사람의 신체를 찍는 행위 자체가 그 사람에게 굉장히 불쾌감을 줄 수 있는 거잖아요. 과다노출 처벌하거든요.불쾌감을 주잖아요.사회풍속을 저해하는 행위라고 보는 거예요.노상방뇨 처벌하죠?비슷한 거예요. 동의 없이 다른 사람의 얼굴이나 신체를 찍는 행위 자체도 범죄라고 볼 것이냐부터 우리가 출발을 해야 되는 건데, 이런 부분에 대한 논의가 지금 딱 필요한 때다..이렇게 봅니다."

이처럼 몰카 범죄를 근절하기 위해선, 관련 법이 어떤지, 어떻게 바뀌면 좋을지 언론이 사회적 논의의 장을 마련할 필요가 있지만, 대부분 처벌 법규의 내용을 단순히 전달하는 데 그치고 있습니다.

<질문>

그렇다면 몰카 범죄와 관련한 언론 보도,어떻게 달라져야 할까요?

<답변>

몰카 범죄를 사건이 날 때마다 일회성으로 인식하지 말고, 제도적인 문제를 지속적으로 감시해 비판하고 사회적 공론의 장이 마련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리포트>

몰카 범죄에 대해 강력한 단속과 처벌을 강조하는 보도는 사실, 오래전부터 반복돼 왔습니다.

<녹취> 중앙일보(08.27.) : “좀 더 강력한 단속과 사법부의 처벌 의지가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디지털 범죄의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을 드높이는 등 디지털 문화를 정화하는 새로운 범사회적 규범도 시급히 수립해야 할 때다. ”

<녹취> 중앙일보(2013.10.12.) : “강력한 적발과 처벌 의지를 가지고 범죄에 접근하고, 몰카가 사람의 신체를 침해하는 폭력과 같은 범죄라는 사실을 주지시키는 반복적인 교육 등 범사회적인 제재가 필요한 시점이다”

하지만 사건이 날 때 뿐,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후속 취재는 찾기 어려웠습니다.

최근 몰카 범죄가 다시 사회적 이슈가 되자, 정부는 이른바 '몰카 범죄 근절 대책'을 내놨습니다.

<녹취> YTN(08.31.) : "경찰이 대책을 내놨습니다. 물놀이 시설에서 잠복근무를 하고 다양한 형태의 변형된 몰래카메라를 생산단계부터 차단하기로 했습니다."

언론은 몰카 범죄를 선정적으로 보도하는데 그치지 말고, 이 같은 정부 대책이 실효성이 있는지 검증하고 제대로 추진되는지 감시하는 데 더 힘을 쏟아야 합니다.

‘몰래카메라’라는 말이 우리에게 익숙해진 건, 연예인들을 속여서 웃음을 만들던 한 오락프로그램을 통해서죠.

그래서인지 ‘몰카’라고만 표현할 경우, 실제 범죄의 문제점과 심각성을 희석시킨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올바른 용어 선택도 언론의 중요한 역할인 만큼, 그냥 몰카 라는 단어 대신 '몰카 범죄', '불법 동영상' 또는 '범죄 영상' 같은 용어가 더 적절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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