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뉴스 따라잡기] 미궁에 빠진 사건…‘걸음걸이’로 해결
입력 2015.09.30 (08:32) 수정 2015.09.30 (09:04) 아침뉴스타임
자동재생
동영상영역 시작
동영상영역 끝
<기자 멘트>

범죄 현장이 찍힌 CCTV 영상입니다.

화면이 흐려 범인을 알아볼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CCTV 화질이 나쁘거나, 현장에 지문같은 단서를 남기지 않는 고단수 범죄인 경우 범인을 찾기가 쉽지 않은데요.

그런데 의외의 것이 사건 해결의 결정적 단서가 되기도 합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범인의 걸음걸이입니다.

미궁에 빠질 뻔했던 사건을 명쾌하게 해결해 준 걸음걸이 분석 기법, 뉴스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부산의 한 식당.

영업을 마친 한적한 새벽 시간, 한 남성이 식당을 가로질러 걸어갑니다.

바로 계산대로 향하더니 순식간에 돈을 훔쳐 달아납니다.

<녹취> 피해 상점 (음성변조) : "카운터에 있는 집사람 지갑, 카운터에 돈 싹 다 들고 나가고 아예 돈 담아놓는 상자도 있습니다. 그것까지 다 들고 갔어요. 동전까지도 싹 다 긁어갔어요."

또 다른 식당과 인근 목욕탕에서도 비슷한 절도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CCTV마다 같은 인물로 보이는 한 남성이 찍혀 있었습니다.

<인터뷰> 조광석(형사/부산 영도경찰서 강력범죄수사팀) : "야간에 영업이 끝나고 주인이 퇴근을 한 영업점, 음식점이라든지 목욕탕 등이 범행 대상이었습니다."

이 남성은 이런 식으로 지난해 6월부터 부산 곳곳의 상점가를 돌며 64차례에 걸쳐 1500만 원 가량의 금품을 훔쳤습니다.

<녹취> 피해 상점 (음성변조) : "우리 동네만 해도 열 몇 군데가 털렸으니까. (현금은) 카운터에 보통 두잖아요. 잔돈 그런 거 털어가고……."

복면을 쓴데다, 지문도 남기지 않아 범인을 잡을 단서를 찾기 어려운 상황.

경찰은, 유일한 희망인 CCTV를 보고 또 봤습니다.

그러다, 흥미로운 사실을 포착해냅니다.

<인터뷰> 조광석(형사/부산 영도경찰서 강력범죄수사팀) : "CCTV를 보고 수사를 시작했는데 화면상 얼굴이 조금 흐릿하고 저희가 용의자 특징을 찾아보니까 걸음걸이가 약간 수상해서, 약간 좀 안짱다리 걸음입니다."

CCTV를 다시 한 번 보겠습니다.

범인의 걸음걸이가 두 발끝이 안쪽으로 향하는 안짱걸음이었던 겁니다.

경찰은 바로 동일 수법 전과자들을 대상으로 걸음걸이 분석을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조광석(형사/부산 영도경찰서 강력범죄수사팀) : "비슷한 나잇대하고 동일수법을 가진 전국의 1,500명의 동일수법 전과자를 일일이 대조작업을 하고 그중에서도 30여 명 정도를 비슷한 인상착의, 비슷한 걸음걸이로 다시 축소했습니다. 그 작업이 3개월 정도 걸렸습니다."

탐문 수사 끝에 마침내 34살 김 모 씨를 검거할 수 있었습니다.

완벽 범죄를 꿈꿨을 김 씨, 독특한 걸음걸이마저 숨길 수는 없었던 겁니다.

<인터뷰> 조광석(형사/부산 영도경찰서 강력범죄수사팀) : "제일 처음에는 얼굴이 정확히 나오면 얼굴로 대조작업을 할 수 있는데 얼굴이 흐릿하게 나오면 범인의 행동 자세라든지 움직일 때 특징 이런 것을 주안점으로 보고 있습니다."

군산에서 발생한 절도 사건도 사건 해결의 단서를 찾지 못 해, 역시 미궁에 빠질 뻔했습니다.

<인터뷰> 장재철(형사/전북 군산경찰서) : "새벽 시간대에 목재 공장에 침입해서 목수들이 거기다가 보관해놓는 고가의 공구를 절취한 사건입니다. 기간은 1년여 정도 되는데요. 그 기간 횟수로는 110여 회 정도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범인은 직원들이 모두 퇴근한 후 고가의 목재 공구만을 노렸습니다.

CCTV에 범인의 모습이 포착됐지만, 화질이 나빠 얼굴을 알아볼 수 없었습니다.

이번에도 실마리가 됐던 건 바로 범인의 독특한 걸음걸이였습니다.

<인터뷰> 장재철(형사/전북 군산경찰서) : "저희가 CCTV 영상에서 확인한 바로는 걸음걸이가 젊은 사람들의 걸음걸이가 아니고 걸음걸이가 느리면서 약간 절뚝거리는 그런 보행 습관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어서 연령이 고령의 피의자가 아닐까 생각했던 겁니다."

피해 공장 주변을 탐문한 끝에, 인근 공장에서 야간 경비로 일한 60대 정모 씨를 검거할 수 있었습니다.

1년이나 지속됐던 정 씨의 절도 행각이 독특한 걸음걸이 탓에 발각된 겁니다.

날로 지능화돼 가는 범죄, CCTV 속 걸음걸이를 분석해 용의자를 지목해 내는 법보행 기법은 이제 과학 수사의 하나로 자리 잡아 가고 있습니다.

<인터뷰> 윤영필(회장/법보행 분석 전문가) : "협의체 보폭은 사람에 따라 다릅니다. 처음에 구분하는 것은 걸음걸이 자체를 보고 다리의 모양, 발의 모양하고 걸음을 걸을 때 보폭의 속도, 다리가 얼마나 휘어져 있는지 걸을 때 안쪽으로 휘어져 있는지 바깥쪽으로 휘어져 있는지 걸을 때 발이 안쪽으로 가는지 바깥쪽으로 가는지"

사람마다 특징이 다른 걸음걸이...

절도 사건뿐 아니라, 살인 사건 해결에도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지난해 3월, 서울 강서구의 한 주택가.

허둥지둥 급하게 뛰어가는 한 남성의 모습이 보입니다.

남성이 서둘러 떠난 현장에선 한 건설업자가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하지만 뚜렷한 단서가 없어, 수사는 7개월 동안 답보 상태에 빠졌습니다.

<인터뷰> 류중국(팀장/서울 강서경찰서 강력1팀/작년 12월 방송) : "주변 120여 개의 CCTV를 발췌해서 그중에서 한 달 사이에 21개의 CCTV에서 용의자로 추정되는 남자를 발견한 거죠."

이번에도 용의자의 얼굴을 식별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용의자의 걸음걸이가 유난히 눈에 띄었습니다.

<인터뷰> 윤영필(회장/법보행 분석 전문가 협의체) : "왼쪽 발을 보시면 뒤축에 있는 것하고 두 번째 발가락하고 두 개의 연장선을 그었을 때 진행 방향에서 이 방향이 안쪽으로 돌아가는 거예요. 그걸 우리가 내족지보행이라고 합니다."

흔히 안짱걸음이라고 하는 이 내족지보행을 토대로 사건 현장 주변을 맴돌던 40대 중국동포를 살인 용의자로 체포할 수 있었습니다.

경찰청에서 발표한 2014년 범인 검거 통계를 보면, CCTV를 활용한 검거가 2013년에 비해 약 84%나 늘어난 걸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어두운 밤을 틈타 벌어지는 사건은 CCTV마저 무용지물인 경우가 많습니다.

걸음걸이 분석 같은 새로운 수사 기법들이 계속 발굴돼야 하는 이윱니다.
  • [뉴스 따라잡기] 미궁에 빠진 사건…‘걸음걸이’로 해결
    • 입력 2015-09-30 08:34:41
    • 수정2015-09-30 09:04:21
    아침뉴스타임
<기자 멘트>

범죄 현장이 찍힌 CCTV 영상입니다.

화면이 흐려 범인을 알아볼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CCTV 화질이 나쁘거나, 현장에 지문같은 단서를 남기지 않는 고단수 범죄인 경우 범인을 찾기가 쉽지 않은데요.

그런데 의외의 것이 사건 해결의 결정적 단서가 되기도 합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범인의 걸음걸이입니다.

미궁에 빠질 뻔했던 사건을 명쾌하게 해결해 준 걸음걸이 분석 기법, 뉴스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부산의 한 식당.

영업을 마친 한적한 새벽 시간, 한 남성이 식당을 가로질러 걸어갑니다.

바로 계산대로 향하더니 순식간에 돈을 훔쳐 달아납니다.

<녹취> 피해 상점 (음성변조) : "카운터에 있는 집사람 지갑, 카운터에 돈 싹 다 들고 나가고 아예 돈 담아놓는 상자도 있습니다. 그것까지 다 들고 갔어요. 동전까지도 싹 다 긁어갔어요."

또 다른 식당과 인근 목욕탕에서도 비슷한 절도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CCTV마다 같은 인물로 보이는 한 남성이 찍혀 있었습니다.

<인터뷰> 조광석(형사/부산 영도경찰서 강력범죄수사팀) : "야간에 영업이 끝나고 주인이 퇴근을 한 영업점, 음식점이라든지 목욕탕 등이 범행 대상이었습니다."

이 남성은 이런 식으로 지난해 6월부터 부산 곳곳의 상점가를 돌며 64차례에 걸쳐 1500만 원 가량의 금품을 훔쳤습니다.

<녹취> 피해 상점 (음성변조) : "우리 동네만 해도 열 몇 군데가 털렸으니까. (현금은) 카운터에 보통 두잖아요. 잔돈 그런 거 털어가고……."

복면을 쓴데다, 지문도 남기지 않아 범인을 잡을 단서를 찾기 어려운 상황.

경찰은, 유일한 희망인 CCTV를 보고 또 봤습니다.

그러다, 흥미로운 사실을 포착해냅니다.

<인터뷰> 조광석(형사/부산 영도경찰서 강력범죄수사팀) : "CCTV를 보고 수사를 시작했는데 화면상 얼굴이 조금 흐릿하고 저희가 용의자 특징을 찾아보니까 걸음걸이가 약간 수상해서, 약간 좀 안짱다리 걸음입니다."

CCTV를 다시 한 번 보겠습니다.

범인의 걸음걸이가 두 발끝이 안쪽으로 향하는 안짱걸음이었던 겁니다.

경찰은 바로 동일 수법 전과자들을 대상으로 걸음걸이 분석을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조광석(형사/부산 영도경찰서 강력범죄수사팀) : "비슷한 나잇대하고 동일수법을 가진 전국의 1,500명의 동일수법 전과자를 일일이 대조작업을 하고 그중에서도 30여 명 정도를 비슷한 인상착의, 비슷한 걸음걸이로 다시 축소했습니다. 그 작업이 3개월 정도 걸렸습니다."

탐문 수사 끝에 마침내 34살 김 모 씨를 검거할 수 있었습니다.

완벽 범죄를 꿈꿨을 김 씨, 독특한 걸음걸이마저 숨길 수는 없었던 겁니다.

<인터뷰> 조광석(형사/부산 영도경찰서 강력범죄수사팀) : "제일 처음에는 얼굴이 정확히 나오면 얼굴로 대조작업을 할 수 있는데 얼굴이 흐릿하게 나오면 범인의 행동 자세라든지 움직일 때 특징 이런 것을 주안점으로 보고 있습니다."

군산에서 발생한 절도 사건도 사건 해결의 단서를 찾지 못 해, 역시 미궁에 빠질 뻔했습니다.

<인터뷰> 장재철(형사/전북 군산경찰서) : "새벽 시간대에 목재 공장에 침입해서 목수들이 거기다가 보관해놓는 고가의 공구를 절취한 사건입니다. 기간은 1년여 정도 되는데요. 그 기간 횟수로는 110여 회 정도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범인은 직원들이 모두 퇴근한 후 고가의 목재 공구만을 노렸습니다.

CCTV에 범인의 모습이 포착됐지만, 화질이 나빠 얼굴을 알아볼 수 없었습니다.

이번에도 실마리가 됐던 건 바로 범인의 독특한 걸음걸이였습니다.

<인터뷰> 장재철(형사/전북 군산경찰서) : "저희가 CCTV 영상에서 확인한 바로는 걸음걸이가 젊은 사람들의 걸음걸이가 아니고 걸음걸이가 느리면서 약간 절뚝거리는 그런 보행 습관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어서 연령이 고령의 피의자가 아닐까 생각했던 겁니다."

피해 공장 주변을 탐문한 끝에, 인근 공장에서 야간 경비로 일한 60대 정모 씨를 검거할 수 있었습니다.

1년이나 지속됐던 정 씨의 절도 행각이 독특한 걸음걸이 탓에 발각된 겁니다.

날로 지능화돼 가는 범죄, CCTV 속 걸음걸이를 분석해 용의자를 지목해 내는 법보행 기법은 이제 과학 수사의 하나로 자리 잡아 가고 있습니다.

<인터뷰> 윤영필(회장/법보행 분석 전문가) : "협의체 보폭은 사람에 따라 다릅니다. 처음에 구분하는 것은 걸음걸이 자체를 보고 다리의 모양, 발의 모양하고 걸음을 걸을 때 보폭의 속도, 다리가 얼마나 휘어져 있는지 걸을 때 안쪽으로 휘어져 있는지 바깥쪽으로 휘어져 있는지 걸을 때 발이 안쪽으로 가는지 바깥쪽으로 가는지"

사람마다 특징이 다른 걸음걸이...

절도 사건뿐 아니라, 살인 사건 해결에도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지난해 3월, 서울 강서구의 한 주택가.

허둥지둥 급하게 뛰어가는 한 남성의 모습이 보입니다.

남성이 서둘러 떠난 현장에선 한 건설업자가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하지만 뚜렷한 단서가 없어, 수사는 7개월 동안 답보 상태에 빠졌습니다.

<인터뷰> 류중국(팀장/서울 강서경찰서 강력1팀/작년 12월 방송) : "주변 120여 개의 CCTV를 발췌해서 그중에서 한 달 사이에 21개의 CCTV에서 용의자로 추정되는 남자를 발견한 거죠."

이번에도 용의자의 얼굴을 식별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용의자의 걸음걸이가 유난히 눈에 띄었습니다.

<인터뷰> 윤영필(회장/법보행 분석 전문가 협의체) : "왼쪽 발을 보시면 뒤축에 있는 것하고 두 번째 발가락하고 두 개의 연장선을 그었을 때 진행 방향에서 이 방향이 안쪽으로 돌아가는 거예요. 그걸 우리가 내족지보행이라고 합니다."

흔히 안짱걸음이라고 하는 이 내족지보행을 토대로 사건 현장 주변을 맴돌던 40대 중국동포를 살인 용의자로 체포할 수 있었습니다.

경찰청에서 발표한 2014년 범인 검거 통계를 보면, CCTV를 활용한 검거가 2013년에 비해 약 84%나 늘어난 걸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어두운 밤을 틈타 벌어지는 사건은 CCTV마저 무용지물인 경우가 많습니다.

걸음걸이 분석 같은 새로운 수사 기법들이 계속 발굴돼야 하는 이윱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 전화 : 02-781-123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뉴스홈페이지 : https://goo.gl/4bWbkG
kbs가 손수 골랐습니다. 네이버에서도 보세요.
아침뉴스타임 전체보기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