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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휴대전화 빌려줬다 눈앞에서 날벼락
입력 2015.10.08 (08:32) 수정 2015.10.08 (09:03) 아침뉴스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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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잠시 전화 좀 빌릴 수 있을까요?”

순진한 외모를 한 젊은 여성이 다가와 휴대전화를 빌려달라고 한다면, 누구든 별 거부감 없이 빌려주려 할 겁니다.

피의자는 바로 이 점을 노렸습니다.

다른 사람의 휴대전화를 빌려 몰래 문화 상품권을 결제했는데, 그렇게 가로챈 돈이 천만 원을 넘었습니다.

피해자들은 요금 청구서를 받기 전까지 이런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휴대전화 소액 결제를 이용한 신종 사기 수법, 뉴스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의정부의 한 번화가.

한 20대 여성이 옷수선 가게에서 바지 수선을 의뢰합니다.

<녹취> 옷 수선 가게 주인(음성변조) : "시계를 보더니 30분만 친구를 만나고 오겠대. 응, 그래. 금방 해 놓을게 내가 그랬어요."

그런데 여성이 나간 뒤, 가게 주인의 휴대전화가 감쪽같이 사라졌습니다.

<녹취> 옷 수선 가게 주인(음성변조) : "반바지를 해 놓고 이렇게 보니까 아, 내 휴대전화가 없는 거야. 온 사람도 없고 휴대전화 항상 여기다 놔두거든. 어, 어디 갔지?"

당시 상황이 찍힌 CCTV 영상입니다.

가게를 나오는 여성의 모습이 보입니다.

22살 심모 씨입니다.

인근 놀이터로 향한 심 씨의 손에 가게 주인의 휴대전화가 들려 있습니다.

놀이터 의자에 앉아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다, 메모지에 뭔가 옮겨 적기도 합니다.

그렇게 30여 분을 보내다, 다시 수선 가게로 향하는 심 씨.

<녹취> 옷 수선 가게 주인(음성변조) : "잽싸게 들어와서 휴대전화를 여기다 딱 놓은 거야 내가 내다보는 사이에. 아가씨, 혹시 내 휴대전화하고 바뀐 것 아니야? (물으니까) “아니요. 아줌마 휴대전화 여기 있잖아요.” 이러는 거예요."

주인은 휴대전화를 찾았다는 안도감에 더 캐묻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었습니다.

<녹취> 옷수선 가게 주인(음성변조) : "휴대전화가 이상한 거예요. 사진도 없고 전화번호도 없고 싹 다 지워져 버렸어."

통신사에 문의를 했다가, 놀라운 대답을 듣게 됩니다.

<녹취> 옷 수선 가게 주인(음성변조) : "물어보면 전화를 많이 썼는지 알 수가 있다는 거예요. 전화해서 물어봤더니 문화상품권, 모바일 상품권 해서 25만 원을 쓴 거예요."

심 씨가 가게 주인의 휴대전화로 모바일 상품권을 25만 원어치나 결제한 겁니다.

심 씨가 단골로 다녔던 경기도 여천의 한 PC방입니다.

PC방 주인 가족들과 친분을 쌓은 심 씨는, 자연스레 휴대전화를 자주 빌려갔습니다.

<녹취> PC방 주인(음성변조) : "먼 데로 갖고 가서 했으면 안 빌려줬을 텐데 바로 카운터 근처에 앉아서 사용하고 빌려달라 그래서 빌려줬었는데."

주인이 지켜보는 앞에서 심 씨는 태연하게 휴대전화를 이리저리 만지다, 이번에도 메모지에 무언가 적습니다.

휴대전화로 모바일 문화상품권을 구입하고, 상품권의 일련번호를 적었던 겁니다.

이런 식으로 주인 가족 3명이 피해 본 금액만도 100만 원이 넘습니다.

<녹취> PC방 주인(음성변조) : "제 번호로 48만 원이고 저희 집사람이 44만 원. 딸게 17만 원 이렇게 돼 있어요. 9월 것이 확인이 안 됐거든요. 10일경에 10일 넘어야 확인이 된다던데."

피해 신고가 잇따르자, 경찰은 CCTV 영상 등을 토대로 탐문 수사를 벌였고, 지난 1일 심 씨를 검거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심 씨에게 피해를 본 사람은 30여 명, 피해액은 1300여 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주로 50~60대 영세 상인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녹취> 피해자(음성변조) : "7분 사이에 38만 원 해갔더라고. 우리는 나이 먹어서 돈벌이도 못 하잖아요. 그러니까 이제 애들이 엄마, 아빠 휴대전화를 만들어주잖아요. 만들어 놓고……. 걔 통장에서 내 부주의로 인해서 빠져나간 게 미안하더라고. 내가 지금까지도 내가 마음고생을 해요."

심 씨는 경찰에서 비교적 담담한 모습으로 범행 수법을 털어놨습니다.

<녹취> 피의자(음성변조) : "휴대전화에 있는 OOOO라는 모바일 웹에 들어가서요. 상품권을 결제하는 거예요."

다른 사람의 휴대전화로 모바일 문화상품권을 구입한 뒤, 상품권 일련번호를 따로 메모해 뒀다가 편의점에서 현금화하는 방식입니다.

<녹취> 편의점 관계자(음성변조) : "쿠폰번호 알려주면서 어떻게 서비스 들어가서 어디로 가서 환불 해달라는 얘기예요. 세 차례 정도 해 가더라고요. 쿠폰번호 바꿔가면서. 십몇만 원씩 해간 걸로 알고 있어요."

여기서, 한 가지 의문점이 있습니다. 휴대전화에 설정해 놓은 잠금 장치를 어떻게 풀었던 걸까?

<녹취> 피의자(음성변조) : "버튼 세 가지를 눌러서요. 초기화시켜요. 홈 버튼, 전원 버튼, 볼륨 버튼. 세 가지를 한 번에 눌러야 돼요. (그게 초기화가 되면서 모든 보안이 풀리나요?) 네."

이런 방법은 휴대폰 매장에서 근무할 때 배운 것이라고 진술했는데요.

일부 이동통신사의 경우, 비밀번호 없이 소액 결제가 가능하다는 점을 노린 겁니다.

<인터뷰> 이윤호(수사관/경기도 의정부경찰서) : "휴대폰 매장에서 근무할 당시 처음에 공장 초기화하는 방식이라든지 스마트폰의 전반적인 기능에 대해서 배웠다고 진술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기능만큼이나 여러 범죄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스마트폰.

손님을 가장한 취재진에게 대부분 별다른 경각심 없이 선뜻 건넵니다.

<녹취> 취재진 실험 장면 : "휴대전화를 놔두고 와서 그런데 전화 한통화만 하면 안될까요?"

<녹취> 취재진 실험 장면 : "실례하겠습니다. 휴대전화를 놔두고 와서 문자 한 통만 쓸 수 없을까요? (왜 빌려주셨나요?) 문자 한 통인데 안 해주면 야박하잖아?"

<인터뷰> 이윤호(수사관/경기도 의정부경찰서) : "자신이 소액결제나 콘텐츠 결제를 하지 않을 경우에는 아예 차단해 두시는 게 좋고요. 한도금액을 정해서 한도금액만큼 사용하실 수 있기 때문에 그 점을 인식하셔서 통신사에 요청해서 범행을 예방하는 방법도 있겠고요. 유심칩에 락을 걸어서 이런 범행이 아예 근본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하도록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사기 혐의로 복역한 뒤 지난해 1월 출소한 심 씨.

컴퓨터 등 사용 사기죄와 절도 등의 혐의로 다시 구속되는 신세가 됐습니다.
  • [뉴스 따라잡기] 휴대전화 빌려줬다 눈앞에서 날벼락
    • 입력 2015-10-08 08:35:24
    • 수정2015-10-08 09:03:54
    아침뉴스타임
<기자 멘트>

“잠시 전화 좀 빌릴 수 있을까요?”

순진한 외모를 한 젊은 여성이 다가와 휴대전화를 빌려달라고 한다면, 누구든 별 거부감 없이 빌려주려 할 겁니다.

피의자는 바로 이 점을 노렸습니다.

다른 사람의 휴대전화를 빌려 몰래 문화 상품권을 결제했는데, 그렇게 가로챈 돈이 천만 원을 넘었습니다.

피해자들은 요금 청구서를 받기 전까지 이런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휴대전화 소액 결제를 이용한 신종 사기 수법, 뉴스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의정부의 한 번화가.

한 20대 여성이 옷수선 가게에서 바지 수선을 의뢰합니다.

<녹취> 옷 수선 가게 주인(음성변조) : "시계를 보더니 30분만 친구를 만나고 오겠대. 응, 그래. 금방 해 놓을게 내가 그랬어요."

그런데 여성이 나간 뒤, 가게 주인의 휴대전화가 감쪽같이 사라졌습니다.

<녹취> 옷 수선 가게 주인(음성변조) : "반바지를 해 놓고 이렇게 보니까 아, 내 휴대전화가 없는 거야. 온 사람도 없고 휴대전화 항상 여기다 놔두거든. 어, 어디 갔지?"

당시 상황이 찍힌 CCTV 영상입니다.

가게를 나오는 여성의 모습이 보입니다.

22살 심모 씨입니다.

인근 놀이터로 향한 심 씨의 손에 가게 주인의 휴대전화가 들려 있습니다.

놀이터 의자에 앉아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다, 메모지에 뭔가 옮겨 적기도 합니다.

그렇게 30여 분을 보내다, 다시 수선 가게로 향하는 심 씨.

<녹취> 옷 수선 가게 주인(음성변조) : "잽싸게 들어와서 휴대전화를 여기다 딱 놓은 거야 내가 내다보는 사이에. 아가씨, 혹시 내 휴대전화하고 바뀐 것 아니야? (물으니까) “아니요. 아줌마 휴대전화 여기 있잖아요.” 이러는 거예요."

주인은 휴대전화를 찾았다는 안도감에 더 캐묻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었습니다.

<녹취> 옷수선 가게 주인(음성변조) : "휴대전화가 이상한 거예요. 사진도 없고 전화번호도 없고 싹 다 지워져 버렸어."

통신사에 문의를 했다가, 놀라운 대답을 듣게 됩니다.

<녹취> 옷 수선 가게 주인(음성변조) : "물어보면 전화를 많이 썼는지 알 수가 있다는 거예요. 전화해서 물어봤더니 문화상품권, 모바일 상품권 해서 25만 원을 쓴 거예요."

심 씨가 가게 주인의 휴대전화로 모바일 상품권을 25만 원어치나 결제한 겁니다.

심 씨가 단골로 다녔던 경기도 여천의 한 PC방입니다.

PC방 주인 가족들과 친분을 쌓은 심 씨는, 자연스레 휴대전화를 자주 빌려갔습니다.

<녹취> PC방 주인(음성변조) : "먼 데로 갖고 가서 했으면 안 빌려줬을 텐데 바로 카운터 근처에 앉아서 사용하고 빌려달라 그래서 빌려줬었는데."

주인이 지켜보는 앞에서 심 씨는 태연하게 휴대전화를 이리저리 만지다, 이번에도 메모지에 무언가 적습니다.

휴대전화로 모바일 문화상품권을 구입하고, 상품권의 일련번호를 적었던 겁니다.

이런 식으로 주인 가족 3명이 피해 본 금액만도 100만 원이 넘습니다.

<녹취> PC방 주인(음성변조) : "제 번호로 48만 원이고 저희 집사람이 44만 원. 딸게 17만 원 이렇게 돼 있어요. 9월 것이 확인이 안 됐거든요. 10일경에 10일 넘어야 확인이 된다던데."

피해 신고가 잇따르자, 경찰은 CCTV 영상 등을 토대로 탐문 수사를 벌였고, 지난 1일 심 씨를 검거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심 씨에게 피해를 본 사람은 30여 명, 피해액은 1300여 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주로 50~60대 영세 상인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녹취> 피해자(음성변조) : "7분 사이에 38만 원 해갔더라고. 우리는 나이 먹어서 돈벌이도 못 하잖아요. 그러니까 이제 애들이 엄마, 아빠 휴대전화를 만들어주잖아요. 만들어 놓고……. 걔 통장에서 내 부주의로 인해서 빠져나간 게 미안하더라고. 내가 지금까지도 내가 마음고생을 해요."

심 씨는 경찰에서 비교적 담담한 모습으로 범행 수법을 털어놨습니다.

<녹취> 피의자(음성변조) : "휴대전화에 있는 OOOO라는 모바일 웹에 들어가서요. 상품권을 결제하는 거예요."

다른 사람의 휴대전화로 모바일 문화상품권을 구입한 뒤, 상품권 일련번호를 따로 메모해 뒀다가 편의점에서 현금화하는 방식입니다.

<녹취> 편의점 관계자(음성변조) : "쿠폰번호 알려주면서 어떻게 서비스 들어가서 어디로 가서 환불 해달라는 얘기예요. 세 차례 정도 해 가더라고요. 쿠폰번호 바꿔가면서. 십몇만 원씩 해간 걸로 알고 있어요."

여기서, 한 가지 의문점이 있습니다. 휴대전화에 설정해 놓은 잠금 장치를 어떻게 풀었던 걸까?

<녹취> 피의자(음성변조) : "버튼 세 가지를 눌러서요. 초기화시켜요. 홈 버튼, 전원 버튼, 볼륨 버튼. 세 가지를 한 번에 눌러야 돼요. (그게 초기화가 되면서 모든 보안이 풀리나요?) 네."

이런 방법은 휴대폰 매장에서 근무할 때 배운 것이라고 진술했는데요.

일부 이동통신사의 경우, 비밀번호 없이 소액 결제가 가능하다는 점을 노린 겁니다.

<인터뷰> 이윤호(수사관/경기도 의정부경찰서) : "휴대폰 매장에서 근무할 당시 처음에 공장 초기화하는 방식이라든지 스마트폰의 전반적인 기능에 대해서 배웠다고 진술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기능만큼이나 여러 범죄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스마트폰.

손님을 가장한 취재진에게 대부분 별다른 경각심 없이 선뜻 건넵니다.

<녹취> 취재진 실험 장면 : "휴대전화를 놔두고 와서 그런데 전화 한통화만 하면 안될까요?"

<녹취> 취재진 실험 장면 : "실례하겠습니다. 휴대전화를 놔두고 와서 문자 한 통만 쓸 수 없을까요? (왜 빌려주셨나요?) 문자 한 통인데 안 해주면 야박하잖아?"

<인터뷰> 이윤호(수사관/경기도 의정부경찰서) : "자신이 소액결제나 콘텐츠 결제를 하지 않을 경우에는 아예 차단해 두시는 게 좋고요. 한도금액을 정해서 한도금액만큼 사용하실 수 있기 때문에 그 점을 인식하셔서 통신사에 요청해서 범행을 예방하는 방법도 있겠고요. 유심칩에 락을 걸어서 이런 범행이 아예 근본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하도록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사기 혐의로 복역한 뒤 지난해 1월 출소한 심 씨.

컴퓨터 등 사용 사기죄와 절도 등의 혐의로 다시 구속되는 신세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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