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등산객·숙박업소 난립…곰배령 ‘몸살’

입력 2015.10.11 (21:11) 수정 2015.10.11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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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강원도 점봉산 곰배령이라고 들어보셨는지요.

야생화가 많고, 경치가 좋다고 입소문이 나서 최근 등산객들이 많이 찾는 곳입니다.

그런데, 조용히 감상만 하고 돌아가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사람들의 무분별한 행동에 곰배령이 본래 모습을 잃고 있다고 합니다.

현장추적 김기화 기자입니다.

<리포트>

연휴를 맞아 단풍이 곱게 물든 곰배령에 이른 아침부터 등산객들이 몰려듭니다.

곰배령은 야생화 보호구역이어서 등산로 주변에 통제선이 설치돼 있습니다.

하지만, 무용지물입니다.

더 좋은 사진을 찍겠다고 선을 넘고.

<녹취>등산객(음성변조) : "같이 서세요 둘이! 오세요 여기로 빨리!"

아예 돗자리를 깔고 음식을 먹습니다.

통제구역이라는 사실이 무색하게 큰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까지 있습니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이곳은 야생화 군락지였습니다. 하지만 계속되는 등산객의 발길에 보시는 것처럼 완전히 황폐하게 변했습니다.

등산화에 짓밟힌 야생화 군락지에서는 더 이상 싹이 트지 않고 있습니다.

야생화가 무성했던 불과 몇 년 전 가을과 비교해보면 차이가 확연합니다.

곰배령이 이처럼 몸살을 앓는 건 2010년까지 백 명으로 제한됐던 하루 입산객 수가 급격히 늘어 지금은 600명에 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녹취>곰배령 주민 (음성변조) : "관광버스가 하루에 열대이상 들어오는 걸로 알고 있어요. 등산객이 몰리면서 갑자기 음식장사도 하게 되고 시설은 정비가 안 돼 있는 상태에서..."

등산객이 몰리면서 불법 숙박시설까지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습니다.

10여 명이 묵을 수 있는 이 민박집은 손님을 끌기 위해 하천 위에 불법으로 다리를 놓아 진입로를 만들었습니다.

<녹취>민박집 주인 (음성변조) : "여기는 다 내 땅이니까. 저기(다리) 올려놓은거는 들어서 내리면 그만이긴 한데.. 저거 갖고 뭘..."

등산객들을 상대로 무허가로 버젓이 식당 영업도 하고 있습니다.

환경 파괴가 심각한데도 단속의 손길은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녹취>산림청 관계자 (음성변조) : "직원수에 비해서 오시는 분들이 어느 정도 수가 있다 보니까 (단속이) 백이면 백 다 성공하지는 못하고요."

밀려드는 등산객과 비뚤어진 상혼에 야생화의 천국 곰배령이 신음하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김기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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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 등산객·숙박업소 난립…곰배령 ‘몸살’
    • 입력 2015-10-11 20:50:17
    • 수정2015-10-11 22: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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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강원도 점봉산 곰배령이라고 들어보셨는지요.

야생화가 많고, 경치가 좋다고 입소문이 나서 최근 등산객들이 많이 찾는 곳입니다.

그런데, 조용히 감상만 하고 돌아가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사람들의 무분별한 행동에 곰배령이 본래 모습을 잃고 있다고 합니다.

현장추적 김기화 기자입니다.

<리포트>

연휴를 맞아 단풍이 곱게 물든 곰배령에 이른 아침부터 등산객들이 몰려듭니다.

곰배령은 야생화 보호구역이어서 등산로 주변에 통제선이 설치돼 있습니다.

하지만, 무용지물입니다.

더 좋은 사진을 찍겠다고 선을 넘고.

<녹취>등산객(음성변조) : "같이 서세요 둘이! 오세요 여기로 빨리!"

아예 돗자리를 깔고 음식을 먹습니다.

통제구역이라는 사실이 무색하게 큰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까지 있습니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이곳은 야생화 군락지였습니다. 하지만 계속되는 등산객의 발길에 보시는 것처럼 완전히 황폐하게 변했습니다.

등산화에 짓밟힌 야생화 군락지에서는 더 이상 싹이 트지 않고 있습니다.

야생화가 무성했던 불과 몇 년 전 가을과 비교해보면 차이가 확연합니다.

곰배령이 이처럼 몸살을 앓는 건 2010년까지 백 명으로 제한됐던 하루 입산객 수가 급격히 늘어 지금은 600명에 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녹취>곰배령 주민 (음성변조) : "관광버스가 하루에 열대이상 들어오는 걸로 알고 있어요. 등산객이 몰리면서 갑자기 음식장사도 하게 되고 시설은 정비가 안 돼 있는 상태에서..."

등산객이 몰리면서 불법 숙박시설까지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습니다.

10여 명이 묵을 수 있는 이 민박집은 손님을 끌기 위해 하천 위에 불법으로 다리를 놓아 진입로를 만들었습니다.

<녹취>민박집 주인 (음성변조) : "여기는 다 내 땅이니까. 저기(다리) 올려놓은거는 들어서 내리면 그만이긴 한데.. 저거 갖고 뭘..."

등산객들을 상대로 무허가로 버젓이 식당 영업도 하고 있습니다.

환경 파괴가 심각한데도 단속의 손길은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녹취>산림청 관계자 (음성변조) : "직원수에 비해서 오시는 분들이 어느 정도 수가 있다 보니까 (단속이) 백이면 백 다 성공하지는 못하고요."

밀려드는 등산객과 비뚤어진 상혼에 야생화의 천국 곰배령이 신음하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김기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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