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 이산가족 공개…60여 년 만의 부부·부자 상봉

<앵커 멘트>

닷새 뒤면 꿈에 그리던 가족을 만나게 될 북측 이산가족들의 명단과 사연이 공개됐습니다.

65년 만에 부부 상봉에 나서는 이산가족부터, 태중에 헤어져 생전 처음 아버지를 만나는 아들도 있습니다.

김민철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북측 최고령 이산가족 88살 채훈식 할아버지를 만나는 부인 이옥연 할머니.

65년을 기다려온 남편을 만날 수 있다는 게 지금도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녹취> 이옥연(북한 측 채훈식 씨(88세) 부인) : "난 말도 안 나올 거 같아. 뭐 고생했다는 둥, 호강했다는 둥 그 소리도 안 나올 거 같아"

첫 돌이 지난 직후 헤어진 아버지를 만나는 아들은 어느덧 칠순을 바라봅니다.

<녹취> 채희양(북한 측 채훈식 씨(88세) 아들) : "다른 애들은 전부 아버지 아버지하고 부르는데 전 아버지 석 자를 못 불렀으니까."

어머니 뱃속에서 아버지와 헤어진 오장균 씨는 놋그릇과 신발, 장기알까지 아버지의 소지품들을 보관해왔습니다.

<녹취> 오장균(북한 측 오인세 씨(83세) 아들) : " 옛날에 우리 아버지 밥그릇이에요 이게.."

남편이 죽은 줄 알고 40년 넘게 제사까지 지내온 팔순의 부인은 기어서라도 금강산에 가 남편을 만나겠다며 강한 상봉 의지를 보였습니다.

<녹취> 이순규(북한 측 오인세 씨(83세) 부인) : "내가 많이 그리고 산 거. 아들 때문에 여태까지 평생을 그냥 살았다고(말하고 싶어요.)"

금강산 상봉 시설 개보수 작업을 모두 마무리한 정부는 오늘 선발대 14명이 금강산에 들어갔습니다.

이들은 북한측과 세부 상봉 일정을 조율해 최종 확정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김민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