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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사라진 문화재…“천억 원 주면 국가에 헌납” 논란
입력 2015.10.19 (08:31) 수정 2015.10.19 (09:18) 아침뉴스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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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전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인 글자, 바로 우리의 한글이죠.

제가 들고 있는 이 책은 한글을 만든 원리와 사용법을 설명한 해설서, 국보 70호인 훈민정음 해례본을 복원한 책입니다.

원본을 값으로 따지면 얼마나 될까요?

최근 또 다른 해례본 원본을 소장하고 있다는 사람이, 천억 원을 주면 국가에 헌납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경북 상주에서 공개돼 상주본으로 불리는 이 원본을 소장하고 있다는 사람, 뉴스따라잡기에서 직접 만났습니다.

<리포트>

지난 7월 문화재청 전자민원 접수창구에 한 통의 민원이 들어옵니다.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을 국가에 헌납하겠다는 내용이었는데요.

대신, 천억 원을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녹취> 문화재청 관계자(전화/음성변조) : "저희가 원만히 대화로 해결해야 되는데……. (천억 원을 달라는데 (문화재청에서)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나요?) 저희 입장은 답변하지 않고 있습니다."

국보 70호인 “훈민정음 해례본 간송본”과 같은 판본으로 알려진 “상주본”, 실제 존재한다면 국보급 가치가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소장자가 “천억 원을 제시”했다는 소식은 곧 거센 논란으로 이어졌습니다.

<녹취> 관련 학계 관계자(전화/음성변조) : "소중하고 귀중하고 비싼 문화재라는 것은 분명하다는 이야기죠. (천억 원이 있으면?) 그렇죠. 있다면 전 사요."

<녹취> 관련 학계 관계자(전화/음성변조) : "일부는 벌써 돈을 정부가 줘라 (하는데) 왜 이러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진짜. (상주본) 전모도 없는데 어떻게 가치를 이야기를 함부로 천억 원이니 2천억 원이니……. (현재로서는) 이것은 무가지보가 아니고 무가치한 것이다. 가치가 없습니다."

천억 원을 요구한 당사자, 상주본의 소장자로 알려진 배익기 씨를 만나봤습니다.

배 씨는 문화재청에서 상정한 “상주본”의 가치를 참고해 적정한 금액을 매겼을 뿐이라고 말합니다.

<인터뷰> 배익기(상주본 소장 추정) : "최소한 1조 원 이상의 가치다. 뭐 거기서 1할이면 최소 천억 원 이상 되겠죠. (상주본을) 헌납할 테니 그 정도는 나한테 남겨놓을 수 있느냐……."

민족의 소중한 유산을 놓고 너무 과한 금액을 요구한 게 아니냐는 일부 따가운 시선에 대해, 배 씨 입장은 단호했습니다.

<인터뷰> 배익기(상주본 소장 추정) : "현실적으로 1조 원에도 안 팔겠다는 물건을 (나라에) 천억 원에 건네겠다는데 그것도 헛소리한다고 하면 그런 사람들한테 내가 무슨 소리를 합니까. 그것이 액수가 고가치일 뿐이지 과도한 것은 아니다 이것이죠."

배 씨가 처음 상주본을 공개한 건 지난 2008년입니다.

집수리를 하려고 고서적들을 정리하다 우연히 발견했다고 합니다.

당시 현장에서 상주본을 직접 본 전문가는 단번에 “진본”임을 확신했다고 말합니다.

<녹취> 임노직(한국국학진흥원 목판연구소 소장/전화) : "아 이것이 진본이라는 것은 금방 알 수 있었어요. 그 책을 처음 손으로 만졌을 때 아주 매끈매끈한 촉감을 느낄 수 있었고. (종이) 재질은 당대 세종 때에 훈민정음의 초간본으로 생각 하는데……."

특히, 이 책에는 누군가 남겨 놓은 “주석”이 남아 있어, 학계에서 더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배 씨와 상주본, 하루아침에 큰 관심 대상이 됐습니다.

<녹취> 마을 주민(음성변조) : "(당시) 여기 상주시 술집에 다방에 전부 이야깃거리가 이 이야기야. 그 집이 부자 되겠다. 경상북도 부자 났네(하며) 난리가 났었죠."

<녹취> 마을 주민(음성변조) : "(현수막 걸어서) 국민 해례본 보관 중이니까 사람 못 들어오게 하고. 그 집 안에."

하지만 그 뒤 배 씨는 한 골동품업자와 바로 소송전을 벌이게 됩니다.

<인터뷰> 배익기 씨(상주본 소장 추정) : "(골동품 업자 주장은) 자기가 (상주본) 책을 불상 옆에 여기 위에 얹어놨고, 내가 이 밑의 두 박스의 책을 (구입해) 가져가면서 여기 따로 해례본 얹어놓은 것을 훔쳐 갔다."

배 씨는 형사 재판에서는 절도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민사 재판에서는 져, 상주본의 소유권이 골동품업자에게 있다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이때부터 상황이 꼬이기 시작합니다.

배 씨는 상주본을 내놓지 않았고, 골동품업자는 사망하기 전에 상주본의 소유권을 문화재청에 기증한 겁니다.

배 씨는 상주본을 꽁꽁 숨겨버렸습니다.

<인터뷰> 배익기 씨(상주본 소장 추정) : "(상주본 어느 정도의 상태로, 어떻게 보관되고 있나요?) 말하면 또 불상사가 일어날 것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그것은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이런 배 씨가 갑자기 천억 원을 요구하며 상주본을 내놓겠다고 하게 된 배경은 뭘까.

지난 3월 발생한 화재 때문이었습니다.

시뻘건 불길에 휩싸인 배 씨의 집과 창고.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한평생 애지중지 모아 온 고서적 등이 새까만 잿더미로 변해버렸습니다.

<인터뷰> 배익기(상주본 소장 추정) : "해례본도 일부가 말씀드린 대로 비장돼 있었죠. 물이 졸졸 흐른 자국이 있죠. 이 부분입니다. 이 부분에 이런 식으로 책갈피 속에다가 (숨겨놨죠.) 파악이 불가능합니다만 소실됐으면 못 찾을 것이고 절도하고 훔쳐 갔으면 뭐……."

화재를 겪은 뒤 혼자 ‘상주본’을 보관하는 것에 한계를 느꼈다는 겁니다.

<인터뷰> 배익기(상주본 소장 추정) : "내가 50대에 미혼이고. 결정적인 것은 화재로 인한 내 능력의 한계를 느끼고, 이러다 파국이 오기 전에……."

배 씨는 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아예 상주본 폐기까지 고려하고 있다며 문화재청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상규(경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 "상주본 해례본에 대한 과학적, 학문적인 정밀한 소위 점검이 없었다는 것이 더욱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상주본을) 공개해서 전문가들로부터 이 자료가 과연 얼마나 가치가 있는가를 점검을 받은 다음에 논의가 되어야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일부 학계를 중심으로 상주본을 찾기 위한 운동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슬옹(한글학회 연구위원) : "상주본은 우리 국민, 인류가 함께 공유해야 된다. 함께 논의를 해서 국민 모금 같은 것을 통해서 (상주본) 이것을 우리의 온 국민의 재산으로, 문화재로 만드는 운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세계적 문화유산인 만큼 하루빨리 안전한 곳으로 옮겨 보존할 수 있는 묘안이 필요합니다.
  • [뉴스 따라잡기] 사라진 문화재…“천억 원 주면 국가에 헌납” 논란
    • 입력 2015-10-19 08:40:03
    • 수정2015-10-19 09:18:58
    아침뉴스타임
<기자 멘트>

전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인 글자, 바로 우리의 한글이죠.

제가 들고 있는 이 책은 한글을 만든 원리와 사용법을 설명한 해설서, 국보 70호인 훈민정음 해례본을 복원한 책입니다.

원본을 값으로 따지면 얼마나 될까요?

최근 또 다른 해례본 원본을 소장하고 있다는 사람이, 천억 원을 주면 국가에 헌납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경북 상주에서 공개돼 상주본으로 불리는 이 원본을 소장하고 있다는 사람, 뉴스따라잡기에서 직접 만났습니다.

<리포트>

지난 7월 문화재청 전자민원 접수창구에 한 통의 민원이 들어옵니다.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을 국가에 헌납하겠다는 내용이었는데요.

대신, 천억 원을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녹취> 문화재청 관계자(전화/음성변조) : "저희가 원만히 대화로 해결해야 되는데……. (천억 원을 달라는데 (문화재청에서)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나요?) 저희 입장은 답변하지 않고 있습니다."

국보 70호인 “훈민정음 해례본 간송본”과 같은 판본으로 알려진 “상주본”, 실제 존재한다면 국보급 가치가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소장자가 “천억 원을 제시”했다는 소식은 곧 거센 논란으로 이어졌습니다.

<녹취> 관련 학계 관계자(전화/음성변조) : "소중하고 귀중하고 비싼 문화재라는 것은 분명하다는 이야기죠. (천억 원이 있으면?) 그렇죠. 있다면 전 사요."

<녹취> 관련 학계 관계자(전화/음성변조) : "일부는 벌써 돈을 정부가 줘라 (하는데) 왜 이러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진짜. (상주본) 전모도 없는데 어떻게 가치를 이야기를 함부로 천억 원이니 2천억 원이니……. (현재로서는) 이것은 무가지보가 아니고 무가치한 것이다. 가치가 없습니다."

천억 원을 요구한 당사자, 상주본의 소장자로 알려진 배익기 씨를 만나봤습니다.

배 씨는 문화재청에서 상정한 “상주본”의 가치를 참고해 적정한 금액을 매겼을 뿐이라고 말합니다.

<인터뷰> 배익기(상주본 소장 추정) : "최소한 1조 원 이상의 가치다. 뭐 거기서 1할이면 최소 천억 원 이상 되겠죠. (상주본을) 헌납할 테니 그 정도는 나한테 남겨놓을 수 있느냐……."

민족의 소중한 유산을 놓고 너무 과한 금액을 요구한 게 아니냐는 일부 따가운 시선에 대해, 배 씨 입장은 단호했습니다.

<인터뷰> 배익기(상주본 소장 추정) : "현실적으로 1조 원에도 안 팔겠다는 물건을 (나라에) 천억 원에 건네겠다는데 그것도 헛소리한다고 하면 그런 사람들한테 내가 무슨 소리를 합니까. 그것이 액수가 고가치일 뿐이지 과도한 것은 아니다 이것이죠."

배 씨가 처음 상주본을 공개한 건 지난 2008년입니다.

집수리를 하려고 고서적들을 정리하다 우연히 발견했다고 합니다.

당시 현장에서 상주본을 직접 본 전문가는 단번에 “진본”임을 확신했다고 말합니다.

<녹취> 임노직(한국국학진흥원 목판연구소 소장/전화) : "아 이것이 진본이라는 것은 금방 알 수 있었어요. 그 책을 처음 손으로 만졌을 때 아주 매끈매끈한 촉감을 느낄 수 있었고. (종이) 재질은 당대 세종 때에 훈민정음의 초간본으로 생각 하는데……."

특히, 이 책에는 누군가 남겨 놓은 “주석”이 남아 있어, 학계에서 더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배 씨와 상주본, 하루아침에 큰 관심 대상이 됐습니다.

<녹취> 마을 주민(음성변조) : "(당시) 여기 상주시 술집에 다방에 전부 이야깃거리가 이 이야기야. 그 집이 부자 되겠다. 경상북도 부자 났네(하며) 난리가 났었죠."

<녹취> 마을 주민(음성변조) : "(현수막 걸어서) 국민 해례본 보관 중이니까 사람 못 들어오게 하고. 그 집 안에."

하지만 그 뒤 배 씨는 한 골동품업자와 바로 소송전을 벌이게 됩니다.

<인터뷰> 배익기 씨(상주본 소장 추정) : "(골동품 업자 주장은) 자기가 (상주본) 책을 불상 옆에 여기 위에 얹어놨고, 내가 이 밑의 두 박스의 책을 (구입해) 가져가면서 여기 따로 해례본 얹어놓은 것을 훔쳐 갔다."

배 씨는 형사 재판에서는 절도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민사 재판에서는 져, 상주본의 소유권이 골동품업자에게 있다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이때부터 상황이 꼬이기 시작합니다.

배 씨는 상주본을 내놓지 않았고, 골동품업자는 사망하기 전에 상주본의 소유권을 문화재청에 기증한 겁니다.

배 씨는 상주본을 꽁꽁 숨겨버렸습니다.

<인터뷰> 배익기 씨(상주본 소장 추정) : "(상주본 어느 정도의 상태로, 어떻게 보관되고 있나요?) 말하면 또 불상사가 일어날 것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그것은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이런 배 씨가 갑자기 천억 원을 요구하며 상주본을 내놓겠다고 하게 된 배경은 뭘까.

지난 3월 발생한 화재 때문이었습니다.

시뻘건 불길에 휩싸인 배 씨의 집과 창고.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한평생 애지중지 모아 온 고서적 등이 새까만 잿더미로 변해버렸습니다.

<인터뷰> 배익기(상주본 소장 추정) : "해례본도 일부가 말씀드린 대로 비장돼 있었죠. 물이 졸졸 흐른 자국이 있죠. 이 부분입니다. 이 부분에 이런 식으로 책갈피 속에다가 (숨겨놨죠.) 파악이 불가능합니다만 소실됐으면 못 찾을 것이고 절도하고 훔쳐 갔으면 뭐……."

화재를 겪은 뒤 혼자 ‘상주본’을 보관하는 것에 한계를 느꼈다는 겁니다.

<인터뷰> 배익기(상주본 소장 추정) : "내가 50대에 미혼이고. 결정적인 것은 화재로 인한 내 능력의 한계를 느끼고, 이러다 파국이 오기 전에……."

배 씨는 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아예 상주본 폐기까지 고려하고 있다며 문화재청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상규(경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 "상주본 해례본에 대한 과학적, 학문적인 정밀한 소위 점검이 없었다는 것이 더욱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상주본을) 공개해서 전문가들로부터 이 자료가 과연 얼마나 가치가 있는가를 점검을 받은 다음에 논의가 되어야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일부 학계를 중심으로 상주본을 찾기 위한 운동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슬옹(한글학회 연구위원) : "상주본은 우리 국민, 인류가 함께 공유해야 된다. 함께 논의를 해서 국민 모금 같은 것을 통해서 (상주본) 이것을 우리의 온 국민의 재산으로, 문화재로 만드는 운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세계적 문화유산인 만큼 하루빨리 안전한 곳으로 옮겨 보존할 수 있는 묘안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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