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 보복전…분쟁 현장 속으로

입력 2015.10.31 (08:18) 수정 2015.10.31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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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안녕하십니까? 양지우입니다. 이슬기입니다.

계절이 또 돌아 이젠 겨울인가 싶을 정도로 기온이 달라졌죠?

달력을 보니까 오는 8일이 입동이더라고요.

네, 이런 날씨에 가슴 따뜻해지는 소식이 있네요.

조선족 동포 선수가 주축인 프로축구팀 연변 FC가 얼마 전 리그 우승을 차지했는데, 조선족 동포 사회, 감격과 환희로 들썩이고 있습니다.

리그 꼴찌가 1년 만에 우승팀으로 등극한 '연변의 기적' 전해드립니다.

우리도 심각한 문제지만 미국 서부 역시 가뭄 때문에 주민들 고통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가뭄과 물 부족 사태 해결을 위한 갖가지 대책이 쏟아지고 있는데요, 이번 가뭄이 인간에게 주는 경고, 함께 취재했습니다.

이 지도를 보시죠.

이스라엘의 동예루살렘에 있는 이 건물, 알-아크사 모스크인데, 무슬림 사원입니다.

그런데 이곳은 과거 유대교 사원이 있었던 장소이기도 합니다.

유대교도에게도 중요한 성지인 셈인데요.

이런 배경 탓에 지난달 중순 이 곳에 유대교도들이 경찰과 함께 나타나면서 무슬림과 충돌이 벌어졌습니다.

보복성 충돌은 한 달 넘게 계속되고 있는데, 유혈 사태가 확산되면서 사상자 수도 계속 늘고 있습니다.

복창현 특파원이 피의 보복전이 벌어지고 있는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이스라엘이 점령하고 있는 동예루살렘.

황금 돔 옆으로 보이는 회색 사원이 유혈 충돌의 진원지 알 아크사 모스크입니다.

이 곳을 유대교 성지로 여기는 이스라엘 극우 세력이 사원을 다녀간 후, 팔레스타인 측은 한달 넘게 항의 시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녹취> 팔레스타인 시위대 : "오늘만이 아니라 매일 시위에 나설 겁니다. 알 아크사 사원이 해방되는 날까지 돌을 던지고, 시위는 계속될 겁니다."

이달 초부터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피의 보복전'이 본격화되면서 일부 팔레스타인인들은 길가는 유대인들에게 흉기를 휘두르거나 차량 테러를 가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시므온(이스라엘 응급 구호대원) : "사람들이 소리를 지릅니다. 누가 가장 심하게 다쳤는 지를 우선 찾아야합니다. 병원에 도착하기 전까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치료를 합니다."

팔레스타인 측의 공격이 유대인 정착촌 인근에 집중되면서 동예루살렘 내 유대인과 아랍인 거주 지역 사이엔 임시 장벽도 추가로 설치됐습니다.

이스라엘측은 강경 대처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언제 있을 지 모를 폭력 사태에 대비해 올드 시티 주변은 이스라엘 군경의 삼엄한 경계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중무장한 이스라엘 병력이 거리 곳곳에 배치돼 있고 민간인들도 총을 소지한 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녹취> 레아(이스라엘인) :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문제를 일으킵니다. 팔레스타인은 좋지 않습니다. 그들은 일자리도 없습니다."

지난 18일 이스라엘 남부의 한 버스 터미널.

아랍계 남성이 총을 난사해 이스라엘 군인 1명이 숨지고 10여 명이 다쳤습니다.

이처럼 유대인을 노린 테러가 사실상 이스라엘 전역으로 확산되자 이스라엘은 충격에 빠졌습니다.

<녹취> 미리암(이스라엘인) : "정말 집에서 나오는 게 두려워요. 직장 일을 하거나 아이들을 유치원에서 데려올 때 말고는 집 밖에 안 나가요."

60차례 넘는 팔레스타인측 보복 공격으로 이스라엘인 10여 명이 숨지고 백 명이 넘게 다쳤습니다.

요르단강 서안으로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가 있는 요르단 강 서안의 라말라.

이스라엘과의 접경 지대에선 거센 항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녹취> 팔레스타인 시위대 : "우리의 목적은 이스라엘 점령군에게 계속 압력을 가하는 겁니다. 모든 검문소에서 시위를 계속 할 겁니다."

시위에 맞선 이스라엘 군인들은 최루탄 등을 쏘며 강제 해산에 나섭니다.

팔레스타인인들의 반 이스라엘 시위는 보시는 것처럼 서안 지구 외곽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속출하는 부상자들로 인근 병원 응급실은 잠시도 긴장을 늦추지 못합니다.

<녹취> 사미르 살리바(응급병동 담당 의사) : "이스라엘 군인과 팔레스타인인들이 충돌하는 동안 실탄 사격 피해를 비롯한 모든 형태의 희생자와 부상자가 실려옵니다."

이스라엘 측 강경 진압에 팔레스타인 측도 지금까지 50명이 넘게 숨지고 2천여 명이 다쳤습니다.

계속되는 피의 보복전에 주민들은 하루하루는 힘들기만 합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지난해 이스라엘과 치른 전쟁의 상흔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주민들을 무엇보다 힘들게 하는 것은 식수난입니다.

<녹취> 에마드 수카르(가자 주민) : "여기 상수도는 오염이 돼서 사람은 물론 동물이 마시기에도 좋지 않아요."

전력 사정도 어렵습니다.

<녹취> 타랄 야산(가자 주민/철공소 운영) : "전력 부족으로 일을 못 해서 음식을 살 돈이 없어요."

군사 시설 전용을 우려한 이스라엘이 건설 자재 반입을 제한하면서 발전소 복구 등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녹취> 마흐무드(가자 주민) : "(전쟁으로) 무너진 집들의 잔해들을 여기로 가져와서 작은 벽돌을 만드는 데 사용합니다."

물자 부족도 심각해지면서 가자 지구의 물가는 폭등했습니다.

<녹취> 살렘 모하메드(가자 주민) : "물가가 매우 비싸졌어요. 특히 시멘트가 비쌉니다. 한 포대에 20만 원 정도에요."

콘크리트 장벽을 사이에 두고 왼쪽이 팔레스타인 오른쪽이 이스라엘 지역입니다.

양측의 유혈 충돌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는 데 상황의 심각성이 있습니다.

팔레스타인 측은 이제는 국제사회가 적극적으로 나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쟁을 끝내야 한다고 촉구합니다.

<녹취> 가브리엘 알 루줍(서안 파타당 고문) : "이스라엘은 국제적 정통성에 입각해 화해를 위한 절차를 시작해야합니다. 팔레스타인이 독립 국가를 세울 수 있게 해야합니다."

이스라엘은 그러나 팔레스타인 지도부는 물론 IS까지 스며들어 유대인 공격을 선동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녹취> 네타냐후(이스라엘 총리) : "며칠 전에 그(팔레스타인 자치 정부 수반)는 예루살렘에 뿌려지는 모든 핏방울을 환영한다고 말했습니다."

양측의 유혈 충돌 사태가 해법을 찾지 못할 경우 언제든 3차 인티파다, 즉 반 이스라엘 봉기가 일어나 대규모 희생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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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의 보복전…분쟁 현장 속으로
    • 입력 2015-10-31 09:28:24
    • 수정2015-10-31 11:07:19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안녕하십니까? 양지우입니다. 이슬기입니다.

계절이 또 돌아 이젠 겨울인가 싶을 정도로 기온이 달라졌죠?

달력을 보니까 오는 8일이 입동이더라고요.

네, 이런 날씨에 가슴 따뜻해지는 소식이 있네요.

조선족 동포 선수가 주축인 프로축구팀 연변 FC가 얼마 전 리그 우승을 차지했는데, 조선족 동포 사회, 감격과 환희로 들썩이고 있습니다.

리그 꼴찌가 1년 만에 우승팀으로 등극한 '연변의 기적' 전해드립니다.

우리도 심각한 문제지만 미국 서부 역시 가뭄 때문에 주민들 고통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가뭄과 물 부족 사태 해결을 위한 갖가지 대책이 쏟아지고 있는데요, 이번 가뭄이 인간에게 주는 경고, 함께 취재했습니다.

이 지도를 보시죠.

이스라엘의 동예루살렘에 있는 이 건물, 알-아크사 모스크인데, 무슬림 사원입니다.

그런데 이곳은 과거 유대교 사원이 있었던 장소이기도 합니다.

유대교도에게도 중요한 성지인 셈인데요.

이런 배경 탓에 지난달 중순 이 곳에 유대교도들이 경찰과 함께 나타나면서 무슬림과 충돌이 벌어졌습니다.

보복성 충돌은 한 달 넘게 계속되고 있는데, 유혈 사태가 확산되면서 사상자 수도 계속 늘고 있습니다.

복창현 특파원이 피의 보복전이 벌어지고 있는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이스라엘이 점령하고 있는 동예루살렘.

황금 돔 옆으로 보이는 회색 사원이 유혈 충돌의 진원지 알 아크사 모스크입니다.

이 곳을 유대교 성지로 여기는 이스라엘 극우 세력이 사원을 다녀간 후, 팔레스타인 측은 한달 넘게 항의 시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녹취> 팔레스타인 시위대 : "오늘만이 아니라 매일 시위에 나설 겁니다. 알 아크사 사원이 해방되는 날까지 돌을 던지고, 시위는 계속될 겁니다."

이달 초부터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피의 보복전'이 본격화되면서 일부 팔레스타인인들은 길가는 유대인들에게 흉기를 휘두르거나 차량 테러를 가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시므온(이스라엘 응급 구호대원) : "사람들이 소리를 지릅니다. 누가 가장 심하게 다쳤는 지를 우선 찾아야합니다. 병원에 도착하기 전까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치료를 합니다."

팔레스타인 측의 공격이 유대인 정착촌 인근에 집중되면서 동예루살렘 내 유대인과 아랍인 거주 지역 사이엔 임시 장벽도 추가로 설치됐습니다.

이스라엘측은 강경 대처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언제 있을 지 모를 폭력 사태에 대비해 올드 시티 주변은 이스라엘 군경의 삼엄한 경계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중무장한 이스라엘 병력이 거리 곳곳에 배치돼 있고 민간인들도 총을 소지한 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녹취> 레아(이스라엘인) :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문제를 일으킵니다. 팔레스타인은 좋지 않습니다. 그들은 일자리도 없습니다."

지난 18일 이스라엘 남부의 한 버스 터미널.

아랍계 남성이 총을 난사해 이스라엘 군인 1명이 숨지고 10여 명이 다쳤습니다.

이처럼 유대인을 노린 테러가 사실상 이스라엘 전역으로 확산되자 이스라엘은 충격에 빠졌습니다.

<녹취> 미리암(이스라엘인) : "정말 집에서 나오는 게 두려워요. 직장 일을 하거나 아이들을 유치원에서 데려올 때 말고는 집 밖에 안 나가요."

60차례 넘는 팔레스타인측 보복 공격으로 이스라엘인 10여 명이 숨지고 백 명이 넘게 다쳤습니다.

요르단강 서안으로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가 있는 요르단 강 서안의 라말라.

이스라엘과의 접경 지대에선 거센 항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녹취> 팔레스타인 시위대 : "우리의 목적은 이스라엘 점령군에게 계속 압력을 가하는 겁니다. 모든 검문소에서 시위를 계속 할 겁니다."

시위에 맞선 이스라엘 군인들은 최루탄 등을 쏘며 강제 해산에 나섭니다.

팔레스타인인들의 반 이스라엘 시위는 보시는 것처럼 서안 지구 외곽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속출하는 부상자들로 인근 병원 응급실은 잠시도 긴장을 늦추지 못합니다.

<녹취> 사미르 살리바(응급병동 담당 의사) : "이스라엘 군인과 팔레스타인인들이 충돌하는 동안 실탄 사격 피해를 비롯한 모든 형태의 희생자와 부상자가 실려옵니다."

이스라엘 측 강경 진압에 팔레스타인 측도 지금까지 50명이 넘게 숨지고 2천여 명이 다쳤습니다.

계속되는 피의 보복전에 주민들은 하루하루는 힘들기만 합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지난해 이스라엘과 치른 전쟁의 상흔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주민들을 무엇보다 힘들게 하는 것은 식수난입니다.

<녹취> 에마드 수카르(가자 주민) : "여기 상수도는 오염이 돼서 사람은 물론 동물이 마시기에도 좋지 않아요."

전력 사정도 어렵습니다.

<녹취> 타랄 야산(가자 주민/철공소 운영) : "전력 부족으로 일을 못 해서 음식을 살 돈이 없어요."

군사 시설 전용을 우려한 이스라엘이 건설 자재 반입을 제한하면서 발전소 복구 등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녹취> 마흐무드(가자 주민) : "(전쟁으로) 무너진 집들의 잔해들을 여기로 가져와서 작은 벽돌을 만드는 데 사용합니다."

물자 부족도 심각해지면서 가자 지구의 물가는 폭등했습니다.

<녹취> 살렘 모하메드(가자 주민) : "물가가 매우 비싸졌어요. 특히 시멘트가 비쌉니다. 한 포대에 20만 원 정도에요."

콘크리트 장벽을 사이에 두고 왼쪽이 팔레스타인 오른쪽이 이스라엘 지역입니다.

양측의 유혈 충돌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는 데 상황의 심각성이 있습니다.

팔레스타인 측은 이제는 국제사회가 적극적으로 나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쟁을 끝내야 한다고 촉구합니다.

<녹취> 가브리엘 알 루줍(서안 파타당 고문) : "이스라엘은 국제적 정통성에 입각해 화해를 위한 절차를 시작해야합니다. 팔레스타인이 독립 국가를 세울 수 있게 해야합니다."

이스라엘은 그러나 팔레스타인 지도부는 물론 IS까지 스며들어 유대인 공격을 선동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녹취> 네타냐후(이스라엘 총리) : "며칠 전에 그(팔레스타인 자치 정부 수반)는 예루살렘에 뿌려지는 모든 핏방울을 환영한다고 말했습니다."

양측의 유혈 충돌 사태가 해법을 찾지 못할 경우 언제든 3차 인티파다, 즉 반 이스라엘 봉기가 일어나 대규모 희생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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