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폐활량에 치명적인 납 중독’…생활 속 주범이?

입력 2015.11.06 (00:01) 수정 2015.11.06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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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나 생활환경 탓에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중금속 '납'에 노출될 수가 있는데요. 이렇게 납이 체내 축적이 되면 흡연만큼 폐활량을 떨어뜨려 만성 폐 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연구팀이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토대로 폐 기능 검사를 받은 40세 이상 성인 870명의 혈중 중금속 농도를 분석했는데요. 혈중 납 농도가 높을수록 숨을 내쉬고 들이마시는 폐 기능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1초 동안 강하게 숨을 내쉰 공기의 양이 전체 폐 용적의 70% 이상이면 정상인데, 혈중 납 농도가 높으면 숨을 내쉬는 양이 70% 미만으로 떨어졌습니다. 이렇게 되면 숨통이 좁아진 만성 폐쇄성 폐 질환이 되는 겁니다. 중금속 '납'에 대한 인체 유해성은 많이 알려졌지만, 폐 기능을 떨어뜨린다는 사실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폐 기능 검사 받는 모습폐 기능 검사 받는 모습


■ 중금속 ‘납’, 폐 염증반응 유도해

그러면 어떻게 중금속 납이 폐활량에 영향을 미치는 걸까요? 연구팀은 고농도 납에 순간적으로 노출되면 숨을 쉬고 내쉬는 신호전달체계에 혼란을 초래한다고 말합니다. 그렇게 되면 들숨과 날숨의 힘이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게다가 고농도 납은 폐에 쌓이면 염증반응을 유도해 폐섬유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일상생활 속에선 고농도 납에 노출되기보다는 저농도 납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가 더 많습니다. 실제로 3개월에서 6개월 동안 저농도의 납을 조금씩 계속 흡입하면 대식세포라고 하는 폐포 내 살아있는 면역세포 숫자가 감소하는데, 결국 면역력이 떨어져 세균감염이 되고 폐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겁니다.

폐 엑스레이 사진폐 엑스레이 사진


■ 체내 ‘납’ 주범은 미세먼지, 생활환경도 한몫

처음 이 이야기를 듣고 몸속 '납'의 출처는 어디서 온 건지 매우 궁금했습니다. 연구팀은 대표적인 주범으로 미세먼지와 황사를 지목했습니다. 실제로 미세먼지에 중금속 '납'의 함량이 높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기 중에 중금속을 들이마시면 폐에 직접 납이 쌓이는 겁니다. 게다가 생활 환경에서도 얼마든지 납이 있을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취재진은 만성폐질환 환자의 가정집을 직접 방문해서 납이 어디에 많은지 확인해봤습니다. 중금속 분석전문가와 동행한 건데요. 현재 환경보건관리법에 의하면 실내 중금속 검출 수치는 500ppm을 넘지 말아야 합니다. 그런데 조화나 가구표면에서 중금속 기준치를 넘겼고, 매일 사용하다시피 하는 프라이팬은 기준치의 100배 가까이 중금속이 검출됐습니다. 알게 모르게 납을 섭취할 수 있다는 걸 눈으로 직접 확인한 겁니다.

공기 오염과 마스크 쓴 사람공기 오염과 마스크 쓴 사람


이제 해법을 이야기해야겠죠? 사실 속 시원한 답변은 아닙니다만, 미세먼지가 많은 날은 될 수 있으면 외출을 삼가는 게 좋고요. 오래된 금속 식기류는 교체하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가구 표면 페인트나 코팅제에 납이 있는 경우가 많아서, 가구 구매 시 꼼꼼히 따져 볼 필요가 있고요. 기존 가구들은 물수건으로 꼼꼼히 닦아주는 게 좋습니다. 특히 인조 잔디나 꽃 표면에도 납 성분이 검출된 경우가 많아 집에 오래 놔두는 건 피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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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후] ‘폐활량에 치명적인 납 중독’…생활 속 주범이?
    • 입력 2015-11-06 00:01:28
    • 수정2015-11-06 06:21:25
    취재후·사건후
미세먼지나 생활환경 탓에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중금속 '납'에 노출될 수가 있는데요. 이렇게 납이 체내 축적이 되면 흡연만큼 폐활량을 떨어뜨려 만성 폐 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연구팀이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토대로 폐 기능 검사를 받은 40세 이상 성인 870명의 혈중 중금속 농도를 분석했는데요. 혈중 납 농도가 높을수록 숨을 내쉬고 들이마시는 폐 기능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1초 동안 강하게 숨을 내쉰 공기의 양이 전체 폐 용적의 70% 이상이면 정상인데, 혈중 납 농도가 높으면 숨을 내쉬는 양이 70% 미만으로 떨어졌습니다. 이렇게 되면 숨통이 좁아진 만성 폐쇄성 폐 질환이 되는 겁니다. 중금속 '납'에 대한 인체 유해성은 많이 알려졌지만, 폐 기능을 떨어뜨린다는 사실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폐 기능 검사 받는 모습


■ 중금속 ‘납’, 폐 염증반응 유도해

그러면 어떻게 중금속 납이 폐활량에 영향을 미치는 걸까요? 연구팀은 고농도 납에 순간적으로 노출되면 숨을 쉬고 내쉬는 신호전달체계에 혼란을 초래한다고 말합니다. 그렇게 되면 들숨과 날숨의 힘이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게다가 고농도 납은 폐에 쌓이면 염증반응을 유도해 폐섬유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일상생활 속에선 고농도 납에 노출되기보다는 저농도 납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가 더 많습니다. 실제로 3개월에서 6개월 동안 저농도의 납을 조금씩 계속 흡입하면 대식세포라고 하는 폐포 내 살아있는 면역세포 숫자가 감소하는데, 결국 면역력이 떨어져 세균감염이 되고 폐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겁니다.

폐 엑스레이 사진


■ 체내 ‘납’ 주범은 미세먼지, 생활환경도 한몫

처음 이 이야기를 듣고 몸속 '납'의 출처는 어디서 온 건지 매우 궁금했습니다. 연구팀은 대표적인 주범으로 미세먼지와 황사를 지목했습니다. 실제로 미세먼지에 중금속 '납'의 함량이 높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기 중에 중금속을 들이마시면 폐에 직접 납이 쌓이는 겁니다. 게다가 생활 환경에서도 얼마든지 납이 있을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취재진은 만성폐질환 환자의 가정집을 직접 방문해서 납이 어디에 많은지 확인해봤습니다. 중금속 분석전문가와 동행한 건데요. 현재 환경보건관리법에 의하면 실내 중금속 검출 수치는 500ppm을 넘지 말아야 합니다. 그런데 조화나 가구표면에서 중금속 기준치를 넘겼고, 매일 사용하다시피 하는 프라이팬은 기준치의 100배 가까이 중금속이 검출됐습니다. 알게 모르게 납을 섭취할 수 있다는 걸 눈으로 직접 확인한 겁니다.

공기 오염과 마스크 쓴 사람


이제 해법을 이야기해야겠죠? 사실 속 시원한 답변은 아닙니다만, 미세먼지가 많은 날은 될 수 있으면 외출을 삼가는 게 좋고요. 오래된 금속 식기류는 교체하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가구 표면 페인트나 코팅제에 납이 있는 경우가 많아서, 가구 구매 시 꼼꼼히 따져 볼 필요가 있고요. 기존 가구들은 물수건으로 꼼꼼히 닦아주는 게 좋습니다. 특히 인조 잔디나 꽃 표면에도 납 성분이 검출된 경우가 많아 집에 오래 놔두는 건 피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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