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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에서 산업으로 곤충의 재발견
입력 2015.11.08 (22:57) 수정 2015.11.09 (00:13) 취재파일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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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이 셰프의 파스타는 조금 특별합니다.

면을 만드는 반죽에 밀가루와 함께 들어가는 건, 흔히 '밀웜'으로 불리는 갈색거저리 유충.

<인터뷰> 박주헌(곤충요리 조리사) : "밀웜은 크림이랑 잘 어울리는 것 같고요. 귀뚜라미는 토마토 파스타 이런 거 잘 어울리고."

마지막으로 말린 갈색거저리를 파스타 위에 뿌립니다.

이제, 완성된 요리를 맛 볼 차례입니다.

<오프닝>

익숙치 않은 모양새 때문에 거부감을 느끼실 분도 있겠지만, 맛은 아주 좋습니다.

그런데 이 곤충은 이런 음식 뿐 아니라 의료, 애완, 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고부가가치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그 잠재력과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해롭거나, 별 쓸모없게 여겨지던, 심지어 혐오의 상징이던 곤충이 이제 인류의 미개발 자원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리포트>

국내 최초의 곤충 요리 전문 식당.

주방의 모습은 여느 식당과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손님들이 주문한 건 이 식당의 대표 코스요리.

<녹취> "밀웜이랑 버섯으로 만든 크림파스타입니다. 맛있게 드세요."

후식으로 나온 마카롱도 곤충 분말을 넣어 만들었습니다.

<인터뷰> 박민정(대학생) : "제가 원래 비위도 약하고 날것도 잘 못먹는데 생각보다 진짜 맛있고, 크림파스타를 되게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크림파스타 먹었던 것 중에 제일 맛있었던 것 같고."

외관상으론 곤충이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인터뷰> 장원석(곤충요리 전문식당 조리사) : "곤충은 아직 꺼려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셔서 저희는 일단 분말화 해서 보이지 않게 만든 다음에 고단백 식품으로 손님들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곤충이 보이는 음식을 찾는 이들도 있습니다.

곤충 분말로 만든 쿠키.

오븐에 넣기 전 갈색거저리 3마리를 얹습니다.

<인터뷰> 이원지(곤충과자 제빵사) : "점점 수요가 늘고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처음에 왔을 때에 비해서 주문이 많이 늘었어요. 일반 쿠키 먹기는 좀 그렇고 재미를 찾는 분이랑 먹는 것도 함께 즐기고 샆은 분들이 많이 찾는 것 같아요."

튀김요리부터, 주먹밥과 샐러드까지.

이미 130여 가지가 넘는 곤충 요리가 개발됐습니다.

최근 곤충 요리가 이렇게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보다 곤충의 영양학적 가치 때문입니다.

이 소고기 100그램엔 단백질이 약 27그램 정도인데, 대표적인 식용 곤충인 이 갈색거저리엔 50그램 정도로 단백질 함량이 소고기에 비해 2배 이상 높습니다.

<인터뷰> 윤은영(국립농업과학원 곤충산업과 연구사) : "곤충의 경우에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함량의 비율이 완전식품이라고 얘기하는 계란하고 유사해요. 전체 지방 중에 혈행 개선 효과가 있어서 몸에 좋다고 보고되고 있는 불표화 지방산이 70% 이상으로 굉장히 많거든요."

돼지나 소에 비해 키우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량이 적고, 사육에 필요한 사료나 물 역시 훨씬 적다는 점도 곤충이 미래 식량으로 거론되는 이유입니다.

<인터뷰> 김용욱(한국식용곤충연구소 대표) : "축산물 같은 경우는 소를 키운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8개월, 10개월 이상 걸리지만 곤충은 3개월 내에 대량 사육이 가능하고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축산물에 비해서 7배 이상 적고요, 또 물 소비량 같은 경우도 최소 3배에서 21배까지 적습니다."

때문에 유엔 식량농업기구는 기후변화로 인한 식량 부족 위기에서 인류를 구할 대안으로 식용 곤충을 제시했습니다.

<인터뷰> UN 식량농업기구 관계자 : "곤충은 건강하고 영양가 있는 음식입니다. 고기나 생선만큼 단백질이 풍부합니다."

실제로 지금도 곤충을 먹는 사람은 전세계 25억 명에 이릅니다.

미국 뉴욕의 이 식당은 개미와 메뚜기로 만든 요리가 주메뉴입니다.

<녹취> 식당 종업원 : "멕시코에서 즐겨 먹는 '치풀리네'라는 붉은 메뚜기 요리입니다."

<인터뷰> 린(미국 뉴욕) : "바삭바삭하고 정제되지 않은것 같지만 무척 맛있네요."

또 미국 등 각국 기업들은 귀뚜라미가 들어간 에너지바를 생산, 판매하는 등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류시두(한국곤충산업협회 서울지부장) : "미국이나 유럽 같은 경우에는 곤충을 먹지 않던 나라인데 굉장히 활발하게 지금 비즈니스들이 생겨나고 있고 특히 뉴욕같은 경우에는 지금 약 1년 6개월 만에 30~40개 이상의 회사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곤충을 먹는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인터뷰> 윤은영(국립농업과학원 곤충산업과 연구사) : "아무리 이게 맛이 있고 영양적인 가치가 풍부하더라도 처음에 살아있는 상태라든가 원형을 그대로 보여드린다 하면 쉽게 접근하기가 힘들텐데 이렇게 분말 형태라든가 다른 기존에 먹던 식품 속에 들어간다면 그렇게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곤충이 식품으로만 주목받는 건 아닙니다.

과일나무 수액을 빨아먹어 해충으로 알려진 꽃매미.

그런데 최근 꽃매미의 분비물이 천식과 두드러기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왕지네 분비물은 아토피를 억제하는 천연 항균 물질로, 이미 화장품이 만들어졌고 의약품 개발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황재삼(국립농업과학원 곤충산업과 연구관) : "외래 이물질이 들어왔을 때 곤충은 생체 방어물질을 분비합니다. 이 물질에 관심을 가지고 추출하게됐습니다."

또 갈색거저리에서는 치매 억제 물질이, 파리의 일종인 동애등에에서는 폐렴 항균 물질이, 뒤영벌에서는 고혈압 치료 물질, 장수풍뎅이 유충에선 비만 예방 효과 물질이 확인됐습니다.

농약 대신 해충을 제거하는 천적곤충과 식물의 꽃가루를 매개해주는 화분매개곤충 역시 친환경기술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곤충산업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분야는 학습과 애완입니다.

<녹취> "지금 임신체라서 하루 열 마리 정도 먹을 거예요."

사마귀를 키우는 재미에 푹 빠진 21살 박상윤 씨.

장수풍뎅이와 사슴벌레부터 대벌레와 길앞잡이까지 박 씨가 지난 15년 동안 키운 곤충은 100여 종에 이릅니다.

<인터뷰> 박상윤(곤충 애호가) : "애벌레 상태일 때는 굉장히 흉측하고 못생겼잖아요. 좀 혐오스럽고. 그런데 점점 번데기가 돼서 갑자기 아름답게 변화한다는 것 그 모습까지 지켜본다는 것. 그 과정을 지켜본다는 거 자체에서 굉장히 큰 매력을 느낄 수 있죠."

<녹취> "물 속에 사는 곤충을 수서곤충이라고 해요. 뭐라고요?(수.서.곤.충)"

대형마트에 애완 곤충 코너가 있고, 체험학습 강좌가 개설될 정도로 아이들에게도 인기입니다.

<인터뷰> 장효심(서울 목동) : "지금 사슴벌레랑 장수풍뎅이도 집에서 키우고 있거든요. 아이 때문에 같이 키우다 보니까 예전보다 많이 관심이 생겼어요."

최근엔 애완곤충이 우울증 개선 등 심리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귀뚜라미처럼 소리를 내는 곤충을 키울 경우 우울증 지수는 떨어지는 반면 인지기능 지수는 상승했다는 겁니다.

<인터뷰> 김성현(국립농업과학원 곤충산업과 연구사) : "집에 있는 당근이나 무, 이런 야채를 가지고도 충분히 기를 수 있기 때문에 좋은 면이 있고요. 소리를 내기 때문에 어른들이 대화한다고 느끼는 부분도 있습니다."

현재 국내 애완곤충 시장은 5백억 원대.

하지만 2조 원대 시장을 형성한 일본과 비교하면 아직 초보단계입니다.

곤충산업 전체로 봐도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2천억 원대에 머물고 있습니다.

세계 곤충시장은 현재 11조 원 규모. 5년 뒤엔 38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앞서 정부는 곤충산업을 농업분야 5대 신성장동력으로 정했고, 2020년까지 7천억 원대 시장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당장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습니다.

15년 전부터 곤충을 사육해온 김종희 씨.

지금은 연매출 2억 원대의 국내 최대 규모 농가로 성장했지만 사육 초기엔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인터뷰> 김종희(곤충 사육 농가) : "지금 곤충 시장 자체가 과장된 그런 보도가 많이 나가고 있거든요. 실질적으로 수익을 올리는 농가들보다 수익을 못 내는 농가들도 굉장히 많다는 거죠."

우리나라에서 식용으로 허가된 곤충은 메뚜기와 식용번데기 등 모두 7종.

하지만 이 가운데 대표적인 식용 곤충인 갈색거저리 등 4종은 '한시적 인정제도'에 따라 아직 정식 식재료로 등록되지는 못한 상태입니다.

<인터뷰> 윤은영(국립농업과학원 곤충산업과 연구사) : "국민의 건강을 생각해야 되니까 인체에 대한 안전성을 입증해야 하거든요. 그렇게 해서 새로운 식품 원료로 등록이 돼야 하는데, 그렇게 등록할 때 등록을 요청했던 그 사람과 업체, 그리고 등록할 때 만들었던 제형 그렇게로만 판매가 될 수 있어요."

때문에 상당수 식용 곤충 사육 농가는 판로를 찾지 못한 채 다른 농가를 상대로 종충을 판매해 수익을 얻는 실정입니다.

<인터뷰> 김경호(양주시곤충산업연구회 회장) : "결국 제품화를 아직 못하다보니까 농가를 위한 종충을 판매하는 게 주목적이 돼버렸어요. 컨설팅이라는 명분 하에 종충 가격의 50배, 100배를 받아가면서, 품목 당 곤충 하나에 천만 원, 천오백만 원씩 받아가면서 분양을 하거든요."

현재 식용 갈색거저리 100그램 당 가격은 2만 5천 원 선.

사육 기술을 표준화하고 기계화 등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것도, 또 안정적인 유통망을 확보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입니다.

<인터뷰> 이준호(서울대학교 응용생물화학부 교수) : "판로나 시장을 형성하는 데 있어서 개별 생산자가 개발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긴 하지만 이것도 정부 차원이나 산업협의회 차원에서 시장을 확실하게 개발하는 노력도 필요한 것이고요."

<인터뷰> 박인균(국립농업과학원 곤충산업과 연구관) : "곤충 먹이의 표준화, 그리고 규격과 기준의 표준화, 이런 것들을 통일할 필요성이 있는 것이죠. 그래야만 균일한 곤충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에필로그>

지구상에 서식하는 곤충은 전체 생물의 4분의 3인 130만 종으로 추정됩니다.

여러가지 문제에도 불구하고 곤충은 인류의 미래 식량으로, 또 의료 등 다양한 산업의 자원으로 충분한 가치를 갖고 있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이제 이런 곤충을 황금알을 낳는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세밀한 계획과 지원이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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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5-11-09 00:13:54
    취재파일K
<프롤로그>

이 셰프의 파스타는 조금 특별합니다.

면을 만드는 반죽에 밀가루와 함께 들어가는 건, 흔히 '밀웜'으로 불리는 갈색거저리 유충.

<인터뷰> 박주헌(곤충요리 조리사) : "밀웜은 크림이랑 잘 어울리는 것 같고요. 귀뚜라미는 토마토 파스타 이런 거 잘 어울리고."

마지막으로 말린 갈색거저리를 파스타 위에 뿌립니다.

이제, 완성된 요리를 맛 볼 차례입니다.

<오프닝>

익숙치 않은 모양새 때문에 거부감을 느끼실 분도 있겠지만, 맛은 아주 좋습니다.

그런데 이 곤충은 이런 음식 뿐 아니라 의료, 애완, 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고부가가치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그 잠재력과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해롭거나, 별 쓸모없게 여겨지던, 심지어 혐오의 상징이던 곤충이 이제 인류의 미개발 자원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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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의 곤충 요리 전문 식당.

주방의 모습은 여느 식당과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손님들이 주문한 건 이 식당의 대표 코스요리.

<녹취> "밀웜이랑 버섯으로 만든 크림파스타입니다. 맛있게 드세요."

후식으로 나온 마카롱도 곤충 분말을 넣어 만들었습니다.

<인터뷰> 박민정(대학생) : "제가 원래 비위도 약하고 날것도 잘 못먹는데 생각보다 진짜 맛있고, 크림파스타를 되게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크림파스타 먹었던 것 중에 제일 맛있었던 것 같고."

외관상으론 곤충이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인터뷰> 장원석(곤충요리 전문식당 조리사) : "곤충은 아직 꺼려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셔서 저희는 일단 분말화 해서 보이지 않게 만든 다음에 고단백 식품으로 손님들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곤충이 보이는 음식을 찾는 이들도 있습니다.

곤충 분말로 만든 쿠키.

오븐에 넣기 전 갈색거저리 3마리를 얹습니다.

<인터뷰> 이원지(곤충과자 제빵사) : "점점 수요가 늘고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처음에 왔을 때에 비해서 주문이 많이 늘었어요. 일반 쿠키 먹기는 좀 그렇고 재미를 찾는 분이랑 먹는 것도 함께 즐기고 샆은 분들이 많이 찾는 것 같아요."

튀김요리부터, 주먹밥과 샐러드까지.

이미 130여 가지가 넘는 곤충 요리가 개발됐습니다.

최근 곤충 요리가 이렇게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보다 곤충의 영양학적 가치 때문입니다.

이 소고기 100그램엔 단백질이 약 27그램 정도인데, 대표적인 식용 곤충인 이 갈색거저리엔 50그램 정도로 단백질 함량이 소고기에 비해 2배 이상 높습니다.

<인터뷰> 윤은영(국립농업과학원 곤충산업과 연구사) : "곤충의 경우에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함량의 비율이 완전식품이라고 얘기하는 계란하고 유사해요. 전체 지방 중에 혈행 개선 효과가 있어서 몸에 좋다고 보고되고 있는 불표화 지방산이 70% 이상으로 굉장히 많거든요."

돼지나 소에 비해 키우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량이 적고, 사육에 필요한 사료나 물 역시 훨씬 적다는 점도 곤충이 미래 식량으로 거론되는 이유입니다.

<인터뷰> 김용욱(한국식용곤충연구소 대표) : "축산물 같은 경우는 소를 키운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8개월, 10개월 이상 걸리지만 곤충은 3개월 내에 대량 사육이 가능하고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축산물에 비해서 7배 이상 적고요, 또 물 소비량 같은 경우도 최소 3배에서 21배까지 적습니다."

때문에 유엔 식량농업기구는 기후변화로 인한 식량 부족 위기에서 인류를 구할 대안으로 식용 곤충을 제시했습니다.

<인터뷰> UN 식량농업기구 관계자 : "곤충은 건강하고 영양가 있는 음식입니다. 고기나 생선만큼 단백질이 풍부합니다."

실제로 지금도 곤충을 먹는 사람은 전세계 25억 명에 이릅니다.

미국 뉴욕의 이 식당은 개미와 메뚜기로 만든 요리가 주메뉴입니다.

<녹취> 식당 종업원 : "멕시코에서 즐겨 먹는 '치풀리네'라는 붉은 메뚜기 요리입니다."

<인터뷰> 린(미국 뉴욕) : "바삭바삭하고 정제되지 않은것 같지만 무척 맛있네요."

또 미국 등 각국 기업들은 귀뚜라미가 들어간 에너지바를 생산, 판매하는 등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류시두(한국곤충산업협회 서울지부장) : "미국이나 유럽 같은 경우에는 곤충을 먹지 않던 나라인데 굉장히 활발하게 지금 비즈니스들이 생겨나고 있고 특히 뉴욕같은 경우에는 지금 약 1년 6개월 만에 30~40개 이상의 회사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곤충을 먹는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인터뷰> 윤은영(국립농업과학원 곤충산업과 연구사) : "아무리 이게 맛이 있고 영양적인 가치가 풍부하더라도 처음에 살아있는 상태라든가 원형을 그대로 보여드린다 하면 쉽게 접근하기가 힘들텐데 이렇게 분말 형태라든가 다른 기존에 먹던 식품 속에 들어간다면 그렇게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곤충이 식품으로만 주목받는 건 아닙니다.

과일나무 수액을 빨아먹어 해충으로 알려진 꽃매미.

그런데 최근 꽃매미의 분비물이 천식과 두드러기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왕지네 분비물은 아토피를 억제하는 천연 항균 물질로, 이미 화장품이 만들어졌고 의약품 개발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황재삼(국립농업과학원 곤충산업과 연구관) : "외래 이물질이 들어왔을 때 곤충은 생체 방어물질을 분비합니다. 이 물질에 관심을 가지고 추출하게됐습니다."

또 갈색거저리에서는 치매 억제 물질이, 파리의 일종인 동애등에에서는 폐렴 항균 물질이, 뒤영벌에서는 고혈압 치료 물질, 장수풍뎅이 유충에선 비만 예방 효과 물질이 확인됐습니다.

농약 대신 해충을 제거하는 천적곤충과 식물의 꽃가루를 매개해주는 화분매개곤충 역시 친환경기술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곤충산업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분야는 학습과 애완입니다.

<녹취> "지금 임신체라서 하루 열 마리 정도 먹을 거예요."

사마귀를 키우는 재미에 푹 빠진 21살 박상윤 씨.

장수풍뎅이와 사슴벌레부터 대벌레와 길앞잡이까지 박 씨가 지난 15년 동안 키운 곤충은 100여 종에 이릅니다.

<인터뷰> 박상윤(곤충 애호가) : "애벌레 상태일 때는 굉장히 흉측하고 못생겼잖아요. 좀 혐오스럽고. 그런데 점점 번데기가 돼서 갑자기 아름답게 변화한다는 것 그 모습까지 지켜본다는 것. 그 과정을 지켜본다는 거 자체에서 굉장히 큰 매력을 느낄 수 있죠."

<녹취> "물 속에 사는 곤충을 수서곤충이라고 해요. 뭐라고요?(수.서.곤.충)"

대형마트에 애완 곤충 코너가 있고, 체험학습 강좌가 개설될 정도로 아이들에게도 인기입니다.

<인터뷰> 장효심(서울 목동) : "지금 사슴벌레랑 장수풍뎅이도 집에서 키우고 있거든요. 아이 때문에 같이 키우다 보니까 예전보다 많이 관심이 생겼어요."

최근엔 애완곤충이 우울증 개선 등 심리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귀뚜라미처럼 소리를 내는 곤충을 키울 경우 우울증 지수는 떨어지는 반면 인지기능 지수는 상승했다는 겁니다.

<인터뷰> 김성현(국립농업과학원 곤충산업과 연구사) : "집에 있는 당근이나 무, 이런 야채를 가지고도 충분히 기를 수 있기 때문에 좋은 면이 있고요. 소리를 내기 때문에 어른들이 대화한다고 느끼는 부분도 있습니다."

현재 국내 애완곤충 시장은 5백억 원대.

하지만 2조 원대 시장을 형성한 일본과 비교하면 아직 초보단계입니다.

곤충산업 전체로 봐도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2천억 원대에 머물고 있습니다.

세계 곤충시장은 현재 11조 원 규모. 5년 뒤엔 38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앞서 정부는 곤충산업을 농업분야 5대 신성장동력으로 정했고, 2020년까지 7천억 원대 시장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당장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습니다.

15년 전부터 곤충을 사육해온 김종희 씨.

지금은 연매출 2억 원대의 국내 최대 규모 농가로 성장했지만 사육 초기엔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인터뷰> 김종희(곤충 사육 농가) : "지금 곤충 시장 자체가 과장된 그런 보도가 많이 나가고 있거든요. 실질적으로 수익을 올리는 농가들보다 수익을 못 내는 농가들도 굉장히 많다는 거죠."

우리나라에서 식용으로 허가된 곤충은 메뚜기와 식용번데기 등 모두 7종.

하지만 이 가운데 대표적인 식용 곤충인 갈색거저리 등 4종은 '한시적 인정제도'에 따라 아직 정식 식재료로 등록되지는 못한 상태입니다.

<인터뷰> 윤은영(국립농업과학원 곤충산업과 연구사) : "국민의 건강을 생각해야 되니까 인체에 대한 안전성을 입증해야 하거든요. 그렇게 해서 새로운 식품 원료로 등록이 돼야 하는데, 그렇게 등록할 때 등록을 요청했던 그 사람과 업체, 그리고 등록할 때 만들었던 제형 그렇게로만 판매가 될 수 있어요."

때문에 상당수 식용 곤충 사육 농가는 판로를 찾지 못한 채 다른 농가를 상대로 종충을 판매해 수익을 얻는 실정입니다.

<인터뷰> 김경호(양주시곤충산업연구회 회장) : "결국 제품화를 아직 못하다보니까 농가를 위한 종충을 판매하는 게 주목적이 돼버렸어요. 컨설팅이라는 명분 하에 종충 가격의 50배, 100배를 받아가면서, 품목 당 곤충 하나에 천만 원, 천오백만 원씩 받아가면서 분양을 하거든요."

현재 식용 갈색거저리 100그램 당 가격은 2만 5천 원 선.

사육 기술을 표준화하고 기계화 등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것도, 또 안정적인 유통망을 확보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입니다.

<인터뷰> 이준호(서울대학교 응용생물화학부 교수) : "판로나 시장을 형성하는 데 있어서 개별 생산자가 개발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긴 하지만 이것도 정부 차원이나 산업협의회 차원에서 시장을 확실하게 개발하는 노력도 필요한 것이고요."

<인터뷰> 박인균(국립농업과학원 곤충산업과 연구관) : "곤충 먹이의 표준화, 그리고 규격과 기준의 표준화, 이런 것들을 통일할 필요성이 있는 것이죠. 그래야만 균일한 곤충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에필로그>

지구상에 서식하는 곤충은 전체 생물의 4분의 3인 130만 종으로 추정됩니다.

여러가지 문제에도 불구하고 곤충은 인류의 미래 식량으로, 또 의료 등 다양한 산업의 자원으로 충분한 가치를 갖고 있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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