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 큰 걸음…‘군부 독재 종식’ 기대

입력 2015.11.14 (08:19) 수정 2015.11.14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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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25년 만에 치러 진 미얀마 자유 총선거에서 아웅 산 수 치 여사가 이끄는 야당의 승리가 확실시 되고 있습니다.

곧 선거 결과가 발표될 텐데요.

군부도 일단 결과를 인정하고 권력 이양에 찬성하는 분위기입니다.

50년 넘은 군부 독재가 끝나고 이제 미얀마에도 따스한 민주화의 바람이 불 것이라며 국민들은 기대에 들떠 있습니다.

현지에 급파된 구본국 특파원이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양곤 시내 수 치 여사의 집.

인근 도로는 꽉 막혔고 집 앞은 인파로 붐빕니다.

가끔 문이 열리고 경비원의 통제 속에 사람들이 수시로 드나듭니다.

승리를 확신한 듯 수 치 여사가 자신을 도와준 선거 운동원들을 식사에 초대해 격려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자리는 금세 축하 분위기에 휩싸입니다.

<인터뷰> 레이 닛(수 치 지지자/가수) : "(선거 노래 한번 해 주시겠습니까?) 아웅 산 수 치 이겨야 해..아웅 산 수 치 이겨야 해.."

외국인들은 행여나 수 치 여사를 볼 수 있을 까 일부러 이 곳을 찾습니다.

수 치 여사의 집 앞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수많은 지지자가 승리를 축하하고 있습니다.

또 국내외 언론들은 승리의 주역 수 치 여사를 취재하기 위해 속속 모여들고 있습니다.

수 치 여사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 NLD 당사 옆 기념품 가게까지 사람들이 붐빕니다.

수 치의 얼굴이 들어간 옷 등 각종 기념품들이 쉴 새 없이 팔려 나갑니다.

<인터뷰> 외국 관광객 : "(뭐 사셨어요?) 티 셔츠를 샀습니다. 민주주의에 투표하자 이렇게 쓰여 있네요."

<인터뷰> 가게 주인 : "수치와 수치 아버지인 아웅 산 장군의 생일 그리고 NLD 행사와 선거를 전후해 기념품들이 많이 팔리고 있습니다."

지난 1962년 군부가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미얀마.

무려 53년 동안 군부의 지배 아래 있습니다.

그리고 수 치 여사는 15년 세월 동안 가택 연금을 당했습니다.

하지만 노벨 평화상을 받는 등 미얀마 민주화 투사로서의 삶을 이어왔습니다.

그리고 올해 총선 압승을 이끌며 미얀마 민주화를 앞당겼습니다.

<인터뷰> 수 치 : "시대도 달라졌고 국민들도 많이 변했습니다. 예전과 비교하면 국민들이 정치에 많이 눈을 떴습니다."

그러나 의회를 석권한 수 치 여사는 대통령이 될 수 없는 상황.

외국인과 결혼하면 대통령에 출마할 수 없다는 헌법 조항 때문입니다.

남편이 영국인인 수치 여사는 대통령보다 더 강한 리더십으로 미얀마를 이끌겠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수 치 : "대통령직 위에 있어야겠죠. 선거에서 승리한 정당의 지도자로서 모든 분야의 정책을 결정할 겁니다. 그리고 대통령은 헌법에 따라 선출될 것입니다."

지난 1990년 미얀마 총선에서 야당인 NLD가 80% 이상의 지지율로 승리하자 이를 무효화 했던 군부도 이번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우선 군부 출신인 테인 세인 대통령이 축하와 함께 평화적 정권 이양을 약속했습니다.

<녹취> 예 흐투트(대통령 대변인) : "테인 세인 대통령을 대신해서 아웅 산 수 치와 민주주의민족동맹의 선거 승리에 축하를 보냅니다."

군 수뇌부 역시 축하와 함께 수 치의 대화 제의를 받아들였습니다.

수 치 여사가 대화를 제의한 것은 NLD가 이번 선거에서 압승을 거둔다 해도 미얀마의 최대 정치세력인 군부와의 협력이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시민들도 이런 정국 상황 때문에 신중하게 행동하고 있습니다.

선거 다음날인 지난 9일 야당의 압승이 예상되면서 미얀마 도심은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습니다.

시민들은 민주화에 대한 기대와 기쁨을 마음껏 표출했습니다.

<인터뷰> 코 나이(시민) : "수 치가 이끄는 당이 이겼으니까 정치와 경제, 교육분야 등 나라 전체가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차분한 분위기를 되찾았습니다.

야당 역시 군부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각종 집회를 자제하고 있습니다.

25년 만에 치러진 자유로운 총선거.

수 치 여사가 이끄는 야당의 압승으로 미얀마 민주화에는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이 민주화의 길에는 기존의 거대 권력인 군부와의 협상이란 난제가 놓여 있습니다.

하지만 미얀마 시민들이 민주화 역사에 길이 기록될 큰 걸음을 내디뎠다는 점은 변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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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화 큰 걸음…‘군부 독재 종식’ 기대
    • 입력 2015-11-14 08:38:42
    • 수정2015-11-14 10:23:08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25년 만에 치러 진 미얀마 자유 총선거에서 아웅 산 수 치 여사가 이끄는 야당의 승리가 확실시 되고 있습니다.

곧 선거 결과가 발표될 텐데요.

군부도 일단 결과를 인정하고 권력 이양에 찬성하는 분위기입니다.

50년 넘은 군부 독재가 끝나고 이제 미얀마에도 따스한 민주화의 바람이 불 것이라며 국민들은 기대에 들떠 있습니다.

현지에 급파된 구본국 특파원이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양곤 시내 수 치 여사의 집.

인근 도로는 꽉 막혔고 집 앞은 인파로 붐빕니다.

가끔 문이 열리고 경비원의 통제 속에 사람들이 수시로 드나듭니다.

승리를 확신한 듯 수 치 여사가 자신을 도와준 선거 운동원들을 식사에 초대해 격려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자리는 금세 축하 분위기에 휩싸입니다.

<인터뷰> 레이 닛(수 치 지지자/가수) : "(선거 노래 한번 해 주시겠습니까?) 아웅 산 수 치 이겨야 해..아웅 산 수 치 이겨야 해.."

외국인들은 행여나 수 치 여사를 볼 수 있을 까 일부러 이 곳을 찾습니다.

수 치 여사의 집 앞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수많은 지지자가 승리를 축하하고 있습니다.

또 국내외 언론들은 승리의 주역 수 치 여사를 취재하기 위해 속속 모여들고 있습니다.

수 치 여사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 NLD 당사 옆 기념품 가게까지 사람들이 붐빕니다.

수 치의 얼굴이 들어간 옷 등 각종 기념품들이 쉴 새 없이 팔려 나갑니다.

<인터뷰> 외국 관광객 : "(뭐 사셨어요?) 티 셔츠를 샀습니다. 민주주의에 투표하자 이렇게 쓰여 있네요."

<인터뷰> 가게 주인 : "수치와 수치 아버지인 아웅 산 장군의 생일 그리고 NLD 행사와 선거를 전후해 기념품들이 많이 팔리고 있습니다."

지난 1962년 군부가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미얀마.

무려 53년 동안 군부의 지배 아래 있습니다.

그리고 수 치 여사는 15년 세월 동안 가택 연금을 당했습니다.

하지만 노벨 평화상을 받는 등 미얀마 민주화 투사로서의 삶을 이어왔습니다.

그리고 올해 총선 압승을 이끌며 미얀마 민주화를 앞당겼습니다.

<인터뷰> 수 치 : "시대도 달라졌고 국민들도 많이 변했습니다. 예전과 비교하면 국민들이 정치에 많이 눈을 떴습니다."

그러나 의회를 석권한 수 치 여사는 대통령이 될 수 없는 상황.

외국인과 결혼하면 대통령에 출마할 수 없다는 헌법 조항 때문입니다.

남편이 영국인인 수치 여사는 대통령보다 더 강한 리더십으로 미얀마를 이끌겠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수 치 : "대통령직 위에 있어야겠죠. 선거에서 승리한 정당의 지도자로서 모든 분야의 정책을 결정할 겁니다. 그리고 대통령은 헌법에 따라 선출될 것입니다."

지난 1990년 미얀마 총선에서 야당인 NLD가 80% 이상의 지지율로 승리하자 이를 무효화 했던 군부도 이번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우선 군부 출신인 테인 세인 대통령이 축하와 함께 평화적 정권 이양을 약속했습니다.

<녹취> 예 흐투트(대통령 대변인) : "테인 세인 대통령을 대신해서 아웅 산 수 치와 민주주의민족동맹의 선거 승리에 축하를 보냅니다."

군 수뇌부 역시 축하와 함께 수 치의 대화 제의를 받아들였습니다.

수 치 여사가 대화를 제의한 것은 NLD가 이번 선거에서 압승을 거둔다 해도 미얀마의 최대 정치세력인 군부와의 협력이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시민들도 이런 정국 상황 때문에 신중하게 행동하고 있습니다.

선거 다음날인 지난 9일 야당의 압승이 예상되면서 미얀마 도심은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습니다.

시민들은 민주화에 대한 기대와 기쁨을 마음껏 표출했습니다.

<인터뷰> 코 나이(시민) : "수 치가 이끄는 당이 이겼으니까 정치와 경제, 교육분야 등 나라 전체가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차분한 분위기를 되찾았습니다.

야당 역시 군부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각종 집회를 자제하고 있습니다.

25년 만에 치러진 자유로운 총선거.

수 치 여사가 이끄는 야당의 압승으로 미얀마 민주화에는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이 민주화의 길에는 기존의 거대 권력인 군부와의 협상이란 난제가 놓여 있습니다.

하지만 미얀마 시민들이 민주화 역사에 길이 기록될 큰 걸음을 내디뎠다는 점은 변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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