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녹취> "극장 안에서 터지는 소리가 들렸고, 대부분의 관중들은 처음에 쇼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녹취> "미국의 중심 워싱턴을 타격할 것을 알라 신에게 맹세한다"
<인터뷰> 이만종(한국테러학회 회장) : "우리나라가 국제테러단체로부터 청정지역이다. 이렇게 판단하는 것은 상당히 우려스러운 일이다."
<오프닝>
서울 남산의 N서울타워에 청색, 백색, 적색의 3색 조명이 번갈아 비춰집니다.
프랑스 국기 색상으로 이번 프랑스 테러 희생자에 대한 애도를 표시하는 건데요.
그만큼 이번 테러는 서구 유럽 국가들은 물론 우리에게도 큰 충격을 줬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도 결코 이런 테러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평소 실체를 드러내지 않는 소수가 불특정 다수를 노리는 현대의 테러.
우리사회는 이런 테러 위협에 어떻게 대비하고 있을까요?
<리포트>
프랑스와 독일의 친선 축구경기가 열린 스타드 드 프랑스 경기장.
갑자기 폭발음이 들립니다.
엄청난 굉음에 선수들도 주춤합니다.
<인터뷰> 축구 관객 인터뷰 : "혼란스러웠고 두 번의 폭발 소리를 들었습니다. 처음에 사제 폭탄인 줄 알았습니다. 경기장 안에 많은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같은 시각, 파리 시내 카페와 음식점에선 테러범들이 시민들을 향해 총탄을 퍼붓습니다.
<인터뷰> 베나비드 몬세프(목격자) : "사람들이 총에 맞고 쓰러졌어요. 정말 끔찍했습니다. 전쟁 같았어요."
바타클랑 극장에서는 학살이 벌어졌습니다.
천5백 명이 들어찬 극장에서 무차별 총격을 가했습니다.
<인터뷰> 극장 생존자 : "극장 안에서 터지는 소리가 들렸고, 대부분의 관중들은 처음에 쇼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축구장과 공연장, 그리고 음식점 등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적인 공간이 테러의 대상이 됐다는 사실에 파리 시민들은 경악했습니다.
<인터뷰> 목격자 : "테러가 일어난 곳은 파리 시민들이 매일 아침에 커피 마시러 들르는 평범한 이웃들이 모이는 장소입니다. 서로 서로가 다 아는 사람들입니다."
이른바 '소프트 타깃'.
정부기관이나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하드 타깃' 테러와 달리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해 사람들의 공포감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이희수(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 "커피 마시고 공연 보고 축구 경기장을 밟던 친숙한 일상의 공간이 테러의 공격 대상이 되고 매일처럼 만나서 인사를 나누는 따뜻한 이웃이 테러리스트로 돌변할 수 있는, 인류사회가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어떤 일상의 테러화라는 새로운 형태의 공포."
이런 소프트 타깃 테러는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터키에서는 지난달 10일 앙카라역 광장에서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해 100여 명이 숨졌습니다.
지난 8월 태국 방콕에선 도심 관광지 폭탄 테러로 20명이 숨지고 125명이 다쳤습니다.
2004년 2백여 명이 숨지고 천 2백여 명이 다친 스페인 마드리드 폭탄 테러 역시 기차역에서 발생했고,
1년 뒤 영국 런던에서 발생한 지하철과 버스 폭탄 테러는 출근길 시민들을 표적으로 삼았습니다.
러시아 항공기 추락과, 레바논 베이루트의 자살폭탄 공격 등 최근 잇따른 IS의 테러 역시 모두 소프트 타깃 테러였습니다.
<인터뷰> 이만종(한국테러학회 회장) : "하드 타깃(정부기관)은 사실 공격하기가 굉장히 쉽지가 않습니다. 검문 검색이라든가 보안 방호시설이 굉장히 잘 돼있거든요. 그래서 적은 비용을 들여서 최대의 효과를 걷을 수 있다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굳이 하드 카깃을 겨냥하는 것보다는 소프트 타깃을 겨냥 하는 게 비용이라든지 노력 측면에서 효과가 있다는 것이죠."
특히 종교적 명분을 내세우는 테러는 과거 정치적 테러와 비교해 대상이 무차별적입니다.
<인터뷰> 이종화(경찰대 위기협상연구센터 교수) : "과거에 정치 테러리즘은 목표를 정확하게 타깃함으로써 많은 대중의 지지를 얻어야됐는데, 종교 테러리즘의 특징이 뭐냐하면 나와 동조하지 않는 사람은 전부 다 악마입니다. 악마는 어떻습니까? 제거해야 되잖아요. 그래서 사실은 민간인 이런 걸 차별하지 않죠."
파리 시내 6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진 테러.
최소 8명이 직접 가담한 조직적인 테러였습니다.
<녹취> 제레미 맥콰드(BFM 기자) : "그들은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것 같았어요. 그들은 쉬지 않고 총을 쐈고 재장전하기도 했습니다."
테러 가담자 가운데 한 명인 이스마엘 오마르 모스테파이.
프랑스에서 태어나 파리 인근에서 거주했던 알제리계 프랑스인으로 이른바 '외로운 늑대'로 불리는 자생적 테러리스트입니다.
이런 자생적 테러리스트가 IS 세력과 조직적으로 협업했다는 점도 이번 테러의 특징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정상률(명지대학교 중동문제연구소 교수) : "IS의 중심세력과 연계되어 있는, 여러나라에 흩어져 있는 '외로운 늑대'를 포함한 세력들이 함께 했다는 것. 공모를 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입니다. 이것이 앞으로 테러의 특징이 될 것 같아요."
문제는 이런 자생적 테러리스트들은 정보당국의 감시망에 잘 포착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지난 1월 터키에서 실종됐던 18살 김모 군이 IS에 가담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또 지난달엔 IS에 가담하려던 한국인 2명이 적발됐고, 최근엔 국내에서도 알 카에다 관련 혐의가 있는 외국인이 검거됐습니다.
그는 인도네시아인 불법 체류자로 알 카에다를 추종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테러 조직과 연계됐거나 테러 위험인물로 지목돼 강제 출국 조치된 국내 체류 외국인은 지난 5년 동안 48명에 이릅니다.
지난 5월 시리아에서 숨진 IS 대원의 소지품에서 국내 교통카드와 한국기업의 사원증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지난 한 해, 전세계에서 테러로 인해 숨진 사람은 모두 3만 2천여 명.
15년 전에 비해 10배나 증가했습니다.
호주의 한 단체가 테러 발생 빈도와 사망자 수 등을 따져 측정한 '테러 영향 지수'에서 이라크는 만점인 10점, 영국 5.6점, 미국 4.6점, 프랑스 4.5점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우리나라는 북한, 일본 등과 함께 테러의 영향이 없는 국가로 평가받아 테러 영향 지수 0점을 기록했습니다.
IS의 무차별적인 테러에 우리나라는 정말 안전한 걸까?
IS가 최근 인터넷에 공개한 공식 선전 잡지 '다비크'입니다.
프랑스와 함께 미국에 협조하는 새로운 십자군 동맹국 62개국에 우리나라가 포함돼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IS의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얘깁니다.
실제로 지난달 25일엔 IS 연계 조직이 강남 코엑스 근처 상점에 테러를 계획한다는 첩보가 입수돼 경찰이 기동대 2개 중대를 투입하는 등 수색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테러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비슷한 일이 실제로 벌어질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인터뷰> 이종화(경찰대 위기협상연구센터 교수) : "일단 미국과의 동맹 관계죠. 또 우리나라에 2만 7천 명 가량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따는 점이 (테러 발생)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고요. 또 국제대회를 유치할 경우 우리나라의 중요도에 비해서 상당히 (테러의) 선전효과가 높기 때문에 국제대회를 유치했을 경우에 우리가 테러에 주의해서 준비해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로 이슬람권 테러리스트가 국내에서 테러를 저질렀던 일도 있었습니다.
지난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개막을 1주일 앞둔 9월 14일.
김포공항에서 폭발물이 터져 5명이 숨지고 29명이 다쳤습니다.
당시 정부는 이 사건의 범인을 밝혀내지 못했지만 23년이 지난 2009년, 테러리스트 아부 니달의 조직이 북한의 청부를 받고 저지른 일이라는 사실이 동독 정보기관 슈타지의 보고서를 통해 드러났습니다.
2002년 숨진 아부 니달은 오사마 빈 라덴이 등장하기 전까지 이슬람권에서 가장 잔인한 테러리스트로 악명을 떨쳤습니다.
<인터뷰> 이종화(경찰대 위기협상연구센터 교수) : "아부니달은 테러리스트에 있어 전설적인 사람인데요. 그 당시에 말하자면 독재국가, 미국과 관계가 안 좋은 국가의 지도자와 정치적인 협상을 통해서 그 지도자들이 하지 못하는 테러를 해주고 재정적인 지원을 받는, 그런 형태의 굉장히 정치 편향적인 테러리스트다."
시리아에서 계획되고, 벨기에에서 조직돼 프랑스에서 실행된 파리 테러.
테러단체는 국경을 넘어 협력하는 국제 조직으로 성장했습니다.
각 국가간, 그리고 한 국가 내에서도 부처간 유기적인 공조와 정보공유가 필수적입니다.
정부는 급히 대테러 예산으로 천억 원을 배정했고, 테러 경보를 '관심'에서 '주의'로 한 단계 올렸습니다.
정치권은 14년 간 잠자던 테러방지법을 합의 처리하기로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조치와 더불어 테러의 씨앗이 자랄 토양을 제거하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실제로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의 조사 결과 국내 테러 발생 요인으로 북한과의 관계, 무기 기술 발전 등과 함께 경제 불안 등이 꼽혔습니다.
경제적 양극화에 따른 사회 경제적 불만이 테러라는 극단적인 형태로 터져나올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입니다.
<에필로그>
테러는 계속해서 그 모습을 바꿔가면서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수많은 생명을 앗아가고 있습니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있고 미국 등 서방세계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우리나라도 더 이상 테러 안전지대라고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
<녹취> "극장 안에서 터지는 소리가 들렸고, 대부분의 관중들은 처음에 쇼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녹취> "미국의 중심 워싱턴을 타격할 것을 알라 신에게 맹세한다"
<인터뷰> 이만종(한국테러학회 회장) : "우리나라가 국제테러단체로부터 청정지역이다. 이렇게 판단하는 것은 상당히 우려스러운 일이다."
<오프닝>
서울 남산의 N서울타워에 청색, 백색, 적색의 3색 조명이 번갈아 비춰집니다.
프랑스 국기 색상으로 이번 프랑스 테러 희생자에 대한 애도를 표시하는 건데요.
그만큼 이번 테러는 서구 유럽 국가들은 물론 우리에게도 큰 충격을 줬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도 결코 이런 테러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평소 실체를 드러내지 않는 소수가 불특정 다수를 노리는 현대의 테러.
우리사회는 이런 테러 위협에 어떻게 대비하고 있을까요?
<리포트>
프랑스와 독일의 친선 축구경기가 열린 스타드 드 프랑스 경기장.
갑자기 폭발음이 들립니다.
엄청난 굉음에 선수들도 주춤합니다.
<인터뷰> 축구 관객 인터뷰 : "혼란스러웠고 두 번의 폭발 소리를 들었습니다. 처음에 사제 폭탄인 줄 알았습니다. 경기장 안에 많은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같은 시각, 파리 시내 카페와 음식점에선 테러범들이 시민들을 향해 총탄을 퍼붓습니다.
<인터뷰> 베나비드 몬세프(목격자) : "사람들이 총에 맞고 쓰러졌어요. 정말 끔찍했습니다. 전쟁 같았어요."
바타클랑 극장에서는 학살이 벌어졌습니다.
천5백 명이 들어찬 극장에서 무차별 총격을 가했습니다.
<인터뷰> 극장 생존자 : "극장 안에서 터지는 소리가 들렸고, 대부분의 관중들은 처음에 쇼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축구장과 공연장, 그리고 음식점 등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적인 공간이 테러의 대상이 됐다는 사실에 파리 시민들은 경악했습니다.
<인터뷰> 목격자 : "테러가 일어난 곳은 파리 시민들이 매일 아침에 커피 마시러 들르는 평범한 이웃들이 모이는 장소입니다. 서로 서로가 다 아는 사람들입니다."
이른바 '소프트 타깃'.
정부기관이나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하드 타깃' 테러와 달리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해 사람들의 공포감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이희수(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 "커피 마시고 공연 보고 축구 경기장을 밟던 친숙한 일상의 공간이 테러의 공격 대상이 되고 매일처럼 만나서 인사를 나누는 따뜻한 이웃이 테러리스트로 돌변할 수 있는, 인류사회가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어떤 일상의 테러화라는 새로운 형태의 공포."
이런 소프트 타깃 테러는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터키에서는 지난달 10일 앙카라역 광장에서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해 100여 명이 숨졌습니다.
지난 8월 태국 방콕에선 도심 관광지 폭탄 테러로 20명이 숨지고 125명이 다쳤습니다.
2004년 2백여 명이 숨지고 천 2백여 명이 다친 스페인 마드리드 폭탄 테러 역시 기차역에서 발생했고,
1년 뒤 영국 런던에서 발생한 지하철과 버스 폭탄 테러는 출근길 시민들을 표적으로 삼았습니다.
러시아 항공기 추락과, 레바논 베이루트의 자살폭탄 공격 등 최근 잇따른 IS의 테러 역시 모두 소프트 타깃 테러였습니다.
<인터뷰> 이만종(한국테러학회 회장) : "하드 타깃(정부기관)은 사실 공격하기가 굉장히 쉽지가 않습니다. 검문 검색이라든가 보안 방호시설이 굉장히 잘 돼있거든요. 그래서 적은 비용을 들여서 최대의 효과를 걷을 수 있다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굳이 하드 카깃을 겨냥하는 것보다는 소프트 타깃을 겨냥 하는 게 비용이라든지 노력 측면에서 효과가 있다는 것이죠."
특히 종교적 명분을 내세우는 테러는 과거 정치적 테러와 비교해 대상이 무차별적입니다.
<인터뷰> 이종화(경찰대 위기협상연구센터 교수) : "과거에 정치 테러리즘은 목표를 정확하게 타깃함으로써 많은 대중의 지지를 얻어야됐는데, 종교 테러리즘의 특징이 뭐냐하면 나와 동조하지 않는 사람은 전부 다 악마입니다. 악마는 어떻습니까? 제거해야 되잖아요. 그래서 사실은 민간인 이런 걸 차별하지 않죠."
파리 시내 6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진 테러.
최소 8명이 직접 가담한 조직적인 테러였습니다.
<녹취> 제레미 맥콰드(BFM 기자) : "그들은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것 같았어요. 그들은 쉬지 않고 총을 쐈고 재장전하기도 했습니다."
테러 가담자 가운데 한 명인 이스마엘 오마르 모스테파이.
프랑스에서 태어나 파리 인근에서 거주했던 알제리계 프랑스인으로 이른바 '외로운 늑대'로 불리는 자생적 테러리스트입니다.
이런 자생적 테러리스트가 IS 세력과 조직적으로 협업했다는 점도 이번 테러의 특징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정상률(명지대학교 중동문제연구소 교수) : "IS의 중심세력과 연계되어 있는, 여러나라에 흩어져 있는 '외로운 늑대'를 포함한 세력들이 함께 했다는 것. 공모를 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입니다. 이것이 앞으로 테러의 특징이 될 것 같아요."
문제는 이런 자생적 테러리스트들은 정보당국의 감시망에 잘 포착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지난 1월 터키에서 실종됐던 18살 김모 군이 IS에 가담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또 지난달엔 IS에 가담하려던 한국인 2명이 적발됐고, 최근엔 국내에서도 알 카에다 관련 혐의가 있는 외국인이 검거됐습니다.
그는 인도네시아인 불법 체류자로 알 카에다를 추종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테러 조직과 연계됐거나 테러 위험인물로 지목돼 강제 출국 조치된 국내 체류 외국인은 지난 5년 동안 48명에 이릅니다.
지난 5월 시리아에서 숨진 IS 대원의 소지품에서 국내 교통카드와 한국기업의 사원증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지난 한 해, 전세계에서 테러로 인해 숨진 사람은 모두 3만 2천여 명.
15년 전에 비해 10배나 증가했습니다.
호주의 한 단체가 테러 발생 빈도와 사망자 수 등을 따져 측정한 '테러 영향 지수'에서 이라크는 만점인 10점, 영국 5.6점, 미국 4.6점, 프랑스 4.5점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우리나라는 북한, 일본 등과 함께 테러의 영향이 없는 국가로 평가받아 테러 영향 지수 0점을 기록했습니다.
IS의 무차별적인 테러에 우리나라는 정말 안전한 걸까?
IS가 최근 인터넷에 공개한 공식 선전 잡지 '다비크'입니다.
프랑스와 함께 미국에 협조하는 새로운 십자군 동맹국 62개국에 우리나라가 포함돼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IS의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얘깁니다.
실제로 지난달 25일엔 IS 연계 조직이 강남 코엑스 근처 상점에 테러를 계획한다는 첩보가 입수돼 경찰이 기동대 2개 중대를 투입하는 등 수색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테러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비슷한 일이 실제로 벌어질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인터뷰> 이종화(경찰대 위기협상연구센터 교수) : "일단 미국과의 동맹 관계죠. 또 우리나라에 2만 7천 명 가량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따는 점이 (테러 발생)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고요. 또 국제대회를 유치할 경우 우리나라의 중요도에 비해서 상당히 (테러의) 선전효과가 높기 때문에 국제대회를 유치했을 경우에 우리가 테러에 주의해서 준비해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로 이슬람권 테러리스트가 국내에서 테러를 저질렀던 일도 있었습니다.
지난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개막을 1주일 앞둔 9월 14일.
김포공항에서 폭발물이 터져 5명이 숨지고 29명이 다쳤습니다.
당시 정부는 이 사건의 범인을 밝혀내지 못했지만 23년이 지난 2009년, 테러리스트 아부 니달의 조직이 북한의 청부를 받고 저지른 일이라는 사실이 동독 정보기관 슈타지의 보고서를 통해 드러났습니다.
2002년 숨진 아부 니달은 오사마 빈 라덴이 등장하기 전까지 이슬람권에서 가장 잔인한 테러리스트로 악명을 떨쳤습니다.
<인터뷰> 이종화(경찰대 위기협상연구센터 교수) : "아부니달은 테러리스트에 있어 전설적인 사람인데요. 그 당시에 말하자면 독재국가, 미국과 관계가 안 좋은 국가의 지도자와 정치적인 협상을 통해서 그 지도자들이 하지 못하는 테러를 해주고 재정적인 지원을 받는, 그런 형태의 굉장히 정치 편향적인 테러리스트다."
시리아에서 계획되고, 벨기에에서 조직돼 프랑스에서 실행된 파리 테러.
테러단체는 국경을 넘어 협력하는 국제 조직으로 성장했습니다.
각 국가간, 그리고 한 국가 내에서도 부처간 유기적인 공조와 정보공유가 필수적입니다.
정부는 급히 대테러 예산으로 천억 원을 배정했고, 테러 경보를 '관심'에서 '주의'로 한 단계 올렸습니다.
정치권은 14년 간 잠자던 테러방지법을 합의 처리하기로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조치와 더불어 테러의 씨앗이 자랄 토양을 제거하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실제로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의 조사 결과 국내 테러 발생 요인으로 북한과의 관계, 무기 기술 발전 등과 함께 경제 불안 등이 꼽혔습니다.
경제적 양극화에 따른 사회 경제적 불만이 테러라는 극단적인 형태로 터져나올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입니다.
<에필로그>
테러는 계속해서 그 모습을 바꿔가면서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수많은 생명을 앗아가고 있습니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있고 미국 등 서방세계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우리나라도 더 이상 테러 안전지대라고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한국은 테러 청정지대?
-
- 입력 2015-11-22 23:43:20
- 수정2015-11-23 00:24:11

<프롤로그>
<녹취> "극장 안에서 터지는 소리가 들렸고, 대부분의 관중들은 처음에 쇼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녹취> "미국의 중심 워싱턴을 타격할 것을 알라 신에게 맹세한다"
<인터뷰> 이만종(한국테러학회 회장) : "우리나라가 국제테러단체로부터 청정지역이다. 이렇게 판단하는 것은 상당히 우려스러운 일이다."
<오프닝>
서울 남산의 N서울타워에 청색, 백색, 적색의 3색 조명이 번갈아 비춰집니다.
프랑스 국기 색상으로 이번 프랑스 테러 희생자에 대한 애도를 표시하는 건데요.
그만큼 이번 테러는 서구 유럽 국가들은 물론 우리에게도 큰 충격을 줬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도 결코 이런 테러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평소 실체를 드러내지 않는 소수가 불특정 다수를 노리는 현대의 테러.
우리사회는 이런 테러 위협에 어떻게 대비하고 있을까요?
<리포트>
프랑스와 독일의 친선 축구경기가 열린 스타드 드 프랑스 경기장.
갑자기 폭발음이 들립니다.
엄청난 굉음에 선수들도 주춤합니다.
<인터뷰> 축구 관객 인터뷰 : "혼란스러웠고 두 번의 폭발 소리를 들었습니다. 처음에 사제 폭탄인 줄 알았습니다. 경기장 안에 많은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같은 시각, 파리 시내 카페와 음식점에선 테러범들이 시민들을 향해 총탄을 퍼붓습니다.
<인터뷰> 베나비드 몬세프(목격자) : "사람들이 총에 맞고 쓰러졌어요. 정말 끔찍했습니다. 전쟁 같았어요."
바타클랑 극장에서는 학살이 벌어졌습니다.
천5백 명이 들어찬 극장에서 무차별 총격을 가했습니다.
<인터뷰> 극장 생존자 : "극장 안에서 터지는 소리가 들렸고, 대부분의 관중들은 처음에 쇼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축구장과 공연장, 그리고 음식점 등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적인 공간이 테러의 대상이 됐다는 사실에 파리 시민들은 경악했습니다.
<인터뷰> 목격자 : "테러가 일어난 곳은 파리 시민들이 매일 아침에 커피 마시러 들르는 평범한 이웃들이 모이는 장소입니다. 서로 서로가 다 아는 사람들입니다."
이른바 '소프트 타깃'.
정부기관이나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하드 타깃' 테러와 달리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해 사람들의 공포감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이희수(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 "커피 마시고 공연 보고 축구 경기장을 밟던 친숙한 일상의 공간이 테러의 공격 대상이 되고 매일처럼 만나서 인사를 나누는 따뜻한 이웃이 테러리스트로 돌변할 수 있는, 인류사회가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어떤 일상의 테러화라는 새로운 형태의 공포."
이런 소프트 타깃 테러는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터키에서는 지난달 10일 앙카라역 광장에서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해 100여 명이 숨졌습니다.
지난 8월 태국 방콕에선 도심 관광지 폭탄 테러로 20명이 숨지고 125명이 다쳤습니다.
2004년 2백여 명이 숨지고 천 2백여 명이 다친 스페인 마드리드 폭탄 테러 역시 기차역에서 발생했고,
1년 뒤 영국 런던에서 발생한 지하철과 버스 폭탄 테러는 출근길 시민들을 표적으로 삼았습니다.
러시아 항공기 추락과, 레바논 베이루트의 자살폭탄 공격 등 최근 잇따른 IS의 테러 역시 모두 소프트 타깃 테러였습니다.
<인터뷰> 이만종(한국테러학회 회장) : "하드 타깃(정부기관)은 사실 공격하기가 굉장히 쉽지가 않습니다. 검문 검색이라든가 보안 방호시설이 굉장히 잘 돼있거든요. 그래서 적은 비용을 들여서 최대의 효과를 걷을 수 있다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굳이 하드 카깃을 겨냥하는 것보다는 소프트 타깃을 겨냥 하는 게 비용이라든지 노력 측면에서 효과가 있다는 것이죠."
특히 종교적 명분을 내세우는 테러는 과거 정치적 테러와 비교해 대상이 무차별적입니다.
<인터뷰> 이종화(경찰대 위기협상연구센터 교수) : "과거에 정치 테러리즘은 목표를 정확하게 타깃함으로써 많은 대중의 지지를 얻어야됐는데, 종교 테러리즘의 특징이 뭐냐하면 나와 동조하지 않는 사람은 전부 다 악마입니다. 악마는 어떻습니까? 제거해야 되잖아요. 그래서 사실은 민간인 이런 걸 차별하지 않죠."
파리 시내 6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진 테러.
최소 8명이 직접 가담한 조직적인 테러였습니다.
<녹취> 제레미 맥콰드(BFM 기자) : "그들은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것 같았어요. 그들은 쉬지 않고 총을 쐈고 재장전하기도 했습니다."
테러 가담자 가운데 한 명인 이스마엘 오마르 모스테파이.
프랑스에서 태어나 파리 인근에서 거주했던 알제리계 프랑스인으로 이른바 '외로운 늑대'로 불리는 자생적 테러리스트입니다.
이런 자생적 테러리스트가 IS 세력과 조직적으로 협업했다는 점도 이번 테러의 특징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정상률(명지대학교 중동문제연구소 교수) : "IS의 중심세력과 연계되어 있는, 여러나라에 흩어져 있는 '외로운 늑대'를 포함한 세력들이 함께 했다는 것. 공모를 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입니다. 이것이 앞으로 테러의 특징이 될 것 같아요."
문제는 이런 자생적 테러리스트들은 정보당국의 감시망에 잘 포착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지난 1월 터키에서 실종됐던 18살 김모 군이 IS에 가담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또 지난달엔 IS에 가담하려던 한국인 2명이 적발됐고, 최근엔 국내에서도 알 카에다 관련 혐의가 있는 외국인이 검거됐습니다.
그는 인도네시아인 불법 체류자로 알 카에다를 추종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테러 조직과 연계됐거나 테러 위험인물로 지목돼 강제 출국 조치된 국내 체류 외국인은 지난 5년 동안 48명에 이릅니다.
지난 5월 시리아에서 숨진 IS 대원의 소지품에서 국내 교통카드와 한국기업의 사원증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지난 한 해, 전세계에서 테러로 인해 숨진 사람은 모두 3만 2천여 명.
15년 전에 비해 10배나 증가했습니다.
호주의 한 단체가 테러 발생 빈도와 사망자 수 등을 따져 측정한 '테러 영향 지수'에서 이라크는 만점인 10점, 영국 5.6점, 미국 4.6점, 프랑스 4.5점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우리나라는 북한, 일본 등과 함께 테러의 영향이 없는 국가로 평가받아 테러 영향 지수 0점을 기록했습니다.
IS의 무차별적인 테러에 우리나라는 정말 안전한 걸까?
IS가 최근 인터넷에 공개한 공식 선전 잡지 '다비크'입니다.
프랑스와 함께 미국에 협조하는 새로운 십자군 동맹국 62개국에 우리나라가 포함돼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IS의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얘깁니다.
실제로 지난달 25일엔 IS 연계 조직이 강남 코엑스 근처 상점에 테러를 계획한다는 첩보가 입수돼 경찰이 기동대 2개 중대를 투입하는 등 수색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테러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비슷한 일이 실제로 벌어질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인터뷰> 이종화(경찰대 위기협상연구센터 교수) : "일단 미국과의 동맹 관계죠. 또 우리나라에 2만 7천 명 가량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따는 점이 (테러 발생)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고요. 또 국제대회를 유치할 경우 우리나라의 중요도에 비해서 상당히 (테러의) 선전효과가 높기 때문에 국제대회를 유치했을 경우에 우리가 테러에 주의해서 준비해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로 이슬람권 테러리스트가 국내에서 테러를 저질렀던 일도 있었습니다.
지난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개막을 1주일 앞둔 9월 14일.
김포공항에서 폭발물이 터져 5명이 숨지고 29명이 다쳤습니다.
당시 정부는 이 사건의 범인을 밝혀내지 못했지만 23년이 지난 2009년, 테러리스트 아부 니달의 조직이 북한의 청부를 받고 저지른 일이라는 사실이 동독 정보기관 슈타지의 보고서를 통해 드러났습니다.
2002년 숨진 아부 니달은 오사마 빈 라덴이 등장하기 전까지 이슬람권에서 가장 잔인한 테러리스트로 악명을 떨쳤습니다.
<인터뷰> 이종화(경찰대 위기협상연구센터 교수) : "아부니달은 테러리스트에 있어 전설적인 사람인데요. 그 당시에 말하자면 독재국가, 미국과 관계가 안 좋은 국가의 지도자와 정치적인 협상을 통해서 그 지도자들이 하지 못하는 테러를 해주고 재정적인 지원을 받는, 그런 형태의 굉장히 정치 편향적인 테러리스트다."
시리아에서 계획되고, 벨기에에서 조직돼 프랑스에서 실행된 파리 테러.
테러단체는 국경을 넘어 협력하는 국제 조직으로 성장했습니다.
각 국가간, 그리고 한 국가 내에서도 부처간 유기적인 공조와 정보공유가 필수적입니다.
정부는 급히 대테러 예산으로 천억 원을 배정했고, 테러 경보를 '관심'에서 '주의'로 한 단계 올렸습니다.
정치권은 14년 간 잠자던 테러방지법을 합의 처리하기로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조치와 더불어 테러의 씨앗이 자랄 토양을 제거하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실제로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의 조사 결과 국내 테러 발생 요인으로 북한과의 관계, 무기 기술 발전 등과 함께 경제 불안 등이 꼽혔습니다.
경제적 양극화에 따른 사회 경제적 불만이 테러라는 극단적인 형태로 터져나올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입니다.
<에필로그>
테러는 계속해서 그 모습을 바꿔가면서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수많은 생명을 앗아가고 있습니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있고 미국 등 서방세계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우리나라도 더 이상 테러 안전지대라고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
<녹취> "극장 안에서 터지는 소리가 들렸고, 대부분의 관중들은 처음에 쇼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녹취> "미국의 중심 워싱턴을 타격할 것을 알라 신에게 맹세한다"
<인터뷰> 이만종(한국테러학회 회장) : "우리나라가 국제테러단체로부터 청정지역이다. 이렇게 판단하는 것은 상당히 우려스러운 일이다."
<오프닝>
서울 남산의 N서울타워에 청색, 백색, 적색의 3색 조명이 번갈아 비춰집니다.
프랑스 국기 색상으로 이번 프랑스 테러 희생자에 대한 애도를 표시하는 건데요.
그만큼 이번 테러는 서구 유럽 국가들은 물론 우리에게도 큰 충격을 줬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도 결코 이런 테러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평소 실체를 드러내지 않는 소수가 불특정 다수를 노리는 현대의 테러.
우리사회는 이런 테러 위협에 어떻게 대비하고 있을까요?
<리포트>
프랑스와 독일의 친선 축구경기가 열린 스타드 드 프랑스 경기장.
갑자기 폭발음이 들립니다.
엄청난 굉음에 선수들도 주춤합니다.
<인터뷰> 축구 관객 인터뷰 : "혼란스러웠고 두 번의 폭발 소리를 들었습니다. 처음에 사제 폭탄인 줄 알았습니다. 경기장 안에 많은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같은 시각, 파리 시내 카페와 음식점에선 테러범들이 시민들을 향해 총탄을 퍼붓습니다.
<인터뷰> 베나비드 몬세프(목격자) : "사람들이 총에 맞고 쓰러졌어요. 정말 끔찍했습니다. 전쟁 같았어요."
바타클랑 극장에서는 학살이 벌어졌습니다.
천5백 명이 들어찬 극장에서 무차별 총격을 가했습니다.
<인터뷰> 극장 생존자 : "극장 안에서 터지는 소리가 들렸고, 대부분의 관중들은 처음에 쇼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축구장과 공연장, 그리고 음식점 등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적인 공간이 테러의 대상이 됐다는 사실에 파리 시민들은 경악했습니다.
<인터뷰> 목격자 : "테러가 일어난 곳은 파리 시민들이 매일 아침에 커피 마시러 들르는 평범한 이웃들이 모이는 장소입니다. 서로 서로가 다 아는 사람들입니다."
이른바 '소프트 타깃'.
정부기관이나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하드 타깃' 테러와 달리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해 사람들의 공포감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이희수(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 "커피 마시고 공연 보고 축구 경기장을 밟던 친숙한 일상의 공간이 테러의 공격 대상이 되고 매일처럼 만나서 인사를 나누는 따뜻한 이웃이 테러리스트로 돌변할 수 있는, 인류사회가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어떤 일상의 테러화라는 새로운 형태의 공포."
이런 소프트 타깃 테러는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터키에서는 지난달 10일 앙카라역 광장에서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해 100여 명이 숨졌습니다.
지난 8월 태국 방콕에선 도심 관광지 폭탄 테러로 20명이 숨지고 125명이 다쳤습니다.
2004년 2백여 명이 숨지고 천 2백여 명이 다친 스페인 마드리드 폭탄 테러 역시 기차역에서 발생했고,
1년 뒤 영국 런던에서 발생한 지하철과 버스 폭탄 테러는 출근길 시민들을 표적으로 삼았습니다.
러시아 항공기 추락과, 레바논 베이루트의 자살폭탄 공격 등 최근 잇따른 IS의 테러 역시 모두 소프트 타깃 테러였습니다.
<인터뷰> 이만종(한국테러학회 회장) : "하드 타깃(정부기관)은 사실 공격하기가 굉장히 쉽지가 않습니다. 검문 검색이라든가 보안 방호시설이 굉장히 잘 돼있거든요. 그래서 적은 비용을 들여서 최대의 효과를 걷을 수 있다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굳이 하드 카깃을 겨냥하는 것보다는 소프트 타깃을 겨냥 하는 게 비용이라든지 노력 측면에서 효과가 있다는 것이죠."
특히 종교적 명분을 내세우는 테러는 과거 정치적 테러와 비교해 대상이 무차별적입니다.
<인터뷰> 이종화(경찰대 위기협상연구센터 교수) : "과거에 정치 테러리즘은 목표를 정확하게 타깃함으로써 많은 대중의 지지를 얻어야됐는데, 종교 테러리즘의 특징이 뭐냐하면 나와 동조하지 않는 사람은 전부 다 악마입니다. 악마는 어떻습니까? 제거해야 되잖아요. 그래서 사실은 민간인 이런 걸 차별하지 않죠."
파리 시내 6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진 테러.
최소 8명이 직접 가담한 조직적인 테러였습니다.
<녹취> 제레미 맥콰드(BFM 기자) : "그들은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것 같았어요. 그들은 쉬지 않고 총을 쐈고 재장전하기도 했습니다."
테러 가담자 가운데 한 명인 이스마엘 오마르 모스테파이.
프랑스에서 태어나 파리 인근에서 거주했던 알제리계 프랑스인으로 이른바 '외로운 늑대'로 불리는 자생적 테러리스트입니다.
이런 자생적 테러리스트가 IS 세력과 조직적으로 협업했다는 점도 이번 테러의 특징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정상률(명지대학교 중동문제연구소 교수) : "IS의 중심세력과 연계되어 있는, 여러나라에 흩어져 있는 '외로운 늑대'를 포함한 세력들이 함께 했다는 것. 공모를 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입니다. 이것이 앞으로 테러의 특징이 될 것 같아요."
문제는 이런 자생적 테러리스트들은 정보당국의 감시망에 잘 포착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지난 1월 터키에서 실종됐던 18살 김모 군이 IS에 가담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또 지난달엔 IS에 가담하려던 한국인 2명이 적발됐고, 최근엔 국내에서도 알 카에다 관련 혐의가 있는 외국인이 검거됐습니다.
그는 인도네시아인 불법 체류자로 알 카에다를 추종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테러 조직과 연계됐거나 테러 위험인물로 지목돼 강제 출국 조치된 국내 체류 외국인은 지난 5년 동안 48명에 이릅니다.
지난 5월 시리아에서 숨진 IS 대원의 소지품에서 국내 교통카드와 한국기업의 사원증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지난 한 해, 전세계에서 테러로 인해 숨진 사람은 모두 3만 2천여 명.
15년 전에 비해 10배나 증가했습니다.
호주의 한 단체가 테러 발생 빈도와 사망자 수 등을 따져 측정한 '테러 영향 지수'에서 이라크는 만점인 10점, 영국 5.6점, 미국 4.6점, 프랑스 4.5점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우리나라는 북한, 일본 등과 함께 테러의 영향이 없는 국가로 평가받아 테러 영향 지수 0점을 기록했습니다.
IS의 무차별적인 테러에 우리나라는 정말 안전한 걸까?
IS가 최근 인터넷에 공개한 공식 선전 잡지 '다비크'입니다.
프랑스와 함께 미국에 협조하는 새로운 십자군 동맹국 62개국에 우리나라가 포함돼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IS의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얘깁니다.
실제로 지난달 25일엔 IS 연계 조직이 강남 코엑스 근처 상점에 테러를 계획한다는 첩보가 입수돼 경찰이 기동대 2개 중대를 투입하는 등 수색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테러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비슷한 일이 실제로 벌어질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인터뷰> 이종화(경찰대 위기협상연구센터 교수) : "일단 미국과의 동맹 관계죠. 또 우리나라에 2만 7천 명 가량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따는 점이 (테러 발생)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고요. 또 국제대회를 유치할 경우 우리나라의 중요도에 비해서 상당히 (테러의) 선전효과가 높기 때문에 국제대회를 유치했을 경우에 우리가 테러에 주의해서 준비해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로 이슬람권 테러리스트가 국내에서 테러를 저질렀던 일도 있었습니다.
지난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개막을 1주일 앞둔 9월 14일.
김포공항에서 폭발물이 터져 5명이 숨지고 29명이 다쳤습니다.
당시 정부는 이 사건의 범인을 밝혀내지 못했지만 23년이 지난 2009년, 테러리스트 아부 니달의 조직이 북한의 청부를 받고 저지른 일이라는 사실이 동독 정보기관 슈타지의 보고서를 통해 드러났습니다.
2002년 숨진 아부 니달은 오사마 빈 라덴이 등장하기 전까지 이슬람권에서 가장 잔인한 테러리스트로 악명을 떨쳤습니다.
<인터뷰> 이종화(경찰대 위기협상연구센터 교수) : "아부니달은 테러리스트에 있어 전설적인 사람인데요. 그 당시에 말하자면 독재국가, 미국과 관계가 안 좋은 국가의 지도자와 정치적인 협상을 통해서 그 지도자들이 하지 못하는 테러를 해주고 재정적인 지원을 받는, 그런 형태의 굉장히 정치 편향적인 테러리스트다."
시리아에서 계획되고, 벨기에에서 조직돼 프랑스에서 실행된 파리 테러.
테러단체는 국경을 넘어 협력하는 국제 조직으로 성장했습니다.
각 국가간, 그리고 한 국가 내에서도 부처간 유기적인 공조와 정보공유가 필수적입니다.
정부는 급히 대테러 예산으로 천억 원을 배정했고, 테러 경보를 '관심'에서 '주의'로 한 단계 올렸습니다.
정치권은 14년 간 잠자던 테러방지법을 합의 처리하기로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조치와 더불어 테러의 씨앗이 자랄 토양을 제거하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실제로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의 조사 결과 국내 테러 발생 요인으로 북한과의 관계, 무기 기술 발전 등과 함께 경제 불안 등이 꼽혔습니다.
경제적 양극화에 따른 사회 경제적 불만이 테러라는 극단적인 형태로 터져나올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입니다.
<에필로그>
테러는 계속해서 그 모습을 바꿔가면서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수많은 생명을 앗아가고 있습니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있고 미국 등 서방세계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우리나라도 더 이상 테러 안전지대라고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
-
-
양성모 기자 maria615@kbs.co.kr
양성모 기자의 기사 모음
-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