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우리 몸은 그 자체로 소중하니까요”

입력 2015.12.02 (18:09) 수정 2015.12.02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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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외모지상주의, 어제 오늘 일은 아닙니다만 정도가 점점 심해지는 것 같습니다.

소셜 미디어와 셀피 열풍 등 때문인데요.

반대로 외모에 집착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단호하게 거부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국제부 김시원 기자와 살펴봅니다.

김 기자, 어서 오세요.

<질문>
미국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요즘 누가 더 못생겼나를 자랑하는 영상이 화제라고요?

<답변>
네, 미국의 10대 청소년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캠페인인데요.

당초에는 외모 지상주의를 비판한다는 취지로 시작됐는데, 원래 의도가 변질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유튜브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영상입니다.

촌스러운 화장에 안경을 쓴 뒤 얼굴에 점을 찍은 여성.

얼굴에 일자 눈썹을 그리고 이마에는 여드름을 잔뜩 찍었습니다.

누가 더 못생겼는지 마치 대결이라도 하듯이 경쟁적으로 올린 영상입니다.

이 영상을 소셜 미디어에 올릴 때에는 '외모로 판단하지 마라'는 꼬리말을 달게 돼 있습니다.

언뜻 좋은 취지로 보이지만, 당초 취지에서 변질됐다는 논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각 영상의 마지막에는 못생기게 분장한 얼굴이 아니라 자기의 진짜 얼굴을 공개하는데요.

어떻습니까, 몰라보게 달라졌죠?

자신의 외모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못생기게 분장을 한다는 겁니다.

안 하니만 못하다면서 캠페인을 반대하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녹취> 모건 페이지 : "여전히 저예요! 안경 쓴 얼굴은 평범한 겁니다. 이 여드름도 진짜예요. 하지만 괜찮아요!"

미국의 10대 청소년들이 여드름과 일자 눈썹, 또 안경을 쓴 얼굴을 못 생긴 얼굴의 '전형'으로 보는 것도 외모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키운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질문>
장난스런 행동이긴 하지만, 10대 청소년들이 그만큼 외모에 관심이 많다는 거겠죠.

<답변>
네, 소셜 미디어의 등장 이후 외모 지상주의는 점점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이른바 얼짱 각도로 얼굴 사진을 찍고 포토샵으로 보정하는게 전부였죠.

이제는 아예 더 예쁜 셀카를 찍기 위해 성형 수술을 하는 경우까지 늘고 있다고 합니다.

<녹취> 샘 리즈크(성형외과 의사) : "셀카 열풍은 자기 강박증을 보여주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또 대부분의 10대들이 갖고 있는 불안감을 보여주기도 하죠.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어요."

미국 성형학회가 의사 2천7백 명을 조사한 결과 코와 모발 이식, 눈꺼풀 수술 등은 셀카 유행 이후 급증했다고 합니다.

최근 영국에서는 '과체중 혐오자들의 회사'라는 정체불명의 집단까지 등장했는데요.

뚱뚱한 여성들에게 모욕적인 말이 담긴 쪽지를 나눠주고 사라져서 당국이 조사에 나섰습니다.

<질문>
그대로 지켜볼 수 없다는 반발 움직임도 커지고 있는 것 같네요.

<답변>
맞습니다.

한 뷰티 블로거가 자기의 민낯과 화장한 뒤의 모습을 공개했는데요.

과연 사람들의 반응은 어떻게 달랐을까요? 함께 보시죠.

맨 얼굴을 소셜미디어에 올렸을 때는 사람들이 모욕적인 말을 쏟아냅니다.

무려 10만 명이 너무 못 생겼다, 역겹다, 세수를 한 적은 있냐 등등의 악성 댓글을 달았습니다.

하지만 뷰티 블로거가 화장한 뒤 올린 영상에서는 반응이 싹 달라집니다.

놀랍다, 립스틱이 너무 잘 어울린다, 칭찬하는 말들만 가득하죠.

전혀 다른 사람을 대할 때처럼 말이죠.

소셜 미디어가 얼마나 외모에 환상을 만들어내는지 보여주려고 이 영상을 만들었다고 하는데요.

이 블로그는 영상 마지막에 "당신은 아름답습니다, 누구도 당신에게 함부로 말하게 놔두지 마세요" 라고 썼습니다.

<질문>
할리우드 스타들도 이런 외모 지상주의 열풍에 일침을 가하고 있다면서요?

<답변>
네, 그동안은 할리우드 스타들도 사진을 찍을때 더 마르고 날씬하게 보이기 위해 으레 사진을 보정해 왔습니다.

대표적인 게 미란다 커 같은 톱 모델인데요.

다리는 길게, 또 몸은 더 날씬하게 보이도록 보정했다가 들통이 났었습니다.

그런데 여기 정반대의 할리우드 스타도 있습니다.

미국의 10대 배우인 젠다야 콜맨이 폭로한 사진인데요.

왼쪽은 패션잡지사가 자신의 의도와 상관 없이 날씬하게 보정해서 올린 거고요.

오른쪽은 콜맨의 원래 사진입니다.

콜맨은 실제보다 날씬하게 보정된 잡지사 사진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면서, 이런 게 아름다움에 대해 비현실적인 이상을 만들어낸다고 지적했습니다.

배우 줄리아 로버츠는 자신의 맨 얼굴을 공개했습니다.

본인을 사랑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다른 사람이 자신을 사랑해 줄 것을 기대하느냐면서, 외모보다는 내면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타이타닉의 여 주인공인 케이트 윈슬렛도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죠.

<녹취> 케이트 윈슬렛(배우) : "지금 어린 세대의 여성들은 잡지 같은 걸 보고 그 여성들처럼 되고 싶어할 거예요. 나는 그들에게 '내가 누구인지' 진실을 말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해요."

<질문>
그러게요. 아름다움이라는 게 하나의 기준에 의해서 정해지는 게 아닐텐데 말이죠.

<답변>
미의 기준은 시대에 따라, 그 사회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죠.

협소하고 획일적인 기준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겁니다.

때문에 스페인 등 다수의 유럽 국가들에서는 깡마른 모델들을 퇴출하는 방안이 이미 나왔고요.

프랑스와 이스라엘은 각각 2009년과 2012년에 포토샵을 금지하는 법을 발의하거나 통과시켰습니다.

또 영국과 프랑스 등에서는 성형수술 광고를 자발적이거나 의무적으로 규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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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이슈] “우리 몸은 그 자체로 소중하니까요”
    • 입력 2015-12-02 18:19:21
    • 수정2015-12-02 18:41:55
    글로벌24
<앵커 멘트>

외모지상주의, 어제 오늘 일은 아닙니다만 정도가 점점 심해지는 것 같습니다.

소셜 미디어와 셀피 열풍 등 때문인데요.

반대로 외모에 집착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단호하게 거부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국제부 김시원 기자와 살펴봅니다.

김 기자, 어서 오세요.

<질문>
미국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요즘 누가 더 못생겼나를 자랑하는 영상이 화제라고요?

<답변>
네, 미국의 10대 청소년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캠페인인데요.

당초에는 외모 지상주의를 비판한다는 취지로 시작됐는데, 원래 의도가 변질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유튜브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영상입니다.

촌스러운 화장에 안경을 쓴 뒤 얼굴에 점을 찍은 여성.

얼굴에 일자 눈썹을 그리고 이마에는 여드름을 잔뜩 찍었습니다.

누가 더 못생겼는지 마치 대결이라도 하듯이 경쟁적으로 올린 영상입니다.

이 영상을 소셜 미디어에 올릴 때에는 '외모로 판단하지 마라'는 꼬리말을 달게 돼 있습니다.

언뜻 좋은 취지로 보이지만, 당초 취지에서 변질됐다는 논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각 영상의 마지막에는 못생기게 분장한 얼굴이 아니라 자기의 진짜 얼굴을 공개하는데요.

어떻습니까, 몰라보게 달라졌죠?

자신의 외모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못생기게 분장을 한다는 겁니다.

안 하니만 못하다면서 캠페인을 반대하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녹취> 모건 페이지 : "여전히 저예요! 안경 쓴 얼굴은 평범한 겁니다. 이 여드름도 진짜예요. 하지만 괜찮아요!"

미국의 10대 청소년들이 여드름과 일자 눈썹, 또 안경을 쓴 얼굴을 못 생긴 얼굴의 '전형'으로 보는 것도 외모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키운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질문>
장난스런 행동이긴 하지만, 10대 청소년들이 그만큼 외모에 관심이 많다는 거겠죠.

<답변>
네, 소셜 미디어의 등장 이후 외모 지상주의는 점점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이른바 얼짱 각도로 얼굴 사진을 찍고 포토샵으로 보정하는게 전부였죠.

이제는 아예 더 예쁜 셀카를 찍기 위해 성형 수술을 하는 경우까지 늘고 있다고 합니다.

<녹취> 샘 리즈크(성형외과 의사) : "셀카 열풍은 자기 강박증을 보여주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또 대부분의 10대들이 갖고 있는 불안감을 보여주기도 하죠.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어요."

미국 성형학회가 의사 2천7백 명을 조사한 결과 코와 모발 이식, 눈꺼풀 수술 등은 셀카 유행 이후 급증했다고 합니다.

최근 영국에서는 '과체중 혐오자들의 회사'라는 정체불명의 집단까지 등장했는데요.

뚱뚱한 여성들에게 모욕적인 말이 담긴 쪽지를 나눠주고 사라져서 당국이 조사에 나섰습니다.

<질문>
그대로 지켜볼 수 없다는 반발 움직임도 커지고 있는 것 같네요.

<답변>
맞습니다.

한 뷰티 블로거가 자기의 민낯과 화장한 뒤의 모습을 공개했는데요.

과연 사람들의 반응은 어떻게 달랐을까요? 함께 보시죠.

맨 얼굴을 소셜미디어에 올렸을 때는 사람들이 모욕적인 말을 쏟아냅니다.

무려 10만 명이 너무 못 생겼다, 역겹다, 세수를 한 적은 있냐 등등의 악성 댓글을 달았습니다.

하지만 뷰티 블로거가 화장한 뒤 올린 영상에서는 반응이 싹 달라집니다.

놀랍다, 립스틱이 너무 잘 어울린다, 칭찬하는 말들만 가득하죠.

전혀 다른 사람을 대할 때처럼 말이죠.

소셜 미디어가 얼마나 외모에 환상을 만들어내는지 보여주려고 이 영상을 만들었다고 하는데요.

이 블로그는 영상 마지막에 "당신은 아름답습니다, 누구도 당신에게 함부로 말하게 놔두지 마세요" 라고 썼습니다.

<질문>
할리우드 스타들도 이런 외모 지상주의 열풍에 일침을 가하고 있다면서요?

<답변>
네, 그동안은 할리우드 스타들도 사진을 찍을때 더 마르고 날씬하게 보이기 위해 으레 사진을 보정해 왔습니다.

대표적인 게 미란다 커 같은 톱 모델인데요.

다리는 길게, 또 몸은 더 날씬하게 보이도록 보정했다가 들통이 났었습니다.

그런데 여기 정반대의 할리우드 스타도 있습니다.

미국의 10대 배우인 젠다야 콜맨이 폭로한 사진인데요.

왼쪽은 패션잡지사가 자신의 의도와 상관 없이 날씬하게 보정해서 올린 거고요.

오른쪽은 콜맨의 원래 사진입니다.

콜맨은 실제보다 날씬하게 보정된 잡지사 사진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면서, 이런 게 아름다움에 대해 비현실적인 이상을 만들어낸다고 지적했습니다.

배우 줄리아 로버츠는 자신의 맨 얼굴을 공개했습니다.

본인을 사랑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다른 사람이 자신을 사랑해 줄 것을 기대하느냐면서, 외모보다는 내면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타이타닉의 여 주인공인 케이트 윈슬렛도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죠.

<녹취> 케이트 윈슬렛(배우) : "지금 어린 세대의 여성들은 잡지 같은 걸 보고 그 여성들처럼 되고 싶어할 거예요. 나는 그들에게 '내가 누구인지' 진실을 말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해요."

<질문>
그러게요. 아름다움이라는 게 하나의 기준에 의해서 정해지는 게 아닐텐데 말이죠.

<답변>
미의 기준은 시대에 따라, 그 사회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죠.

협소하고 획일적인 기준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겁니다.

때문에 스페인 등 다수의 유럽 국가들에서는 깡마른 모델들을 퇴출하는 방안이 이미 나왔고요.

프랑스와 이스라엘은 각각 2009년과 2012년에 포토샵을 금지하는 법을 발의하거나 통과시켰습니다.

또 영국과 프랑스 등에서는 성형수술 광고를 자발적이거나 의무적으로 규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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