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등하굣길 4시간…학교 없어 서러운 아이들

입력 2015.12.16 (21:36) 수정 2015.12.16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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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장애 학생들의 학교 배정이 오는 23일 끝나는데, 이게 마음처럼 쉽지 않다고 합니다.

전국의 특수학교는 모두 167곳인데, 장애 학생은 8만 8천여 명으로 겨우 30%만이 특수학교에 갈 수 있습니다.

나머지는 일반 학교에 진학해야 하는 거죠.

학교 수 늘리기도 쉽지 않습니다.

서울의 경우 13년 동안 단 한 곳도 짓지 못했고, 3년 전 어렵게 신설 계획이 마련된 두 학교는 주민의 반대로 첫 삽도 뜨지 못했습니다.

갈 길 먼 장애 학생들의 등굣길, 옥유정 기자가 동행했습니다.

<리포트>

중학교 3학년 근주의 새벽은 항상 분주합니다.

<녹취> "아빠 얼굴 봐. 아빠 얼굴 봐."

발달장애 1급으로 가장 가까운 특수학교에 배정됐지만, 통학 거리가 왕복 120km나 됩니다.

근주 같은 장애 학생 10명을 태우고 가다 보니 매일 등하교에 4시간이 걸립니다.

<인터뷰> 이근주 학생 어머니 : "크게 말을 못하니까 그런데 힘든 날은 와서 짜증을 내거나 엄마들만 아는 방식으로 짜증을 내요. "

자폐성 장애 2급인 11살 지헌이에겐 그마저도 부러운 일입니다.

3살 정도의 지능을 가진 지헌이는 인근 특수학교 정원이 차 일반 학교에서 비장애 학생들과 같이 수업을 듣습니다.

공부도 걱정이지만 부모는 애가 잘 적응할지 불안한 마음이 더 큽니다.

<인터뷰> 박지헌 학생 어머니 : "혹시나 중학교 올라가서 (친구들이) 괴롭게 하거나...그런데 큰 애들은 말할 수 있으니까 괜찮은데 지헌이는 그런 말을 못하고 하니까."

어쩔 수 없이 정원을 넘겨 학생을 받는 특수학교도 있지만, 학생과 교사 모두에게 큰 부담입니다.

<인터뷰> 조만석(다니엘학교 교사) : "장애 특성이 다양하고 문제 행동 또한 다양하게 표출되기 때문에 지도하는 교사 입장에서는 손이 많이 간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교육 당국이 2019년까지 전국에 특수학교 21개를 더 지을 계획이지만 이마저도 주민 반대에 부딪혀 쉽지 않습니다.

단 4곳만 공사에 들어갔습니다.

꿈과 끼를 키운다는 교육 목표가 장애 학생들에게는 그저 꿈 같은 이야기입니다.

KBS 뉴스 옥유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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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리포트] 등하굣길 4시간…학교 없어 서러운 아이들
    • 입력 2015-12-16 21:37:26
    • 수정2015-12-16 22:22:13
    뉴스 9
<앵커 멘트>

장애 학생들의 학교 배정이 오는 23일 끝나는데, 이게 마음처럼 쉽지 않다고 합니다.

전국의 특수학교는 모두 167곳인데, 장애 학생은 8만 8천여 명으로 겨우 30%만이 특수학교에 갈 수 있습니다.

나머지는 일반 학교에 진학해야 하는 거죠.

학교 수 늘리기도 쉽지 않습니다.

서울의 경우 13년 동안 단 한 곳도 짓지 못했고, 3년 전 어렵게 신설 계획이 마련된 두 학교는 주민의 반대로 첫 삽도 뜨지 못했습니다.

갈 길 먼 장애 학생들의 등굣길, 옥유정 기자가 동행했습니다.

<리포트>

중학교 3학년 근주의 새벽은 항상 분주합니다.

<녹취> "아빠 얼굴 봐. 아빠 얼굴 봐."

발달장애 1급으로 가장 가까운 특수학교에 배정됐지만, 통학 거리가 왕복 120km나 됩니다.

근주 같은 장애 학생 10명을 태우고 가다 보니 매일 등하교에 4시간이 걸립니다.

<인터뷰> 이근주 학생 어머니 : "크게 말을 못하니까 그런데 힘든 날은 와서 짜증을 내거나 엄마들만 아는 방식으로 짜증을 내요. "

자폐성 장애 2급인 11살 지헌이에겐 그마저도 부러운 일입니다.

3살 정도의 지능을 가진 지헌이는 인근 특수학교 정원이 차 일반 학교에서 비장애 학생들과 같이 수업을 듣습니다.

공부도 걱정이지만 부모는 애가 잘 적응할지 불안한 마음이 더 큽니다.

<인터뷰> 박지헌 학생 어머니 : "혹시나 중학교 올라가서 (친구들이) 괴롭게 하거나...그런데 큰 애들은 말할 수 있으니까 괜찮은데 지헌이는 그런 말을 못하고 하니까."

어쩔 수 없이 정원을 넘겨 학생을 받는 특수학교도 있지만, 학생과 교사 모두에게 큰 부담입니다.

<인터뷰> 조만석(다니엘학교 교사) : "장애 특성이 다양하고 문제 행동 또한 다양하게 표출되기 때문에 지도하는 교사 입장에서는 손이 많이 간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교육 당국이 2019년까지 전국에 특수학교 21개를 더 지을 계획이지만 이마저도 주민 반대에 부딪혀 쉽지 않습니다.

단 4곳만 공사에 들어갔습니다.

꿈과 끼를 키운다는 교육 목표가 장애 학생들에게는 그저 꿈 같은 이야기입니다.

KBS 뉴스 옥유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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