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집단 폐사는 소음 탓”…첫 배상 결정

<앵커 멘트>

기준치 이하의 소음이라도 가축이 피해를 입었다면, 배상해야 한다는 결정이 처음으로 나왔습니다.

터널 공사장 주변에서 애견학교 개들이 집단 폐사했는데, 개가 사람보다 소음에 민감한 만큼 책임이 있다는 겁니다.

위재천 기자입니다.

<리포트>

어미 개의 이상 행동에 새끼 강아지가 울부짖습니다.

다른 어미개는 새끼를 입에 문 채 우리 안에서 몇십 바퀴를 빙글빙글 돕니다.

어미로부터 방치된 강아지들을 포함해 불과 10달 사이, 애견 훈련학교의 개 30마리가 폐사했습니다.

<인터뷰> 이채원(피해 애견 훈련학교 대표) : "철망을 물어 뜯게 되고, 새끼를 잡아먹는 동영상도 찍히게 되고, (알아보니) 반대 쪽에 터널 공사를 하더라고요."

부산 기장군과 울산 울주군을 잇는 터널 공사 현장.

발파 작업이 한창입니다.

피해 애견학교와 400m 거리입니다.

애견 학교에서 측정한 공사 소음은 62dB입니다.

가축 피해 기준인 70dB, 생활소음 기준치 65dB보다 낮습니다.

하지만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는 개 집단 폐사가 공사장 소음 때문으로 판단했습니다.

사람보다 16배 소음에 민감한 개는 62dB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겁니다.

분쟁조정위는 시공사 측이 애견학교에 1,500만 원을 배상하라고 결정했습니다.

정부는 앞으로 축사 근처에서 공사를 할 때도 방음 설비를 제대로 갖추도록 관리 기준을 강화할 방침입니다.

KBS 뉴스 위재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