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살 학대 탈출 소녀의 ‘작은 집’…아이 심리는?

입력 2015.12.25 (07:21) 수정 2015.12.25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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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구속된 친아버지에게 학대당한 11살 박 모양은 의료진의 심리 치료를 받으며 작은 그림 두 장을 그렸습니다.

처음엔 크리스마스 트리를, 두번째로는 이층집을 그렸는데 모두 엄지손가락 크기의 작은 그림이었습니다.

서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하얀 종이에 그린 크리스마스 트리.

그리고 굴뚝이 있는 이층집.

학대당한 11살 박 모 양이 그린 그림 두 장 입니다.

작은 A4지가 이렇게 넓어보이는 건 박 양의 그림이 그만큼 작기 때문입니다.

보통은 지면의 3분의 2정도를 채우는 게 일반적이기에, 아동심리 전문가들은 이 작은 크기에 주목합니다.

<녹취> 이정섭(인하대 정신과 교수) : "굉장히 작죠. 자아의 크기가 굉장히 위축돼있고 뿌리도 빈약하고 공중에 붕 떠있고, 아이의 불안한 심리상태를 반영한다고 할 수 있죠."

또 작은 집 그림 옆에 그리다 실패한 집은 박 양의 가정환경을 상징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인터뷰> 이정섭(인하대 정신과 교수) : "그릴려고 하다가 망쳐버렸죠. 가정을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혼란스럽고 그릴 수 없는 환자의 갈등상태를 잘 표현하는."

중앙 아동보호전문기관이 박양을 쉼터나 보호소보다는 사랑을 듬뿍 받을 수 있는 일반 가정에 위탁하려는 것도 같은 이유 때문입니다.

집이나 나무, 사람 그림을 통해 심리를 알아보는 이같은 검사기법은 말로 잘 표현하지 못하는 아동의 심리를 알아보는데 효과적입니다.

하지만 그림을 통해 발견된 단서들은 인지기능검사나 정밀 상담 등을 통해 보다 종합적으로 확인하는게 중요합니다.

박양 신체의 상처만큼이나 깊은 정신적 상처를 치료하는데 더 많은 관심과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입니다.

KBS 뉴스 서영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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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12-25 07:26:01
    • 수정2015-12-25 12:0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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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된 친아버지에게 학대당한 11살 박 모양은 의료진의 심리 치료를 받으며 작은 그림 두 장을 그렸습니다.

처음엔 크리스마스 트리를, 두번째로는 이층집을 그렸는데 모두 엄지손가락 크기의 작은 그림이었습니다.

서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하얀 종이에 그린 크리스마스 트리.

그리고 굴뚝이 있는 이층집.

학대당한 11살 박 모 양이 그린 그림 두 장 입니다.

작은 A4지가 이렇게 넓어보이는 건 박 양의 그림이 그만큼 작기 때문입니다.

보통은 지면의 3분의 2정도를 채우는 게 일반적이기에, 아동심리 전문가들은 이 작은 크기에 주목합니다.

<녹취> 이정섭(인하대 정신과 교수) : "굉장히 작죠. 자아의 크기가 굉장히 위축돼있고 뿌리도 빈약하고 공중에 붕 떠있고, 아이의 불안한 심리상태를 반영한다고 할 수 있죠."

또 작은 집 그림 옆에 그리다 실패한 집은 박 양의 가정환경을 상징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인터뷰> 이정섭(인하대 정신과 교수) : "그릴려고 하다가 망쳐버렸죠. 가정을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혼란스럽고 그릴 수 없는 환자의 갈등상태를 잘 표현하는."

중앙 아동보호전문기관이 박양을 쉼터나 보호소보다는 사랑을 듬뿍 받을 수 있는 일반 가정에 위탁하려는 것도 같은 이유 때문입니다.

집이나 나무, 사람 그림을 통해 심리를 알아보는 이같은 검사기법은 말로 잘 표현하지 못하는 아동의 심리를 알아보는데 효과적입니다.

하지만 그림을 통해 발견된 단서들은 인지기능검사나 정밀 상담 등을 통해 보다 종합적으로 확인하는게 중요합니다.

박양 신체의 상처만큼이나 깊은 정신적 상처를 치료하는데 더 많은 관심과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입니다.

KBS 뉴스 서영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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