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폭력 교사·폭력 학생…왜 이러나?

입력 2015.12.30 (08:33) 수정 2015.12.30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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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훈육이라는 명목으로 가해지는 교사의 폭력,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엔 학생이 교사에게 맞아 귀 고막이 파열되는 부상을 입었습니다.

학교 측은 이례적으로 교사를 바로 고발 조처했습니다.

또 다른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교사를 빗자루로 폭행하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폭행 동영상이 공개되자, 학교가 발칵 뒤집혔습니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요?

뉴스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연관 기사]☞ [뉴스9] 교사가 학생 폭행해 고막 파열…학교가 직접 고발

<리포트>

한 학생이 교실에 들어가다 복도로 나옵니다.

뒤따라 나온 선생님, 손으로 학생의 머리를 때리기 시작합니다.

교실로 들어가려던 다른 학생들도 줄줄이 복도에 서서 머리를 맞습니다.

<녹취> 피해 학생(음성변조) : "계속 욕을 하시더라고요. 제가 늦어서 잘못한 거니까 가만히 듣고 있었는데 와보래요. 가니까 이제 동영상 나온 것처럼 때리셔서 많이 당황했어요."

<녹취> 피해 학생(음성변조) : "xxxx…… (심하게 욕을) 한 다음에 뒷머리를 잡으시고 저희 뺌을 때리셨어요."

2학년을 대상으로 한 직업 기초 능력 평가가 있던 날, 시험 시간에 늦었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녹취> 교사(음성변조) : "저도 이제 그때는 시험을 진행해야 하잖아요. 얼른 수업을 정상적으로 하려다 보니깐 모든 생각이 여기에 빠져서 마음도 바빴고 그렇다 보니깐……."

맞은 학생은 모두 10명, 한 학생은 왼쪽 귀 고막이 파열될 정도로 심하게 맞았습니다.

<녹취> 피해 학생(음성변조) : "3주 동안 기다려보고 만약에 고막이 안 붙으면 바로 수술을 해야 한다고 그렇게 말씀을 하셨어요."

학생이 상해를 입을 만큼 심한 체벌이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바로 학교 폭력 대책 위원회가 소집됐습니다.

<인터뷰> 방남수(교장/평택 OO 고등학교) : "수습해보니깐 10명이에요. 10명이나 되니깐 그러면 빨리 비상대책위원회를 열어라. 그 다음 날 소집을 했어요. 소집회를 열었는데 모든 의견이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

<녹취> 피해 학부모(음성변조) : "학교 가서 들어보니깐 그 이전부터 아주 계속 반복적으로 이런 일이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이 교사의 폭력 행위, 처음이 아니었던 겁니다.

교사가 한 학생을 세워놓고 훈계를 합니다.

그러다 뺨을 때립니다.

학생이 자신에게 욕을 하고 반말을 해 때린 거라고, 교사는 해명했습니다.

<녹취> 교사 (음성변조) : "잘못했습니다. 해봐."

<녹취> 학생 (음성변조) : "잘못했습니다."

<인터뷰> 이훈희(연합회장/평택시 학교운영위원회) : "이 선생님이 작년에도 이런 일이 있었어요. 그래서 그때 제가 말렸습니다. 화해를 시켰어요. 다시는 그런 일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던 선생님인데……."

당시엔 맞은 학생의 학부모와 교사가 합의를 이뤄 원만하게 사태가 해결됐습니다.

하지만 교사의 폭력과 욕설은 이후로도 계속됐습니다.

<녹취> 학생(음성변조) : "(학교) 들어왔을 때부터 조심하라고 그러던데 형들이, 저 선생님은 매를 들지 않고 손찌검하신다고. 욕은 기본이에요. 영화에서 보는 조폭 욕이던데……."

이번엔 학교 측이 단호한 결정을 내렸습니다.

<인터뷰> 방남수(교장/평택 OO 고등학교) : "이번에까지 교장이 덮어두면 이건 도저히 안 되겠다. 그동안의 누적된 여러 가지 정황을 봤을 때 용서를 할 수 없다는 현실에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피해 학생 진료 확인서와 학교폭력대책 자치위원회 회의록 등을 증거로 제시하며, 해당 교사를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인터뷰> 방남수(교장/평택 OO 고등학교) : "대한민국 최초랍니다, 교장이 직접 고발한 것은. 대부분 사건이 나면 교육청과 학교 사이에서 여러 가지 징계로 해결되는데 공개적으로 한 것은 처음이라고 해요."

<인터뷰> 차민희(팀장/청소년 학교폭력 예방재단) : "학교에서 폭력 상황이 발생했을 때 축소하고 은폐하는 거에 대해서 문제가 많이 됐었는데 적극적으로 대처했다고 보이고 있고요. 그것은 아무래도 학교폭력에 대한 학교들의 인식 자체가 굉장히 많이 달라지고 있고 발전하고 있다고……."

경찰도 즉각 수사에 들어갔습니다.

<인터뷰> 안송규(팀장/경기 평택경찰서 강력3팀) : "선생님은 아직 조사를 못 했어요. 왜냐면 선생님이 1월 4일 이후로 출석을 연기하고 계시니깐 일단은 선생님 상대로 어떤 훈육적인 면이 있었는지 개인적인 감정이 있었는지 그런 부분을 조사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나중에 처벌 수위도 그때 확인해야 할 것 같아요."

[연관 기사]☞ [뉴스9] 수업 시간에 학생들이 ‘교사 때리고 욕설’ 파문

경기도의 또 다른 학교.

이번엔 정반대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수업이 한창인 교실 안, 한 학생이 교사에게 다가갑니다.

손에는 빗자루가 들려있습니다.

갑자기 빗자루를 교사에게 휘두릅니다.

교사가 막으려 하자, 옆에 서 있던 또 다른 학생이 들고 있던 빗자루로 교사의 어깨를 내리칩니다.

<녹취> 교사(음성변조) : "빨리 들어가. 학생을 제지하자 이젠 교사의 머리를 쥐어박고 욕설까지 내뱉습니다."

<녹취> 학생(음성변조) : "xx놈아. 말로 해 xxx야."

<녹취> 교사(음성변조) : "내가 좋은 말로 했지? 하지 말라고."

<녹취> 학생(음성변조) : "야! 이 xx놈아."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는 장면.

학생 3명이 교사를 집단 폭행한 사건입니다.

<녹취> 학교 관계자(음성변조) : "(학생들이) 그날 선생님하고 좀 장난스럽게 했다. 그 동영상에 보이는 행동을 본인도 인정하는데 잘못했다."

경기도 교육청은 바로 진상조사에 들어갔고, 학교는 교권보호위원회를 열어 학생들을 징계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교사가 학생을, 학생이 교사를 폭행하는 교실, 폭력에 연루되지 않은 다른 학생들에게도 미치는 영향이 큽니다.

<인터뷰> 차민희(팀장/청소년 학교폭력 예방재단) : "폭력적인 상황에 노출되는 것 자체가 정서적으로 좋지 않다. 피해를 본 당사자들조차도 불안과 심리적 고통이 있겠지만 그걸 목격한 주변 학생한테도 심리적 불편감을 줄 수 있고요. (폭력이) 용인된다고 하면 그 학생들 역시 자신이 행하는 폭력행위도 용인된다고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은 사실은 어른들이 조금 더 지혜롭게 대처하는 것이……."

스승을 부모처럼 여긴다는 말은 이미 사문화된 지 오래입니다.

사법 당국이 개입해야 하는 학교 현실, 진정한 가르침과 배움이 무엇인지 우리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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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폭력 교사·폭력 학생…왜 이러나?
    • 입력 2015-12-30 08:42:18
    • 수정2015-12-30 09: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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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훈육이라는 명목으로 가해지는 교사의 폭력,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엔 학생이 교사에게 맞아 귀 고막이 파열되는 부상을 입었습니다.

학교 측은 이례적으로 교사를 바로 고발 조처했습니다.

또 다른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교사를 빗자루로 폭행하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폭행 동영상이 공개되자, 학교가 발칵 뒤집혔습니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요?

뉴스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연관 기사]☞ [뉴스9] 교사가 학생 폭행해 고막 파열…학교가 직접 고발

<리포트>

한 학생이 교실에 들어가다 복도로 나옵니다.

뒤따라 나온 선생님, 손으로 학생의 머리를 때리기 시작합니다.

교실로 들어가려던 다른 학생들도 줄줄이 복도에 서서 머리를 맞습니다.

<녹취> 피해 학생(음성변조) : "계속 욕을 하시더라고요. 제가 늦어서 잘못한 거니까 가만히 듣고 있었는데 와보래요. 가니까 이제 동영상 나온 것처럼 때리셔서 많이 당황했어요."

<녹취> 피해 학생(음성변조) : "xxxx…… (심하게 욕을) 한 다음에 뒷머리를 잡으시고 저희 뺌을 때리셨어요."

2학년을 대상으로 한 직업 기초 능력 평가가 있던 날, 시험 시간에 늦었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녹취> 교사(음성변조) : "저도 이제 그때는 시험을 진행해야 하잖아요. 얼른 수업을 정상적으로 하려다 보니깐 모든 생각이 여기에 빠져서 마음도 바빴고 그렇다 보니깐……."

맞은 학생은 모두 10명, 한 학생은 왼쪽 귀 고막이 파열될 정도로 심하게 맞았습니다.

<녹취> 피해 학생(음성변조) : "3주 동안 기다려보고 만약에 고막이 안 붙으면 바로 수술을 해야 한다고 그렇게 말씀을 하셨어요."

학생이 상해를 입을 만큼 심한 체벌이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바로 학교 폭력 대책 위원회가 소집됐습니다.

<인터뷰> 방남수(교장/평택 OO 고등학교) : "수습해보니깐 10명이에요. 10명이나 되니깐 그러면 빨리 비상대책위원회를 열어라. 그 다음 날 소집을 했어요. 소집회를 열었는데 모든 의견이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

<녹취> 피해 학부모(음성변조) : "학교 가서 들어보니깐 그 이전부터 아주 계속 반복적으로 이런 일이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이 교사의 폭력 행위, 처음이 아니었던 겁니다.

교사가 한 학생을 세워놓고 훈계를 합니다.

그러다 뺨을 때립니다.

학생이 자신에게 욕을 하고 반말을 해 때린 거라고, 교사는 해명했습니다.

<녹취> 교사 (음성변조) : "잘못했습니다. 해봐."

<녹취> 학생 (음성변조) : "잘못했습니다."

<인터뷰> 이훈희(연합회장/평택시 학교운영위원회) : "이 선생님이 작년에도 이런 일이 있었어요. 그래서 그때 제가 말렸습니다. 화해를 시켰어요. 다시는 그런 일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던 선생님인데……."

당시엔 맞은 학생의 학부모와 교사가 합의를 이뤄 원만하게 사태가 해결됐습니다.

하지만 교사의 폭력과 욕설은 이후로도 계속됐습니다.

<녹취> 학생(음성변조) : "(학교) 들어왔을 때부터 조심하라고 그러던데 형들이, 저 선생님은 매를 들지 않고 손찌검하신다고. 욕은 기본이에요. 영화에서 보는 조폭 욕이던데……."

이번엔 학교 측이 단호한 결정을 내렸습니다.

<인터뷰> 방남수(교장/평택 OO 고등학교) : "이번에까지 교장이 덮어두면 이건 도저히 안 되겠다. 그동안의 누적된 여러 가지 정황을 봤을 때 용서를 할 수 없다는 현실에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피해 학생 진료 확인서와 학교폭력대책 자치위원회 회의록 등을 증거로 제시하며, 해당 교사를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인터뷰> 방남수(교장/평택 OO 고등학교) : "대한민국 최초랍니다, 교장이 직접 고발한 것은. 대부분 사건이 나면 교육청과 학교 사이에서 여러 가지 징계로 해결되는데 공개적으로 한 것은 처음이라고 해요."

<인터뷰> 차민희(팀장/청소년 학교폭력 예방재단) : "학교에서 폭력 상황이 발생했을 때 축소하고 은폐하는 거에 대해서 문제가 많이 됐었는데 적극적으로 대처했다고 보이고 있고요. 그것은 아무래도 학교폭력에 대한 학교들의 인식 자체가 굉장히 많이 달라지고 있고 발전하고 있다고……."

경찰도 즉각 수사에 들어갔습니다.

<인터뷰> 안송규(팀장/경기 평택경찰서 강력3팀) : "선생님은 아직 조사를 못 했어요. 왜냐면 선생님이 1월 4일 이후로 출석을 연기하고 계시니깐 일단은 선생님 상대로 어떤 훈육적인 면이 있었는지 개인적인 감정이 있었는지 그런 부분을 조사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나중에 처벌 수위도 그때 확인해야 할 것 같아요."

[연관 기사]☞ [뉴스9] 수업 시간에 학생들이 ‘교사 때리고 욕설’ 파문

경기도의 또 다른 학교.

이번엔 정반대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수업이 한창인 교실 안, 한 학생이 교사에게 다가갑니다.

손에는 빗자루가 들려있습니다.

갑자기 빗자루를 교사에게 휘두릅니다.

교사가 막으려 하자, 옆에 서 있던 또 다른 학생이 들고 있던 빗자루로 교사의 어깨를 내리칩니다.

<녹취> 교사(음성변조) : "빨리 들어가. 학생을 제지하자 이젠 교사의 머리를 쥐어박고 욕설까지 내뱉습니다."

<녹취> 학생(음성변조) : "xx놈아. 말로 해 xxx야."

<녹취> 교사(음성변조) : "내가 좋은 말로 했지? 하지 말라고."

<녹취> 학생(음성변조) : "야! 이 xx놈아."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는 장면.

학생 3명이 교사를 집단 폭행한 사건입니다.

<녹취> 학교 관계자(음성변조) : "(학생들이) 그날 선생님하고 좀 장난스럽게 했다. 그 동영상에 보이는 행동을 본인도 인정하는데 잘못했다."

경기도 교육청은 바로 진상조사에 들어갔고, 학교는 교권보호위원회를 열어 학생들을 징계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교사가 학생을, 학생이 교사를 폭행하는 교실, 폭력에 연루되지 않은 다른 학생들에게도 미치는 영향이 큽니다.

<인터뷰> 차민희(팀장/청소년 학교폭력 예방재단) : "폭력적인 상황에 노출되는 것 자체가 정서적으로 좋지 않다. 피해를 본 당사자들조차도 불안과 심리적 고통이 있겠지만 그걸 목격한 주변 학생한테도 심리적 불편감을 줄 수 있고요. (폭력이) 용인된다고 하면 그 학생들 역시 자신이 행하는 폭력행위도 용인된다고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은 사실은 어른들이 조금 더 지혜롭게 대처하는 것이……."

스승을 부모처럼 여긴다는 말은 이미 사문화된 지 오래입니다.

사법 당국이 개입해야 하는 학교 현실, 진정한 가르침과 배움이 무엇인지 우리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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