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갯녹음’에 밀려…도루묵 알의 습격

입력 2016.01.03 (21:19) 수정 2016.01.03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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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해마다 겨울이면 제철 맞은 얼큰한 도루묵찌개가 입맛을 돋우는데요.

그런데 동해안 어민들은 이 도루묵 때문에 매년 낭패를 겪습니다.

고기잡이 그물에 도루묵알이 빼곡히 들러붙어 있습니다.

이 그물은 모두 버려야 합니다.

물속에 떠다니던 도루묵 알이 해변까지 떠밀려 와 악취를 풍기며 썩어가기도 하는데요.

중장비를 동원해 퍼내야 할 만큼 양이 많습니다.

모두 물고기들이 산란할 해조류 숲이 사라지면서 생기는 현상이라고 하는데요.

자세한 사정을 권혁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동해 최북단 강원도 고성군 앞바다,

암반이 하얗게 변했습니다.

석회조류가 암반을 뒤덮어 바다를 사막화시키는 '갯녹음' 현상입니다.

동해 갯녹음 피해면적은 2천11년보다 38% 늘어난 105제곱킬로미터, 여의도 면적의 52배에 이릅니다.

<인터뷰> 이지연(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전문위원) : "갯녹음의 증가로 인해서 해조숲이 사라지게 되고 해조숲을 터전으로 사는 어류들의 서식처 및 산란처가 사라지게 됩니다."

이러다 보니 산란처를 찾지 못한 도루묵 떼가 바다에 쳐놓은 그물에 알을 낳는 겁니다.

<인터뷰> 진맹규(강원 고성군) : "어차피 (알이 붙은 그물을) 못 쓰니까 폐기 처분해야 되는 거예요. 한 번 이렇게 된 거는..."

둥둥 떠다니던 도루묵 알이 해변으로 밀려들기도 합니다.

갯녹음 피해를 줄이기 위해 해조류를 인위적으로 심는 바다숲 조성 사업이 추진되고 있지만 시행 실적은 저조합니다.

갯녹음 피해지의 17% 정도만 바다숲이 조성됐습니다.

<인터뷰> 강원도 관계자(음성변조) : "사업을 확대하고 싶어도 재정적 여건을 고려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런 거 같습니다."

감사원은 강원도 고성과 속초 등 4곳에 바다숲 조성사업이 시행되지 않는 등 불균형적으로 이뤄졌다며 해양수산부에 개선을 요구했습니다.

KBS 뉴스 권혁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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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1-03 21:20:41
    • 수정2016-01-03 22: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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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해마다 겨울이면 제철 맞은 얼큰한 도루묵찌개가 입맛을 돋우는데요.

그런데 동해안 어민들은 이 도루묵 때문에 매년 낭패를 겪습니다.

고기잡이 그물에 도루묵알이 빼곡히 들러붙어 있습니다.

이 그물은 모두 버려야 합니다.

물속에 떠다니던 도루묵 알이 해변까지 떠밀려 와 악취를 풍기며 썩어가기도 하는데요.

중장비를 동원해 퍼내야 할 만큼 양이 많습니다.

모두 물고기들이 산란할 해조류 숲이 사라지면서 생기는 현상이라고 하는데요.

자세한 사정을 권혁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동해 최북단 강원도 고성군 앞바다,

암반이 하얗게 변했습니다.

석회조류가 암반을 뒤덮어 바다를 사막화시키는 '갯녹음' 현상입니다.

동해 갯녹음 피해면적은 2천11년보다 38% 늘어난 105제곱킬로미터, 여의도 면적의 52배에 이릅니다.

<인터뷰> 이지연(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전문위원) : "갯녹음의 증가로 인해서 해조숲이 사라지게 되고 해조숲을 터전으로 사는 어류들의 서식처 및 산란처가 사라지게 됩니다."

이러다 보니 산란처를 찾지 못한 도루묵 떼가 바다에 쳐놓은 그물에 알을 낳는 겁니다.

<인터뷰> 진맹규(강원 고성군) : "어차피 (알이 붙은 그물을) 못 쓰니까 폐기 처분해야 되는 거예요. 한 번 이렇게 된 거는..."

둥둥 떠다니던 도루묵 알이 해변으로 밀려들기도 합니다.

갯녹음 피해를 줄이기 위해 해조류를 인위적으로 심는 바다숲 조성 사업이 추진되고 있지만 시행 실적은 저조합니다.

갯녹음 피해지의 17% 정도만 바다숲이 조성됐습니다.

<인터뷰> 강원도 관계자(음성변조) : "사업을 확대하고 싶어도 재정적 여건을 고려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런 거 같습니다."

감사원은 강원도 고성과 속초 등 4곳에 바다숲 조성사업이 시행되지 않는 등 불균형적으로 이뤄졌다며 해양수산부에 개선을 요구했습니다.

KBS 뉴스 권혁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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