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용감한 시민들에 ‘혼쭐’난 범인들

입력 2016.01.04 (08:34) 수정 2016.01.04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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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범죄가 발생했을 때 범인검거에 가장 큰 도움이 되는 건 시민들의 적극적인 신고입니다.

그런데 어떤 일이 벌어질 지 모르는 급박한 상황에서도 범인 검거에 적극적으로 기여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CCTV 화면 속 사람들이 그 주인공인데요.

한 편의점 직원은 신고되는 전화기를 끝까지 놓지 않았고, 아예 범인을 직접 제압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용감한 사람들의 얘기를 뉴스따라잡기에서 준비했습니다.

<리포트>

동도 트지 않은 이른 아침, 두 남성이 거리를 배회합니다.

그리고 한 편의점에 들어가 물건을 고르는 듯하더니, 계산대에 있던 여 종업원에게 달려듭니다.

쓰러진 종업원을 끌고 가 손으로 제압하고 목까지 조릅니다.

20대의 이 종업원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녹취> 피해 종업원 보호자(음성변조) : "(그 순간)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더래요. 내가 이러다 죽겠구나…."

그렇게 한 명이 종업원을 제압하는 사이, 공범인 다른 남성은 계산대에서 현금을 챙깁니다.

그러다 편의점에 손님이 들어오자, 그대로 달아나버리는데요.

그렇게 도망친 두 남성, 근처에 숨어서 주변을 살피는 듯 하더니, 돈까지 나눠 가지고 유유히 자리를 떠납니다.

사건은 그렇게 끝나는 듯했습니다.

그때 갑자기 나타난 순찰차, 이들은 줄행랑을 쳐 봤지만 잠복했던 경찰들에게 결국 체포됐습니다.

<인터뷰> 김동표(경위/경기 안산상록경찰서 본오1파출소) : “여기서 덮쳐서 넘어뜨리고 여기서 계속 용의자한테 “편의점 강도 맞잖아.” 몇 번 반복하니까 용의자가 나중에는 본인이 그랬다고 인정을 했습니다.”

이들이 검거된 것은 범행 후 20분이 지났을 무렵!

경찰은 어떻게 이들을 사건 발생 20분 만에 검거할 수 있었을까?

잠시 시간을 되돌려 보겠습니다.

이들 2인조 강도가 종업원을 덮쳤을 당시입니다.

종업원이 끝까지 손에서 놓지 않던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전화 수화기였는데요.

계산대 아래쪽에 설치된 전화기는 수화기만 들어도 경찰에 신고되는 비상시스템이었던 겁니다.

<녹취> 김영복(순경/경기 안산상록경찰서 본 오1파출소) : “이 전화기가 한 달음 서비스에 가입된 전화기입니다. 수화기가 들었을 경우에 5초 정도 지나면 자연스럽게 저희 지방청에 혹 은 연결된 경찰서에 신고접수가 된 상태입니다. 그 날도 이 전화기를 직원이 재치있게 잘 떨어뜨린 상태로 신고가 신속하게 접수가 되어서 저희가 현장에 나올 수 있었던 겁니다.”

상황을 파악한 경찰은 재빨리 현장으로 출동했고, CCTV에 찍힌 범인의 정보를 순찰중인 경찰들에게 전송했습니다.

<인터뷰> 김동표(경위/경기 안산상록경찰서 본오1파출소) : “현장 도착하니까 안에 CCTV가 있었습니다. 그 사진을 신속하게 확보한 다음에 각 경찰 핸드폰으로 전송해서…….”

군대 동기인 피의자들은 연말 유흥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는데요, 결국 구속됐습니다.

<녹취> 피해 편의점 관계자(음성변조) : "잠깐 순간에 많은 생각이 있었나 보더라고요. 그런데 줄곧 전화기만 내려놓으면 달려온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거예요."

위험한 상황에서 용기를 내 범인 검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이 종업원은 끝까지 의연하게 대처했습니다.

<녹취> 피해 편의점 관계자음성변조) : "울면서 신고해놓고 5분 지나니까 이걸 다 정리를 하는 거예요. 본인은 겸손하더라고요. 원래 그런 것 같아요. 정말 칭찬해주고 싶고요."

이번엔 한 금은방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보석을 구경하던 남성이 다짜고짜 여직원의 뺨을 때립니다.

진열대 안으로 들어선 남성은 여직원의 목덜미를 잡고 몸싸움을 벌입니다.

위기일발의 순간!

그런데 갑자기 한 남성이 들어와 강도를 제압하기 시작합니다.

이어서 들어온 여성은 여직원을 진정시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소리를 질러서 바로 남매가 지나가다가 들어왔기 때문에 누나인지 여동생인지 그분이 피해자분을 한쪽으로 피신시키고…….”

이른 저녁 상점 밖에는 지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경찰에도 신고가 여러 건 이어졌지만, 정작 상점 안에 들어와 직접 도움을 준 것은 남매뿐이었습니다.

<녹취> 금은방 관계자 : "밖에 사람들이 좀 있었죠. 많았는데 안 들어왔대요. 남매 그 친구만 (들어왔어요)."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지나가던 시민들이 신고를 많이 하긴 했는데 와서 진입을 해서 직접적으로 피해(자를 도운 건) 남매뿐인 걸로 알고 있어요.”

남매의 용감한 대처로 이 남성은 바로 경찰에 검거됐습니다.

피의자는 전과 9범인 오 모 씨, 검거된 후에 보니 흉기도 지니고 있었다고 합니다.

경찰은 남매에게 포상금과 표창장을 지급하려 했지만 극구 사양했습니다.

<녹취> 엄00(강도 검거 대학생) : "다른 사람이 있었으면 다른 사람이 했었을 일인데 조금 그러네요. 생각해보면 별로 큰 일이 아닌데…"

나날이 수법이 교묘해 지고 있는 보이스피싱은 시민들의 재치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서울의 한 지하철 물품 보관함.

노인 한 명이 지하철 보관함에 꾸러미를 넣습니다.

잠시 뒤, 한 남성이 이 보관함에서 꾸러미를 꺼내 사라집니다.

보이스 피싱 피해자가 갖다놓은 현금 천 6백만 원을 가져간 겁니다.

다음날, 또 다른 피해자의 돈을 가져가기 위해 보관함을 찾은 남성, 바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보관함 관리 업체가 전날 상황을 수상히 여겨 유심히 봤다 재빨리 신고했기 때문입니다.

<녹취> 현시자(지하철 물품 보관함 관리 업체 운영부장) : “저희가 지문 뜬 흔적을 닦기 위해서 출동을 해요. 7번 보관함 문을 열고 닦는 과정에서 안에 다시 돈이 들어 있던 거예요. 비밀번호를 바꿨어요. 즉시 경찰에 제보를 했죠.”

업체 제보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근처에서 잠복을 했고 보이스피싱 인출책을 붙잡았습니다.

<녹취> 현시자(지하철 물품보관함 관리 업체 운영부장) : “당하는 분들이 연세가 굉장히 많은 분들이잖아요.저 스스로 기분이 아주 좋았어요.”

절체절명의 순간, 평범한 이웃들의 용감하고 재치있는 대처가 범인 검거에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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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용감한 시민들에 ‘혼쭐’난 범인들
    • 입력 2016-01-04 08:34:38
    • 수정2016-01-04 11:3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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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범죄가 발생했을 때 범인검거에 가장 큰 도움이 되는 건 시민들의 적극적인 신고입니다.

그런데 어떤 일이 벌어질 지 모르는 급박한 상황에서도 범인 검거에 적극적으로 기여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CCTV 화면 속 사람들이 그 주인공인데요.

한 편의점 직원은 신고되는 전화기를 끝까지 놓지 않았고, 아예 범인을 직접 제압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용감한 사람들의 얘기를 뉴스따라잡기에서 준비했습니다.

<리포트>

동도 트지 않은 이른 아침, 두 남성이 거리를 배회합니다.

그리고 한 편의점에 들어가 물건을 고르는 듯하더니, 계산대에 있던 여 종업원에게 달려듭니다.

쓰러진 종업원을 끌고 가 손으로 제압하고 목까지 조릅니다.

20대의 이 종업원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녹취> 피해 종업원 보호자(음성변조) : "(그 순간)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더래요. 내가 이러다 죽겠구나…."

그렇게 한 명이 종업원을 제압하는 사이, 공범인 다른 남성은 계산대에서 현금을 챙깁니다.

그러다 편의점에 손님이 들어오자, 그대로 달아나버리는데요.

그렇게 도망친 두 남성, 근처에 숨어서 주변을 살피는 듯 하더니, 돈까지 나눠 가지고 유유히 자리를 떠납니다.

사건은 그렇게 끝나는 듯했습니다.

그때 갑자기 나타난 순찰차, 이들은 줄행랑을 쳐 봤지만 잠복했던 경찰들에게 결국 체포됐습니다.

<인터뷰> 김동표(경위/경기 안산상록경찰서 본오1파출소) : “여기서 덮쳐서 넘어뜨리고 여기서 계속 용의자한테 “편의점 강도 맞잖아.” 몇 번 반복하니까 용의자가 나중에는 본인이 그랬다고 인정을 했습니다.”

이들이 검거된 것은 범행 후 20분이 지났을 무렵!

경찰은 어떻게 이들을 사건 발생 20분 만에 검거할 수 있었을까?

잠시 시간을 되돌려 보겠습니다.

이들 2인조 강도가 종업원을 덮쳤을 당시입니다.

종업원이 끝까지 손에서 놓지 않던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전화 수화기였는데요.

계산대 아래쪽에 설치된 전화기는 수화기만 들어도 경찰에 신고되는 비상시스템이었던 겁니다.

<녹취> 김영복(순경/경기 안산상록경찰서 본 오1파출소) : “이 전화기가 한 달음 서비스에 가입된 전화기입니다. 수화기가 들었을 경우에 5초 정도 지나면 자연스럽게 저희 지방청에 혹 은 연결된 경찰서에 신고접수가 된 상태입니다. 그 날도 이 전화기를 직원이 재치있게 잘 떨어뜨린 상태로 신고가 신속하게 접수가 되어서 저희가 현장에 나올 수 있었던 겁니다.”

상황을 파악한 경찰은 재빨리 현장으로 출동했고, CCTV에 찍힌 범인의 정보를 순찰중인 경찰들에게 전송했습니다.

<인터뷰> 김동표(경위/경기 안산상록경찰서 본오1파출소) : “현장 도착하니까 안에 CCTV가 있었습니다. 그 사진을 신속하게 확보한 다음에 각 경찰 핸드폰으로 전송해서…….”

군대 동기인 피의자들은 연말 유흥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는데요, 결국 구속됐습니다.

<녹취> 피해 편의점 관계자(음성변조) : "잠깐 순간에 많은 생각이 있었나 보더라고요. 그런데 줄곧 전화기만 내려놓으면 달려온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거예요."

위험한 상황에서 용기를 내 범인 검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이 종업원은 끝까지 의연하게 대처했습니다.

<녹취> 피해 편의점 관계자음성변조) : "울면서 신고해놓고 5분 지나니까 이걸 다 정리를 하는 거예요. 본인은 겸손하더라고요. 원래 그런 것 같아요. 정말 칭찬해주고 싶고요."

이번엔 한 금은방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보석을 구경하던 남성이 다짜고짜 여직원의 뺨을 때립니다.

진열대 안으로 들어선 남성은 여직원의 목덜미를 잡고 몸싸움을 벌입니다.

위기일발의 순간!

그런데 갑자기 한 남성이 들어와 강도를 제압하기 시작합니다.

이어서 들어온 여성은 여직원을 진정시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소리를 질러서 바로 남매가 지나가다가 들어왔기 때문에 누나인지 여동생인지 그분이 피해자분을 한쪽으로 피신시키고…….”

이른 저녁 상점 밖에는 지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경찰에도 신고가 여러 건 이어졌지만, 정작 상점 안에 들어와 직접 도움을 준 것은 남매뿐이었습니다.

<녹취> 금은방 관계자 : "밖에 사람들이 좀 있었죠. 많았는데 안 들어왔대요. 남매 그 친구만 (들어왔어요)."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지나가던 시민들이 신고를 많이 하긴 했는데 와서 진입을 해서 직접적으로 피해(자를 도운 건) 남매뿐인 걸로 알고 있어요.”

남매의 용감한 대처로 이 남성은 바로 경찰에 검거됐습니다.

피의자는 전과 9범인 오 모 씨, 검거된 후에 보니 흉기도 지니고 있었다고 합니다.

경찰은 남매에게 포상금과 표창장을 지급하려 했지만 극구 사양했습니다.

<녹취> 엄00(강도 검거 대학생) : "다른 사람이 있었으면 다른 사람이 했었을 일인데 조금 그러네요. 생각해보면 별로 큰 일이 아닌데…"

나날이 수법이 교묘해 지고 있는 보이스피싱은 시민들의 재치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서울의 한 지하철 물품 보관함.

노인 한 명이 지하철 보관함에 꾸러미를 넣습니다.

잠시 뒤, 한 남성이 이 보관함에서 꾸러미를 꺼내 사라집니다.

보이스 피싱 피해자가 갖다놓은 현금 천 6백만 원을 가져간 겁니다.

다음날, 또 다른 피해자의 돈을 가져가기 위해 보관함을 찾은 남성, 바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보관함 관리 업체가 전날 상황을 수상히 여겨 유심히 봤다 재빨리 신고했기 때문입니다.

<녹취> 현시자(지하철 물품 보관함 관리 업체 운영부장) : “저희가 지문 뜬 흔적을 닦기 위해서 출동을 해요. 7번 보관함 문을 열고 닦는 과정에서 안에 다시 돈이 들어 있던 거예요. 비밀번호를 바꿨어요. 즉시 경찰에 제보를 했죠.”

업체 제보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근처에서 잠복을 했고 보이스피싱 인출책을 붙잡았습니다.

<녹취> 현시자(지하철 물품보관함 관리 업체 운영부장) : “당하는 분들이 연세가 굉장히 많은 분들이잖아요.저 스스로 기분이 아주 좋았어요.”

절체절명의 순간, 평범한 이웃들의 용감하고 재치있는 대처가 범인 검거에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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