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초강수 둔 사우디, 왜 이 시점에…

입력 2016.01.04 (21:18) 수정 2016.01.04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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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이곳은 이슬람의 창시자 무하마드의 출생지로 알려진 성지, 메카입니다.

바로 이 메카가 사우디에 있다보니, 전통적으로 사우디는 이슬람권의 맹주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런 사우디의 입지가 최근 흔들리고 있습니다.

먼저 왕실의 분열입니다.

지난해 1월 즉위한 현 살만 국왕은 지난 62년간 유지돼 왔던 형제 상속 원칙을 뒤집으며 조카를 왕세자로, 아들을 부왕세자로 임명했는데요.

이 때문에 원칙대로라면 후계자가 되어야 했던 동생 아흐메드를 주축으로 쿠데타 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최근의 저유가 상황도 사우디에게는 사면초가입니다.

재정수입의 90%를 원유가 차지했는데 계속된 유가하락으로 심각한 재정난에 빠지면서 국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핵협상 타결 이후 서방의 친 이란 분위기도 사우디의 위기감을 끌어올렸습니다.

후세인 사망 이후 이라크에서 시아파가 정권을 잡고, 시리아 알 아사드 정권이 되살아나면서 시아파 본산인 이란을 중심으로 한 '시아파 벨트'가 사우디를 포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결국 사우디는 불안한 왕실, 극심한 재정난, 국제사회에서의 입지 축소라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단교 조치를 내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1400여 년 지속된 종파 갈등이 이렇게 재점화되면서 당장 IS 격퇴 전선과 유가 등 국제사회도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손서영 기자입니다.

▼ IS 전쟁 국제 공조 흔들…유가도 급등 ▼

<리포트>

IS란 공동의 적 앞에 수니파와 시아파는 한동안 힘을 모았습니다.

하지만 종파의 양대 맹주인 사우디와 이란이 정면충돌하면서 IS 격퇴를 위한 국제공조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존 커비 미 국무부 대변인이 "외교적 약속과 대화가 차이점 해결에 필수적"이라며 대화를 촉구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IS 테러의 직접적 피해국인 프랑스와 난민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는 독일도 일제히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시리아와 예멘 사태 해결을 위한 공조도 어려워질 전망입니다.

<인터뷰> 파와즈 게르게스(런던정경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 "시리아와 이라크, 예멘 등지에서 매우 위험하고 끔찍한 대리전이 몇 주, 몇 달 동안 펼쳐질 수 있습니다."

중동의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국제유가는 급등했습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는 3.5% 오른 38.32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증산 경쟁으로 유가가 오히려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미 저유가로 중동 수주 물량이 줄어든 국내 건설업계는 양국간 갈등으로 수주가 더 줄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손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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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1-04 21:19:20
    • 수정2016-01-04 21:2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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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이곳은 이슬람의 창시자 무하마드의 출생지로 알려진 성지, 메카입니다.

바로 이 메카가 사우디에 있다보니, 전통적으로 사우디는 이슬람권의 맹주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런 사우디의 입지가 최근 흔들리고 있습니다.

먼저 왕실의 분열입니다.

지난해 1월 즉위한 현 살만 국왕은 지난 62년간 유지돼 왔던 형제 상속 원칙을 뒤집으며 조카를 왕세자로, 아들을 부왕세자로 임명했는데요.

이 때문에 원칙대로라면 후계자가 되어야 했던 동생 아흐메드를 주축으로 쿠데타 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최근의 저유가 상황도 사우디에게는 사면초가입니다.

재정수입의 90%를 원유가 차지했는데 계속된 유가하락으로 심각한 재정난에 빠지면서 국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핵협상 타결 이후 서방의 친 이란 분위기도 사우디의 위기감을 끌어올렸습니다.

후세인 사망 이후 이라크에서 시아파가 정권을 잡고, 시리아 알 아사드 정권이 되살아나면서 시아파 본산인 이란을 중심으로 한 '시아파 벨트'가 사우디를 포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결국 사우디는 불안한 왕실, 극심한 재정난, 국제사회에서의 입지 축소라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단교 조치를 내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1400여 년 지속된 종파 갈등이 이렇게 재점화되면서 당장 IS 격퇴 전선과 유가 등 국제사회도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손서영 기자입니다.

▼ IS 전쟁 국제 공조 흔들…유가도 급등 ▼

<리포트>

IS란 공동의 적 앞에 수니파와 시아파는 한동안 힘을 모았습니다.

하지만 종파의 양대 맹주인 사우디와 이란이 정면충돌하면서 IS 격퇴를 위한 국제공조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존 커비 미 국무부 대변인이 "외교적 약속과 대화가 차이점 해결에 필수적"이라며 대화를 촉구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IS 테러의 직접적 피해국인 프랑스와 난민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는 독일도 일제히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시리아와 예멘 사태 해결을 위한 공조도 어려워질 전망입니다.

<인터뷰> 파와즈 게르게스(런던정경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 "시리아와 이라크, 예멘 등지에서 매우 위험하고 끔찍한 대리전이 몇 주, 몇 달 동안 펼쳐질 수 있습니다."

중동의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국제유가는 급등했습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는 3.5% 오른 38.32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증산 경쟁으로 유가가 오히려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미 저유가로 중동 수주 물량이 줄어든 국내 건설업계는 양국간 갈등으로 수주가 더 줄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손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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