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52가 뭐길래…

입력 2016.01.11 (17:37) 수정 2016.01.11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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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52가 떴다. 북한의 이른바 '수소탄 실험 성공 발표' 이후 나흘만이다. 10일 낮 12시쯤 오산 공군기지로 날아온 B-52 폭격기는 저공비행을 한 뒤 괌 앤더슨 기지로 돌아갔다. 한국땅에는 내리지 않은 채 '무력시위'만 하고 떠난 것이다.







B-52 출격은 심리적 타격의 효과를 노린 것이다. B-52는 미국이 동맹국에 제공하는 '핵우산' 전력 중의 하나로 반세기가 넘는 기간 중요한 전쟁 때마다 미국의 핵심 전력으로 활약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미국은 북한이 감행한 제4차 핵실험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의사표시를 한 것이다.

해리 해리스 미국 태평양사령관은 B-52 전개와 관련해 "동맹인 한국과 일본에 대한 우리의 철통 방위 공약과 미 본토에 대한 방어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신들도 일제히 B-52의 한반도 출격을 보도했다. 제목에서 보듯 '쇼:Show'의 성격이 강한 무력시위라고 밝히고 있다. 이번에 오산기지를 날아 지나간 B-52폭격기가 실제 핵무기를 탑재했다는 보도는 없다.

B-52 한반도 출동 관련 보도

☞ [CNN 보도] U.S. B-52 bomber flies over S. Korea in solidarity after N. Korean nuclear claim

☞ [뉴욕타임즈 보도] In Show of Alliance, American Forces Fly B-52 Bomber Over South Korea

☞ [BBC 보도] B-52 bomber in show of force to N Korea

☞ [NHK 보도] US B-52 bomber flies over S.Korea

☞ [KBS 보도] B-52 폭격기 비행…핵항모·스텔스기도 전개될 듯

B-52는 사실 가공할 만한 공격력을 갖춘 전략폭격기다.



1955년 처음 배치된 B-52는 60년동안 한반도뿐만 아니라 긴장이 극도로 고조된 격전지에서 활약해왔다. 냉전 시대에 B-52는 핵 억지력을 강화하는 최고의 수단으로 꼽혔다. 이 폭격기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과 함께 미국 본토와 동맹이 핵 공격을 당했을 때 보복하는 '3대 전력'으로 꼽힌다.

베트남 전쟁(1960∼1975년)에선 이른바 융단 폭격을 퍼부었고 1991년 걸프 전쟁에선 이라크군을 무력화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 AP통신은 이라크군에 퍼부은 폭탄 가운데 40%를 B-52가 담당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2001년 '9·11 테러'에 대한 보복으로 벌인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도 B-52를 투입했다. 뉴욕타임즈는 한 조종사의 말을 인용해 "당신이 B-52를 출격시켰을 때 적은 당신이 (상황을) 심각하게 여긴다는 것을 안다"고 전했다.

북한 “B-52 파견이 전쟁 접경에로 몰아”

북한은 미국이 'B-52' 장거리 폭격기를 한반도 상공에 긴급 파견한 데 대해 하루 만인 11일 "정세를 전쟁 접경에로 몰아가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정세론 해설 '핵에는 핵으로, 이것이 우리의 대응 방식이다'에서 "지금 미국은 남조선에 핵전략 폭격기 편대를 들이민다 어쩐다 하며 정세를 전쟁 접경에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북한 관영매체의 첫 반응이다.




한편 우리의 군 당국은 미국의 장거리 전략폭격기 B-52가 전격적으로 한반도 상공에 출동한 이후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한 추가 대응 방안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미군 전략무기의 한반도 전개가 북한에 대한 중대한 군사적인 위협인 것은 사실이지만 어쨌든 '일회성 무력시위'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실질적으로 억제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군 관계자는 "B-52가 어제 한반도 상공을 지나간 것은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가 됐을 것"이라며 "추가 대응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한미 양국 군 당국은 B-52에 이어 다른 미군 전력자산을 단계적으로 한반도에 전개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바야흐로 한반도를 둘러싼 신냉전 기류 때문에 긴장은 더욱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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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52가 뭐길래…
    • 입력 2016-01-11 17:37:24
    • 수정2016-01-11 17:38:19
    취재K
B-52가 떴다. 북한의 이른바 '수소탄 실험 성공 발표' 이후 나흘만이다. 10일 낮 12시쯤 오산 공군기지로 날아온 B-52 폭격기는 저공비행을 한 뒤 괌 앤더슨 기지로 돌아갔다. 한국땅에는 내리지 않은 채 '무력시위'만 하고 떠난 것이다.
B-52 출격은 심리적 타격의 효과를 노린 것이다. B-52는 미국이 동맹국에 제공하는 '핵우산' 전력 중의 하나로 반세기가 넘는 기간 중요한 전쟁 때마다 미국의 핵심 전력으로 활약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미국은 북한이 감행한 제4차 핵실험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의사표시를 한 것이다. 해리 해리스 미국 태평양사령관은 B-52 전개와 관련해 "동맹인 한국과 일본에 대한 우리의 철통 방위 공약과 미 본토에 대한 방어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신들도 일제히 B-52의 한반도 출격을 보도했다. 제목에서 보듯 '쇼:Show'의 성격이 강한 무력시위라고 밝히고 있다. 이번에 오산기지를 날아 지나간 B-52폭격기가 실제 핵무기를 탑재했다는 보도는 없다. B-52 한반도 출동 관련 보도 ☞ [CNN 보도] U.S. B-52 bomber flies over S. Korea in solidarity after N. Korean nuclear claim ☞ [뉴욕타임즈 보도] In Show of Alliance, American Forces Fly B-52 Bomber Over South Korea ☞ [BBC 보도] B-52 bomber in show of force to N Korea ☞ [NHK 보도] US B-52 bomber flies over S.Korea ☞ [KBS 보도] B-52 폭격기 비행…핵항모·스텔스기도 전개될 듯 B-52는 사실 가공할 만한 공격력을 갖춘 전략폭격기다.
1955년 처음 배치된 B-52는 60년동안 한반도뿐만 아니라 긴장이 극도로 고조된 격전지에서 활약해왔다. 냉전 시대에 B-52는 핵 억지력을 강화하는 최고의 수단으로 꼽혔다. 이 폭격기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과 함께 미국 본토와 동맹이 핵 공격을 당했을 때 보복하는 '3대 전력'으로 꼽힌다. 베트남 전쟁(1960∼1975년)에선 이른바 융단 폭격을 퍼부었고 1991년 걸프 전쟁에선 이라크군을 무력화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 AP통신은 이라크군에 퍼부은 폭탄 가운데 40%를 B-52가 담당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2001년 '9·11 테러'에 대한 보복으로 벌인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도 B-52를 투입했다. 뉴욕타임즈는 한 조종사의 말을 인용해 "당신이 B-52를 출격시켰을 때 적은 당신이 (상황을) 심각하게 여긴다는 것을 안다"고 전했다. 북한 “B-52 파견이 전쟁 접경에로 몰아” 북한은 미국이 'B-52' 장거리 폭격기를 한반도 상공에 긴급 파견한 데 대해 하루 만인 11일 "정세를 전쟁 접경에로 몰아가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정세론 해설 '핵에는 핵으로, 이것이 우리의 대응 방식이다'에서 "지금 미국은 남조선에 핵전략 폭격기 편대를 들이민다 어쩐다 하며 정세를 전쟁 접경에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북한 관영매체의 첫 반응이다.
한편 우리의 군 당국은 미국의 장거리 전략폭격기 B-52가 전격적으로 한반도 상공에 출동한 이후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한 추가 대응 방안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미군 전략무기의 한반도 전개가 북한에 대한 중대한 군사적인 위협인 것은 사실이지만 어쨌든 '일회성 무력시위'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실질적으로 억제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군 관계자는 "B-52가 어제 한반도 상공을 지나간 것은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가 됐을 것"이라며 "추가 대응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한미 양국 군 당국은 B-52에 이어 다른 미군 전력자산을 단계적으로 한반도에 전개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바야흐로 한반도를 둘러싼 신냉전 기류 때문에 긴장은 더욱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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