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트기류 ‘비실’…북반구 전역 한파 ‘몸살’

입력 2016.01.20 (21:07) 수정 2016.01.22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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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강추위는 우리나라만이 아닙니다.

아시아는 물론 미국과 유럽 등 북반구 전체에 폭설과 맹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북극의 냉기를 막아주던 제트기류가 힘을 잃은 탓이라고 하는데요.

그 실태와 원인을 최건일, 이정훈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 ‘체감 온도 -40도’ 북반구 겨울 한파 절정 ▼

<리포트>

어제(19일)부터 90센티미터의 눈이 내려 쌓인 일본 홋카이도.

폭설에 강풍까지 불면서 곳곳에서 정전과 사고가 잇따랐습니다.

초속 20미터가 넘는 눈바람에 해안에서는 눈과 얼음이 이리저리 밀려 떠다닙니다.

중국에서는 네이멍구 자치구 기온이 영하 47.5도까지 떨어졌습니다.

폭설과 강풍이 몰아닥친 동북부 지역에서는 트럭이 길옆 도랑에 빠지는가 하면 바람에 사람이 길에 서 있기도 어려울 정도입니다.

한파는 유럽에도 몰아닥쳤습니다.

우크라이나 항구도시 오데사에서는 강추위로 두 명이 동사했습니다.

또 주요 고속도로가 폐쇄되고 항공기 30여 편이 결항했습니다.

지난주까지 따뜻했던 불가리아에도 갑자기 38센티미터의 폭설이 내렸습니다.

자동차는 눈 속에 파묻혔고, 그 옆을 썰매가 지나갑니다.

<녹취> 블라디미르 아바드지예프(주민) : "이틀 동안 많은 눈이 내려서 정말 행복해요. 공원에서 스노우보드 타기가 완벽합니다."

체감온도가 영하 38도까지 떨어졌던 미국 미네소타에서는 얼어붙은 청바지가 길에 서 있는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KBS 뉴스 최건일입니다.

▼ 북극 냉풍 울타리 무너졌다 ▼

<기자 멘트>

초겨울이었던 지난달만 해도 유난히 포근한 날씨가 이어졌죠.

열대 바다가 뜨거워지는 슈퍼 엘니뇨 탓에 고온 현상이 나타난 건데요.

반면 북극의 냉기는 서에서 동으로 흐르는 매우 빠른 바람, 바로 이 제트기류에 갇혀 힘을 쓰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달 들어 엘니뇨의 영향은 약해지고 제트기류가 요동치기 시작했습니다.

느려진 제트 기류가 축축 처지는 곳마다 매서운 한파가 밀려왔습니다.

북극 위에서 바라보면 크게 세 갈래로 한기가 쏟아져 내려왔는데요.

북미와 서유럽, 그리고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입니다.

한 달 새 제트기류가 급변한 건 북극의 온난화 때문입니다.

최근 북극의 얼음 면적은 1월 기준 역대 최소를 기록할 만큼 작은 상태인데요.

얼음이 녹은 북극 바다에선 상대적으로 따뜻한 수증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습니다.

원래 제트기류는 차가운 북극과 더운 열대 공기 사이의 온도 차로 만들어지는데요.

북극이 따뜻해지자 열대 지방과의 온도 차이가 줄어 들면서 울타리 역할을 하던 제트기류가 힘을 잃고 냉기가 밀려 온 겁니다.

제트기류가 다시 세기를 되찾는 다음 주 중반쯤에나 북극 한파는 물러갈 것으로 전망됩니다.

KBS 뉴스 이정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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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트기류 ‘비실’…북반구 전역 한파 ‘몸살’
    • 입력 2016-01-20 21:08:52
    • 수정2016-01-22 10: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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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강추위는 우리나라만이 아닙니다. 아시아는 물론 미국과 유럽 등 북반구 전체에 폭설과 맹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북극의 냉기를 막아주던 제트기류가 힘을 잃은 탓이라고 하는데요. 그 실태와 원인을 최건일, 이정훈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 ‘체감 온도 -40도’ 북반구 겨울 한파 절정 ▼ <리포트> 어제(19일)부터 90센티미터의 눈이 내려 쌓인 일본 홋카이도. 폭설에 강풍까지 불면서 곳곳에서 정전과 사고가 잇따랐습니다. 초속 20미터가 넘는 눈바람에 해안에서는 눈과 얼음이 이리저리 밀려 떠다닙니다. 중국에서는 네이멍구 자치구 기온이 영하 47.5도까지 떨어졌습니다. 폭설과 강풍이 몰아닥친 동북부 지역에서는 트럭이 길옆 도랑에 빠지는가 하면 바람에 사람이 길에 서 있기도 어려울 정도입니다. 한파는 유럽에도 몰아닥쳤습니다. 우크라이나 항구도시 오데사에서는 강추위로 두 명이 동사했습니다. 또 주요 고속도로가 폐쇄되고 항공기 30여 편이 결항했습니다. 지난주까지 따뜻했던 불가리아에도 갑자기 38센티미터의 폭설이 내렸습니다. 자동차는 눈 속에 파묻혔고, 그 옆을 썰매가 지나갑니다. <녹취> 블라디미르 아바드지예프(주민) : "이틀 동안 많은 눈이 내려서 정말 행복해요. 공원에서 스노우보드 타기가 완벽합니다." 체감온도가 영하 38도까지 떨어졌던 미국 미네소타에서는 얼어붙은 청바지가 길에 서 있는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KBS 뉴스 최건일입니다. ▼ 북극 냉풍 울타리 무너졌다 ▼ <기자 멘트> 초겨울이었던 지난달만 해도 유난히 포근한 날씨가 이어졌죠. 열대 바다가 뜨거워지는 슈퍼 엘니뇨 탓에 고온 현상이 나타난 건데요. 반면 북극의 냉기는 서에서 동으로 흐르는 매우 빠른 바람, 바로 이 제트기류에 갇혀 힘을 쓰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달 들어 엘니뇨의 영향은 약해지고 제트기류가 요동치기 시작했습니다. 느려진 제트 기류가 축축 처지는 곳마다 매서운 한파가 밀려왔습니다. 북극 위에서 바라보면 크게 세 갈래로 한기가 쏟아져 내려왔는데요. 북미와 서유럽, 그리고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입니다. 한 달 새 제트기류가 급변한 건 북극의 온난화 때문입니다. 최근 북극의 얼음 면적은 1월 기준 역대 최소를 기록할 만큼 작은 상태인데요. 얼음이 녹은 북극 바다에선 상대적으로 따뜻한 수증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습니다. 원래 제트기류는 차가운 북극과 더운 열대 공기 사이의 온도 차로 만들어지는데요. 북극이 따뜻해지자 열대 지방과의 온도 차이가 줄어 들면서 울타리 역할을 하던 제트기류가 힘을 잃고 냉기가 밀려 온 겁니다. 제트기류가 다시 세기를 되찾는 다음 주 중반쯤에나 북극 한파는 물러갈 것으로 전망됩니다. KBS 뉴스 이정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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