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초등생 사건의 전모는?

입력 2016.01.25 (06:36) 수정 2016.01.25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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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오늘 취재후에선 많은 분들의 공분을 일으킨 사건이죠.

부천 초등학생 시신 훼손사건!

보통사람의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 한두군데가 아닌데, 오늘은 이런 부분을 집중적으로 파헤쳐 보겠습니다.

이 사건을 취재 중인 임재성 기자 나와있습니다.

수고가 많습니다.

<질문>
저도 초등학생 1학년 아들이 있고, 조금 더 어린 딸이 있어서 남일 같지가 않게 느껴지는데요,

당초 문제가 숨진 최군을 학교에 보내지 않으면서 벌어진 일인데, 부모들의 행동이 그때부터 좀 이상했다면서요?

<답변>
최 군이 입학하자 마자 학교에서 작은 사고가 있었습니다.

장난을 치다 같은 반 여학생의 얼굴을 연필로 찌른 건데요

이 문제로 양쪽 부모들 사이에 큰 싸움이 벌어집니다.

이 사이 학교측이 부모간 사과의 자리도 만들고 중제에 나섰지만 최군의 부모가 모두 거절합니다.

이례적으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까지 열려 서면 사과 처분을 내렸는데, 최 군 부모는 이 때도 사과 대신 최 군을 학교에 보내지 않는 선택을 했습니다.

보통의 부모들이었다면 이렇게 했을지 생각해 볼 일인데요,

특히 최 군은 최 씨 부부가 경찰에서 폭력적 성향을 가진 아이라고 했지만 최 군이 다니던 학교에선 탐구심이 강했지만 의기소침한 면이 있었다고 했고, 주민들 역시 인사성 밝은 아이로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질문>
최씨 부부는 어떤 사람들입니까?

아버지 최 씨는 별 직업이 없었다던데, 그럼 생활은 어떻게 한건가요?

<답변>
최 씨의 하루 일과는 낮에는 게임, 밤에는 술로 지내온 걸로 경찰은 파악했습니다.

10여 년 전 인터넷상에서 사제폭탄과 청산가리를 판다고 속여 사기죄로 구속된 이후 별다른 경제 활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렇다 보니 실질적인 경제적 가장은 콜센터 직원으로 일했던 어머니 한 씨였습니다.

이런 아버지의 불완전한 생활은 장기간 지속돼온 걸로 보입니다.

취재진이 만나본 이웃주민들은 어머니와 딸에 대해서는 비교적 많은 증언을 했지만, 아버지 최 씨는 거의 목격하지 못했다는 게 공통된 얘기였습니다.

불완전한 생활이 오랫동안 이어지면서 최 씨는 '은둔형 외톨이'성향이 강하다는 전문가 분석도 나왔습니다.

<질문>
그렇다면 최군은 학교에 안가고 집에서 주로 아버지와 생활을 했겠군요?

<답변>
그 때부터 최 군은 아버지로 부터 더 극심한 학대와 폭력에 시달렸던 걸로 보입니다.

씻지 않는다며 아이를 욕실로 끌고가는 과정에서 거짓말을 한다고, 눈에 보이는 대로 손에 잡히는 대로 무자비하게 최 군을 폭행한 걸로 드러났습니다.

숨질 당시 최 군은 16kg 정도, 뼈 밖에 남지 않았었다고 어머니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두살 아래 동생의 몸무게는 20kg 정도 였으니까 얼마나 극심한 학대가 있었는지 추측할 수 있으실겁니다.

<질문>
대개 아버지가 그래도 어머니의 경우는 모성애 때문에 이걸 그냥 두고보지 않았을 것 같은데, 시신 훼손까지 가담했다니까 정말 더 이해가 안가거든요,

어머니는 어떤 사람이었나요?

<답변>
네, 지금 화면으로 경고문 보이시죠?

최 씨 부부가 살았던 빌라 취재를 갔다 입구에서 발견한 건데요,

바로 동네 주민들이 어머니 한 씨를 대상으로 만든 겁니다.

취재진이 만난 대부분의 주민들은 어머니 한 씨에 대해 한결같은 반응을 보였습니다.

인사를 받지 않는 사람. 이기적인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최초로 이 어머니를 면담한 교육청 관계자 역시 당시 어머니 한 씨가 이상했다고 했습니다.

실종됐다는 아들 얘기를 하면서 걱정하는 모습이 아니라 남의 자식 얘기를 하듯 했다는 거였습니다.

한 씨는 경찰 조사에서도 아들이 죽은 날을 치킨 시켜먹은 전날로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질문>
아들이 숨진 이후에 치킨을 시켜먹었다는 얘기 듣고서 저는 솔직히 어떤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정신감정 결과는 어땠습니까?

<답변>
네, 경찰도 충격적인 사건을 수사하면서 초기부터 프로파일링 그러니까 범죄심리분석을 함께 진행했는데요,

그래픽으로 확인해 볼까요?

먼저 아버지 최 씨는 분노충동 조절장애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다음은 어머니 한 씨인데요, 남편과 떨어지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하는 '분리불안 장애'가 발견됐는데요,

프로파일링 결과 이 부부에게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최 씨 부부 역시 성장기 시절, 부모로부터 학대와 방임이 있었던 걸로 확인됐습니다.

결국, 대물림된 부모의 학대와 방임이 천륜을 깬 끔찍한 범죄를 낳게 됐다는 게 경찰의 판단입니다.

<질문>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의 안전망만 제대로 작동했더라면, 최군이 숨지는 것까지는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운 생각이 드는데, 학교와 행정기관은 아직도 책임공방만 벌이고 있다면서요?

<답변>
관할 주민센터가 숨진 최 군의 거주 사실을 확인해달라는 요청을 받고도 묵살했다 사건 초기, 학교 측이 폭로했습니다.

결국 경기도 부천시가 감사를 벌여 사실로 확인이 됐습니다.

그런데 주민센터 취재를 마치고 나온 당일, KBS 취재진에게 시청 관계자가 전화를 했습니다.

자신들의 실수를 인정하지만 학생을 직접 방문해 관리하는 것은 학교의 몫 아니냐며 자신들만 비난의 표적이 되는 게 억울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응당 학교 역시 적극적인 노력을 통해 이번 사건을 막지 못한 책임에 대해서 자유롭지 못할 것입니다.

하지만 누구 탓을 하기 전에 주민센터든 학교든 누구라도 단 한 번만 최 군의 상태를 들여다봐 줬더라면 하는 안타까움과 씁쓸함이 교차했습니다.

<질문>
오빠를 잃고 부모는 수사를 받고, 남겨진 딸아이도 많이 걱정이 되는데, 딸아이는 어떻게 되는겁니까?

<답변>
네 현재 최 군의 여동생은 인천의 한 아동보호시설에서 보호 중입니다.

법원이 부모의 친권을 정지했기 때문입니다.

아들에게는 비정한 부모였던 최 씨 부부는 이 딸한테 만큼은 지극정성이었다고 하는데요,

오빠를 잃었던 여동생의 당시 나이가 5살, 최근 엄마,아빠가 오빠를 버린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아마 딸에 대한 친권을 돌려 받기는 쉽지 않을 걸로 보입니다.

<질문>
이번 사건을 계기로 지금 장기 결석 중인 아동들에 대한 전수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걸로아는데, 이런 학대가 더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요?

<답변>
이번 사건은 지난달 초 아버지 학대를 받다 세상 밖으로 탈출한 11살 소녀 사건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정부가 사라진 아이들을 찾아 나서면서 이번 최군 사건이 드러난 건데요,

경찰이 지난주부터 최 군과 같이 고위험군 7명에 대해 수사를 시작했습니다.

또 사라진 아이 중 마지막 한 명의 안전이 확인되는 그 순간까지, 또, 세상에서 가장 안전해야 할 가정, 그리고 가장 믿어야할 부모 밑에서 벌어지고 있는 끔찍한 범죄가 되풀이되지 않을 때까지 우리 사회의 관심과 노력은 결코, 멈춰서는 안 될 겁니다.

임재성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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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1-25 06:39:57
    • 수정2016-01-25 07:2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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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오늘 취재후에선 많은 분들의 공분을 일으킨 사건이죠.

부천 초등학생 시신 훼손사건!

보통사람의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 한두군데가 아닌데, 오늘은 이런 부분을 집중적으로 파헤쳐 보겠습니다.

이 사건을 취재 중인 임재성 기자 나와있습니다.

수고가 많습니다.

<질문>
저도 초등학생 1학년 아들이 있고, 조금 더 어린 딸이 있어서 남일 같지가 않게 느껴지는데요,

당초 문제가 숨진 최군을 학교에 보내지 않으면서 벌어진 일인데, 부모들의 행동이 그때부터 좀 이상했다면서요?

<답변>
최 군이 입학하자 마자 학교에서 작은 사고가 있었습니다.

장난을 치다 같은 반 여학생의 얼굴을 연필로 찌른 건데요

이 문제로 양쪽 부모들 사이에 큰 싸움이 벌어집니다.

이 사이 학교측이 부모간 사과의 자리도 만들고 중제에 나섰지만 최군의 부모가 모두 거절합니다.

이례적으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까지 열려 서면 사과 처분을 내렸는데, 최 군 부모는 이 때도 사과 대신 최 군을 학교에 보내지 않는 선택을 했습니다.

보통의 부모들이었다면 이렇게 했을지 생각해 볼 일인데요,

특히 최 군은 최 씨 부부가 경찰에서 폭력적 성향을 가진 아이라고 했지만 최 군이 다니던 학교에선 탐구심이 강했지만 의기소침한 면이 있었다고 했고, 주민들 역시 인사성 밝은 아이로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질문>
최씨 부부는 어떤 사람들입니까?

아버지 최 씨는 별 직업이 없었다던데, 그럼 생활은 어떻게 한건가요?

<답변>
최 씨의 하루 일과는 낮에는 게임, 밤에는 술로 지내온 걸로 경찰은 파악했습니다.

10여 년 전 인터넷상에서 사제폭탄과 청산가리를 판다고 속여 사기죄로 구속된 이후 별다른 경제 활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렇다 보니 실질적인 경제적 가장은 콜센터 직원으로 일했던 어머니 한 씨였습니다.

이런 아버지의 불완전한 생활은 장기간 지속돼온 걸로 보입니다.

취재진이 만나본 이웃주민들은 어머니와 딸에 대해서는 비교적 많은 증언을 했지만, 아버지 최 씨는 거의 목격하지 못했다는 게 공통된 얘기였습니다.

불완전한 생활이 오랫동안 이어지면서 최 씨는 '은둔형 외톨이'성향이 강하다는 전문가 분석도 나왔습니다.

<질문>
그렇다면 최군은 학교에 안가고 집에서 주로 아버지와 생활을 했겠군요?

<답변>
그 때부터 최 군은 아버지로 부터 더 극심한 학대와 폭력에 시달렸던 걸로 보입니다.

씻지 않는다며 아이를 욕실로 끌고가는 과정에서 거짓말을 한다고, 눈에 보이는 대로 손에 잡히는 대로 무자비하게 최 군을 폭행한 걸로 드러났습니다.

숨질 당시 최 군은 16kg 정도, 뼈 밖에 남지 않았었다고 어머니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두살 아래 동생의 몸무게는 20kg 정도 였으니까 얼마나 극심한 학대가 있었는지 추측할 수 있으실겁니다.

<질문>
대개 아버지가 그래도 어머니의 경우는 모성애 때문에 이걸 그냥 두고보지 않았을 것 같은데, 시신 훼손까지 가담했다니까 정말 더 이해가 안가거든요,

어머니는 어떤 사람이었나요?

<답변>
네, 지금 화면으로 경고문 보이시죠?

최 씨 부부가 살았던 빌라 취재를 갔다 입구에서 발견한 건데요,

바로 동네 주민들이 어머니 한 씨를 대상으로 만든 겁니다.

취재진이 만난 대부분의 주민들은 어머니 한 씨에 대해 한결같은 반응을 보였습니다.

인사를 받지 않는 사람. 이기적인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최초로 이 어머니를 면담한 교육청 관계자 역시 당시 어머니 한 씨가 이상했다고 했습니다.

실종됐다는 아들 얘기를 하면서 걱정하는 모습이 아니라 남의 자식 얘기를 하듯 했다는 거였습니다.

한 씨는 경찰 조사에서도 아들이 죽은 날을 치킨 시켜먹은 전날로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질문>
아들이 숨진 이후에 치킨을 시켜먹었다는 얘기 듣고서 저는 솔직히 어떤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정신감정 결과는 어땠습니까?

<답변>
네, 경찰도 충격적인 사건을 수사하면서 초기부터 프로파일링 그러니까 범죄심리분석을 함께 진행했는데요,

그래픽으로 확인해 볼까요?

먼저 아버지 최 씨는 분노충동 조절장애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다음은 어머니 한 씨인데요, 남편과 떨어지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하는 '분리불안 장애'가 발견됐는데요,

프로파일링 결과 이 부부에게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최 씨 부부 역시 성장기 시절, 부모로부터 학대와 방임이 있었던 걸로 확인됐습니다.

결국, 대물림된 부모의 학대와 방임이 천륜을 깬 끔찍한 범죄를 낳게 됐다는 게 경찰의 판단입니다.

<질문>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의 안전망만 제대로 작동했더라면, 최군이 숨지는 것까지는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운 생각이 드는데, 학교와 행정기관은 아직도 책임공방만 벌이고 있다면서요?

<답변>
관할 주민센터가 숨진 최 군의 거주 사실을 확인해달라는 요청을 받고도 묵살했다 사건 초기, 학교 측이 폭로했습니다.

결국 경기도 부천시가 감사를 벌여 사실로 확인이 됐습니다.

그런데 주민센터 취재를 마치고 나온 당일, KBS 취재진에게 시청 관계자가 전화를 했습니다.

자신들의 실수를 인정하지만 학생을 직접 방문해 관리하는 것은 학교의 몫 아니냐며 자신들만 비난의 표적이 되는 게 억울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응당 학교 역시 적극적인 노력을 통해 이번 사건을 막지 못한 책임에 대해서 자유롭지 못할 것입니다.

하지만 누구 탓을 하기 전에 주민센터든 학교든 누구라도 단 한 번만 최 군의 상태를 들여다봐 줬더라면 하는 안타까움과 씁쓸함이 교차했습니다.

<질문>
오빠를 잃고 부모는 수사를 받고, 남겨진 딸아이도 많이 걱정이 되는데, 딸아이는 어떻게 되는겁니까?

<답변>
네 현재 최 군의 여동생은 인천의 한 아동보호시설에서 보호 중입니다.

법원이 부모의 친권을 정지했기 때문입니다.

아들에게는 비정한 부모였던 최 씨 부부는 이 딸한테 만큼은 지극정성이었다고 하는데요,

오빠를 잃었던 여동생의 당시 나이가 5살, 최근 엄마,아빠가 오빠를 버린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아마 딸에 대한 친권을 돌려 받기는 쉽지 않을 걸로 보입니다.

<질문>
이번 사건을 계기로 지금 장기 결석 중인 아동들에 대한 전수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걸로아는데, 이런 학대가 더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요?

<답변>
이번 사건은 지난달 초 아버지 학대를 받다 세상 밖으로 탈출한 11살 소녀 사건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정부가 사라진 아이들을 찾아 나서면서 이번 최군 사건이 드러난 건데요,

경찰이 지난주부터 최 군과 같이 고위험군 7명에 대해 수사를 시작했습니다.

또 사라진 아이 중 마지막 한 명의 안전이 확인되는 그 순간까지, 또, 세상에서 가장 안전해야 할 가정, 그리고 가장 믿어야할 부모 밑에서 벌어지고 있는 끔찍한 범죄가 되풀이되지 않을 때까지 우리 사회의 관심과 노력은 결코, 멈춰서는 안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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