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공항, 운항 재개됐지만…‘최강 한파’ 피해 속출

입력 2016.01.25 (17:20) 수정 2016.01.25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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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제 뒤로 사진이 보이시죠.

여기가 러시아 모스크바공항이 아니라 바로 대한민국 제주도의 공항입니다.

폭설과 한파로 전국이 꽁꽁 얼어붙었었는데 지금은 운항이 재개됐습니다마는 제주공항에는 한때 9만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발이 묶이는 사태도 있었습니다.

-추워도 너무 추웠습니다.

왜 그런 걸까요.

또 이런 한파에 더 잘 대비할 수는 없을까요.

이정훈 KBS 기상전문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이 기자, 지금 전국 날씨는 어떻습니까?먼저 특보상황부터 살펴볼까요.

-요즘 제가 제일 많이 듣는 질문이 도대체 추위 언제까지 가냐 이런 질문을 제일 많이 듣고 있는데요.

그도 그럴 만한 게 서울에는 지난 주말에 5년 만에 한파경보가 내려졌고 그리고 서해안지역에는 오늘 오전까지 사흘째 대설특보가 이어졌는데요.

한파의 기세가 그나마 조금씩 누그러지면서 특보는 일단 대부분 해제가 됐습니다.

먼저 현재 특보 상황을 보면 한파특보는 강원 평창과 충북 제천지역에 주의보만 남아 있고요.

대설주의보도 호남지방은 모두 해제되고 제주 산간에만 지금 발효중입니다.

다만 춥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갈색으로 보이는 지역에는 건조특보가 내려져 있습니다.

재난정보센터로 들어오는 CCTV를 통해서도 상황이 한결 나아진 모습 확인할 수 있는데요.

현재 서해안지역과 제주도는 눈이 잦아들면서 화면 오른쪽 위로 보이는 전북 군산에는 맑은 하늘이 드러난 모습입니다.

하지만 1m 안팎의 폭설이 쏟아진 울릉도는 여전히 흐린 가운데 눈발이 내렸다 그치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전국 상황을 이제 화면으로 봤는데요.

냉장고만큼 춥다 이런 얘기들 많이 하셨잖아요.

제주도에는 32년 만에 폭설이 내렸고요.

울릉도에는 100cm가 넘는 눈이 내렸습니다.

화면 직접 보시고 얘기 이어가겠습니다.

칼바람에 몸이 움츠러듭니다.

손을 비벼보고 발을 동동 굴러도 보는데요.

-너무 추워요.

뼛속까지 추운 기분이 딱 맞는 것 같아요.

-섬 연안이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바닷길이 막힌 선박들은 부두를 지키고 있습니다.

새하얀 도화지를 펼쳐놓은 듯 마을이 온통 눈으로 뒤덮였습니다.

집 전체가 눈속에 파묻혔습니다.

32년 만의 기록적인 폭설이 내린 제주도 모습인데요.

제주공항에 발이 묶인 승객들.

공항 편의점의 삼각김밥과 생필품은 일찌감치 동났습니다.

-월요일 25일 저녁 표를 받았는데 그것도 확실히 갈지는 모르는 상태고 여기서 계속 기다리는 중이에요.

오늘 24일도 밤을 샐지 안 샐지 모르겠는데.

-그리고 울릉도에는 100cm가 넘는 눈폭탄이 쏟아졌죠.

-그럼 여기서 잠시 제주도에 휴가를 갔다가 발이 묶인 여행객 한 분을 전화로 연결을 해 보겠습니다.

최보름 씨 전화연결 돼 있습니다.

최보름 씨?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고생이 심하셨을 것 같아서 안녕하시냐고 여쭤보기도 그렇네요.

지금 계신 곳이 어디십니까?

-제주 시내에 있다가 지금은 공항으로 이동해 있습니다.

-언제부터 그렇게 제주도에 발이 묶인 겁니까?

-저희는 24일 오후 비행기였는데요.

못 들어가고 하루 정도 지난 것 같습니다.

-제주 상황은 여태 어땠었나요? 숙박이나 식사 같은 게 제대로 잘 안 됐다고 들었는데요.

-아무래도 눈이 많이 와서 음식점들도 일부 안 하는 곳들이 있고요.

카페에 가서라도 비행기에서 음식을 공급받지 못 해서 제공이 안 되는 곳들도 제법 있었고요.

-공항 상태는 지금은 좀 나아졌는지 어떤가요.

-공항에 오니까 상황이 더 심각하더라고요.

비행기가 재개되고 나니까 비행기표를 구하시려는 분들과 아직 못 구하신 분들이 혼잡해 있어서 상황이 더 심각했습니다.

-그렇군요.

-최보름 씨 지금 회사원이시죠?

-네.

-출근도 오늘 못하셨을 것 같은데.

공항의 다른 분들도 다 발을 동동 구르고 그러셨겠죠?

-회사에 오늘부터 업무를 해야 되는데 하지 못해서 PC방에 가서 일부 업무를 대신하기도 하고 어떤 분들은 중요한 미팅 같은 것들은 조정을 하시거나 취소해야 되는 상황들이 생겼습니다.

-방금 공항 모습 사진으로 보내드렸는데 정말 공항의 상황이 생각보다 굉장히 심각하네요.

항공기 운항이 재개된 것으로 들었는데요.

최보름 씨는 언제쯤 집에 돌아가실 수 있나요?

-저희는 일행 중에 급하신 분이 계셔서 공항에 오셔서 말씀을 하셨는데 24일 오전 대기표만 주셔서 못 가는 게 아닐까라고 했다가 아기가 아파서 꼭 가야 된다고 많이 부탁을 하니까 그래도 오늘 저녁에 저희 일부라도 서울로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안전하게 무사히 집으로 돌아가시기 바랍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 제주공항 대처 미흡 논란 ▼

-이 기자, 지금 제주공항은 오후에 운항이 재개됐다고는 하는데 지금 최보름 씨 말대로 공항 상황이 아비규환이었다 이런 말도 나오고요.

대처가 너무 미흡했던 거 아닌가 이런 지적도 있어요.

▼ 체류객 8만 6천여 명 ▼

-제주도에는 지금 관광객 약 9만명이 발길이 끊긴 상태인데요.

작은 도시 하나 인구 전체가 제주도에 갇혔다고 할 정도입니다.

많은 관광객들이 최대한 빨리 대기표를 받기 위해서 공항에서 노숙을 하다시피 지내고 있는데요.

날씨가 춥다 보니 정가 1만원짜리 수하물 상자를 어쩔 수 없이 구매하기도 하고.

또 신문지로 잠자리를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제주도와 관광공사가 뒤늦게 이불 수천장과 매트 그리고 식음료를 관광객에게 제공하고 있는데요.

일부 관광객들은 여기에서 참지 못하고 숙소를 구하기 위해 시내로 나가려고 하는데 택시비를 7, 8만원까지 요구를 했다거나 이런 기사도 드러났었습니다.

-체류객들이 무사히 돌아가는 데 얼마나 걸릴까요.

-물론 제주도의 앞으로 상황이 좀 나아지면서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정오를 기해서 일단 공항이 운행이 재개가 됐고 오후 2시 45분에 이스트항공이 처음으로 이륙을 했습니다.

그런데 앞으로도 황금기에 일단은 묻어 있는 눈이나 얼음을 제거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그래서 관광객 숫자를 모두 다 육지로 내보내기 위해서는 앞으로 2, 3일 정도는 더 소요될 것이라고 일단 공항공사측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좀 더 불편을 감수하셔야 될 것 같은데요.

▼ 역대 최강 한파…특징은? ▼

이번 한파에는 어떤 특징이 있나요?

-이번 한파가 일단 길었죠.

오늘까지 서울의 경우에는 무려 8일 연속 영하 10도를 밑도는 최저기온을 보였는데요.

-원래 삼한사온인데 이게 너무 길었죠.

-한파가 8일 정도 이어졌고 그 한파가 영하 10도를 밑돈 매우 강한 한파였습니다.

이런 한파는 최근 39년 동안 단 한 번밖에 없었을 정도로 이례적인 한파였고요.

또 특징이 있다면 이번 한파는 남쪽까지 매우 깊게 내려갔습니다.

그래서 제주도의 서귀포 같은 경우도 어제 영하 6.4도까지 떨어져서 기상관측을 시작한 1961년 이래 가장 매서운 한파로 기록이 됐습니다.

-저희 시사진단팀에 제주도에 사시는 분이 제보로 사진 한 장을 보내주셨는데요.

추운 것이 사람뿐만이 아니다.

그래서 소가 추워서 우리를 탈출한 이런 모습입니다.

실제로 이렇게 장기 한파가 계속되다가 보면 농가 피해도 심각하겠어요.

-그렇습니다.

화면 보시면서 계속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비닐하우스가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폭삭 내려앉았습니다.

겨울 대파를 수확하려던 농민들은 망연자실합니다.

-다 된 농사를 망치게 되는 거잖아요.

-새벽에 나오니까 무너졌어요.

그래서 지금 더 무너질까 봐 이런 거 지금 삽부터 갖다가 다 괴고.

-하루 동안 얼어터진 수도계량기는 서울에서만 620개가 넘었습니다.

주택가 건물 외벽에 10m가 넘는 대형 고드름이 얼어붙었습니다.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손도끼 등으로 3시간 만에 제거했습니다.

대구에서는 파지를 줍던 노인이 길에서 숨지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지난 주말 이후 전국에서 저체온증 등으로 최소 6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영하 20도를 오르내리는 한파에 에너지 빈곤층의 험난한 겨울나기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소외계층분들이 훨씬 더 겨울나기가 어려운데요.

이번 추위는 송곳으로 에는 것 같은, 옷을 안 입은 것 같은 그런 정도의 추위였어요.

왜 이렇게 추웠나요?

-이번 추위를 설명하려면 두 가지 키워드가 필요한데요.

온난화와 제트기류입니다.

온난화는 다들 아시겠고 제트기류는 혹시 들어보셨습니까?

-들어는 봤는데 이번 한파하고 어떤 영향이 있는지 설명해 주십시오.

-들어는 봤습니다.

-보통 서쪽에서 동쪽에서 흐르는 약 상공 10km에서의 매우 빠른 바람을 얘기하는데요.

그림을 보면서 먼저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북극의 빙하 모습인데요.

점점 더 녹고 있는 모습이죠.

북극은 온난화가 진행될 때 더 빨리 녹아서 올해 같은 경우에는 관측 사상 최소가 될 만큼 면적이 줄었습니다.

북극 얼음이 줄어들면 바다가 드러난 곳에서는 열기가 뿜어져나오는데요.

그 열기가 북극을 더 따뜻하게 만들고 그것이 이번 한파의 원인이 되는데요.

여기서 제트기류랑 연결해서 설명을 드린다면 제트기류라는 바람은 북극과 열대지방의 온도차가 클수록 생기는 바람입니다.

열대는 뜨겁고 북극은 차갑지 않습니까?온도차가 클 때 생기는 바람인데 지금 붉게 보이시는 그림이 제트기류입니다.

그런데 북극이 따뜻해지면 이 바람이 약해지고 출렁출렁 남쪽으로 내려옵니다.

지금 보시면 많이 구불구불해졌죠.

구불구불해진 틈을 따라서 북극의 차가운 공기가 밀려내려오게 되는 겁니다.

이른바 북극한파라고 하는 건데요.

이번 한파의 원인은 이 북극한파로 설명되고 있습니다.

-그러면 이게 북극한파 때문에 그렇다면 이게 비단 우리나라만 이렇게 추운 건 아니지 않겠습니까?

-좀 전에 그림에서 보셨다시피 내려오는 곳이 있고 올라가는 곳이 있습니다.

크게 세 갈래로 내려오게 되는데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지역 그리고 이번에 또 큰 한파가 몰아닥친 북미 그리고 북유럽 쪽으로 세 갈래로 이 한기가 밀려내려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에 주말 같은 경우에는 북미의 뉴욕이나 워싱턴 같은 경우에는 거의 100cm에 가까운 폭설이 쏟아졌고요.

중국에서는 패왕한파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기록적인 한파가 기승을 부렸습니다.

-그럼 이번에 이상기온은 지구온난화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 추위 내일 풀려…한파 또 올 가능성? ▼

앞으로도 그럼 이런 극단적인 기후는 계속될까요.

-지금 기온을 단적으로 설명드리면 어제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8도였습니다.

한여름에는 한 35도까지 올라가지 않습니까? 그럼 얼핏 계산해도 50도가 넘게 벌어지는데 이 기온차가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지금 그림 보면서 잠시 설명드리면 1990년대까지만 해도 이 온도차가 한 47.2도였습니다.

그런데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3도 정도 더 커졌어요.

이 원인이 겨울에는 더 추워지고 여름에는 더 따뜻해지고 그런 현상인데.

춘천 같은 내륙지역은 그 차이가 더 벌어져서 5도 이상 그 차이가 커졌습니다.

그러니까 온난화 때문에 전반적으로 더워지는 상황에서 여름의 온도는 높아지는데 겨울에는 이렇게 북극한파가 밀려올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겨울에는 추워지다 보니까 온도차가 커진 겁니다.

-이런 온도차에 대비할 수 있는 그런 것들을 많이씩 고려를 해야 되겠네요.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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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 공항, 운항 재개됐지만…‘최강 한파’ 피해 속출
    • 입력 2016-01-25 17:27:03
    • 수정2016-01-25 19:08:20
    시사진단
지금 제 뒤로 사진이 보이시죠.

여기가 러시아 모스크바공항이 아니라 바로 대한민국 제주도의 공항입니다.

폭설과 한파로 전국이 꽁꽁 얼어붙었었는데 지금은 운항이 재개됐습니다마는 제주공항에는 한때 9만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발이 묶이는 사태도 있었습니다.

-추워도 너무 추웠습니다.

왜 그런 걸까요.

또 이런 한파에 더 잘 대비할 수는 없을까요.

이정훈 KBS 기상전문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이 기자, 지금 전국 날씨는 어떻습니까?먼저 특보상황부터 살펴볼까요.

-요즘 제가 제일 많이 듣는 질문이 도대체 추위 언제까지 가냐 이런 질문을 제일 많이 듣고 있는데요.

그도 그럴 만한 게 서울에는 지난 주말에 5년 만에 한파경보가 내려졌고 그리고 서해안지역에는 오늘 오전까지 사흘째 대설특보가 이어졌는데요.

한파의 기세가 그나마 조금씩 누그러지면서 특보는 일단 대부분 해제가 됐습니다.

먼저 현재 특보 상황을 보면 한파특보는 강원 평창과 충북 제천지역에 주의보만 남아 있고요.

대설주의보도 호남지방은 모두 해제되고 제주 산간에만 지금 발효중입니다.

다만 춥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갈색으로 보이는 지역에는 건조특보가 내려져 있습니다.

재난정보센터로 들어오는 CCTV를 통해서도 상황이 한결 나아진 모습 확인할 수 있는데요.

현재 서해안지역과 제주도는 눈이 잦아들면서 화면 오른쪽 위로 보이는 전북 군산에는 맑은 하늘이 드러난 모습입니다.

하지만 1m 안팎의 폭설이 쏟아진 울릉도는 여전히 흐린 가운데 눈발이 내렸다 그치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전국 상황을 이제 화면으로 봤는데요.

냉장고만큼 춥다 이런 얘기들 많이 하셨잖아요.

제주도에는 32년 만에 폭설이 내렸고요.

울릉도에는 100cm가 넘는 눈이 내렸습니다.

화면 직접 보시고 얘기 이어가겠습니다.

칼바람에 몸이 움츠러듭니다.

손을 비벼보고 발을 동동 굴러도 보는데요.

-너무 추워요.

뼛속까지 추운 기분이 딱 맞는 것 같아요.

-섬 연안이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바닷길이 막힌 선박들은 부두를 지키고 있습니다.

새하얀 도화지를 펼쳐놓은 듯 마을이 온통 눈으로 뒤덮였습니다.

집 전체가 눈속에 파묻혔습니다.

32년 만의 기록적인 폭설이 내린 제주도 모습인데요.

제주공항에 발이 묶인 승객들.

공항 편의점의 삼각김밥과 생필품은 일찌감치 동났습니다.

-월요일 25일 저녁 표를 받았는데 그것도 확실히 갈지는 모르는 상태고 여기서 계속 기다리는 중이에요.

오늘 24일도 밤을 샐지 안 샐지 모르겠는데.

-그리고 울릉도에는 100cm가 넘는 눈폭탄이 쏟아졌죠.

-그럼 여기서 잠시 제주도에 휴가를 갔다가 발이 묶인 여행객 한 분을 전화로 연결을 해 보겠습니다.

최보름 씨 전화연결 돼 있습니다.

최보름 씨?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고생이 심하셨을 것 같아서 안녕하시냐고 여쭤보기도 그렇네요.

지금 계신 곳이 어디십니까?

-제주 시내에 있다가 지금은 공항으로 이동해 있습니다.

-언제부터 그렇게 제주도에 발이 묶인 겁니까?

-저희는 24일 오후 비행기였는데요.

못 들어가고 하루 정도 지난 것 같습니다.

-제주 상황은 여태 어땠었나요? 숙박이나 식사 같은 게 제대로 잘 안 됐다고 들었는데요.

-아무래도 눈이 많이 와서 음식점들도 일부 안 하는 곳들이 있고요.

카페에 가서라도 비행기에서 음식을 공급받지 못 해서 제공이 안 되는 곳들도 제법 있었고요.

-공항 상태는 지금은 좀 나아졌는지 어떤가요.

-공항에 오니까 상황이 더 심각하더라고요.

비행기가 재개되고 나니까 비행기표를 구하시려는 분들과 아직 못 구하신 분들이 혼잡해 있어서 상황이 더 심각했습니다.

-그렇군요.

-최보름 씨 지금 회사원이시죠?

-네.

-출근도 오늘 못하셨을 것 같은데.

공항의 다른 분들도 다 발을 동동 구르고 그러셨겠죠?

-회사에 오늘부터 업무를 해야 되는데 하지 못해서 PC방에 가서 일부 업무를 대신하기도 하고 어떤 분들은 중요한 미팅 같은 것들은 조정을 하시거나 취소해야 되는 상황들이 생겼습니다.

-방금 공항 모습 사진으로 보내드렸는데 정말 공항의 상황이 생각보다 굉장히 심각하네요.

항공기 운항이 재개된 것으로 들었는데요.

최보름 씨는 언제쯤 집에 돌아가실 수 있나요?

-저희는 일행 중에 급하신 분이 계셔서 공항에 오셔서 말씀을 하셨는데 24일 오전 대기표만 주셔서 못 가는 게 아닐까라고 했다가 아기가 아파서 꼭 가야 된다고 많이 부탁을 하니까 그래도 오늘 저녁에 저희 일부라도 서울로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안전하게 무사히 집으로 돌아가시기 바랍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 제주공항 대처 미흡 논란 ▼

-이 기자, 지금 제주공항은 오후에 운항이 재개됐다고는 하는데 지금 최보름 씨 말대로 공항 상황이 아비규환이었다 이런 말도 나오고요.

대처가 너무 미흡했던 거 아닌가 이런 지적도 있어요.

▼ 체류객 8만 6천여 명 ▼

-제주도에는 지금 관광객 약 9만명이 발길이 끊긴 상태인데요.

작은 도시 하나 인구 전체가 제주도에 갇혔다고 할 정도입니다.

많은 관광객들이 최대한 빨리 대기표를 받기 위해서 공항에서 노숙을 하다시피 지내고 있는데요.

날씨가 춥다 보니 정가 1만원짜리 수하물 상자를 어쩔 수 없이 구매하기도 하고.

또 신문지로 잠자리를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제주도와 관광공사가 뒤늦게 이불 수천장과 매트 그리고 식음료를 관광객에게 제공하고 있는데요.

일부 관광객들은 여기에서 참지 못하고 숙소를 구하기 위해 시내로 나가려고 하는데 택시비를 7, 8만원까지 요구를 했다거나 이런 기사도 드러났었습니다.

-체류객들이 무사히 돌아가는 데 얼마나 걸릴까요.

-물론 제주도의 앞으로 상황이 좀 나아지면서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정오를 기해서 일단 공항이 운행이 재개가 됐고 오후 2시 45분에 이스트항공이 처음으로 이륙을 했습니다.

그런데 앞으로도 황금기에 일단은 묻어 있는 눈이나 얼음을 제거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그래서 관광객 숫자를 모두 다 육지로 내보내기 위해서는 앞으로 2, 3일 정도는 더 소요될 것이라고 일단 공항공사측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좀 더 불편을 감수하셔야 될 것 같은데요.

▼ 역대 최강 한파…특징은? ▼

이번 한파에는 어떤 특징이 있나요?

-이번 한파가 일단 길었죠.

오늘까지 서울의 경우에는 무려 8일 연속 영하 10도를 밑도는 최저기온을 보였는데요.

-원래 삼한사온인데 이게 너무 길었죠.

-한파가 8일 정도 이어졌고 그 한파가 영하 10도를 밑돈 매우 강한 한파였습니다.

이런 한파는 최근 39년 동안 단 한 번밖에 없었을 정도로 이례적인 한파였고요.

또 특징이 있다면 이번 한파는 남쪽까지 매우 깊게 내려갔습니다.

그래서 제주도의 서귀포 같은 경우도 어제 영하 6.4도까지 떨어져서 기상관측을 시작한 1961년 이래 가장 매서운 한파로 기록이 됐습니다.

-저희 시사진단팀에 제주도에 사시는 분이 제보로 사진 한 장을 보내주셨는데요.

추운 것이 사람뿐만이 아니다.

그래서 소가 추워서 우리를 탈출한 이런 모습입니다.

실제로 이렇게 장기 한파가 계속되다가 보면 농가 피해도 심각하겠어요.

-그렇습니다.

화면 보시면서 계속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비닐하우스가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폭삭 내려앉았습니다.

겨울 대파를 수확하려던 농민들은 망연자실합니다.

-다 된 농사를 망치게 되는 거잖아요.

-새벽에 나오니까 무너졌어요.

그래서 지금 더 무너질까 봐 이런 거 지금 삽부터 갖다가 다 괴고.

-하루 동안 얼어터진 수도계량기는 서울에서만 620개가 넘었습니다.

주택가 건물 외벽에 10m가 넘는 대형 고드름이 얼어붙었습니다.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손도끼 등으로 3시간 만에 제거했습니다.

대구에서는 파지를 줍던 노인이 길에서 숨지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지난 주말 이후 전국에서 저체온증 등으로 최소 6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영하 20도를 오르내리는 한파에 에너지 빈곤층의 험난한 겨울나기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소외계층분들이 훨씬 더 겨울나기가 어려운데요.

이번 추위는 송곳으로 에는 것 같은, 옷을 안 입은 것 같은 그런 정도의 추위였어요.

왜 이렇게 추웠나요?

-이번 추위를 설명하려면 두 가지 키워드가 필요한데요.

온난화와 제트기류입니다.

온난화는 다들 아시겠고 제트기류는 혹시 들어보셨습니까?

-들어는 봤는데 이번 한파하고 어떤 영향이 있는지 설명해 주십시오.

-들어는 봤습니다.

-보통 서쪽에서 동쪽에서 흐르는 약 상공 10km에서의 매우 빠른 바람을 얘기하는데요.

그림을 보면서 먼저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북극의 빙하 모습인데요.

점점 더 녹고 있는 모습이죠.

북극은 온난화가 진행될 때 더 빨리 녹아서 올해 같은 경우에는 관측 사상 최소가 될 만큼 면적이 줄었습니다.

북극 얼음이 줄어들면 바다가 드러난 곳에서는 열기가 뿜어져나오는데요.

그 열기가 북극을 더 따뜻하게 만들고 그것이 이번 한파의 원인이 되는데요.

여기서 제트기류랑 연결해서 설명을 드린다면 제트기류라는 바람은 북극과 열대지방의 온도차가 클수록 생기는 바람입니다.

열대는 뜨겁고 북극은 차갑지 않습니까?온도차가 클 때 생기는 바람인데 지금 붉게 보이시는 그림이 제트기류입니다.

그런데 북극이 따뜻해지면 이 바람이 약해지고 출렁출렁 남쪽으로 내려옵니다.

지금 보시면 많이 구불구불해졌죠.

구불구불해진 틈을 따라서 북극의 차가운 공기가 밀려내려오게 되는 겁니다.

이른바 북극한파라고 하는 건데요.

이번 한파의 원인은 이 북극한파로 설명되고 있습니다.

-그러면 이게 북극한파 때문에 그렇다면 이게 비단 우리나라만 이렇게 추운 건 아니지 않겠습니까?

-좀 전에 그림에서 보셨다시피 내려오는 곳이 있고 올라가는 곳이 있습니다.

크게 세 갈래로 내려오게 되는데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지역 그리고 이번에 또 큰 한파가 몰아닥친 북미 그리고 북유럽 쪽으로 세 갈래로 이 한기가 밀려내려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에 주말 같은 경우에는 북미의 뉴욕이나 워싱턴 같은 경우에는 거의 100cm에 가까운 폭설이 쏟아졌고요.

중국에서는 패왕한파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기록적인 한파가 기승을 부렸습니다.

-그럼 이번에 이상기온은 지구온난화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 추위 내일 풀려…한파 또 올 가능성? ▼

앞으로도 그럼 이런 극단적인 기후는 계속될까요.

-지금 기온을 단적으로 설명드리면 어제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8도였습니다.

한여름에는 한 35도까지 올라가지 않습니까? 그럼 얼핏 계산해도 50도가 넘게 벌어지는데 이 기온차가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지금 그림 보면서 잠시 설명드리면 1990년대까지만 해도 이 온도차가 한 47.2도였습니다.

그런데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3도 정도 더 커졌어요.

이 원인이 겨울에는 더 추워지고 여름에는 더 따뜻해지고 그런 현상인데.

춘천 같은 내륙지역은 그 차이가 더 벌어져서 5도 이상 그 차이가 커졌습니다.

그러니까 온난화 때문에 전반적으로 더워지는 상황에서 여름의 온도는 높아지는데 겨울에는 이렇게 북극한파가 밀려올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겨울에는 추워지다 보니까 온도차가 커진 겁니다.

-이런 온도차에 대비할 수 있는 그런 것들을 많이씩 고려를 해야 되겠네요.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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