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두증 피해 현장…임신 공포 확산

입력 2016.02.01 (06:10) 수정 2016.02.0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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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해 지카 바이러스 감염이 처음 발견된 곳이 브라질 북동부입니다.

지카 바이러스 진앙지인 이 지역에서는 지금도 소두증 신생아들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모기에 대한 공포 속에 하루하루 살아가는 현장을 국내 언론 가운데 처음으로 박영관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브라질 북동부 페르낭부쿠 주, 주도 헤시피의 공립병원에는 신생아를 안고 찾아온 부모들이 초조하게 진료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눈에 보기에도 머리가 작은 소두증을 안고 태어난 아이들, 안쓰러운 마음에 어머니는 아이에게 입을 맞춥니다.

<인터뷰> 호즐레니(소두증 자녀 출산) : "(임신 중에는) 전혀 모르다가 아기가 태어난 뒤 의사가 소두증이라고 말해줬어요."

생후 100일 된 아니카도 소두증 판정을 받았습니다.

아니카의 뇌 CT 사진을 보면 뇌 가운데가 검게 나타납니다.

뇌가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 부분입니다.

<녹취> 호샤(의사) : "지카 바이러스 감염이 계속 늘고 있는데, 모기 수를 획기적으로 줄이지 못하고 있어요."

아니카가 태어난 마을을 찾아갔습니다.

비포장 길 곳곳에는 모기들이 서식할 수 있는 물웅덩이와 도랑이 있습니다.

<인터뷰> 조세(마을 주민) : "지난해 초에 (방역작업) 한 뒤 아무도 오지 않아요.모기는 정말 많아요."

아니카의 아버지는 부인이 임신 중에 모기에 물렸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다니엉(아니카 아버지) : "(아내가) 임신 5개월째에 몸에 반점이 생겼는데, 그 당시에 아무런 검사도 받지 않고 넘어갔어요."

잘 먹지도 않고, 유난히 많이 우는 아니카를 보며 부부는 막막한 심정입니다.

<인터뷰> 미카엘라(아니카 어머니) : "딸이 좀 더 나아지면 좋겠어요. 딸을 위해어떻게든 도울 방법을 찾고 있어요."

브라질 전체 소두증 의심 신고의 33%가 페르낭부쿠 주에 집중되면서, 임신은 공포로 변했습니다.

<인터뷰> 테레사(결혼 예정 여성) : "(소두증) 아이를 낳으면 제 인생이 바뀌 잖아요. 당분간 임신 계획이 없고, 친구들 도 다 같은 생각이에요."

보건당국은 주민들에게 집안을 소독하고, 물이 고이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당부하는 게 고작입니다.

브라질은 현재 무더운 여름인 데다 우기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지카 바이러스를 옮기는 이집트 숲 모기가 더 극성을 부릴 것이라는 전망이 주민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페르낭부쿠에서 KBS 뉴스 박영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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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두증 피해 현장…임신 공포 확산
    • 입력 2016-02-01 06:14:12
    • 수정2016-02-01 10:20:51
    뉴스광장 1부
<앵커 멘트> 지난해 지카 바이러스 감염이 처음 발견된 곳이 브라질 북동부입니다. 지카 바이러스 진앙지인 이 지역에서는 지금도 소두증 신생아들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모기에 대한 공포 속에 하루하루 살아가는 현장을 국내 언론 가운데 처음으로 박영관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브라질 북동부 페르낭부쿠 주, 주도 헤시피의 공립병원에는 신생아를 안고 찾아온 부모들이 초조하게 진료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눈에 보기에도 머리가 작은 소두증을 안고 태어난 아이들, 안쓰러운 마음에 어머니는 아이에게 입을 맞춥니다. <인터뷰> 호즐레니(소두증 자녀 출산) : "(임신 중에는) 전혀 모르다가 아기가 태어난 뒤 의사가 소두증이라고 말해줬어요." 생후 100일 된 아니카도 소두증 판정을 받았습니다. 아니카의 뇌 CT 사진을 보면 뇌 가운데가 검게 나타납니다. 뇌가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 부분입니다. <녹취> 호샤(의사) : "지카 바이러스 감염이 계속 늘고 있는데, 모기 수를 획기적으로 줄이지 못하고 있어요." 아니카가 태어난 마을을 찾아갔습니다. 비포장 길 곳곳에는 모기들이 서식할 수 있는 물웅덩이와 도랑이 있습니다. <인터뷰> 조세(마을 주민) : "지난해 초에 (방역작업) 한 뒤 아무도 오지 않아요.모기는 정말 많아요." 아니카의 아버지는 부인이 임신 중에 모기에 물렸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다니엉(아니카 아버지) : "(아내가) 임신 5개월째에 몸에 반점이 생겼는데, 그 당시에 아무런 검사도 받지 않고 넘어갔어요." 잘 먹지도 않고, 유난히 많이 우는 아니카를 보며 부부는 막막한 심정입니다. <인터뷰> 미카엘라(아니카 어머니) : "딸이 좀 더 나아지면 좋겠어요. 딸을 위해어떻게든 도울 방법을 찾고 있어요." 브라질 전체 소두증 의심 신고의 33%가 페르낭부쿠 주에 집중되면서, 임신은 공포로 변했습니다. <인터뷰> 테레사(결혼 예정 여성) : "(소두증) 아이를 낳으면 제 인생이 바뀌 잖아요. 당분간 임신 계획이 없고, 친구들 도 다 같은 생각이에요." 보건당국은 주민들에게 집안을 소독하고, 물이 고이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당부하는 게 고작입니다. 브라질은 현재 무더운 여름인 데다 우기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지카 바이러스를 옮기는 이집트 숲 모기가 더 극성을 부릴 것이라는 전망이 주민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페르낭부쿠에서 KBS 뉴스 박영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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