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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실버타운’이라더니…보증금 ‘먹튀’ 피소
입력 2016.02.01 (06:40) 수정 2016.02.01 (08:10) 뉴스광장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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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고령화로 노인복지시설을 찾는 분들이 늘고 있는데,

증가한 수요 만큼이나 거액의 보증금을 떼이는 등 피해 사례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오늘 취재후에선 꿈의 실버타운이라고 광고한 뒤 노인들의 노후자금을 가로챈 한 유명 실버타운의 문제점을 파헤쳐보겠습니다.

이 사건을 취재한 안다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질문>
먼저 '꿈의 실버타운'이라고 홍보됐던 곳인데 실제로 가보니까 어떻던가요?

<답변>
일반적으로 실버타운이라고 하면 노인 주거단지, 그러니까 노인복지주택을 말하는데요.

이곳의 경우엔 병원과 요양원, 노인복지주택이 한꺼번에 다 들어가있는, 국내에서 처음 시도한 형태의 실버타운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선 요양원은 시설 면에서 상대적으로 넓은 공간 면적과 함께 휴게실, 재활훈련시설 등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또 환자 2명당 한 명꼴로 요양사가 배치되는 등 차별화를 시도했습니다.

이러다보니 한 달 입소 비용이 다른 시설보다 2.5배 정도 높은 280만 원 정도 됐고요.

처음 입소할 때는 보증금 4천만 원도 내야 했습니다.

<질문>
4천만 원이라면 매우 큰 부담인데요. 요양원이 원래 보증금을 받나요?

<답변>
대부분의 요양원은 정부에 요양급여를 신청해서 받죠.

그런데 이 시설은 최고급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면서 요양급여를 받지 않고, 보증금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문제가 된 겁니다.

2014년 말부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들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확인된 게 80여 명, 전체 금액이 40억 원에 이릅니다.

한 달만에 보증금 4천만 원을 떼인 사람도 있고요.

1억5천만 원 날린 사람, 또 최대 3억 원 날린 경우도 있었습니다.

요양원 측에서 "은행 금리가 낮으니까 보증금을 많이 내면 입소비를 깎아주겠다"고 해서 보증금을 올려받고는 나몰라라, 이른바 '먹튀'를 한 거죠.

현재 일부 피해자들이 시설 대표를 고소해서 경찰이 사기 혐의로 수사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질문>
요양원 재정 상황이 안 좋다는 걸 입소자들은 전혀 몰랐나봐요?

<답변>
한 피해자가 입소한 시점이 지난해 7월 말이거든요

이 요양원 건물이 법원 경매 절차에 들어간 지 사나흘쯤 뒤였지만 전혀 그런 상황을 알지 못했습니다.

사실 이 시설은 이미 2-3년 전부터 고액 세금 체납자 명단에 올라서 압류당한 상태였고, 직원 임금까지 체불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이런 사정을 숨기고 입소자들을 계속 모집했는데요.

법인 통장이 압류되니까 직원 개인 통장으로 보증금을 입금받기도 했습니다.

한 피해자의 이야기 들어보시죠.

<인터뷰> 김 모 씨(요양원 피해자) : "누가 그 시설의 등기부등본을 떼보며 누가 그렇게 하겠습니까. 꿈에도 몰랐죠. 이런 규모의 시설이 이렇게 곪아있었을 줄은 아무도 몰랐죠."

<질문>
그럼 어쩌다 재정 상황이 이렇게 안 좋아진 겁니까?

<답변>
무리한 사업 확장이 발단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같은 단지 내 노인복지주택을 2009년에 분양했는데, 경기 불황으로 미분양되면서 자금난에 시달렸고, 그 여파로 입소자들의 보증금을 썼다는 게 실버타운 대표의 변명입니다.

이 보증금은 입소자가 퇴소하면 바로 돌려줘야하고, 그 보호 장치로 보증보험에 반드시 가입해야한다고 법에 명시돼 있거든요.

그런데 이것도 안 지킨 거죠.

사정은 노인복지주택도 마찬가진데요.

호텔급 시설에 실버타운 내 병원이랑 연계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렇게 광고해서 당시 인근 시세보다 2배 이상 비싸게 분양하거나 전세금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경영난을 이유로 시설 운영이 모두 중단됐고요.

전세금을 못받거나 심지어 살던 집이 공매 처분돼 쫓겨나는 등 40여 명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한 70대 입주자의 이야기 들어보시죠.

<인터뷰> 권 모 씨(노인복지주택 피해자) : "의료진이 긴급출동한다고 돼 있었는데 안오니까 119를 부르고. 하루하루 사는 게 지옥같아요 지금은. 정 떨어져가지고 아주 살기가 싫어요. 왜냐하면 매일 스트레스가 쌓여가지고."

<질문>
꿈의 실버타운이 아니라 악몽이 됐네요.

이렇게 되도록 행정당국은 뭐하고 있었던 겁니까?

<답변>
여기는 요양급여를 안받는 시설이니까 정부가 관리하진 않고, 시설 승인을 내준 지자체의 관리, 감독만 받거든요.

그런데 해당 지자체에서는 지난해 5월쯤에 관련 민원이 제기되니까 뒤늦게 보증금 보험 가입을 지시했습니다.

시설이 운영된 후 5-6년 동안 제대로 된 점검도, 별다른 행정조치도 하지 않았던 겁니다.

행정당국의 관리 소홀로 피해가 확대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또 이 시설 부지가 '보존녹지'여서 일반 건물은 못 짓는 값싼 땅이에요.

그런데 노인복지시설 짓는다고 하니까 예외적으로 허용을 해준 건데, 주변 부동산 가서 매입 당시 시세를 물어보니까 평당 40-50만 원이었다고 해요.

이 곳에 노인복지주택을 지어서 평당 2200만 원에 분양을 했으니 차익이 어마어마하죠.

이런 특혜를 주고 감시조차 제대로 안했던 겁니다.

<질문>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앞으로 이런 시설 이용자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을 텐데 어떤 점을 조심해야 할까요?

<답변>
우선 입소 희망하시는 분들은 겉으로 보이는 시설이나 화려한 광고에 현혹되지 마시고요.

좀 번거롭더라도 재정 상황이 탄탄하지, 또 보증금을 요구하는 곳이면 보증보험 들었는지 꼼꼼히 확인하셔야겠습니다.

또 자치단체들은 설립 요건 갖췄다고 시설 승인 해주고, 나몰라라 할 게 아니라 회계 장부나, 운영 상황을 면밀히 감시해야 할 거고요.

마지막으로 이처럼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시설들이 늘어나는 만큼 관련 법령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습니다.
  • ‘꿈의 실버타운’이라더니…보증금 ‘먹튀’ 피소
    • 입력 2016-02-01 06:45:37
    • 수정2016-02-01 08:10:21
    뉴스광장 1부
<앵커 멘트>

고령화로 노인복지시설을 찾는 분들이 늘고 있는데,

증가한 수요 만큼이나 거액의 보증금을 떼이는 등 피해 사례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오늘 취재후에선 꿈의 실버타운이라고 광고한 뒤 노인들의 노후자금을 가로챈 한 유명 실버타운의 문제점을 파헤쳐보겠습니다.

이 사건을 취재한 안다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질문>
먼저 '꿈의 실버타운'이라고 홍보됐던 곳인데 실제로 가보니까 어떻던가요?

<답변>
일반적으로 실버타운이라고 하면 노인 주거단지, 그러니까 노인복지주택을 말하는데요.

이곳의 경우엔 병원과 요양원, 노인복지주택이 한꺼번에 다 들어가있는, 국내에서 처음 시도한 형태의 실버타운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선 요양원은 시설 면에서 상대적으로 넓은 공간 면적과 함께 휴게실, 재활훈련시설 등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또 환자 2명당 한 명꼴로 요양사가 배치되는 등 차별화를 시도했습니다.

이러다보니 한 달 입소 비용이 다른 시설보다 2.5배 정도 높은 280만 원 정도 됐고요.

처음 입소할 때는 보증금 4천만 원도 내야 했습니다.

<질문>
4천만 원이라면 매우 큰 부담인데요. 요양원이 원래 보증금을 받나요?

<답변>
대부분의 요양원은 정부에 요양급여를 신청해서 받죠.

그런데 이 시설은 최고급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면서 요양급여를 받지 않고, 보증금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문제가 된 겁니다.

2014년 말부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들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확인된 게 80여 명, 전체 금액이 40억 원에 이릅니다.

한 달만에 보증금 4천만 원을 떼인 사람도 있고요.

1억5천만 원 날린 사람, 또 최대 3억 원 날린 경우도 있었습니다.

요양원 측에서 "은행 금리가 낮으니까 보증금을 많이 내면 입소비를 깎아주겠다"고 해서 보증금을 올려받고는 나몰라라, 이른바 '먹튀'를 한 거죠.

현재 일부 피해자들이 시설 대표를 고소해서 경찰이 사기 혐의로 수사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질문>
요양원 재정 상황이 안 좋다는 걸 입소자들은 전혀 몰랐나봐요?

<답변>
한 피해자가 입소한 시점이 지난해 7월 말이거든요

이 요양원 건물이 법원 경매 절차에 들어간 지 사나흘쯤 뒤였지만 전혀 그런 상황을 알지 못했습니다.

사실 이 시설은 이미 2-3년 전부터 고액 세금 체납자 명단에 올라서 압류당한 상태였고, 직원 임금까지 체불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이런 사정을 숨기고 입소자들을 계속 모집했는데요.

법인 통장이 압류되니까 직원 개인 통장으로 보증금을 입금받기도 했습니다.

한 피해자의 이야기 들어보시죠.

<인터뷰> 김 모 씨(요양원 피해자) : "누가 그 시설의 등기부등본을 떼보며 누가 그렇게 하겠습니까. 꿈에도 몰랐죠. 이런 규모의 시설이 이렇게 곪아있었을 줄은 아무도 몰랐죠."

<질문>
그럼 어쩌다 재정 상황이 이렇게 안 좋아진 겁니까?

<답변>
무리한 사업 확장이 발단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같은 단지 내 노인복지주택을 2009년에 분양했는데, 경기 불황으로 미분양되면서 자금난에 시달렸고, 그 여파로 입소자들의 보증금을 썼다는 게 실버타운 대표의 변명입니다.

이 보증금은 입소자가 퇴소하면 바로 돌려줘야하고, 그 보호 장치로 보증보험에 반드시 가입해야한다고 법에 명시돼 있거든요.

그런데 이것도 안 지킨 거죠.

사정은 노인복지주택도 마찬가진데요.

호텔급 시설에 실버타운 내 병원이랑 연계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렇게 광고해서 당시 인근 시세보다 2배 이상 비싸게 분양하거나 전세금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경영난을 이유로 시설 운영이 모두 중단됐고요.

전세금을 못받거나 심지어 살던 집이 공매 처분돼 쫓겨나는 등 40여 명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한 70대 입주자의 이야기 들어보시죠.

<인터뷰> 권 모 씨(노인복지주택 피해자) : "의료진이 긴급출동한다고 돼 있었는데 안오니까 119를 부르고. 하루하루 사는 게 지옥같아요 지금은. 정 떨어져가지고 아주 살기가 싫어요. 왜냐하면 매일 스트레스가 쌓여가지고."

<질문>
꿈의 실버타운이 아니라 악몽이 됐네요.

이렇게 되도록 행정당국은 뭐하고 있었던 겁니까?

<답변>
여기는 요양급여를 안받는 시설이니까 정부가 관리하진 않고, 시설 승인을 내준 지자체의 관리, 감독만 받거든요.

그런데 해당 지자체에서는 지난해 5월쯤에 관련 민원이 제기되니까 뒤늦게 보증금 보험 가입을 지시했습니다.

시설이 운영된 후 5-6년 동안 제대로 된 점검도, 별다른 행정조치도 하지 않았던 겁니다.

행정당국의 관리 소홀로 피해가 확대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또 이 시설 부지가 '보존녹지'여서 일반 건물은 못 짓는 값싼 땅이에요.

그런데 노인복지시설 짓는다고 하니까 예외적으로 허용을 해준 건데, 주변 부동산 가서 매입 당시 시세를 물어보니까 평당 40-50만 원이었다고 해요.

이 곳에 노인복지주택을 지어서 평당 2200만 원에 분양을 했으니 차익이 어마어마하죠.

이런 특혜를 주고 감시조차 제대로 안했던 겁니다.

<질문>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앞으로 이런 시설 이용자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을 텐데 어떤 점을 조심해야 할까요?

<답변>
우선 입소 희망하시는 분들은 겉으로 보이는 시설이나 화려한 광고에 현혹되지 마시고요.

좀 번거롭더라도 재정 상황이 탄탄하지, 또 보증금을 요구하는 곳이면 보증보험 들었는지 꼼꼼히 확인하셔야겠습니다.

또 자치단체들은 설립 요건 갖췄다고 시설 승인 해주고, 나몰라라 할 게 아니라 회계 장부나, 운영 상황을 면밀히 감시해야 할 거고요.

마지막으로 이처럼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시설들이 늘어나는 만큼 관련 법령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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