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24 이슈] 산유국 “아~ 옛날이여”

입력 2016.02.04 (18:10) 수정 2016.02.04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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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100달러대였던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30달러대 초반으로 떨어지자 오일머니로 호황을 누리던 산유국들이 그야말로 벼랑끝에 몰렸습니다.

산유국 국민들의 삶이 나날이 팍팍해지고 있는데요.

국제부 조지현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질문>
러시아가 국영기업을 민영화한다고요?

<답변>
네, 러시아는 세계 2위의 석유수출국인데요.

유가가 떨어지면서 악화된 재정적자를 감당하기 어려워 진 겁니다.

러시아 정부는 2014년까지 예산의 절반 이상을 석유와 가스 수출에 의존해왔는데요.

하지만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지난해는 그 비중이 43%로 줄었고 재정적자가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민영화 대상은 항공사 아에로플로트와 다이아몬드 광산회사 알로사, 석유회사 로스네프티와 바스네프티, 러시아철도공사(RZD),VTB은행, 러시아 최대의 조선사인 소프콤플로트 등입니다.

돈이 될 만한 굵직한 기업들을 팔아서 재정적자를 만회해보겠다는 겁니다.

세계 최대 석유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도 정부가 100% 지분을 보유한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지분매각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아람코는 전 세계 원유량의 15%를 보유한 세계 최대 석유회사인데요.

재정적자가 GDP의 20%까지 늘어나면서 사우디도 항공사와 공립병원 등 거의 전 분야에 걸쳐 민영화를 시행할 예정입니다.

베네수엘라와 아제르바이잔, 나이지리아 등 남미와 아프리카의 산유국도 국유 에너지기업 등 자산을 매각할 계획입니다.

<질문>
그야말로 돈되는 건 일단 내다 팔겠다 뭐 이런걸로 보이는데요. 산유국 국민들도 힘들겠어요?

<답변>
네, 유가가 떨어지면서 국가의 재정상황이 악화되고 그러면서 돈 가치가 떨어지니까 물가는 올라가고요.

일부 산유국들은 국민들에 대한 지원도 줄이면서 이래저래 삶이 팍팍해지고 있습니다.

러시아 맥도날드에는 소고기 대신 돼지고기를 넣은 햄버거가 등장했습니다.

소고기를 넣은 빅맥은 122루블인데 돼지고기버거는 105루블로 훨씬 저렴합니다.

경제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싼 가격에 한끼를 때우려는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맥도날드 매출은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는 줄었는데 러시아에서는 오히려 10% 가까이 늘었습니다.

루블화가 사상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지난해 실질임금은 9.2%줄었고요.

러시아 전체 인구의 39%는 음식과 옷 살 돈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베네수엘라의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치솟는 물가를 아예 집계조차 안할 정도인데요.

고정환율제를 택하고 있지만 암시장에서는 환율이 지난해만 80%넘게 올라서 1달러에 천볼리바르를 넘어섰습니다.

<질문>
막강한 오일머니를 자랑했던 중동 산유국들은 어떤가요?

<답변>
부유한 중동 산유국 국민들의 삶도 팍팍해지긴 마찬가집니다.

바레인과 오만, UAE, 사우디 등 산유국의 휘발유 가격은 저유가에도 불구하고 최근 오히려 많게는 30% 넘게 올랐습니다.

재정 적자때문에 산유국들이 석유에 적용하던 보조금을 삭감하거나 폐지했기 때문입니다.

중동산유국들은 연료 외에도 상하수도나 고기, 빵에도 보조금을 지급했었는데요.

이것도 대폭 삭감했습니다.

중동 산유국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무세금' 정책도 막을 내릴 것으로 보입니다.

걸프지역 6개 산유국 모임인 걸프협력회의는 지난달 부가가치세를 도입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질문>
저유가가 계속 이어지면 이러다가 산유국들이 파산하는 것 아닌가하는 걱정도 되는데요?

<답변>
IMF는 지금의 지출 수준을 유지한다면 사우디와 오만, 바레인 등은 5년 안에 재정이 바닥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거기다가 산유국들의 긴급자금 요청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세계 6위의 석유수출국인 나이지리아는 재정 수입의 70%에 달하던 석유수입이 올해 33%대로 줄었습니다.

자국통화가치도 20%이상 급락하면서 환율 방어에 외환보유고를 쏟아부었는데요.

쌀 등 생필품 수입을 금지하고 비은행권 환전상의 거래도 금지했지만 결국 외한보유고가 바닥을 보이면서 35억달러를 긴급 요청했습니다.

아제르바이잔도 40억 달러의 긴급 자금을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산유국들이 잇따라 국제 금융기관에 자금지원을 요청하면서 산유국들이 줄줄이 디폴트를 선언했던 1980년대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공포까지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이란과 러시아, 베네수엘라 등 산유국 6개 나라가 감산 합의에 나설 것이라고는 하는데요.

감산에 합의하고 저유가에서 탈출할 수 있을지, 전망이 그리 밝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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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24 이슈] 산유국 “아~ 옛날이여”
    • 입력 2016-02-04 18:12:48
    • 수정2016-02-04 19:24:13
    글로벌24
<앵커 멘트>

100달러대였던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30달러대 초반으로 떨어지자 오일머니로 호황을 누리던 산유국들이 그야말로 벼랑끝에 몰렸습니다.

산유국 국민들의 삶이 나날이 팍팍해지고 있는데요.

국제부 조지현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질문>
러시아가 국영기업을 민영화한다고요?

<답변>
네, 러시아는 세계 2위의 석유수출국인데요.

유가가 떨어지면서 악화된 재정적자를 감당하기 어려워 진 겁니다.

러시아 정부는 2014년까지 예산의 절반 이상을 석유와 가스 수출에 의존해왔는데요.

하지만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지난해는 그 비중이 43%로 줄었고 재정적자가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민영화 대상은 항공사 아에로플로트와 다이아몬드 광산회사 알로사, 석유회사 로스네프티와 바스네프티, 러시아철도공사(RZD),VTB은행, 러시아 최대의 조선사인 소프콤플로트 등입니다.

돈이 될 만한 굵직한 기업들을 팔아서 재정적자를 만회해보겠다는 겁니다.

세계 최대 석유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도 정부가 100% 지분을 보유한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지분매각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아람코는 전 세계 원유량의 15%를 보유한 세계 최대 석유회사인데요.

재정적자가 GDP의 20%까지 늘어나면서 사우디도 항공사와 공립병원 등 거의 전 분야에 걸쳐 민영화를 시행할 예정입니다.

베네수엘라와 아제르바이잔, 나이지리아 등 남미와 아프리카의 산유국도 국유 에너지기업 등 자산을 매각할 계획입니다.

<질문>
그야말로 돈되는 건 일단 내다 팔겠다 뭐 이런걸로 보이는데요. 산유국 국민들도 힘들겠어요?

<답변>
네, 유가가 떨어지면서 국가의 재정상황이 악화되고 그러면서 돈 가치가 떨어지니까 물가는 올라가고요.

일부 산유국들은 국민들에 대한 지원도 줄이면서 이래저래 삶이 팍팍해지고 있습니다.

러시아 맥도날드에는 소고기 대신 돼지고기를 넣은 햄버거가 등장했습니다.

소고기를 넣은 빅맥은 122루블인데 돼지고기버거는 105루블로 훨씬 저렴합니다.

경제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싼 가격에 한끼를 때우려는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맥도날드 매출은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는 줄었는데 러시아에서는 오히려 10% 가까이 늘었습니다.

루블화가 사상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지난해 실질임금은 9.2%줄었고요.

러시아 전체 인구의 39%는 음식과 옷 살 돈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베네수엘라의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치솟는 물가를 아예 집계조차 안할 정도인데요.

고정환율제를 택하고 있지만 암시장에서는 환율이 지난해만 80%넘게 올라서 1달러에 천볼리바르를 넘어섰습니다.

<질문>
막강한 오일머니를 자랑했던 중동 산유국들은 어떤가요?

<답변>
부유한 중동 산유국 국민들의 삶도 팍팍해지긴 마찬가집니다.

바레인과 오만, UAE, 사우디 등 산유국의 휘발유 가격은 저유가에도 불구하고 최근 오히려 많게는 30% 넘게 올랐습니다.

재정 적자때문에 산유국들이 석유에 적용하던 보조금을 삭감하거나 폐지했기 때문입니다.

중동산유국들은 연료 외에도 상하수도나 고기, 빵에도 보조금을 지급했었는데요.

이것도 대폭 삭감했습니다.

중동 산유국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무세금' 정책도 막을 내릴 것으로 보입니다.

걸프지역 6개 산유국 모임인 걸프협력회의는 지난달 부가가치세를 도입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질문>
저유가가 계속 이어지면 이러다가 산유국들이 파산하는 것 아닌가하는 걱정도 되는데요?

<답변>
IMF는 지금의 지출 수준을 유지한다면 사우디와 오만, 바레인 등은 5년 안에 재정이 바닥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거기다가 산유국들의 긴급자금 요청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세계 6위의 석유수출국인 나이지리아는 재정 수입의 70%에 달하던 석유수입이 올해 33%대로 줄었습니다.

자국통화가치도 20%이상 급락하면서 환율 방어에 외환보유고를 쏟아부었는데요.

쌀 등 생필품 수입을 금지하고 비은행권 환전상의 거래도 금지했지만 결국 외한보유고가 바닥을 보이면서 35억달러를 긴급 요청했습니다.

아제르바이잔도 40억 달러의 긴급 자금을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산유국들이 잇따라 국제 금융기관에 자금지원을 요청하면서 산유국들이 줄줄이 디폴트를 선언했던 1980년대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공포까지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이란과 러시아, 베네수엘라 등 산유국 6개 나라가 감산 합의에 나설 것이라고는 하는데요.

감산에 합의하고 저유가에서 탈출할 수 있을지, 전망이 그리 밝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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