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리포트] ‘지카’ 공포도 무색…열정의 리우 카니발

입력 2016.02.13 (08:27) 수정 2016.02.13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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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세계적으로 유명한 리우 삼바 카니발 모습입니다.

지난 주말에 시작했는데요.

카니발 기간 리우에만 100만 명 넘는 관광객이 몰렸습니다.

신생아 소두증을 유발하는 지카 바이러스에 대한 불안감도 카니발 열기를 막지 못한 셈인데요.

올해로 리우 삼바 카니발이 100주년이 됐다고 하는데, 카니발이 무엇이길래 지카 바이러스 공포도 잊게 하는 걸까요?

박영관 특파원이 카니발의 열기 속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리포트>

리우데자네이루의 시장이 카니발 왕에게 축제의 문을 여는 커다란 열쇠를 전달합니다.

4박 5일 동안 이어지는 세계적인 축제, 리우 삼바 카니발의 막이 올랐습니다.

<인터뷰> 파이스(리우데자네이루 시장) : "모두에게 즐거운 카니발이 되길 바랍니다. 리우데자네이루를 위하여! 환상적인 도시를 위하여!"

화려한 무대 차량, 정열적인 삼바 춤, 카니발 참가자들은 축제의 열기 속으로 빠져듭니다.

<인터뷰> 모레노(카니발 참가자) : "정말 감동적이고 온몸이 떨립니다. 긴장되지만 정말 행복합니다."

카니발이 열리는 리우 삼보드로모의 길이는 7백m, 양옆에는 7만 명을 수용하는 관중석이 있습니다.

리우 삼바 카니발 하면 화려한 의상을 입은 젊고 아름다운 무용수들이 떠오르지만, 행렬에는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남녀노소 모두 참가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아비가일(75살/카니발 참가자) : "(참가한 지)20년 됐는데 늘 좋아요. 즐겁고 감동적이며 환상적입니다."

삼바 카니발 행렬은 리우 시에 있는 삼바 학교들의 경연대회입니다.

삼바 학교들은 팀을 꾸려 행렬에 참가하는데, 한 팀당 2천 명에서 많게는 5천 명이나 됩니다.

얼핏 보면 무질서해 보이지만, 군대처럼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것도 카니발 참가를 치밀하게 준비해 온 팀이기 때문입니다.

행렬은 '알라'라고 불리는 조직으로 나뉘어 있고, '하잉야'라는 여왕이 이끕니다.

<인터뷰> 베르나데스('그랜드리우'팀 여왕) : "카니발은 재미있게 즐기는 겁니다. 기쁨과 즐거움, 그리고 삼바가 있어요."

팀에 들어가 카니발에 참가하려면 적지 않은 비용이 들지만, 사람들은 돈이 아깝지 않다는 반응을 보입니다.

<인터뷰> 이사도라(카니발 참가자) : "한 사람당 1,200헤알(약 37만 원)씩 냈는데요 훨씬 더 가치가 있어요. 이 행렬에서 저희가 느낀 감동은 말할 수 없을 정도이거든요."

카니발 기간에 리우로 와 경연대회에 참가하는 외국인들도 적지 않습니다.

<인터뷰> 페트라(슬로바키아인 참가자) : "이 의상 비용으로 4백 달러(약 48만 원) 정도 냈어요. 충분히 가치가 있어요."

각 팀은 의상과 삼바 춤, 무대 장치 등을 통해 특정 주제를 표현합니다.

이 때문에 카니발의 화려함 속에는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도 담겨 있습니다.

올해도 '친환경 올림픽'이나 '깨끗한 정치' 등 다양한 주제가 카니발을 통해 표현됐습니다.

<인터뷰> 크리스티안('베이자플로'팀) : "우리는 여러 위기와 문제를 겪고 있는 브라질에 필요한 '정직한 정치'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했습니다."

카니발 주최 측은 각 팀이 자신들의 주제를 얼마나 잘 표현하는지 심사해 순위를 결정합니다.

가장 높은 S리그 12팀과 그 밑에 있는 A리그 14팀이 참가해 S리그 가운데 하위 2팀이 A리그로 강등되고, A리그 상위 2팀이 S리그로 올라가게 됩니다.

<인터뷰> 히카르도(삼바 팀 기술고문) : "팀의 화합과 음악, 깃발 드는 사람과 그를 지키는 수호신, 이 세 가지 요소가 가장 중요합니다."

S리그 12팀은 리우 시로부터 1년 동안 무료로 삼바 학교 건물을 제공받고, 우승팀에게는 10억 원 넘는 상금이 지급됩니다.

올해는 특히 리우 삼바 카니발 1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삼바는 아프라카의 '셈바'에서 유래됐다고 하는데요.

여기에 남미 인디오 문화와 유럽 문화가 융합돼 브라질 삼바가 됐습니다.

리우 시내 삼바 박물관, 마침 이곳에서는 삼바 초기 유명한 작곡가였던 카르톨라 씨 부인의 생일을 기념하는 파티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돼지고기와 콩을 넣고 끓인 전통 음식 '페이조아다'를 먹으며 삼바를 즐기는 브라질 사람들은, 모두 즐거운 표정입니다.

<인터뷰> 실비아(리우 시민) : "제 피에 삼바가 흐릅니다. 삼바는 모든 브라질 사람들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들어요."

삼바의 리듬은 빠른 4분의 2박자입니다.

<인터뷰> 코헤이아(삼바 연주가) : "브라질 고유의 박자가 2/4 박자입니다. 세계 어떤 음악과도 다르죠. 브라질 사람 들은 2/4박자를 탑니다."

한 발을 앞으로 내밀고 뒷발이 앞발 뒤꿈치를 치듯 따라가는 게 삼바 춤의 기본 동작, 이 기본 동작에 맞춰 자유롭게 몸을 흔들며 춤을 춥니다.

카니발 참가자들 모두가 추는 삼바 춤은 이렇게 간결한 원리를 갖고 있으면서도 강렬합니다.

<인터뷰> 페르난다(삼바 무용가) : "삼바를 출 때는 몸 전체를 자유롭게 한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단순히 스텝이나 리듬이 아닌 몸 전체를 써야 합니다."

삼보드로모의 삼바 경연만이 리우 카니발의 전부는 아닙니다.

카니발 기간 동안 리우 도심 5백여 곳에서는 크고 작은 거리 카니발도 열립니다.

갖가지 분장을 하고 춤을 추는 사람들, 삼보드로모의 카니발 행진이 보는 카니발이라면, 거리 카니발은 즐기는 카니발입니다.

<인터뷰> 안토니(독일 관광객) : "리우는 대단한 도시이고 카니발은 환상적 입니다. 수백만 명이 거리로 나오고 좋은 음악과 삼바 춤이 있어요."

삼바 음악 속에 자유를 만끽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노출이 심한 옷차림입니다.

최근 지구촌에 확산되는 지카 바이러스 공포가 카니발을 즐기는 사람들에겐 대수롭지 않은 것처럼 보입니다.

거리카니발 장소에는 마구 버린 쓰레기가 쌓여갑니다.

<인터뷰> 파소스(의사) : "카니발 기간에는 모두가 거리에 쓰레기를 버립니다. 이 쓰레기가 모기가 번식하는 매개체가 되는 겁니다."

브라질 보건 당국은 사람 간 전염 가능성에 대비해 낯선 사람과 키스를 자제하라고 경고까지 했지만, 이곳에서는 카니발을 즐기는 것이 우선입니다.

<인터뷰> 야스민(거리카니발 참가자) : "너무 무서워할 것 없어요. 우리도 걱정은 되지만 어떻게 하겠어요? 카니발에는 즐겨야지요."

올해 리우 카니발 관광객은 100만 명이 넘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또 카니발은 리우를 포함해 브라질 3천여 도시에서 열렸습니다.

전 세계가 지카 바이러스의 급속한 확산을 우려하고 있지만, 카니발의 열기만큼은 잠재우질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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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 리포트] ‘지카’ 공포도 무색…열정의 리우 카니발
    • 입력 2016-02-13 08:35:35
    • 수정2016-02-13 09:18:07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세계적으로 유명한 리우 삼바 카니발 모습입니다.

지난 주말에 시작했는데요.

카니발 기간 리우에만 100만 명 넘는 관광객이 몰렸습니다.

신생아 소두증을 유발하는 지카 바이러스에 대한 불안감도 카니발 열기를 막지 못한 셈인데요.

올해로 리우 삼바 카니발이 100주년이 됐다고 하는데, 카니발이 무엇이길래 지카 바이러스 공포도 잊게 하는 걸까요?

박영관 특파원이 카니발의 열기 속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리포트>

리우데자네이루의 시장이 카니발 왕에게 축제의 문을 여는 커다란 열쇠를 전달합니다.

4박 5일 동안 이어지는 세계적인 축제, 리우 삼바 카니발의 막이 올랐습니다.

<인터뷰> 파이스(리우데자네이루 시장) : "모두에게 즐거운 카니발이 되길 바랍니다. 리우데자네이루를 위하여! 환상적인 도시를 위하여!"

화려한 무대 차량, 정열적인 삼바 춤, 카니발 참가자들은 축제의 열기 속으로 빠져듭니다.

<인터뷰> 모레노(카니발 참가자) : "정말 감동적이고 온몸이 떨립니다. 긴장되지만 정말 행복합니다."

카니발이 열리는 리우 삼보드로모의 길이는 7백m, 양옆에는 7만 명을 수용하는 관중석이 있습니다.

리우 삼바 카니발 하면 화려한 의상을 입은 젊고 아름다운 무용수들이 떠오르지만, 행렬에는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남녀노소 모두 참가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아비가일(75살/카니발 참가자) : "(참가한 지)20년 됐는데 늘 좋아요. 즐겁고 감동적이며 환상적입니다."

삼바 카니발 행렬은 리우 시에 있는 삼바 학교들의 경연대회입니다.

삼바 학교들은 팀을 꾸려 행렬에 참가하는데, 한 팀당 2천 명에서 많게는 5천 명이나 됩니다.

얼핏 보면 무질서해 보이지만, 군대처럼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것도 카니발 참가를 치밀하게 준비해 온 팀이기 때문입니다.

행렬은 '알라'라고 불리는 조직으로 나뉘어 있고, '하잉야'라는 여왕이 이끕니다.

<인터뷰> 베르나데스('그랜드리우'팀 여왕) : "카니발은 재미있게 즐기는 겁니다. 기쁨과 즐거움, 그리고 삼바가 있어요."

팀에 들어가 카니발에 참가하려면 적지 않은 비용이 들지만, 사람들은 돈이 아깝지 않다는 반응을 보입니다.

<인터뷰> 이사도라(카니발 참가자) : "한 사람당 1,200헤알(약 37만 원)씩 냈는데요 훨씬 더 가치가 있어요. 이 행렬에서 저희가 느낀 감동은 말할 수 없을 정도이거든요."

카니발 기간에 리우로 와 경연대회에 참가하는 외국인들도 적지 않습니다.

<인터뷰> 페트라(슬로바키아인 참가자) : "이 의상 비용으로 4백 달러(약 48만 원) 정도 냈어요. 충분히 가치가 있어요."

각 팀은 의상과 삼바 춤, 무대 장치 등을 통해 특정 주제를 표현합니다.

이 때문에 카니발의 화려함 속에는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도 담겨 있습니다.

올해도 '친환경 올림픽'이나 '깨끗한 정치' 등 다양한 주제가 카니발을 통해 표현됐습니다.

<인터뷰> 크리스티안('베이자플로'팀) : "우리는 여러 위기와 문제를 겪고 있는 브라질에 필요한 '정직한 정치'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했습니다."

카니발 주최 측은 각 팀이 자신들의 주제를 얼마나 잘 표현하는지 심사해 순위를 결정합니다.

가장 높은 S리그 12팀과 그 밑에 있는 A리그 14팀이 참가해 S리그 가운데 하위 2팀이 A리그로 강등되고, A리그 상위 2팀이 S리그로 올라가게 됩니다.

<인터뷰> 히카르도(삼바 팀 기술고문) : "팀의 화합과 음악, 깃발 드는 사람과 그를 지키는 수호신, 이 세 가지 요소가 가장 중요합니다."

S리그 12팀은 리우 시로부터 1년 동안 무료로 삼바 학교 건물을 제공받고, 우승팀에게는 10억 원 넘는 상금이 지급됩니다.

올해는 특히 리우 삼바 카니발 1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삼바는 아프라카의 '셈바'에서 유래됐다고 하는데요.

여기에 남미 인디오 문화와 유럽 문화가 융합돼 브라질 삼바가 됐습니다.

리우 시내 삼바 박물관, 마침 이곳에서는 삼바 초기 유명한 작곡가였던 카르톨라 씨 부인의 생일을 기념하는 파티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돼지고기와 콩을 넣고 끓인 전통 음식 '페이조아다'를 먹으며 삼바를 즐기는 브라질 사람들은, 모두 즐거운 표정입니다.

<인터뷰> 실비아(리우 시민) : "제 피에 삼바가 흐릅니다. 삼바는 모든 브라질 사람들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들어요."

삼바의 리듬은 빠른 4분의 2박자입니다.

<인터뷰> 코헤이아(삼바 연주가) : "브라질 고유의 박자가 2/4 박자입니다. 세계 어떤 음악과도 다르죠. 브라질 사람 들은 2/4박자를 탑니다."

한 발을 앞으로 내밀고 뒷발이 앞발 뒤꿈치를 치듯 따라가는 게 삼바 춤의 기본 동작, 이 기본 동작에 맞춰 자유롭게 몸을 흔들며 춤을 춥니다.

카니발 참가자들 모두가 추는 삼바 춤은 이렇게 간결한 원리를 갖고 있으면서도 강렬합니다.

<인터뷰> 페르난다(삼바 무용가) : "삼바를 출 때는 몸 전체를 자유롭게 한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단순히 스텝이나 리듬이 아닌 몸 전체를 써야 합니다."

삼보드로모의 삼바 경연만이 리우 카니발의 전부는 아닙니다.

카니발 기간 동안 리우 도심 5백여 곳에서는 크고 작은 거리 카니발도 열립니다.

갖가지 분장을 하고 춤을 추는 사람들, 삼보드로모의 카니발 행진이 보는 카니발이라면, 거리 카니발은 즐기는 카니발입니다.

<인터뷰> 안토니(독일 관광객) : "리우는 대단한 도시이고 카니발은 환상적 입니다. 수백만 명이 거리로 나오고 좋은 음악과 삼바 춤이 있어요."

삼바 음악 속에 자유를 만끽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노출이 심한 옷차림입니다.

최근 지구촌에 확산되는 지카 바이러스 공포가 카니발을 즐기는 사람들에겐 대수롭지 않은 것처럼 보입니다.

거리카니발 장소에는 마구 버린 쓰레기가 쌓여갑니다.

<인터뷰> 파소스(의사) : "카니발 기간에는 모두가 거리에 쓰레기를 버립니다. 이 쓰레기가 모기가 번식하는 매개체가 되는 겁니다."

브라질 보건 당국은 사람 간 전염 가능성에 대비해 낯선 사람과 키스를 자제하라고 경고까지 했지만, 이곳에서는 카니발을 즐기는 것이 우선입니다.

<인터뷰> 야스민(거리카니발 참가자) : "너무 무서워할 것 없어요. 우리도 걱정은 되지만 어떻게 하겠어요? 카니발에는 즐겨야지요."

올해 리우 카니발 관광객은 100만 명이 넘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또 카니발은 리우를 포함해 브라질 3천여 도시에서 열렸습니다.

전 세계가 지카 바이러스의 급속한 확산을 우려하고 있지만, 카니발의 열기만큼은 잠재우질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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