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언론, 허와 실

입력 2016.02.14 (17:23) 수정 2016.02.14 (17:4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최근 언론과 언론인들을 소재로 만든 영화들입니다.

꽤 화제가 됐던 흥행작들도 많았는데, 주변에선 기자들이 실제로 저런가, 이런 질문도 종종 하곤 합니다.

영화 속에 그려진 언론계의 모습, 과연 어디까지가 실제고 어디서부터는 영화적 허구와 상상력이 더해진 걸까요?

영화를 연출한 감독과 시나리오의 원작자, 그리고 현장 기자를 만나서 직접 물어봤습니다.

류란 기자입니다.

<리포트>

<녹취> 영화 ‘내부자들’ 중 : “모히또 가서 몰디브나 한 잔 할라니까”

언론계와 법조계, 정계의 검은 연결 고리를 설정해 만든 영화 <내부자들>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으로는 한국영화 사상 처음으로 9백만 명이 넘는 관객을 끌어들였습니다.

이 영화의 핵심 인물인 신문사 논설주간 이강희는 정치계 거물, 또 대기업 회장과 깊은 사적 관계를 맺고 사익을 공익으로 포장하는 논설로 여론을 주무릅니다.

<녹취> 영화 ‘내부자들’ 중 : "이러니 사회 기강이 바로 서겠나. 신문은 사회 공기입니다. 팩트에 집중하세요."

<녹취> 영화 ‘내부자들’ 중 : "참 좋은 일이다. 언론사하고 기업이 마케팅 파트너십을 맺는다는 거.“

감독은, 언론이 제 역할을 다하지 않았을 때 벌어지는 상황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우민호(영화 '내부자들' 감독) : "언론의 역할이 그런 국민들을 대신해가지고, 어떻게 해결되고 있는지, 그리고 그 과정은 올바른 건지, 아니면 뭔가 좀 모순 된 게 있는지. 그게 언론의 역할이지 않느냐라는 생각이 드는 거죠."

그리고 50분이 추가된 감독판을 공개하면서 관객들에게도 묻고 싶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우민호(영화 ‘내부자들’ 감독) : "언론이, 저 언론 이강희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당신들을.그러면 이강희가 원하는 대로 또 따라갈 거냐 아니면 언론을 조금 더 감시하고, 어떤 해석력을 가지고 뒤져볼 거냐."

그렇다면 영화와 현실은 어떻게 다를까? .

<녹취> 영화 ‘내부자들’이 언론에 묻는 것(중앙일보 12.23.) : "이쯤되면 현실 속 논설주간의 실상을 공개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나는 매일 스무 명 안팎의 논설위원들과 회의를 한다. 모든 것은 투명하게, 민주적으로 결정된다.이렇게 일상적 최선을 다하면 대중의 비판으로부터 면책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언론이 살아 있는 권력과 자본을 목숨 걸고 감시하고 있느냐고 누군가가 묻는다면 나는 즉답을 주저할 것이다."

실제로 기사나 편집 방향은 영화처럼 소수가 밀실에서 정하는 게 아니라 각 부서장들이 공식 회의실에서 편집회의를 통해 정합니다.

엉뚱하지만 당찬 연예부 수습기자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 <열정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수습을 거쳐 정식 기자가 되기까지 멀고 험한 이 시대 청춘들의 고달픈 현실이 출발선입니다.

<녹취> 영화 ‘열정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중 : “(정재영 부장)수습은 기본급 90에 월차 수당 휴가 없고, 상여금 당연히 없고. (박보영 수습) 저, 근데요. 쉬는 날이 아예 없는 거예요?“ “(부장) 첫날부터 빠져가지고. 열정만 있으면 못 할 게 뭐가 있어?”

영화 속 수습기자는 매일 부장에게 닦달당하고,

<녹취> 영화 ‘열정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중 : “(지금 유키스 현재 상황이 어떻습니까?” “(박보영 전화보고)지금 케빈이요 늑골 골절과...” “(정재영-데스크) 몇 번째 갈비뼌데? ”(박보영) 아.... “ “(정재영-데스크) 몇 장이나 찍었냐고, 엑스레이를...

선배에게는 무시당하기 일쑵니다.

<녹취> 영화 ‘열정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중 : “넌 지금 아는 게 하나도 없어. 지금은 네 생각 네 느낌 그런 거 한 개도 필요 없어. 그 표정!”

그렇다면 현실은 어떨까?

영화가 그려내는 한 일간지의 특수한 경우를 전체 언론사의 모습으로 일반화하기는 무리가 있습니다.

다만 수습기자들에게 사실 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도록 혹독한 훈련을 시키고 치열하게 고민하도록 만드는 것은 영화와 맞닿는 면도 있습니다.

<인터뷰> 김빛이라(KBS 기자) : "굉장히 사소해 보이는 추돌사고를 취재한다 해도 몇년도에 출시된 차인지 오른쪽에서 들이받았는지 왼쪽에서 들이받았는지 시시각각으로 보고를 해야 됩니다. 사실 그때는 굉장히 속상하고 그런것까지 왜 내가 알아야 하지? 했는데 아 거기서 사건의 진짜 모습을 발견할 때가 있었어요. 이렇게 해서 선배들이 특종을 만들어 내는구나! "

사실 이 작품의 원작자 이혜린 씨도 연예 담당 기자로, 영화 속 선임기자도 실제 인물을 모델로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10여년 전 경험담을 바탕으로 한 소설이 최근 영화로 재구성되면서, 현실과 달라진 면도 있다고 합니다.

<녹취> 영화 ‘열정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중 : “(부장) 취재를 그 따위로 해놓고 김밥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냐?” “적어도 저한테 수고했다는 말 한 마디 정도는 해주셔도 되는 거 아니에요?”

<인터뷰> 이혜린(기자/영화 ‘열정같은 소리 하고 있네’ 원작자) : "이렇게 행동하는 ‘라희(박보영)는 (실제기자라면) 30분? 1시간도 안돼서 집에 가라고 할 걸요? 4117 감히 제가 굉장히 기분이 언짢다거나, 이게 뭔가 이상하게 말이 안 된다는 거를 표정으로 드러내는 거는... 되게 어려운 분위기긴 하고요."

또 신입기자 시절엔 비판만 했던 상황을 10년차가 된 이젠 고민하게 됐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이혜린(소설 ‘열정같은 소리하고있네’ 저자/연예매체 기자) : "2,3일 밤새서 쓰는 기사는 그냥 날아가 버려요 인터넷 세계에서. 그런데 너무 급해서 막 난리가 났다니까 그냥 5분 만에 휘갈긴 기사가 그날 하루 종일 가장 많이 본 뉴스가 되기도 해요"

언론을 자본과 특종에 좌지우지되는 모습으로 그려낸 <특종: 량첸살인기>

<녹취> 영화 ‘특종: 량첸살인기’ 중 : “(팀장) 대남실업 오너가 누군지 아냐?” “(기자) 오너? 박...박....왜?” “(팀장) 광고 싹 뺀다고 난리 났어” (내레이션) 하필 잡은 특종이 방송사 대형 광고주의 사돈의 팔촌의 사촌 누나!

오랜만에 터뜨린 특종이 광고주의 비리 보도였다는 걸 알고 사색이 되는 기자와 그런 기자가 쫓겨나는 걸 익숙하게 받아들이는 보도국...

이를 만회하기 위해 주인공은 우연한 제보와 메모를 확인도 하지 않고 특종이라고 보도합니다.

<녹취> 영화 ‘특종: 량첸살인기’ 중 : “뉴스란 게 별 거야? 사람들이 믿으면 그게 진실이지”

정확성,신뢰성보다 신속성을 최우선으로 삼는 모습으로 그린겁니다.

<녹취> 영화 ‘특종: 량첸살인기’ 중 : “(팀장) 좀 더 확인해보고 확실해지면 저녁에 내보내시죠. (국장)범인 잡히면 기사가 쏟아질 텐데, 특종 놓칠 거야? 반드시 머리로 내보네.

<인터뷰> 원용진(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 "조롱이죠.조롱이죠. 사람들이 생각하는 그 사실감이라고 하는 것은 그것이 똑같아서 생기는 사실감이 아니고 그럴듯함이거든요. 별로 의심해보지 않는 거예요. 아, 그 이야기들이 ‘어, 그럴 거 같아’ 라는 생각들이라는 거죠."

하지만 이 같은 영화 속 허구는 실제와 거리가 먼 게 사실입니다.

현실 속 기자들은 특종을 터뜨리기까지, 길고 험난한 취재를 거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제보를 받더라도 여러 명의 취재원을 통해 확인을 거듭하고, 확실한 증거를 확보할 때까지 발로 뛰는 게 현장기자들의 모습입니다.

또 내부적인 사실 검증과 확인은 물론 시청자 위원회 등 공적 장치를 통해 감시와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노윤정(KBS 기자/한국기자상 3년 연속수상) : "이건 사실관계에 부합하냐 이건 누가 증언을 해줬냐 이런 질문은 10번 20번 받고 언제든지 준비된 답변을 내놓을 수 있어야만 데스킹을 통과해서, 그게 기사로 나오게 되는 건데,그게 특종이 나오는 과정인데 일반인들은 지나가다가 누가 해주는 말 듣고 특종을 보도하게 되는 구나 이렇게 생각하는 부분이 많다는 건 정말 안타까운 부분입니다."

그러나 영화는 언론에 대한 일반 대중의 부정적 인식을 담아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인터뷰> 정덕현(대중문화 평론가) : "왜 실제 언론인은 이렇지 않은데 왜 그렇게 부정적으로만 그리고 있느냐, 이 불평을 하기 전에 왜 이런 정서들이 만들어졌는가를 조금 생각을 할 필요가 있다는 거죠. 그러면 이걸 떨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해야 될 것인가. 그런 것들을 지금 노력해야 될 시점이라고 보이고요."

영화가 현실을 그대로 담아내긴 어렵겠지만, 영화가 묘사하는 모습을 통해 현실 속 모습을 점검하는 계기는 될 수 있을 것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영화 속 언론, 허와 실
    • 입력 2016-02-14 17:34:15
    • 수정2016-02-14 17:41:27
    미디어 인사이드
<앵커 멘트>

최근 언론과 언론인들을 소재로 만든 영화들입니다.

꽤 화제가 됐던 흥행작들도 많았는데, 주변에선 기자들이 실제로 저런가, 이런 질문도 종종 하곤 합니다.

영화 속에 그려진 언론계의 모습, 과연 어디까지가 실제고 어디서부터는 영화적 허구와 상상력이 더해진 걸까요?

영화를 연출한 감독과 시나리오의 원작자, 그리고 현장 기자를 만나서 직접 물어봤습니다.

류란 기자입니다.

<리포트>

<녹취> 영화 ‘내부자들’ 중 : “모히또 가서 몰디브나 한 잔 할라니까”

언론계와 법조계, 정계의 검은 연결 고리를 설정해 만든 영화 <내부자들>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으로는 한국영화 사상 처음으로 9백만 명이 넘는 관객을 끌어들였습니다.

이 영화의 핵심 인물인 신문사 논설주간 이강희는 정치계 거물, 또 대기업 회장과 깊은 사적 관계를 맺고 사익을 공익으로 포장하는 논설로 여론을 주무릅니다.

<녹취> 영화 ‘내부자들’ 중 : "이러니 사회 기강이 바로 서겠나. 신문은 사회 공기입니다. 팩트에 집중하세요."

<녹취> 영화 ‘내부자들’ 중 : "참 좋은 일이다. 언론사하고 기업이 마케팅 파트너십을 맺는다는 거.“

감독은, 언론이 제 역할을 다하지 않았을 때 벌어지는 상황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우민호(영화 '내부자들' 감독) : "언론의 역할이 그런 국민들을 대신해가지고, 어떻게 해결되고 있는지, 그리고 그 과정은 올바른 건지, 아니면 뭔가 좀 모순 된 게 있는지. 그게 언론의 역할이지 않느냐라는 생각이 드는 거죠."

그리고 50분이 추가된 감독판을 공개하면서 관객들에게도 묻고 싶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우민호(영화 ‘내부자들’ 감독) : "언론이, 저 언론 이강희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당신들을.그러면 이강희가 원하는 대로 또 따라갈 거냐 아니면 언론을 조금 더 감시하고, 어떤 해석력을 가지고 뒤져볼 거냐."

그렇다면 영화와 현실은 어떻게 다를까? .

<녹취> 영화 ‘내부자들’이 언론에 묻는 것(중앙일보 12.23.) : "이쯤되면 현실 속 논설주간의 실상을 공개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나는 매일 스무 명 안팎의 논설위원들과 회의를 한다. 모든 것은 투명하게, 민주적으로 결정된다.이렇게 일상적 최선을 다하면 대중의 비판으로부터 면책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언론이 살아 있는 권력과 자본을 목숨 걸고 감시하고 있느냐고 누군가가 묻는다면 나는 즉답을 주저할 것이다."

실제로 기사나 편집 방향은 영화처럼 소수가 밀실에서 정하는 게 아니라 각 부서장들이 공식 회의실에서 편집회의를 통해 정합니다.

엉뚱하지만 당찬 연예부 수습기자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 <열정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수습을 거쳐 정식 기자가 되기까지 멀고 험한 이 시대 청춘들의 고달픈 현실이 출발선입니다.

<녹취> 영화 ‘열정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중 : “(정재영 부장)수습은 기본급 90에 월차 수당 휴가 없고, 상여금 당연히 없고. (박보영 수습) 저, 근데요. 쉬는 날이 아예 없는 거예요?“ “(부장) 첫날부터 빠져가지고. 열정만 있으면 못 할 게 뭐가 있어?”

영화 속 수습기자는 매일 부장에게 닦달당하고,

<녹취> 영화 ‘열정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중 : “(지금 유키스 현재 상황이 어떻습니까?” “(박보영 전화보고)지금 케빈이요 늑골 골절과...” “(정재영-데스크) 몇 번째 갈비뼌데? ”(박보영) 아.... “ “(정재영-데스크) 몇 장이나 찍었냐고, 엑스레이를...

선배에게는 무시당하기 일쑵니다.

<녹취> 영화 ‘열정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중 : “넌 지금 아는 게 하나도 없어. 지금은 네 생각 네 느낌 그런 거 한 개도 필요 없어. 그 표정!”

그렇다면 현실은 어떨까?

영화가 그려내는 한 일간지의 특수한 경우를 전체 언론사의 모습으로 일반화하기는 무리가 있습니다.

다만 수습기자들에게 사실 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도록 혹독한 훈련을 시키고 치열하게 고민하도록 만드는 것은 영화와 맞닿는 면도 있습니다.

<인터뷰> 김빛이라(KBS 기자) : "굉장히 사소해 보이는 추돌사고를 취재한다 해도 몇년도에 출시된 차인지 오른쪽에서 들이받았는지 왼쪽에서 들이받았는지 시시각각으로 보고를 해야 됩니다. 사실 그때는 굉장히 속상하고 그런것까지 왜 내가 알아야 하지? 했는데 아 거기서 사건의 진짜 모습을 발견할 때가 있었어요. 이렇게 해서 선배들이 특종을 만들어 내는구나! "

사실 이 작품의 원작자 이혜린 씨도 연예 담당 기자로, 영화 속 선임기자도 실제 인물을 모델로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10여년 전 경험담을 바탕으로 한 소설이 최근 영화로 재구성되면서, 현실과 달라진 면도 있다고 합니다.

<녹취> 영화 ‘열정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중 : “(부장) 취재를 그 따위로 해놓고 김밥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냐?” “적어도 저한테 수고했다는 말 한 마디 정도는 해주셔도 되는 거 아니에요?”

<인터뷰> 이혜린(기자/영화 ‘열정같은 소리 하고 있네’ 원작자) : "이렇게 행동하는 ‘라희(박보영)는 (실제기자라면) 30분? 1시간도 안돼서 집에 가라고 할 걸요? 4117 감히 제가 굉장히 기분이 언짢다거나, 이게 뭔가 이상하게 말이 안 된다는 거를 표정으로 드러내는 거는... 되게 어려운 분위기긴 하고요."

또 신입기자 시절엔 비판만 했던 상황을 10년차가 된 이젠 고민하게 됐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이혜린(소설 ‘열정같은 소리하고있네’ 저자/연예매체 기자) : "2,3일 밤새서 쓰는 기사는 그냥 날아가 버려요 인터넷 세계에서. 그런데 너무 급해서 막 난리가 났다니까 그냥 5분 만에 휘갈긴 기사가 그날 하루 종일 가장 많이 본 뉴스가 되기도 해요"

언론을 자본과 특종에 좌지우지되는 모습으로 그려낸 <특종: 량첸살인기>

<녹취> 영화 ‘특종: 량첸살인기’ 중 : “(팀장) 대남실업 오너가 누군지 아냐?” “(기자) 오너? 박...박....왜?” “(팀장) 광고 싹 뺀다고 난리 났어” (내레이션) 하필 잡은 특종이 방송사 대형 광고주의 사돈의 팔촌의 사촌 누나!

오랜만에 터뜨린 특종이 광고주의 비리 보도였다는 걸 알고 사색이 되는 기자와 그런 기자가 쫓겨나는 걸 익숙하게 받아들이는 보도국...

이를 만회하기 위해 주인공은 우연한 제보와 메모를 확인도 하지 않고 특종이라고 보도합니다.

<녹취> 영화 ‘특종: 량첸살인기’ 중 : “뉴스란 게 별 거야? 사람들이 믿으면 그게 진실이지”

정확성,신뢰성보다 신속성을 최우선으로 삼는 모습으로 그린겁니다.

<녹취> 영화 ‘특종: 량첸살인기’ 중 : “(팀장) 좀 더 확인해보고 확실해지면 저녁에 내보내시죠. (국장)범인 잡히면 기사가 쏟아질 텐데, 특종 놓칠 거야? 반드시 머리로 내보네.

<인터뷰> 원용진(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 "조롱이죠.조롱이죠. 사람들이 생각하는 그 사실감이라고 하는 것은 그것이 똑같아서 생기는 사실감이 아니고 그럴듯함이거든요. 별로 의심해보지 않는 거예요. 아, 그 이야기들이 ‘어, 그럴 거 같아’ 라는 생각들이라는 거죠."

하지만 이 같은 영화 속 허구는 실제와 거리가 먼 게 사실입니다.

현실 속 기자들은 특종을 터뜨리기까지, 길고 험난한 취재를 거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제보를 받더라도 여러 명의 취재원을 통해 확인을 거듭하고, 확실한 증거를 확보할 때까지 발로 뛰는 게 현장기자들의 모습입니다.

또 내부적인 사실 검증과 확인은 물론 시청자 위원회 등 공적 장치를 통해 감시와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노윤정(KBS 기자/한국기자상 3년 연속수상) : "이건 사실관계에 부합하냐 이건 누가 증언을 해줬냐 이런 질문은 10번 20번 받고 언제든지 준비된 답변을 내놓을 수 있어야만 데스킹을 통과해서, 그게 기사로 나오게 되는 건데,그게 특종이 나오는 과정인데 일반인들은 지나가다가 누가 해주는 말 듣고 특종을 보도하게 되는 구나 이렇게 생각하는 부분이 많다는 건 정말 안타까운 부분입니다."

그러나 영화는 언론에 대한 일반 대중의 부정적 인식을 담아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인터뷰> 정덕현(대중문화 평론가) : "왜 실제 언론인은 이렇지 않은데 왜 그렇게 부정적으로만 그리고 있느냐, 이 불평을 하기 전에 왜 이런 정서들이 만들어졌는가를 조금 생각을 할 필요가 있다는 거죠. 그러면 이걸 떨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해야 될 것인가. 그런 것들을 지금 노력해야 될 시점이라고 보이고요."

영화가 현실을 그대로 담아내긴 어렵겠지만, 영화가 묘사하는 모습을 통해 현실 속 모습을 점검하는 계기는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