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북한은] 北 위기 국면에 또 ‘인질 카드’ 외

입력 2016.03.05 (08:14) 수정 2016.03.05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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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북한의 최근 소식을 알아보는 ‘요즘 북한은’입니다.

유엔의 대북 제재로 궁지에 몰린 북한이 또 다시 외국인 인질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올해 초 북한 여행길에 억류됐던 미국인 대학생의 기자회견을 공개한 건데요.

위기 국면마다 내놓는 인질 카드, 과연 통할까요? 기자회견 장면 함께 보시죠.

<리포트>

고개를 숙이고 두 손을 모은 채 기자회견장으로 들어오는 외국인, 두 달 전 평양 관광길에 억류된 21살의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입니다.

<녹취> 오토 웜비어(북한 억류 美 대학생) : "저는 양각도 국제호텔의 종업원 구역에서 중요한 정치 구호를 떼버리는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북한 사람들의 직업윤리와 의욕을 해치기 위한 목적이었습니다."

기자회견을 통해 처음 공개 웜비어의 혐의는 호텔에 내걸린 정치 구호를 뗐다는 건데요.

여러 외신들 앞에서 범죄를 인정하고 선처를 구하는 기존의 선전 방식이 이번에도 되풀이됩니다.

<녹취> 오토 웜비어(북한 억류 美 대학생) : "내가 받게 될 처벌에 대해선 알 수 없지만, 북한 정부와 주민들에게 용서를 구합니다. 나는 내 가족이 있는 집으로 돌아갈 수 있길 기도할 뿐입니다."

북한TV는 회견 막바지, 웜비어가 감정이 격해져 주먹으로 책상을 내리치거나 울먹이는 장면도 그대로 공개했습니다.

유엔의 인권결의안 채택을 앞둔 2014년 케네스 배 등 미국인 세 명의 인터뷰를 공개하는 등 북한은 위기 국면마다 인질 외교 카드를 사용해왔는데요.

<녹취> 2014년 8월, 케네스 배(당시 억류 미국인) : "지금 수용소 생활하는 게 너무 힘듭니다. 미국 정부나 밖에 계신 분들이 (석방) 노력을 적극적으로 기울여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4차 핵실험 직후인 지난 1월엔 한국계 미국인 김동철 씨, 그리고 한국계 캐나다인 임현수 목사의 억류 모습을 잇따라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지난 1월, 임현수(목사, 한국계 캐나다인) : "노동자로 살지는 않았기 때문에 노동이 힘들긴 하지만 처음에... 지금은 많이 익숙해져서.."

때문에 이번 기자회견 공개 역시 대북 제재 국면에서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평가가 많은데요.

현재 북한에는 우리 국민 3명을 포함해 미국인 2명 등 모두 6명이 억류돼 있습니다.

취지 무색해진 ‘북·중 친선음악회’

<앵커 멘트>

대북 제재 논의가 한창인 시점, 지난달 평양에서는 중국과 북한의 친선 음악회가 열렸습니다.

지난해 말 모란봉악단이 중국에서 철수한 뒤 두 달여 만에 진행된 친선 공연이었는데요, 하지만 음악회 직후 중국이 제재 동참을 결정하면서 공연의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평가입니다. 공연 함께 보시죠.

<리포트>

중국 민속 복장을 한 연주자들이 평양 모란봉극장 무대에 올랐습니다.

빠르게 타악기를 두들기는가 하면, 현란한 대평소 연주 실력도 뽐내는데요.

지난달 23일, 중국 전통 악기 위주로 구성된 길림성 교향악단이 펼친 ‘북·중 친선 봄맞이 음악회’ 모습입니다.

<녹취> 리진군(중화 인민 공화국) : "특명전권대사와 대사관 성원들, 주조 외교 및 국제기구 대표들, 우리나라에 체류하고 있는 중국 손님들, 화교들이 음악회를 함께 보았습니다."

공연장에는 리진쥔 중국 북한 대사는 물론 양측의 외교관들이 대거 참석했는데요.

쇼팽의 ‘무곡’과 베토벤의 ‘환희의 송가’를 비롯한 세계 각국의 명곡과 민요, 중국 노래들이 선보였습니다.

<녹취> 장한 아들딸과 아름다운 강산(중국 곡) : "더운 피 흘러 흘러 마음의 강 이루고..."

교향악단은 북한의 대표적인 선전가요를 일부 연주하기도 했는데요.

공연을 녹화 중계한 북한 TV는 아니나 다를까 이를 우상화의 소재로 활용했습니다.

<녹취> "위대한 김일성 동지와 김정일 동지에 대한 다함 없는 경모심을 높은 예술적 형상으로 펼쳐 놓은 민족관현악 곡목들은 관중들의 심금을 울려줬습니다."

모란봉악단의 베이징 공연 철수 이후 두 달여 만에 열린 이번 공연은 대북 제재에 대한 미국과 중국의 담판이 있기 직전 개최됐는데요.

음악회 직후 중국이 결국 제재에 적극 동참하기로 하면서, 공연이 의도했던 친선분위기가 이어지기는 당분간 힘들게 됐다는 평가입니다.

지금까지 <요즘 북한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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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3-05 08:32:27
    • 수정2016-03-05 08:4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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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최근 소식을 알아보는 ‘요즘 북한은’입니다.

유엔의 대북 제재로 궁지에 몰린 북한이 또 다시 외국인 인질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올해 초 북한 여행길에 억류됐던 미국인 대학생의 기자회견을 공개한 건데요.

위기 국면마다 내놓는 인질 카드, 과연 통할까요? 기자회견 장면 함께 보시죠.

<리포트>

고개를 숙이고 두 손을 모은 채 기자회견장으로 들어오는 외국인, 두 달 전 평양 관광길에 억류된 21살의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입니다.

<녹취> 오토 웜비어(북한 억류 美 대학생) : "저는 양각도 국제호텔의 종업원 구역에서 중요한 정치 구호를 떼버리는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북한 사람들의 직업윤리와 의욕을 해치기 위한 목적이었습니다."

기자회견을 통해 처음 공개 웜비어의 혐의는 호텔에 내걸린 정치 구호를 뗐다는 건데요.

여러 외신들 앞에서 범죄를 인정하고 선처를 구하는 기존의 선전 방식이 이번에도 되풀이됩니다.

<녹취> 오토 웜비어(북한 억류 美 대학생) : "내가 받게 될 처벌에 대해선 알 수 없지만, 북한 정부와 주민들에게 용서를 구합니다. 나는 내 가족이 있는 집으로 돌아갈 수 있길 기도할 뿐입니다."

북한TV는 회견 막바지, 웜비어가 감정이 격해져 주먹으로 책상을 내리치거나 울먹이는 장면도 그대로 공개했습니다.

유엔의 인권결의안 채택을 앞둔 2014년 케네스 배 등 미국인 세 명의 인터뷰를 공개하는 등 북한은 위기 국면마다 인질 외교 카드를 사용해왔는데요.

<녹취> 2014년 8월, 케네스 배(당시 억류 미국인) : "지금 수용소 생활하는 게 너무 힘듭니다. 미국 정부나 밖에 계신 분들이 (석방) 노력을 적극적으로 기울여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4차 핵실험 직후인 지난 1월엔 한국계 미국인 김동철 씨, 그리고 한국계 캐나다인 임현수 목사의 억류 모습을 잇따라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지난 1월, 임현수(목사, 한국계 캐나다인) : "노동자로 살지는 않았기 때문에 노동이 힘들긴 하지만 처음에... 지금은 많이 익숙해져서.."

때문에 이번 기자회견 공개 역시 대북 제재 국면에서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평가가 많은데요.

현재 북한에는 우리 국민 3명을 포함해 미국인 2명 등 모두 6명이 억류돼 있습니다.

취지 무색해진 ‘북·중 친선음악회’

<앵커 멘트>

대북 제재 논의가 한창인 시점, 지난달 평양에서는 중국과 북한의 친선 음악회가 열렸습니다.

지난해 말 모란봉악단이 중국에서 철수한 뒤 두 달여 만에 진행된 친선 공연이었는데요, 하지만 음악회 직후 중국이 제재 동참을 결정하면서 공연의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평가입니다. 공연 함께 보시죠.

<리포트>

중국 민속 복장을 한 연주자들이 평양 모란봉극장 무대에 올랐습니다.

빠르게 타악기를 두들기는가 하면, 현란한 대평소 연주 실력도 뽐내는데요.

지난달 23일, 중국 전통 악기 위주로 구성된 길림성 교향악단이 펼친 ‘북·중 친선 봄맞이 음악회’ 모습입니다.

<녹취> 리진군(중화 인민 공화국) : "특명전권대사와 대사관 성원들, 주조 외교 및 국제기구 대표들, 우리나라에 체류하고 있는 중국 손님들, 화교들이 음악회를 함께 보았습니다."

공연장에는 리진쥔 중국 북한 대사는 물론 양측의 외교관들이 대거 참석했는데요.

쇼팽의 ‘무곡’과 베토벤의 ‘환희의 송가’를 비롯한 세계 각국의 명곡과 민요, 중국 노래들이 선보였습니다.

<녹취> 장한 아들딸과 아름다운 강산(중국 곡) : "더운 피 흘러 흘러 마음의 강 이루고..."

교향악단은 북한의 대표적인 선전가요를 일부 연주하기도 했는데요.

공연을 녹화 중계한 북한 TV는 아니나 다를까 이를 우상화의 소재로 활용했습니다.

<녹취> "위대한 김일성 동지와 김정일 동지에 대한 다함 없는 경모심을 높은 예술적 형상으로 펼쳐 놓은 민족관현악 곡목들은 관중들의 심금을 울려줬습니다."

모란봉악단의 베이징 공연 철수 이후 두 달여 만에 열린 이번 공연은 대북 제재에 대한 미국과 중국의 담판이 있기 직전 개최됐는데요.

음악회 직후 중국이 결국 제재에 적극 동참하기로 하면서, 공연이 의도했던 친선분위기가 이어지기는 당분간 힘들게 됐다는 평가입니다.

지금까지 <요즘 북한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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